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는 꿈맛 - 꿈을 안고 떠난 도쿄에서의 365일 청춘일기
허안나 지음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1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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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 여행을 꿈꾸고, 짧더라도 도쿄의 일상을 들여다보고픈 마음에 도쿄 유학생, 혹은 도쿄 거주인들의 에세이까지 간혹 찾아서 읽어보곤 하였다.

이 책은 표지부터가 무척 귀엽고 매력적인 그림으로 가득하다. 그저 편집부에서 그려넣은 그림이 아닐까 했는데, 웬 걸, 지은이가 직접 사진 찍고, 그림 그리고 글까지 쓴 삼박자를 고루 갖춘 책이란다.




대학 생활의 돌파구로 선택했던 일본 유학. 그 중에서도 자신의 전공을 살릴 수 있는 애니메이션을 제대로 배울 수 있는 일본으로의 유학은 부모님께 ok사인도 쉽게 따내게 되었고, 휴학 후 유학에 필요한 목돈을 직접 버는 등, 무척이나 당차고 생활력 강한 여학생의 글이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한국에서도 제법 유명했던 그녀의 웹툰 실력은 어김없이 책 속에서도 그 진가를 발휘하고 있어 만화와 글, 사진이 적당히 조화된 재미난 도쿄의 일상을 들여다보는 기분이 들었다. http://hoihuh86.blog.me (인생은 꿈맛이라는 허안나 작가의 블로그)

평소에 웹툰을 좋아하는 편이고, 게다가 그녀의 그림체는 내가 좋아하는 그림체여서, 보면 볼수록 그녀의 카툰 일상에 그대로 빠져드는 느낌이었다.




여행이 아닌 유학, 그리고 전문학교 (직업학교)에 들어가기 위해 우선 1년 정도 어학원을 다녀야 하기에 그녀의 일본 현지에서 아르바이트를 병행하는 (한국에서 벌어간 돈으로 유학 기본 비용을 마련하고, 생활비 및 학비 등은 직접 벌어 충당) 그녀의 모습은 어린 학생이 감당하기에 무척 고되어 보였으나, 만화가 섞여 재미나게 묘사되었다.


여행이야기도 간간히 섞여 있지만, 열심히 아르바이트하고, 어학원에서 만난 사람들과 어울리고, 기숙사에서 한국인 유학생 룸메이트 들과 교류하는 이야기들이 섞여 있는 지라, 총체적인 그녀의 일상을 엿볼 수가 있었고, 그러기에 평범한 도쿄 생활 이야기라고 볼 수는 없었다. 그저 관광지로써의 도쿄가 아닌, 유학생이 바라보는 삶이 가득한 터전으로써의 도쿄 이야기랄까?


처음 대학에 입학하면, 두렵고 설레는 마음 등 만감이 교차하는데, 말도 잘 통하지 않는 일본에서 혼자 학교에 등록하고, 학비까지 벌어 생활해야 했으니 당찬 학생이라도 무척 두렵고 떨리는 마음이 가득했으리라. 일본 유학을 오거나 생활을 하게 될 다른 한국인들을 위해 그녀는 친절히도 도쿄 생활 팁등을 소개하고 있다. 우체국 통장 만드는 방법부터 학교 소개, 아르바이트 방법과 병원에 가는 방법 등. 놀라운 것은 일본에서 외국인이 보험에 가입하려면 내야 하는 돈이 상당히 세다는 점이었다. 유학생의 경우 반드시 건강 보험에 가입토록 되어 있어서 아까운 돈을 낸다 생각했지만, 나중에 너무 아파 병원의 진찰을 받아야 했을때, 무척 비싼 진료비를 어느 정도 혜택을 받았다 하니 불행 중 다행이라 할 수 있었다.

1년간 살았던 일본 생활에 대해 그녀는 참 많은 이야기를 하고 싶었나 보다. 어쩌면 이렇게 다 기록하기도 힘들텐데, 두꺼운 책 가득히 그녀는 이야기를 풀어내고 있었다. 모두가 다 재미난 일화라 할 수 없음에도 재치껏 재미나게 승화시키고, 책을 넘기는 속도가 엄청 빠르게 느껴질 정도로, 아니 아예 책 속에 푹 파뭍히게 할 정도로 (오늘 내내 나 혼자 티브이도 안 보고 책만 보고 있었다.) 몰입도가 엄청난 책이었다.


