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릉 바우길 - 바다가 부르는 소나무 숲을 가만히 거닐다
김진아 지음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2년 8월
장바구니담기


바우길이라는 이름에 길의 특징이 고스란히 묻어난다. 바우는 강원도 말로 '바위'라는 뜻이다. 강원도와 강원도 사람을 친근하게 부를때 '감자바우'라고 부르듯 바우길 또한 강원도의 산천답게 인간저이고 자연 친화적인 트레킹 코스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그에 더해 바우(Bau)는 바빌로니아 신화에 나오는 여신의 이름으로, 한 번 쓰다듬는 것만으로도 죽을병을 낫게하는 것처럼 바우길을 걸으며 몸과 마음이 건강해졌으면 하는 바람을 담았다고 한다. 14p

바우길은 백두대간에서 경포와 정동진까지 산맥과 바다를 함께 걷는 300킬로미터, 17개 구간으로 이어져, 남녀 노소, 가족 모두 함께 걸을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한참 인기몰이를 했던 제주 올레길이 바다와 가까우면서도 일부 구간 아스팔트를 포함하고 있다면, 바우길은 철저히 자연에 가까운 길이다. 15p

제주 올레길이 대대적인 인기몰이를 해서인지, 이후 지리산 둘레길, 강화 나들길 등 전국적으로 많은 길들이 관광코스로 개발되고 있다. 강릉 바우길도 그런 길이 만들어졌음을 이 책을 통해 만나 볼 수 있었다.

제주에 일년에 한두번씩 몇년째 내려가고 있음에도 올레길을 찾아 다녀본 적은 없었다. 일정도 짧았지만 아이와 부모님과 함께 하는 여행이라는 핑계로, 늘 관광지 등만 훑고 쉬다가 오는 경우가 많았다. 사실 한 두시간 짧게 걷는 거라면 모를까 몇시간을 내어 어려운 길을 걷는다는게 저질 체력을 자랑하는 내게는 버거운 일이 아닐 수 없었다. 중학교때던가, 학교별 임원들이 가는 수련회 같은델 갔다가 체력 증진을 위한답시고, 등산을 한다는 것이 자그마치 4~5시간 내내 산을 타는 등산을 한 적이 있었다. 내려올때는 완전 기진맥진해서 (물도 처음 산 초입에만 있었고 이후에는 물 한병 없었기에 너무나 목이 마르기도 했다.) 다리가 다 풀려버렸지만, 창피한 마음에 픽픽 쓰러져 남학생 등에 업히는 다른 여자애들처럼 나까지 쓰러질 수는 없다며 이를 악물고 버틴 기억이 있다. 이후로 무리한 산행은 자제하는 편이었는데, 오늘날의 산행, 걷기 운동을 하는 사람들을 보면 정말 대단하다는 생각이 든다.

저자는 우리나라 최고 대기업인 삼성전자를 다니다가, 사표를 내고 남극에 다녀온 것을 계기로 본격적인 여행가의 길에 들어선 독특한 케이스다. 공무원과 마찬가지로 대기업에 들어간다는게 쉬운일이 아니기에, 갑자기 프리랜서가 된다는 것이 쉬운 결정은 아니었을텐데, 어려워보일 수 있는 그 개성적인 꿈을 좇아 하루하루를 걷고 또 걷는 그 모습은 정말 여행을 어느 정도 사랑하는 것으로는 설명되기 힘든 그런 일이라 생각된다.



강릉 바우길 또한 그녀가 산티아고 순례길을 걷고, 또 다시 2차 순례길을 걷기 전 예비 단계로 걸었다 할 정도로, 그녀의 길을 걷는 것에 대한 애착은 상당하였다. 그녀의 바우길 위에서의 이야기는 강릉의 풍경, 그리고 홀로 많은 사색을 하게 만드는 걷는다는 것의 행위에 대한 여러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걸어 본 적이 없어서, 연달아 쭈욱 걸으면서 숙소까지 발길 닿는대로 정하는 건가 싶었는데 그건 여러사람에 따라 다른가보다.

저자의 경우는 그날 걸은 지점까지 기억해두었다가 다시 <바우길 게스트 하우스>로 돌아와 숙박하고, 혹은 서울로 돌아가기도 하고, 다시 그 다음 연달아 걸을 적에 멈췄던 지점까지 차나 기차를 타고 가서 다시 연이어 시작하는 식이었다.

