자아폭발 - 타락
스티브 테일러 지음, 우태영 옮김 / 다른세상 / 2011년 9월
평점 :
구판절판



실제로 진화를 안다면, 원한다면 우리가 그 과정을 의식적으로 돕고 이끌어가는 것이 가능하다.(425쪽)


우리는 『자아폭발』 이야기를 “아는 게 악이다”로 시작했다. 악인 앎은 분리의, 분리된 앎이다. 분리하지 않으면, 분리되지 않으면 알 수 없는 앎이 타락의 원인이자 결과다. 이 앎의 긍정적 측면이 아무리 경이롭다 해도 지난 6000년은 타락시대임에 틀림없다. 일제가 조선을 근대화했다며 식민통치를 미화하는 자들이 매판 부역집단이듯 타락을 부정하는 자들은 타락문명에 편승해 악의 앎을 구가해온 부역집단이다.


부역집단의 사이비 지적 정직성에 미혹되지 않고 악의 앎을 꿰뚫어 가려면 선의 앎이 필요하다. 선의 앎은 공동체적으로 일어나 향유되며, 선형 인과를 넘어서며, 진실의 전체성을 향해 열려 있으며, 그 무엇보다 삶의 물질적 본질과 일치를 이룬다. 선의 앎이 악의 앎과 1:1로 대립항을 이루지 않는 소이다. 악의 앎은 선의 앎을 경멸하고 배척하지만 선의 앎은 악의 앎을 품어 안고 변화시켜 선의 앎에 참여시킨다.


선의 앎에 참여하는 것은 필경 선의 삶에 참여하는 것이다. 아는 게 선이다. 궁극의 진리다. 선한 게 앎이다. 그 역도 궁극의 진리다. 그런 쌍방향 진리세계가 온전히 펼쳐질는지 확실히 알 수는 없다. 다만 그 세계를 만들어가는 길을 “안다면, 원한다면 우리가 그 과정을 의식적으로 돕고 이끌어가는 것이 가능하다.” 그렇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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