예쁜 그림, 그리고 재치있는 귀여운 카툰, 디카로 찍었다기엔 그 솜씨가 부러울 정도로 참 잘 찍은 그녀의 일상 풍경들, 읽고 있으면 몰랐던 일본을 알게 해주는 그녀의 간결하고도 재미난 에세이들까지..



달콤, 시큼, 짭짤, 씁쓸한 네가지 맛으로 표현한 도쿄의 꿈맛~

미운 정이 들어버린 아르바이트 주점의 오카상부터 something이 일어날 뻔 했던 (그녀 혼자만의 생각이었을) 유러피언들과의 우정, 긴 시간, 짧은 시간 함께 할 수 밖에 없었던 하우스메이트들과의 인연까지.. 그 모든 것을 뒤로 하고도, 그녀는 지독한 향수병에 걸려 한국을 그리워하다 돌아오게 되었다. 살 안찌는 체질인 그녀가 17kg나 쪄버렸다며, 사진 속 그녀는 살찐 모습임을 강조하는 센스까지, 참 귀여운 대학생, 하지만 책까지 내는 멋진 작가인 최고의 신세대라는 생각이 들었다.


소설처럼 쭉 이어지는 글이 아니라 짤막한 단편집 마냥 가방에 넣고 다니며, 언제 어디서고 꺼내서 읽으면 그 지루한 시간이 뎅겅 잘려 나가게 해줄 고마운 친구 같은 책, 누군가와의 수다가 그립고, 바쁘고 열심히 살며 다른 사람에게 웃음을 줄 행복한 처자가 궁금해지는 사람이라면, 이 책을 꼭 한번 읽어보라 말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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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친구 하자 알이알이 명작그림책 1
앤서니 브라운 지음, 하빈영 옮김 / 현북스 / 2011년 1월
구판절판


앤서니 브라운님의 동화책이 엄마들에게 아주 입소문을 타서 유명해져있더라구요.

돼지 책과 My dad는 읽어주었는데 아직 직접 앤서니 브라운 책을 소장한 적이 없었어요. 뒤늦게 그 인기를 실감하면서 어떤 책부터 읽어줄지 고민하던 차에 신간 우리 친구 하자를 보고 마침 요즘 친구에 관심이 많은 아기를 위해 읽어주게 되었네요.



우리 아기는 사촌이랑도 너무 멀리 살고, 어린이집이나 문화센터를 다니지 않아서 또래 친구들을 거의 만나본 적이 없어요.

친구라면 집근처에 사는 엄마친구딸인 미미양 하나뿐이랍니다.

가끔 동네에서 마주치는 아기들과 친구가 되게 해주고싶은데 아직은 겁이 많이 나는지 엄마 다리에 매달려 "친구 안녕?" 이라고 말하는 친구를 호기심 어린 눈으로 쳐다보기만 하더라구요.



우리 아들에게 친구 사귀기가 어려운 일이 아님을.. 어른들인 이모, 삼촌과 노는 것보다 친구와 노는 것이 훨씬 재미있는 일임을 알려주고 싶었어요.

게다가 인기 있는 작가인 앤서니브라운님은 현존하는 그림책 작가중 이름만 믿고 신작을 구입할 수 있는 몇 안되는 인물 앤서니 브라운이라는 정말 믿음가는 타이틀을 달고 계신 분이시더라구요~



어느 날 아침, 스미스씨가 어린 딸 스머지와 함께 강아지 알버트를 데리고 공원으로 산책하러 나왔습니다.

같은 날 아침, 스미드 부인도 어린 아들 찰스와 함께 강아지 빅토리아를 데리고 공원으로 산책하러 나왔습니다.