빠뜨리지 않기 위해, 하나하나를 완주하는 기분으로 그렇게 채워나갔나보다.



우리가 아는, 아니 내가 아는 길이란, 그저 어딘가 행선지를 가기 위한 여정, 혹은 그 과정이라는데 지나지 않는다 생각했는데 그녀에게 있어, 길은 좀 다른 의미였던 것 같다. 아니 올레길, 바우길 등 길을 걷는 것을 사랑하는 이들에게는 리본을 좇아 걷고 있는 그 행위자체가 정말 중요한 것이었을 것이다.

많은 사람이 물었다. "왜 걷나요? 라고.

걷는다는 그 행위는 걸으면서 느껴지는 사소한 것들에 대한 섬세한 감흥에 집중할 수 있어 좋은 것 같다. 그저 걷는다는 사실 하나 만으로도 마음을 비워내고 걷는 일 하나에만 집중할 수 있다는 것. 그 사실이 참 좋다. 44p



대설주의보가 내려, 차도 다니기 어려운 길을 친구와 같이 걷기도 하고, 홀로 걷기도 한다.

강릉의 지인을 만나 따뜻한 차 한잔과 과일을 대접받기도 하고 (그녀의 걷기 소식에 손수 싸갖고 근처로 찾아왔단다), 강릉행 기차를 타고, 예전 사랑의 아픈 추억을 떠올리기도 한다.

아무것도 하지 않아 라오스가 제일 좋다던 친구의 말을 떠올려 라오스 방비엥에서 아무것도 안하고 쉬었던 그 기억을 되살려 보기도 한다.

나 역시 어려서 그냥 걸으면서 생각하기를 좋아하던 때가 있어 하다못해 방안이라도 뱅뱅 돌며 생각을 하곤 했는데 이젠 그런 시간마저 많이 줄어들었단 생각이 든다. 걸으면서 혼자 사색하는 시간은 줄어들고, 뭔가 멍하니 있거나, 걸어도 뭔가를 해야한다는 강박증에 쉼이라는 것과 멀어졌단 생각이 들어 늘 아쉬웠다. 아무 것도 하지않아도 죄책감도 들지 않는 자유, 그런 자유를 다시 누리고 싶어졌다.



신랑에게 방비앵의 이야기를 들려주니, 우리나라에서도 할 수 있는건데 뭐, 하고 이야기를 한다. 그거야 그렇지만 라오스에 다녀온 사람들이 이구동성으로 하는 이야기인걸 생각하면, 라오스에 곧 가게 된다는 이웃님께 그 이야길 꼭 들려드려야겠단 생각도 들었다.



강릉 바우길 위에서 저자의 생각까지 같이 들여다보며 많은 느낌을 받았다.

걷는게 다소 쉬웠을 계절을 선택하지 않고, 어려워도 겨울의 그 강릉 바우길을 그대로 여성의 몸으로 견뎌내었던 저자의 이야기.

그래서 그 이야기가 나를 계속 끌어당긴걸까? 족저근막염으로 고생하고, 무릎의 연골이 닳아없어지는 고통 속에서도 걷는 것을 포기하지 못하는 걷기 사랑이 그대로 이야기 속에 묻혀 바람처럼 와 닿았는지 모른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l 공유하기 l 북마크하기찜하기 lthankstoThanksTo
 
 
 
주말엔 캠핑 - 최강 캠퍼 11인이 말하는
성재희.윤영주 지음 / 위즈덤스타일 / 2012년 9월
장바구니담기


캠핑을 사랑하는 두 저자(오케이 가족캠핑과 마찬가지로 두 저자 모두 여성 저자이다.)가 쓴 이 책은 두 사람만의 캠핑 이야기가 다뤄진 것이 아니라, 두 사람이 찾아 나선, 색깔있는 최강 캠퍼들 11인의 캠핑 노하우와 캠핑에 대한 여러 이야기를 두루두루 다룬 이야기이다.

