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성한 경제학의 시대 - 한계에 다다른 자본주의의 해법은 무엇인가?
찰스 아이젠스타인 지음, 정준형 옮김 / 김영사 / 201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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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가 가치를 만들어낸다.·······힘을 발휘한다.·······모든 돈은 이야기다. 돈을 창조하려면 이야기의 틀 안에서 창조하는 수밖에 없다.(193-194쪽)


돈은 이원론의 영성과 관련된 속성들, 즉 편재성·추상성·비물질성에 더해 물질세계에 개입해 창조하거나 파괴하는 힘까지 지녔·······다.(195쪽)


이야기는 말의 구성체다. 말은 그 자체로 질량이거나 에너지가 아니고 물질성과 영성을 매개하는 신호거나 정보다. 말은 실재와 허구를 가로지르는 트릭스터다. 트릭스터로서 말, 말의 구성체로서 이야기가 성취한 인류 최고의 창조는 돈이다. 돈이 인류를 흥하게도 망하게도 한다. 돈 이야기를 바꾸면 인류 생멸 여하가 전복된다. 인류가 파국을 피하려 한다면 돈 이야기를 바꾸지 않고서는 어림없다. 묻는다.


“우리가 만들어가고 있는 세계이야기는 무엇이며, 그 이야기를 구현하고 강화할 화폐는 어떤 식의 화폐인가?”(198쪽)


치밀하고 단단하게 돈 이야기를 새로 만들고, 그렇게 바뀐 이야기로서 돈을 치밀하고 단단하게 써야 비로소 세상은 바뀐다. 세상을 바꾸려 애쓰던 사람들이 결국은 기존 세상이 짜놓은 돈 이야기의 덫에 걸려 스러지는 경우를 우리는 얼마나 많이 보아왔던가. 오늘 아침 노회찬 의원의 비보를 접했다. 9년 전 노무현 대통령 때와 동일한 통증이 들이닥쳤다. 이것은 개인적 모멸감의 문제가 아니다. 현행 화폐시스템을 장악하고 있는 집단의 소시오패스 문제다. 지난 10년 동안 유린당해온 내게 오늘의 통증은 뼛골을 파고드는 예리한 물질성을 지닌다. 돈이 만들어내는 가치와 파괴하는 가치의 물질적 막강함은 개인의 사유와 윤리를 무참히 무화시킨다. 참으로 무서운 일이 아닌가. 이 무서움 앞에서 얼어붙지 않으려면 무엇을 어찌 해야 하나. 일단, 무서움 응시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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