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오십 년 지기의 아내가 세상을 떴다. 그 아내 또한 결혼 생활 내내 내 벗이었다. 부모상을 당하던 시기도 저물어가고, 딸 아들 결혼시키던 시절도 저물어가니, 드디어 배우자상을 당하는 시기가 오고 있다. 황혼 빛이 짙어진다.

노년이냐 여부와 무관하게 내가 살아온 세월이 결코 짧지 않다는 생각이 사무치게 든다. 빈소에 동행했던 아내를 다시 한 번 생각한다. 벗이 보고 싶다 말한 내 딸을 다시 한 번 생각한다. 남은 날이 훨씬 짧으니 그들 존재가 육중하다.

늦은 밤 돌아와 소주 한 잔을 놓고 앉았다. 동행한 아내에게 고마움을 표했다. 벗도 나 이상으로 내 아내의 조문이 고마웠으리라. 누군들 다른 누구에게 은총이 아니랴. 아내 잃은 벗을 생각하며 어느 때보다 깊숙이 소주를 흘려 넣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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