사실 캠핑의 요소요소를 다룬 책 (오케이 가족 캠핑), 캠핑을 다닌 사람들의 이야기를 다룬 책 (캠핑, 내 아버지의 선물) 두권을 앞서 읽었던 터라, 이 책이 두 권의 장점을 잘 합쳐놓은 책이란 생각이 들었다. 캠핑지의 여러 이야기를 다룬 책이라 생각했던 캠핑 내 아버지의 선물이 실제 캠핑장에서의 인터뷰 등으로 저자가 만난 사람들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생각했는데, 그의 이야기 또한 11명 중 하나의 이야기로 소개되는데, 놀라운 것이 아내와 남편의 캠핑에 대한 사연이 총각인 저자의 소설인것처럼 나와서, 그럼 그 모든게 사실이 아닌 사실처럼 쓰여진 책인가? 하는 혼선이 오기도 하였다.

어찌 됐건, 이 책에서는 정말 최강 캠퍼들의 두루두루 많은 이야기를 만날 수 있다.

캠핑에 대한 관심이 있는 분들이라면 아마 이 책에 나온 캠퍼 분들 여럿을 블로그나 실제 캠핑 생활 등에서 만나 본 분들이 있을 듯.

나야 워낙 캠핑 초짜라 모르는게 많지만 말이다.

이야기에 초점이 맞춰졌을 거라 생각했는데, 얻어지는 정보들 또한 오케이 가족 캠핑에 비할 바가 아니었다.

캠핑을 하고 싶은데, 나만의 색깔과 개성을 어떻게 살리면 좋을지 모를 사람들을 위한 조언도 될 수 있고, 캠핑을 통해 얻어지는 점들을 배울 수도 있고, 오토 캠핑만이 대안이 아님을, 실제 독특한 캠핑(카누 캠핑, 캠핑카 캠핑, 바이크 캠핑 등등)을 하는 사례들을 보며 연구해볼 수도 있는 책.


맨 처음 소개된 캠핑 기어 편에서는 가장 중요한 텐트서부터타프, 침구, 랜턴, 테이블 의자 하는 식으로 텐트의 구성 장비등에 대해서, 조목조목 자세한 비교 분석으로 살펴 볼 수 있었다.

어느 한 가지 정답이 없듯이, 오케이 가족캠핑의 저자분들과 다른 생각을 들여다 볼 수 있다는 것도 여러 캠핑 책을 비교해보면서, 미리 다양한 생각을 종합해 볼 수 있게 만드는 강점이 되기도 하였다. 결국 내게 맞는 장비와 방법은 스스로 체득해 알아가야한다는 것을 말이다. 우선 조언은 인터넷이건 책을 통해서 다양하게 접하고, 따라해봤다가도 내게 이것이 맞지 않으면 맞는 방법으로 바꾸는 식이다.

예를 들어 방한 등을 목적으로 오케이 가족캠핑에서 머미형 침낭을 권장했다면 이 책에서는 전기요,온수 보일러등 난방장치를 갖추다보니 고기능성 머미형침낭을 준비하지 않아도 된다고 언급하고 있다. 조건이 달라진다면 상황이 얼마든지 달라질수있음을 감안하라는것.

하나하나의 사례들을 읽다보니 공감가는 내용이 무척 많았다.

요즘은 정말 이웃사촌과 인사 정도만 하고 친하게 지내는 일이 드물다. 나같은 경우는 몇년 넘게 여기서 살고서도 밖에서 인사하시는 이웃집 여자분을 못 알아뵈어 망신을 당하기도 하였다. 서로 가까이 지낸다면 그런 일은 없었을텐데.. 게다가 형제없이 외동으로 자라는 아이들을 위해서라도 친구들, 좋은 이웃 가족들이 생긴다면 좋겠다 싶었던 생각을 가족 캠핑이 여럿이 같이 여행 다니는 것으로 해결이 된다고 하였다. 캠핑 카페의 지역 소모임 등을 통해서 시간이 맞는 가족들이 여러 가족 모여서 같이 캠핑을 하며 아이들도 함께 놀게 할 수 있는 장점 등을 엿 볼 수 있었다. 자연에서 뛰노는 아이들의 모습을 말이다.