사람들의 수도 나이도 그리고 동물의 숫자까지도 어쩌면 이렇게 딱 맞는 조합이라는 생각이 들까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친구가 되는건 강아지들 먼저, 그리고 아이들..


끝까지 어른들은 서로를 외면하고 시간을 보냅니다.



강아지들은 줄에서 풀려난 즉시 공원을 같이 뛰놀며 한마리로 보일 정도로 마음을 통한채 즐거이 놉니다.



그리고 아이들은 벤치 끝에 앉았던 각각의 부모 옆에 앉아있다가..조금씩 서로에게 가까이 가기 시작하죠.



같이 그네를 타고, 구름 사다리를 타고, 아이들은 그렇게 놀면서 친해지기 시작합니다.

강아지들은 너무너무 신이 난 나머지 분수에까지 뛰어들었네요.



찰스는 재미나게 놀고 나서, 노란 꽃 한송이를 꺾어 친구인 스머지에게 건네주었습니다.



둘은 멋지게 친구가 된 것이었어요~


끝까지 어울리지 못한 어른들과 달리 아이들이 친해지는 방법은 단 하나, 같이 놀고, 친구 하자 한마디만 하면 되는 것이었네요.



어릴적 기억이 떠오릅니다.



지금은 아기엄마가 되어, 누군가를 사귀는 일이 참 어렵게느껴지지만, 그때는 시골 외가에 가서, 동네 아이들과 어울릴적에도 그렇게 쭈뼛거림 없이 쉽게 어울릴 수 있었던 것 같은데..



어른이 된 지금은 낯선 누군가에게 말걸고 친구가 되기까지의 시간이 무척이나 오래 걸리네요.



앤서니 브라운님의 동심으로 돌아간 그림책을 읽으며 어릴 적 추억도 회상해보았답니다.



그리고, 다시 꼼꼼이 그림을 살펴 보면서 참 재치있는 작가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림 하나하나마다 마치 숨은 그림찾기 처럼 재미난 장치가 숨어 있거든요.



아이와 함께 그 그림들을 찾아보는 재미도 쏠쏠할 것 같아요.


현실세계에서는 있을 수 없는 그런 일들, 초현실 주의의 영향을 받았다는 앤서니 브라운님의 작품 세계는 풍부한 상상력을 키워야하는 아이들에게 딱 맞는 그림인 것 같네요.



책을 펼치면서 덮을 때까지 작가의 재치와 함께 했던 즐거운 시간~



아이들도 그 깊이있는 세계를 이해하고, 작가의 유머에 동참할 것 같아요.


처음에는 작가가 들려주는 우정 이야기에 매료되었다가, 어? 굴뚝에 바나나가 있어요.



아니, 사람이 돼지를 몰고 가네요~



분수대에 어떻게 잠수부가 있지요? 하는 숨은 그림들을 찾아낸다면, 같이 읽는 엄마도 기쁨 두배가 되겠지요.



외출 할적마다 그림책 한권 이상씩이 꼭 필요한 책을 좋아하는 우리 아기.



오늘은 이 책으로 즐거운 외출을 했네요.


할아버지가 읽어주시는 그림책에 푹 빠져 있던 울 아들.



앞으로도 더욱 재미나게 앤서니 브라운님의 다른 책들까지 섭렵하게 해줄 생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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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 엠 넘버 포 1 - 로리언에서 온 그와의 운명적 만남 로리언레거시 시리즈 1
피타커스 로어 지음, 이수영 옮김 / 세계사 / 201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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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실에 들어서자 모두의 시선이 나를 향한 다음 장갑으로 옮겨간다. 숨기려 해봤자 소용 없다.

 

나는 다른 행성에서 왔다.

엄청난 힘을 가졌다.

 그리고 이제 곧 지구인으로서는 상상도 못할 능력을 가지게 된다.

그런데도 바보같이 보인다. 62p

 


 

 

외계에서 왔으나 지구인과 똑같이 생긴 로리언 소년. 사춘기 지구인 소년처럼 똑같이 생각하고, 똑같은 감정을 지니고 있는 소년이다. 능력을 감추고 오히려 재능을 감추느라 바보처럼 보이는 상황에 직면해 난감해지기도 하는 소년의 딜레마가 드러난 소설. 

