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아폭발 - 타락
스티브 테일러 지음, 우태영 옮김 / 다른세상 / 2011년 9월
평점 :
구판절판



타락한 정신은 재산을 가지면 스스로 완성되며, 중요하고 강력한 인물이 됨으로써 불만을 극복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제2차 물결의 증거에 부와 지위를 획득하려는 노력이 많은 사람들한테 점점 덜 중요해지는 것으로 나타난다는 점을 추가할 수 있다. 많은 사람들이 자발적으로 “축소downsize” 또는 “하행downshift”을 선택한다.(412쪽)


찰스 아이젠스타인 『신성한 경제학의 시대』의 주해리뷰42 <사회배당금①-여가의 역설> 일부를 가져온다.


서울대 소비트렌드 분석센터는 2018년 대한민국 소비트렌드로 소확행小確幸, 가심비價心費, 워라밸WLBwork and life balance, 케렌시아Querencia(스페인어로 본디 투우장의 소가 투우사와 싸우다가 잠시 쉬는 피난처를 가리키는데, 지친 자를 위한 혼자만의 휴식공간이라는 의미로 쓴다.)를 선정했다. 이들을 관통하는 목소리는 ‘여가’다. “내일 올 거라는 천국을 거절한다. 오늘 지옥 같은 일상에서 벗어나겠다.”고 두런댄다. “이제 노예 시대는 끝났다.”고 웅성거린다. 비록 조직적이지는 않지만 이 여가의 목소리가 기존 화폐시스템의 균열을 유발하는 또 하나의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다.


『신성한 경제학의 시대』를 읽어보면 마치 스티브 테일러의 『자아폭발』을 읽은 찰스 아이젠스타인이 가장 핵심적인 문제가 누락되었다고 판단하여 집필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근원적 문제의식에서 일치한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찰스 아이젠스타인이 참고문헌으로 『자아폭발』을 제시하지 않았으므로 더는 거론할 수 없으나 스티브 테일러가 왜 경제, 그러니까 돈 문제를 간과했는지 궁금한 것과 더불어 양자의 관점 일치는 새삼 신기하다. 인용한 내 주해리뷰도 마지막 문장 “화폐시스템”을 “타락한 정신”으로만 바꾸면 그냥 『자아폭발』 이 부분에 대한 주해리뷰가 될 수 있다. 따지고 보면 이런 동시성 자체가 제2차 물결의 유력한 증거이기도 하니 신기한 느낌은 머지않아 자연스런 것으로 바뀌지 않을까.


“축소downsize” 또는 “하행downshift”은 큰돈과 높은 지위를 좇던 타락한 정신에 대한 “소확”한 전복이다. 삶의 질을 높이려면 작은 돈과 낮은 지위라도 감수한다는 차원은 확실한 전복이 아니다. 삶의 질을 높이려고 작은 돈과 낮은 지위를 선택한다는 차원이라야 확실한 전복이다. 돈이 커져도 영성이 작아지지 않고, 지위가 높아져도 신성이 낮아지지 않는 사람은 애당초 이 이야기의 당사자가 아니다. 돈으로는 결코 줄 수 없는 선물, 지위로는 결코 할 수 없는 선행을 향해 능동적·적극적으로 나아가는 정신-네트워킹이 사회성으로 충만해져야 한진 총수 일가나 자유당 국회의원 패거리 따위가 사라진다.


참으로 아름다운 삶은 어린 아기라도 건널 수 있는 작은 냇물과 같으며, 늙은 할머니라도 오를 수 있는 낮은 동산과 같은 것이다. 그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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