아예 뜻이 맞는 가족들끼리 몇팀 팀을 이루듯이 해서 캠핑을 다니는 이들도 있었다. 아이들도 비슷비슷한 또래이고, 카페에서의 새로운 만남은 없지만, 친한 가족들이다보니 한자리에 모두 모여 같이 밥을 해먹고, 아이들을 데리고 근처 교육적인 방문지등을 탐방하는 일정을 세우기에도 좋아서, 숙식만 해결하고 오는 캠핑에서 보다더 발전된 형태의 캠핑을 추구하고 오는 이들이 늘고 있다는 것.



우리 신랑 또한 캠핑의 최강점으로 티브이와 컴퓨터를 끊고, 자연에서 아이들과 대화하고 흙바닥에서 뛰노는 것을 연상하지 않았던가. 물론 전기가 들어오는 곳에서는 그런 장비들을 갖고 가서 캠핑장에서 활용하는 사람들도 있겠지만 대부분은 대도시에서의 족쇄는 내려놓고 자연이 주는 무한한 기쁨을 그대로 맛보고 오지 않을까 싶었다.

우리집과 거의 비슷한 사정인 주말 나들이 장소가 마트였던 아빠의 대변신 편에서 김경량님의 사연도 와닿았다.

옷가방과 아이스박스만 실으면 캠핑 준비 오케이라는 한줄 토크. 가족의 첫 캠핑은 코스트코 천장에 매달린 어마어마한 텐트를 즉석에서 구입하면서 시작되었다 한다. 나 또한 코스트코에 즐겨 가면서 어마어마한 텐트의 상대적으로 값싸보이는 가격까지 보면서, 정말 마음이 많이 흔들리기도 하였는데, 겉보기가 다가 아니었나보다. 때마침 엄청나게 장대비가 쏟아붓고 바로 텐트 안으로 물이 다 새어서 바로 환불을 했다니 말이다. 미리 준비를 하고 들어간캠퍼들과 달리 어쩌다보니 시작부터 하고 뒤늦게 바꾸게 된 계기긴 하지만, 그렇게 여러 시행착오를 거쳐서 그가 얻게 된 캠핑 장비들과, 트렁크에 다 들어가지 않는 장비들을 루프 백에 두번 실어봤다가, 결국 캠핑 박스 트레일러를 구입하게 된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캠핑 박스 트레일러가 오케이 가족 캠핑에서 400만원 대 정도로 나와서 그 정도인가 했는데, 소형차는 500이내로 구입할 수 있지만 중형, 대형차에 걸맞는 트레일러는 2000~3000, 3000~5000만원 선이라 하였다.

캠핑박스 트레일러도 자동차세를 내야하고, 보험가입도 별도로 해야하고, 주차장 이용료도 따로 1대분을 더 내야한다는 사실도 알았다.

각각 최강 캠퍼들의 캠핑 사이트 구축과 추천 캠핑 도구, 그리고 캠핑 레시피, 추천 캠핑 장소들이 소개되니, 저자만의 노하우가 아닌 최강캠퍼들의 노하우를 두루 살펴볼 수 있는 점도 좋았다.

우리나라보다 캠핑이 보다 더 대세가 된 외국의 스타일리쉬한 개성적인 캠핑 스타일을 좇아, 자기만의 캠핑 문화를 추구하는 사람들도 있었고, 아예 캠핑카를 직접 개조해 일주일에 5~6일을 캠핑카 생활을 하는 부부도 있었다.

나도 지난 주말 캠핑카 여행을 다녀왔는데, 아이가 너무너무 좋아해서 우리 부부 또한 대만족을 하고 오기도 하였다.물론 부부가 느끼기에는 호텔 숙박보다 불편한점도 있었지만 사실 캠핑카라는게 우리 부부도 처음인지라 무척 신기하기는 하였다.

직접 캠핑카를 운전하고 다닌 것은 아니고, 고정형 캠핑카에서 숙식을 해결하고 온 펜션스타일의 여행이었음에도 다섯살 아이 눈에는 이렇게 행복한 경험이 없었는지, 주말엔 캠핑카 주말엔 캠핑카 (주말엔 캠핑이라는 이 책의 제목과 자신이 좋아하는 캠핑카를 합성해서)하며 노래를 부르고 다녔다.

그밖에도 카누, 바이크, 혹은 백팩 차림만으로 최소한의 짐을 갖고 다니며 나만의 캠핑을 추구하는 부부, 혹은 개인도 있었다.



