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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것의 가장자리에서 - 나이듦에 관한 일곱 가지 프리즘
파커 J. 파머 지음, 김찬호.정하린 옮김 / 글항아리 / 2018년 7월
평점 :
비전이 심오할수록, 그것을 성취할 가능성은 줄어든다.·······
결과에 연연하는 한, 우리는 결과가 나오는 점점 더 작은 과업에만 매달리게 될 것이다.(101-102쪽)
어디서 읽었는지 분명하게 기억나지 않는데, 날카로운 통찰이라 날카롭게 새겨두었던 말이 하나 떠오른다.
“자신이 넘고자 했던 산을 넘었다고 말하는 사람을 만나거든 혹시 그 산이 너무 낮지 않았는지 의심해봐라.”
내가 이 말을 새겨둔 것은 구원을 받았다, 참 나를 보았다, 도를 얻었다, 견성했다·······떠벌이는 양아치들에 유념했기 때문이다. 그 양아치들이 혹세무민하는 꼴을 목도했기 때문이다. 그들이 손에 쥔 “결과”는 “작은 과업”에 매달린 결과다. 그들의 결과에 세월호 아이들이 있는가. 그들의 결과가 예멘 난민 에게 무슨 의미가 있는가. 그들의 결과는 고래 뱃속의 플라스틱을 어찌 할 수 있는가.
세월호 진실, 예멘 난민 과업, 고래 뱃속 플라스틱은 “심오”한 “비전”인가? 무엇이 심오한 비전인가? 신비를 말한다고 해서 파커 J. 파머가 신비주의자인 것은 아니다. 그에게 심오함은 아마도 사회학적 상상력과 유관하지 싶다. 공동체 전체의 안녕과 역량이 걸린 문제라면 심오하다 할 수 있지 않겠나.
부서진 세계를 부서진 존재로 살면서 부서진 문제를 붙들고 성공과 행복을 종알대게 만드는, 저 “작은 과업”detail에 깃든 악마를 간파해야 한다. 즉각 주어지는 보상에 찍힌 파멸의 바코드를 확인해야 한다. 감춰진 전체성을 통찰해야 한다. 보물찾기는 의외로 쉽다. 대박난 자들의 쓰레기통만 뒤지면 되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