 

버스를 기다리고 타고 내리는 지루한 시간들. 그 시간에 나는 처음으로 이 책 아이엠 넘버포를 펼쳐들었다. 그리고 곧 놀랍고 신비한 외계의 이야기 속으로 빠져들었다. 가슴이 두근거려 달리는 버스 안에서 잠시 책을 내려놓고 진정한 후 다시 읽을 정도로 재미있는 책이었다.

 

책을 읽기 전 미리 신간 정보를 접하거나, 리뷰를 찾아보고 선택하는 편이기에 이 책이 외계인에 대한 이야기라는 생각은 했었기에 기대감이 듬과 동시에 혹시나 유치하진 않을까 하는 걱정도 들었다. 뭐 읽는 사람에 따라 그렇게 받아들일 수도 있겠지만, 적어도 내게는 무척 흥미롭고 재미나게 진행되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사건의 흐름이 진부하지 않고 꽤 속도감 있게 흘러간다.

 

이 책을 쓴 사람이 누구일까? 저자는 피타커스 로어. 그는 지구인이 아닌 로리언 최고의 원로로 등록되어 있다. 어디에 사는지, 자신을 드러내지 않고 소설에 신비함을 부여하기 위해 작가 스스로 소설 속으로 빠져들어갔다.

 

아이엠 넘버 포.

다소 식상해보였던 이름인 넘버 포. 그러나 그 의미를 알게 되면 가슴이 아파온다.

 

처음에 아홉 아이가 우주선을 타고 머나먼 행성 로리언으로부터 지구에 왔다.

모가도어인들이 로리언 행성을 전멸시키고, 마지막 희망인 아홉 아이들마저 죽이러 따라 왔다.

그들은 모가도어인들의 추격을 받고, 뿔뿔이 흩어져 도망다녀야 하는 신세.

하지만 그들이 자라 능력, 레거시를 수행하게 되면 어쩌면 그들은 로리언을 재건해내고, 모가도어인들의 지구 침략으로부터 지구까지도 구할 수 있는 유일한 슈퍼 영웅들이다. 그때가 될때까지 어린 아이들이 숨어 지내며 목숨을 연명해야했던 것.

 

로리언의 마법으로 모든 아이들을 아무렇게나 죽일 수는 없었다. 부여된 넘버에 따라 순차적으로 죽이는게 가능했다.

그들이 모이면 이 마법은 깨지게 되고 순서에 상관없이 아무 아이나 죽일 수 있게 된다.

아이 하나가 사라질때마다 다음 아이에게 표식이 나타나 자신의 차례를 알아채게 만들었다.

그리고, 세 아이가 죽었고, 그 다음 차례를 바로 넘버 포. 소설의 주인공이다.

 

너무 어릴적에 지구에 와서, 로리언에 대한 어렴풋한 기억밖에 남지 않은 넘버 포는 자신을 지켜주고 가르쳐주는 세판 헨리와 함께 한다.

로리언의 주민은 두 계급으로 나뉘는데 500명 중에 한명 꼴로 가드가 태어나고 레거시를 갖지 못하는 남은 주민이 바로 세판이다. 그리고 그 세판들이 하나씩 가드를 맡아 평생을 가르치는 역할을 담당하게 된다.

 

대도시 생활에 익숙한 모가도어인들을 피해 전세계 깊숙이 여기저기 뿔뿔이 흩어져 살고 있던 아이들.

그 중 넘버포와 헨리는 잠시라도 수상쩍은 일이 발생하면 또다시 다른 곳으로 이사를 가야해서, 언제나 다른 이름 다른 출생을 조작해 다녀야 하는 정착할 수 없는 슬픈 숙명을 갖고 살아왔다. 그리고 도착한 오하이오의 파라다이스라는 마을.