캠핑을 너무너무 사랑한 나머지 일을 소홀히 하게 되어 캠핑을 일로 삼은 사람의 사례도 나와 있었다.



캠핑, 우리 가족은 좀 게으른 편이라 다소 멀게만 느껴진 그 캠핑이었는데 캠핑을 사랑하는 사람들에게는 정말 그 안에 일과 휴식,그 모든 것이 다 담겨 있는 느낌이었다.

어쩌면 나도 어느 순간, 캠핑장 한 쪽을 차지하고서, 릴렉스 체어에 앉아 커피 한잔을 마시며, 이 맛에 우리가 사는 건가? 이러고 신랑과 대화를 나누게 될런지도 모르겠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l 공유하기 l 북마크하기찜하기 lthankstoThanksTo
 
 
 
오케이, 가족 캠핑 - 가족과 떠나는 캠퍼들을 위한 꼼꼼 가이드
안영숙.이수진 지음 / 위즈덤스타일 / 2012년 9월
장바구니담기


캠핑 관련 책들을 여러권 읽어봤는데, 초보자가 캠핑 준비하기에 이만한 책이 없는 것 같았다.

장비구입, 실전캠핑, 캠핑 요리, 추천 캠핑장에 이르기까지 두루두루 아우르고 있다더니 정말 요리만 해도 거의 여느 레시피북 못지않은 꼼꼼하고도 방대한 양을 자랑했고, 다른 정보들 또한, 그냥 기초 자료 수집에 지나지 않고, 실제 캠핑 생활에 기초한, 실제 저자들이 사용해보고, 또 앞으로 구입하고 싶은 위시 리스트들까지 꼼꼼 비교한 후기인 덕에 인터넷의 소중한 족보 못지않게 더욱 중요한 자료가 되어주었다.

이 책만 제대로 보고 준비를 하면 캠핑 준비를 처음 하는 사람이라도 과연 초보자인가 싶은 주위의 놀라움을 받지 않을까 싶었다.

캠핑을 사랑하는 가족들과 함께 하는 두 여성 캠퍼의 이야기가 담겨있기에 여성인 내가 읽기에 더 편안했는지 모른다.



사실 읽다보니 다른 책과 비교해서, 차이를 어느 정도 발견할 수도 있었기에 주말엔 캠핑과 함께 절충해 읽으면 더 환상적일 것 같긴 했지만, 그래도 한권만 고르겠다면 여성 캠퍼들, 특히 남녀 불문 첫 캠퍼들에게는 이 책을 추천하고 싶단 생각이 든다

우선 어렸을적에는 좌식 텐트로만 알았던 생활이 이제 입식으로 바뀌면서 거실서부터 갖춰야할 것들이 무척 많아졌다는 점이 큰 차이였다.

야외에 테이블과 탁자를 갖다 놓고, 조리대를 꾸미기도 한다. 바닥부터 차근차근 보온 작업과 기초 작업을 하기 힘들다면 야전 침대로 대신하기도 한다. 캠핑이 하면 할수록 구입할 장비가 무궁무진하게 샘솟는다던데, 정말 생략하자면 많이 생략도 가능하겠지만 필요하다 생각해 구입하기 시작하면 끝이 없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다녀본 적은 없지만 주위 사람들이 워낙 캠핑 캠핑 하기에 나도 관심만 갖고 있었는데, 이렇듯 정밀하게 쓰여진 책을 읽고 나니 캠핑의 세계에 첫 발을 내딛은 것 같은 착각마저 들었다.

어릴적 영화 속에서 나뭇가지에 걸어서 조리를 하던 그 냄비가 더치오븐이라는 것과 오늘날 우리나라의 캠핑장에서도 이 더치오븐이 제대로 효자노릇을 하고 있다는 사실도 알 수 있었다. 주말엔 캠핑을 읽으니 더치오븐은 너무 무거워서 남자들만의 도구라는 평가도 있었는데 이 책에서는 여성들이긴 하나, 더치오븐 하나로 무궁무진한 요리를 하며 무한 셰프로 변신하는 이야기를 들려주고 있어서, 캠핑을 하자면 더치 오븐이 필수구나 하는 생각도 들었다. 무쇠라 시즈닝이 필수라는데 작업이 번거롭기는 해도 꼭 거쳐야 하는 작업이라니 책을 보고 꼼꼼히 따라하면 좋을 것 같았다.



