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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것의 가장자리에서 - 나이듦에 관한 일곱 가지 프리즘
파커 J. 파머 지음, 김찬호.정하린 옮김 / 글항아리 / 2018년 7월
평점 :
명상은 환상을 꿰뚫어 실재에 가닿는 하나의 방법이다.
·······실패는 나 자신과 내가 세상과 맺고 있는 관계에 대한 냉정한 진실 앞에 나를 마주시킨다. 성공과 그것이 빚어내는 환상의 햇볕을 기분 좋게 쬐고 있을 때는 피하게 되는 진실 앞에 서게 되는 것이다. 실패는 명상적 삶이 취할 수 있는 여러 형태 가운데 하나다.(86-87쪽)
인간의 영혼이 이 세상에서 더 이상 힘쓰지 못한다고 확신할 때, 그때가 우리 영혼을 누군가에게, 어딘가에서 드러낼 시간이다. 또한 그것은 재앙에 의한 명상가가 되어 얻을 수 있는 결실 들 중 하나이기도 하다.(89쪽)
“법적·경제적·직업적 인간으로 살해에 준하는 일을 당했”을 때, 정말 힘들었던 것은 실패를 받아들이고, 불안과 절망을 견디는 일이 아니었다. 내 아픔엔 빗장 지르고 남의 아픔을 맞아 들여 치유와 희망을 이야기하는 일에 대한 두려움이었다. 내 “영혼이 이 세상에서 더 이상 힘쓰지 못한다고 확신”하는 상태였으므로 상담 예약 잡는 간호사 목소리가 마치 형벌처럼 느껴졌다. 그렇다고 그만둘 상황도 아니었다. 아무 것도 할 수 없다는 생각 채로 그냥 맡기고 아무 일도 없었다는 표정으로 마주앉았다. 아,
그렇구나. 바로 “그때가 우리 영혼을 누군가에게, 어딘가에서 드러낼 시간”이구나. 이따금 비수처럼 파고드는 공포감이 없지는 않았지만 어느 때보다 곡진함으로 숙의를 끝냈다. “나 자신과 내가 세상과 맺고 있는 관계에 대한 냉정한 진실 앞에 나를 마주시킨” 실패를 끌어안고 한참을 울었다. “환상을 꿰뚫어 실재에 가닿는 하나의 방법”을 깨치면서 그때는 몰랐지만 나는 “재앙에 의한 명상가”가 되었던 게다.
실패가 끝내 실패로 남는 것은 성공으로 보상받으려 할 때다. 실패의 보상은 성공이 아니라 실재다. 실재는 인간이 이르러야 할 기본적이면서도 궁극적인, 사소하면서도 위대한 세계다. 이 비대칭의 대칭은 환상을 꿰뚫어야 감지된다. 환상이 권력인 이 세상에서 실패는 저항이다. 모든 저항은 성패의 경계를 넘어간다. 경계 넘는 일의 개 짜릿함, 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