 

초능력과 같은 운동신경을 숨기고, 뛰어난 힘도 숨긴채 평범하게 살아야 했던 넘버 포는 바로 다음이 자신의 차례 임을 깨닫고 더욱 신중히 조심해야 할 처지인데, 처음으로 이 마을에서 너무나 예쁜 여학생 세라를 만나 마음을 빼앗겼다. 그리고 우주의 비밀에 관심이 많은 친구 샘과 깊은 우정을 나누게 된다. 또 걱정해 마지 않았던 레거시가 조금씩 발현되기 시작해, 그들의 암담했던 탈출 여정에 작은 빛이 보이기 시작했다.

 

서서히 숨통을 조여오는 모가도어인들의 추격과 괴수의 움직임.

그 안에서 어린 가드와 초능력이 없는 세판이 어떻게 맞서 싸울수 있을까.

두 손에 땀을 쥐게 하는 그들의 행보와 전쟁까지.. 책을 읽는 내내, 아 정말 영화로 제작되어도 멋질 내용이겠구나 싶었다.

 

하늘에서 뚝 떨어진 슈퍼 영웅임에는 분명한데, 평범한 학생으로 , 지구인으로 묻혀 살고 싶었던 (하지만, 절대 그럴 수 없는 )어린 소년의 갈등 구조를 보며 영웅이란게 내가 원치 않아도 받아들여야 하는 숙명이라면 정말 힘들고 괴로운 일이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영화 노잉의 마지막 장면이 생각나면서, 그 때 그 영화를 보며 전혀 예상치 못했던 결말에 깜짝 놀랐었는데, 이 소설이 영화로 만들어지면 제대로 소설의 내용을 살려낸다면 또 한편의 대작 sf 영화가 되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도 갖게 되었다.

 

끝나지 않은 영웅의 이야기.

전쟁은 시작되었으나 아직 끝나지 않았다. 남은 아이들. 그들의 만남과 앞으로 더 치열하게 치뤄질 전투가 승리로 이끌어지기만을 기다리며.. 다음 권을 기다리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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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사냥꾼을 위한 안내서 - 제2회 중앙 장편문학상 수상작
오수완 지음 / 뿔(웅진) / 201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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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사냥꾼이라는 닉네임을 쓰는 분을 알고 있어서, 이 책의 제목이 처음부터 그리 낯설지는 않았다. 단지, 그 책 사냥꾼의 진정한 역할이 무엇인지, 왜 책사냥꾼이라는 직업이 존재하게 되었는지에 대해서는 궁금해졌다. 그리고, 책에 붙은 놀라운 찬사.

 

우리가 꿈꾸는 불가능하고 환상적인 목록들로 가득한, 좌뇌와 우뇌를 함께 출렁이게 할 흥미진진한 판타지이다. 하루키의 위트, 보르헤스의 자유로운 상상력, 에코의 광대한 지식을 모두 갖춘 이 소설을 읽는 것은 우리가 꿈꾸는 책의 은하를 항해하는 일이 될 것이다.

 

하루키와 보르헤스와 에코의 만남이라니.. 게다가 문학상 수상작임에도 대중성까지 겸비한 흥미진진한 판타지라고 해서 쉽게 읽히는 그런 판타지 소설을 기대하고 읽기 시작했다. 하지만, 세 대가의 만남이라는 부분도 간과해서는 안되는 거였는데..

처음에는 정말 문학성과 대중성을 오가는 양, 혼란스러운 구도로 이야기가 진행된다.

 

한번에 읽었으면 좋으련만, 어쩌다보니 며칠에 걸려 나누어 읽게 되어서 더욱 그 얽히고 설킨 실타래가 어렵게 느껴졌다.
 

 


하지만, 이내 작가가 제시해주는 놀라운 책들, 세계의 책에 이르게 되는 비밀의 단서가 되는 각종 책들의 소개와 나열, 사실 그 안에 진실도 있고, 허구도 있을 것이기에 찰리가 하는 이야기, 그리고 반디가 하는 이야기 작가의 이야기 모든 것 중에 어느 것이 진실이고 허구인지 헷갈리기도 한다. 진실은 그랬다. 책 속에는 허구의 책도 있고, 실제 존재하는 그가 참고한 책들도 있을 것이다. 다만, 그 모든 책들이 다 처음 접하는 책들이라 생소하고 낯설게 느껴졌다.

