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아버지, 밥 먹어! - 우리 아이 첫 높임말 책 푸른숲 그림책 16
윤정 글, 백은희 그림 / 푸른숲주니어 / 2012년 9월
품절


아이를 기관에 보내지 않다보니, 가장 큰 단점이 아이에게 올바른 존댓말 습관을 가르쳐주지 못했다는 점이었다.

사실 처음에는 존댓말로 말을 배웠던 아이였는데, 어느 순간 반말을 쓰기 시작하더니 그게 굳어져버렸다. 고쳐주려고 노력은 했으나, 엄마도 존댓말이 아닌 말을 사용하고 하니, 어른들 말을 금새 따라하게 되었던 것. 주위에 어른들께 존댓말을 쓰는 아이들을 볼 수 있으면 따라할 생각을 하였을텐데, 집에만 있어 어른들과만 지내다보니, 아이의 존댓말이 점점 잊혀져버리고 말았다.

아이에게만 존댓말 해야지~ 하고 말하는건 쉽게 수정될 문제가 아니었다.

할아버지 밥먹어.

사실 말로만 들으면 무척 얼굴 붉어질 제목인데..

우리 아이가 요즘 할아버지 할머니, 어른들께도 반말, 존댓말을 구분을 못해서 이렇게 이야기하기도 한다.

대부분의 집들에서 아이들이 어린이집, 유치원 등에서 배운 깍듯한 존댓말을 사용하는걸 보면, 혹은 어려서부터 따로 잘 교정받아서, 존댓말을 어렵지않게 사용하는걸 보면 그래서 더 귀엽기도 하고, 부럽기도 하다.

그렇게 말하면 안되지~ ~~했어요. 요로 끝나게 이야기해야지~ 이렇게 말해주곤 하는데, 이 책에 들어있던 낱말카드를 보면 "있습니다."하는 식의 존댓말을 구체적으로 아이가 배울 수 있는 카드가 들어 있어 좋았다.



우리집 꼬맹이, 천상천하 유아독존이 된 왕자님.

책 속에서의 할아버지 밥먹어는 사실 큰 문제가 아니다.

아이는 존댓말을 잘 하는 아이이다.

다만, 존댓말이 어려웠을뿐~



아이는 시골에 계신 할아버지 생신 선물을 사기 위해 그동안 모았던 저금통에서 돈을 꺼내 할아버지 선물을 샀다. 그리고 집에 돌아와 편지를 쓰는데, 어른들께는 이름 뒤에 '자'자를 붙이는 거라고, 편지에도 그렇게 한자 한자마다 '자'자를 붙여서 편지를 쓴다.

정말 존댓말이라는게 많이 어렵다. 나도 초등학교 저학년때 할아버지께 카드를 쓰면서, 멋진 안부인사를 적는다는것이..아버지께서 어딘가 적으셨던 문구를 기억해내고, "명복을 빕니다."라고 쓰고 말았다. 명복이 뭔지도 모르고 말이다. 복 자가 들어가니 그게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의 멋진 표현인줄 알았던 것. 아버지께서 미리 검열(?)을 해주셨으니 망정이지 하마터면 그 상태로 할아버지께 보내드릴 뻔한 아찔한 추억도 있다.



할아버지 연세는 일흔 살이에요.

내 나이는 일곱살 이에요.

이런 식으로 존댓말과 예사말의 색깔이 구분되어 더 비교가 잘되기도 한다.

케이크에 는 초의 개수가 같아요. 라는 이야기가 나와서, 혹시 그래서 할아버지께 예사말을 잘못 사용하나? 싶었지만, 높임말이 익숙한, 아이는 그런실수는 하지않았다. 다만, 어떻게 말을 하는지, 높임말을 제대로 몰라서, 잘못 사용하는 일이 있었을뿐.

할아버지, 밥먹어요~ 이렇게 말이다.

아, 우리 아들, 이 정도만 이야기해도 참 양호할텐데..

아뭏든 어른들은 깜짝 놀라 아이의 실수를 지적해준다. 진지 잡수세요 하는거라고..

음..아이들이 그렇게 어려운 말도 쓸 수 있는 거구나.

하긴 어려서부터 많이 연습하면, 어려워도 금새 따라하는게 아이들 아니었던가.



혼자서도 이 책을 잘 보고 있는 아들을 보니, 높임말이라는게 어떤 거구나.

어른들께는 어떻게 말씀드려야하는거구나를 아이가 이번 기회에 제대로 느끼고 사용할 수있게 되었으면 하는 바램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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