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신성한 경제학의 시대 - 한계에 다다른 자본주의의 해법은 무엇인가?
찰스 아이젠스타인 지음, 정준형 옮김 / 김영사 / 2015년 2월
평점 :
품절
옛날 같았으면 모든 인류를 위해 공동체 향유자원을 관리하는 것이 정부의 목적이라고 말했을지 모른다. 그것도 틀린 말은 아니지만, 우리가 지구와 연인관계로 접어들고 있는 이 시점에서는 인류를 새로운 기관으로 포함하는 지구를 위해 공동체 향유자원을 관리하는 것이 정부의 목적이라고 말하고 싶다.(215쪽)
인류와 지구가 미성년의 모자관계에서 벗어나 성년기의 연인관계로 접어들고 있다는 비유는 인류에게 그만큼 성숙한 사랑을 요구한다는 점에서 탁월하지만 공동체 향유자원 관리의 목적을 인류에게서 지구로 바꾼다고 해도 여전히 인류 중심적 사유 구조를 벗어나지 못한다. 지구가 인류를 하나의 기관, 그러니까 유기적 구성요소에 지나지 않는다는 진실을 충분히 반영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인류가 지구의 구성요소인 한, 양자를 택일의 대립 항으로 동등하게 놓아서는 안 된다. 이는 (심)폐와 몸, 뇌와 마음의 관계와 흡사하다.
진정 성숙한 인류라면 연인이 되는 것은 상대방을 위한 전사가 되는 것이라거나, 자아를 확대하여 지구 전체를 ‘대’자아로 만든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자신을 실체로 전제하는 사유 거점을 스스로 지움으로써 전체성에 깃든다.(7. 선물의 세계③ 참조.) 인류가 스스로를 지구한테서 분리한 것은 인식과 그 체계인 문명에서 그랬다는 뜻일 뿐, 실재에서는 아니다. 당최 불가능하다. 이 진실을 깨닫는 것이 재통합이다. 재통합 사유에서 지구를 위해 공동체 향유자원을 관리하는 것은 그대로 인류를 위한 것이 된다. 큰 개념은 작은 개념을 포함하므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