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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성한 경제학의 시대 - 한계에 다다른 자본주의의 해법은 무엇인가?
찰스 아이젠스타인 지음, 정준형 옮김 / 김영사 / 201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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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만일 훌륭한 선물을 베풀고도 아무런 감사를 이끌어내지 못했다면 이는 선물의 대상을 잘못 골랐다는 증거다. 선물의 정신은 필요에 화답하기 때문이다. 감사를 이끌어내는 것은 선물의 목적이 아니라, 선물이 제대로 이루어져 필요를 충족시켰다는 증거다. 진정으로 베푸는 사람은 아무 보답도 심지어 감사의 마음조차 바라지 않는다는 일부 영적 가르침에 동의하지 않는 것은 이 때문이다.(435쪽)
선물은 주고받는 사람의 인격과 분리되지 않는다. 인격적 상호작용의 물질적 본질을 담보함으로써 물질적 근거에서 비롯하는 공동체를 창조한다. 공동체 창조로 번져가는 무한한 새로움이 선물의 신성성을 더욱 농밀하게 한다. 농밀한 신성성의 극한은 비-물질성의 출구임과 동시에 다시 존재의 물질성을 구현하는 입구가 된다.
선물을 주고받는 사람들이 어긋나지 않고 서로 “화답”함으로써 “충족”되려면 옹골찬 선의와 극진한 물질의 통합은 필수다. 현행 화폐시스템에서는 부자도 빈자도 선물 주고받는 데 서투르다. 부자는 선물 주는 데 서투르다. 빈자 선물 받는 데 서투르다. 진정한 부를 더불어 향수하기 위한 인류 최후·최고의 공부를 시작할 때다.
선물 주는 사람은 받는 사람의 필요를 정확히 헤아려 충족시키는 깍듯한 친절을 갖추어야 한다. 선물 받는 사람은 주는 사람의 향 맑은 연대를 귀하게 여겨 고마움의 물질적 본질을 결곡하게 드러내 답례해야 한다. 그리함으로써 일궈내는 공동체는 거룩함과 질탕함의 황홀한 공존·융합을 즐길 수 있다. 그래, 오달지게 주고받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