실제 캠핑을 몇년 하면서 겪은 캠핑 도구 노하우와 위시리스트 들을 담아놓은 이야기도 읽을만 하였다.

마치 족보 노트처럼 빼곡히 비교 분석되어 있는 자료들을 읽으니, 조금 감이 잡히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기 때문이었다.

캠핑 장비등에 대한 기본을 어느 정도 익히고나서는 실제 저자분들의 캠핑 이야기를 들여다볼 수있었는데, 둘째 아이 돌생일에 맞춰서 캠핑을 떠난 꼼꼼한 준비물과 일정은 놀라울 정도였다. 아이를 키워본 사람들은 사실 돌쟁이 아이를 데리고 다니는 여행이 얼마나 신경쓸게 많은지 잘 안다. 그런데 캠핑 마니아인 이 부부, 돌잔치 없이 가족이 오붓이 즐기는 캠핑장에서 돌 생일을 가족들만 자축하기로 하였다는데, 그 이야기를 들여다보는게 실로 재미났다. 게다가 캠핑장에서의 단 하나뿐인 나만의 돌사진은 또 어떠한가. 아이에게 두고두고 남을 소중한 추억이 되리라.

적어도 돌잔치에서 내내 울며불며 보채야하는 주인공이 사라져버린 돌잔치는 되지않으니 더욱 행복한 아이의 돌 생일이었을 것이다.

그밖에도 여자들만의 캠핑, 남편 홀로 떠난 제주도에서의 캠핑(캠핑장비를 일체 실은 자동차를 배에 싣고 제주도로 건너갔다고 한다) 이야기가 실려 있었고, 다양하게 참고할만한 전국의 괜찮은 캠핑장 정보들도 빼곡히 수록되어 있었다.



레시피 또한 어찌나 충실하던지 책을 다 보고 나서 결국 다음날 아침에는 책에 나온대로 굴무국을 끓이며 시원한 아침 상을 준비하기도 하였다. 이 책은 레시피북으로 분류해도 좋을만큼 캠핑장은 물론 집에서 즐겨도 좋을 레시피가 한가득이라 더 마음에 들었던 책이다.



캠핑을 떠나보고 싶은 사람, 이 책을 펼쳐 보길 추천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l 공유하기 l 북마크하기찜하기 lthankstoThanksTo
 
 
 
할아버지, 밥 먹어! - 우리 아이 첫 높임말 책 ㅣ 푸른숲 그림책 16
윤정 글, 백은희 그림 / 푸른숲주니어 / 2012년 9월
품절


아이를 기관에 보내지 않다보니, 가장 큰 단점이 아이에게 올바른 존댓말 습관을 가르쳐주지 못했다는 점이었다.

사실 처음에는 존댓말로 말을 배웠던 아이였는데, 어느 순간 반말을 쓰기 시작하더니 그게 굳어져버렸다. 고쳐주려고 노력은 했으나, 엄마도 존댓말이 아닌 말을 사용하고 하니, 어른들 말을 금새 따라하게 되었던 것. 주위에 어른들께 존댓말을 쓰는 아이들을 볼 수 있으면 따라할 생각을 하였을텐데, 집에만 있어 어른들과만 지내다보니, 아이의 존댓말이 점점 잊혀져버리고 말았다.

아이에게만 존댓말 해야지~ 하고 말하는건 쉽게 수정될 문제가 아니었다.

할아버지 밥먹어.

사실 말로만 들으면 무척 얼굴 붉어질 제목인데..

우리 아이가 요즘 할아버지 할머니, 어른들께도 반말, 존댓말을 구분을 못해서 이렇게 이야기하기도 한다.

대부분의 집들에서 아이들이 어린이집, 유치원 등에서 배운 깍듯한 존댓말을 사용하는걸 보면, 혹은 어려서부터 따로 잘 교정받아서, 존댓말을 어렵지않게 사용하는걸 보면 그래서 더 귀엽기도 하고, 부럽기도 하다.

그렇게 말하면 안되지~ ~~했어요. 요로 끝나게 이야기해야지~ 이렇게 말해주곤 하는데, 이 책에 들어있던 낱말카드를 보면 "있습니다."하는 식의 존댓말을 구체적으로 아이가 배울 수 있는 카드가 들어 있어 좋았다.



