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신성한 경제학의 시대 - 한계에 다다른 자본주의의 해법은 무엇인가?
찰스 아이젠스타인 지음, 정준형 옮김 / 김영사 / 2015년 2월
평점 :
품절
단순하게 말해 이자의 논리는 이렇다. “나는 돈을 가졌고 너는 돈이 필요해. 그러니까 내가 돈을 쓰게 해주는 대신 이자를 청구하겠어. 왜냐하면 나는 돈이 있고 너는 돈이 없으니까.” 부의 양극화를 피하려면 이자율이 경제성장률보다 낮아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단지 돈이 있다는 이유로 생산자본의 평균 한계효율보다 빠르게 부를 늘릴 수 있기 때문이다. 즉, 생산보다 소유를 통해 더 빨리 부자가 될 수 있다는 말이다. 실제로 거의 항상 그렇다. 경제성장 속도가 빨라지면 관계당국이 이자율을 더 올리기 때문이다. 인플레이션 방지책이라고 하지만, 부를 계속 늘리고 돈 있는 사람들의 힘을 더 키우는 장치다. 재분배 정책 없이는, 불황은 물론 호황에도 부의 집중이 심화될 수밖에 없다.(134-135쪽)
토마 피케티가 『21세기 자본』에서 펼친 주장과 같다.
“자본수익률이 경제성장률보다 높아 자본가는 항상 더 높은 소득을 올리므로 부의 불평등이 가속화된다.”
2015년 이후 상위 1%의 부가 나머지 99%의 부를 넘어섰다고 한다. 상위 8명의 부가 하위 50%인 36억 명의 부와 맞먹는다는 통계자료도 있다. 이 세계 현상은 각각의 국민국가 화폐시스템에서 일어나는 일의 단순한 집합일까? 물론 아니다. IMF·IBRD·WTO 삼위일체 유일신이 창조한 금융체제가 주도하는 초국적 단일 현상이다. 그 유일신은 금융제국주의를 인류 최초로 건설한 USA의 아바타다. USA를 섭리하는 지성소는 월스트리트다. 월스트리트는 ‘부르주아지의 일상사를 처리하는 위원회’다.
이 위원회가 과연 “재분배” 개념을 받아들일 수 있을까? 어림 반 푼어치도 없다. 재산·소득·권리 일부를 많이 가진 계층에서 적게 가진 계층으로 이전하는 것을 그들은 공산주의라 반발하거나, 미쳤다고 조롱할 테니 말이다. 조롱 받으며 미친 짓하는 사람들이야말로 개벽 시대에 인식론적 축복을 받은 사람들이다. 복된 인식은 다름 아닌 선물. 선물의 삶으로 재분배를 시작한다. 묻는다.
“내가 바로 이 순간 선택할 선물의 삶은 무엇인가?”
알므로 신뢰한다. 거대한 모래 산을 무너뜨리는 힘은 작디작은 모래 알갱이 하나가 자리를 바꾸는 데서 생긴다는 진실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