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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성한 경제학의 시대 - 한계에 다다른 자본주의의 해법은 무엇인가?
찰스 아이젠스타인 지음, 정준형 옮김 / 김영사 / 201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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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계를 모르는 것은 우리의 소비성향이 아니다. 한계를 모르는 욕망은 돈과 함께 생겨난다. 사람들은 소비할 것을 충분히 얻고 나면·······돈 그 자체를 욕망하게 되며, 이런 욕망은 한계를 모른다.·······우리가 돈을 선호하는 유일한 이유는 쌓아두어도 손해를 보지 않기 때문이다. 돈은 그러한 불멸성 때문에 보편적 수단뿐 아니라 보편적 목적이 되었다. 돈의 불멸성이 제거되면, 돈을 목적 아닌 수단으로 유지할 수 있고, 그렇게 함으로써 지금과는 근본적으로 다른 부의 개념을 만들어낼 수 있다.(266-267쪽)
오늘날 경제위기의 근본 원인이 불가피한 성장 둔화며, 지금 우리가 생태적으로 정상상태 경제로 전환해가는 과정임을 고려하면, 소멸화폐는 침체된 경제에 임시 해결책 이상의 결과를 가져다줄 것이다. 즉, 영원히 성장하지 않는 경제의 지속가능하고 장기적인 토대가 마련될 것이다.(253쪽)
욕망 제어는 유구한 화두다. 인류의 큰 사유 중 이 문제를 누락시킨 것은 없다. 무제한적인 욕망이 돈에서 말미암았다는 진실을 간파한 것 또한 없다. 물질적 본질을 도려내고 욕망을 사유하면 인간 본성에 천착한다. 인간 본성이 외부 조건과 무관한 내적 실체이기라도 한 듯, 비우라느니 내려놓으라느니 따위의 관념 처방을 내놓는다. 관념 수행의 가성비가 떨어지는 까닭이 여기 있다. 다가갈수록 멀어지는 수평선이다. 무엇보다 웃지 못 할 자가당착은 욕망에서 해방될 불멸의 깨달음 운운하는 것이다. 불멸의 깨달음이 욕망의 한 갈래임을 모른 어리석음이다. 어리석음을 떨쳐낼 유일한 길은 불멸의 깨달음이란 없다는 자각에서 비롯한다. 불멸의 깨달음에 매달리는 대신 소멸화폐를 삶속에 옹골차게 들여놓으면無常 욕망은 기꺼이 스스로 단정해진다. 단정한 욕망으로 존재가 연결되니無我 성장 없는 경제에서 참된 풍요가 지속적으로 일어난다. 풍요의 지속은 엔트로피와 부단히 마주서야 하니 힘들고 아프다痛. 힘들고 아프니 탱맑게 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