우리집 꼬맹이, 천상천하 유아독존이 된 왕자님.

책 속에서의 할아버지 밥먹어는 사실 큰 문제가 아니다.

아이는 존댓말을 잘 하는 아이이다.

다만, 존댓말이 어려웠을뿐~



아이는 시골에 계신 할아버지 생신 선물을 사기 위해 그동안 모았던 저금통에서 돈을 꺼내 할아버지 선물을 샀다. 그리고 집에 돌아와 편지를 쓰는데, 어른들께는 이름 뒤에 '자'자를 붙이는 거라고, 편지에도 그렇게 한자 한자마다 '자'자를 붙여서 편지를 쓴다.

정말 존댓말이라는게 많이 어렵다. 나도 초등학교 저학년때 할아버지께 카드를 쓰면서, 멋진 안부인사를 적는다는것이..아버지께서 어딘가 적으셨던 문구를 기억해내고, "명복을 빕니다."라고 쓰고 말았다. 명복이 뭔지도 모르고 말이다. 복 자가 들어가니 그게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의 멋진 표현인줄 알았던 것. 아버지께서 미리 검열(?)을 해주셨으니 망정이지 하마터면 그 상태로 할아버지께 보내드릴 뻔한 아찔한 추억도 있다.



할아버지 연세는 일흔 살이에요.

내 나이는 일곱살 이에요.

이런 식으로 존댓말과 예사말의 색깔이 구분되어 더 비교가 잘되기도 한다.

케이크에 는 초의 개수가 같아요. 라는 이야기가 나와서, 혹시 그래서 할아버지께 예사말을 잘못 사용하나? 싶었지만, 높임말이 익숙한, 아이는 그런실수는 하지않았다. 다만, 어떻게 말을 하는지, 높임말을 제대로 몰라서, 잘못 사용하는 일이 있었을뿐.

할아버지, 밥먹어요~ 이렇게 말이다.

아, 우리 아들, 이 정도만 이야기해도 참 양호할텐데..

아뭏든 어른들은 깜짝 놀라 아이의 실수를 지적해준다. 진지 잡수세요 하는거라고..

음..아이들이 그렇게 어려운 말도 쓸 수 있는 거구나.

하긴 어려서부터 많이 연습하면, 어려워도 금새 따라하는게 아이들 아니었던가.



혼자서도 이 책을 잘 보고 있는 아들을 보니, 높임말이라는게 어떤 거구나.

어른들께는 어떻게 말씀드려야하는거구나를 아이가 이번 기회에 제대로 느끼고 사용할 수있게 되었으면 하는 바램이 든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l 공유하기 l 북마크하기찜하기 lthankstoThanksTo
 
 
 
왜 나만 시켜! - 성장 이야기 (소통, 심부름, 가족, 막내) ㅣ 노란돼지 창작그림책 20
이주혜 글.그림 / 노란돼지 / 2012년 10월
장바구니담기


꼬마 공주님이 주인공인 책이라, 여아들이 보면 더 재미있어할지 모르지만 왕자님인 우리 아들이 봐도 정말 재미나게 보고 느끼던 그림동화, 왜 나만 시켜였어요. 이 책을 보며 자꾸 친구네 공주가 생각난 까닭은, 공주님이라 그런것도 있고, 친구네 아이 태명이 별이여서 그랬는지도 모르겠어요. 친구에게 이 책 보여주면 무척 반가워하겠구나 싶었답니다.

사실 이 책을 읽어주며 엄마도 살짝 고민이 들었지요. 혹시 이거 보고 나서 엄마 심부름 안한다 하면 어떡하지? 했는데, 심부름을 아직은 많이 시키는 편이 아니라 그런지, 책 읽었다고 갑자기 심부름 안한다 하고 그러진 않더라구요.



노란돼지에서 다양한 단행본들이 나왔는데 우리 아이 눈높이에 맞는 재미난 책이 많아서 읽어준 책마다 대박북이 되었지요. 이 책도 마찬가지로 아이가 먼저 들고 와 읽어달라고 하는 그런 책이 되었답니다.




표지를 넘기면 별아 별아~ 가족들의 목놓아 부르는 소리가 들리지요.

사실 막내로 자라다보면 엄마 아빠는 물론 언니 오빠의 잔심부름까지 도맡아하게 되는 경우가 많아요.

아이 아빠만 해도, 막내였기에 형과 부모님 심부름을 하고 자라서, 자기도 심부름 시킬 동생이 있으면 좋겠다 싶었대요.

우스갯 소리로 아기를 낳았으니 이제 울 아이에게 심부름 좀 시켜보겠노라 소망을 피력했는데, 아직은 요 똘망똘망한 녀석이 아빠가 심부름을 시키기보다 아빠에게 갖다달라 부탁하는 일이 더 많더라구요.

엄마는 둘째로 자라 그런지 심부름에 특별히 맺힌 한 같은건 없었는데 말입니다. 물론 오빠가 뭔가 많이 시키긴 했어요.

주방에서 물 떠오는 그런 것 말이지요.


첫 시작부터 이렇게 몰입을 시키다가 본문은 더 흥미로워요.

별이네 가족식구들이 자동차를 타고, 아침에 출발을 해서 각자 흩어지고 (직장, 학교, 유치원 등) 저녁에 퇴근하면서 하나둘 모두 모이는 것을 보여주지요.

사실 등하교, 출퇴근이 어찌 시간이 모두 겹칠 수 있겠어요. 실제는 그렇지 못하지만, 이야기를 재미나게 풀어가기 위해서 그렇게 한눈에 모두 보이게 표현을 한 것 같아요.



아뭏든 하루종일 고된 일을 하고 돌아온 부모님과 학교공부가 힘들었던 언니.

유치원 일과가 고되지는 않겠지만, 아뭏든 오늘은 공주 왕관을 만들어와서 더욱 신이 난 별이까지..

특히 별이는 오늘 왕관에 걸맞는 옷을 찾기 위해 입었다 벗었다 한참 분주했어요.

아들을 키우다보니, 이 옷을 입겠다 안 입겠다 정도의 호불호는 있어도 혼자 옷을 모두 꺼내놓고 입었다 벗었다하는건 없는데, 공주님들은 좀 다른가봐요.


왕자, 공주 등의 세계 명작 등을 읽어주지 않아서 그런지 별이가 머리에 왕관을 쓰고 있으니 아이가 웃으며 이게 뭐냐고 묻더라구요.

예쁜 옷에 공주 왕관까지 썼건만, 오늘도 엄마, 아빠, 언니의 심부름은 끊이지 않았어요. 그러다가 결국 별이가 폭발하고 말았지요.

방에 들어가 문을 닫고, 혼자서 성에 갇힌 공주 신세를 한탄하는 거예요.


왕자 공주 놀이를 잘 모르는 우리 아들, 지금 별이가 뭐하는거냐고 묻더라구요.

가장 압권은 아빠 왕자님의 등장.

특히나 손에 들고 있던 후라이팬에 아들이 그만 푸하하 웃고 말았어요.

엄마, 이거 왜 들고 있는 거야? 뭔데? 하면서 말이예요.



재미난 그림이기도 한데, 사이사이에 실사 사진을 넣어서 색다른 재미를 더해주는 동화였어요.



우리 아이는 남자아이라 그런지 아빠와 매일 하고 노는 게 레고 인형들과 자동차 등을 갖고, 경찰 도둑 놀이 하는게 일과예요.

공주님의 일과는 이렇게 또 다르네요. 비운의 공주님 역할은 귀여운 여아가, 왕자님 역할은 주로 아빠가 하게 되겠어요. 그럼 엄마는 괴물? 헉. 그런건 아니겠지요?







아이들 눈높이에 맞춰서 재미나게 놀아주는 것만큼 아이들의 기를 세워주는 일이 또 있을까요?

그걸 잘 아는 엄마인데도 아이와 경찰 도둑 놀이는 참 못하겠더라구요.

엄마도 여자인지라 소꿉놀이나 공주 왕자 놀이가 더 재미나보여요.



코믹한 그림 덕에 더욱 재미나게 읽을 수 있었던 왜 나만 시켜!

평소에 아이들에게 심부름 많이 시키는 엄마 아빠들이 보면 웬지 뜨끔했을 그런 동화가 아니었나 싶어요~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l 공유하기 l 북마크하기찜하기 l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