 

그리고, 책탐이라 말할 수 있었던 나의 책 욕심은 작가의 그것에 비하면 엄청 미미한 것에 지나지 않음을 새삼 깨달았다. 책을 읽어보았노라 하는 사람이라면 이 정도의 책을 읽고, 새로운 구성으로 책을 파헤치고, 책의 일생을 짚어볼 그런 대작을 꿈꿔 볼 수 있어야 하는것이었다.

 

당신이 이 우주에서 가장 흥미진진한 이야기를 찾는다면 그 이야기는 <세계의 책 > 속에 있다. 36p

 

아, 세계의 책이란 무엇인가.

자기 소개를 할듯 말듯, 보여줄듯 말듯한 애매모호한 입장을 취하는 서두가 다소 혼란스럽기는 하나, 책을 읽어내리면서..또 스토리에 몰입하면서는 빠르게 이해되기 시작한다.

 

책사냥꾼 반디, 그리고 그의 직업에 대한 간략한 소개.

반디는 이 책의 주인공이자, 책사냥꾼의 중앙핵심이랄 수 있는 미도당으로부터 베니의 모험이라는 어느 책에 대한 거부할 수 없는 조건의 의뢰를 받게 된다. 그리고, 그가 책을 추적하면서, 책사냥꾼계에서 악명이 높은 검은별과 경쟁 구도를 형성하게 되고, 윤선생이라는 미도당의 중심인물의 음험한 속내에 대한 그의 불길한 직감이 서서히 맞아떨어짐을 암시하면서 이야기가 흘러간다.

 

-여기는 꼭 책들의 무덤 같군요. 사라진 책들의 무덤

-저는 그보다는 책들의 요람이라고 생각합니다. 앞으로 태어날 책들을 위한 자리. 114p

 

지금처럼 책을 자유로이 읽고, 교류할 수 없는 어느 미래의 한국.

그 속에서 책은 불태워지고, e 북으로 통일되려는 강압적인 정책이 추진된다.

어떻게 그런 일이 있을 수 있지? 싶지만, 과거 우리나라나 다른 나라의 역사상으로도 믿기 힘든 정책이나 법안이 통과된 예는 흔히 있어 왔다.

우리나라도 커피가 사치 식품으로 여겨져서인지 유통이 금지된 적이 있지 않았던가.

종이 값을 아끼겠다는 정책으로 페이퍼북을 마다하는 사회가 오지 말라는 법도 없었다.

 

그래서인지 책은 더욱 희귀해지고, 특히나 헌 책 중에서도 소장가치가 높은 책들에 대한 관심은 더욱 증폭되어 간다.

이 책 이전에도 이미 책사냥꾼에 대한 이야기가 언급이 되었는지 모르지만, 책 속에서는 책사냥꾼이 마치 스파이, 첩보 요원처럼 실제 존재하는 직업으로 설명이 된다. 그리고 반디라는 인물은 책사냥꾼 중에서도 꽤나 능력이 있는 전설적인 인물이었고..

 

반디를 통해 보는, 그리고 그의 대학 친구들 소리, 제롬, 고박사 등의 어울림이 예사롭지 않게 흘러감을 보여주면서 인간과 책의 관계, 그리고 책이 시사하는 가치 등에 대해 새롭게 생각하게 하는 자리를 마련해준다. 지금은 그저 읽고 읽히는 존재에 지나지 않으나 먼 훗날 정말 책이 하나의 자원이 되고, 어쩌면 파괴되어야 할 가치가 될지 모르는 그런 세상을 생각하게 하면서 말이다.

 

책에 대한 깊은 애정과 통찰. 작가의 그  모든 것들이 이 책을 만들어내었다.

 

사람이 사람을 만나고, 책이 책을 만나고, 사람이 책을 통해 만나고, 책이 사람을 통해 만나고, 책이 사람을, 사람이 책을 만나고 있었다. 그런 만남에서 새로운 삶이 시작되고 있었다. 345p

 

내가 예상했던, 그런 결말은 아니었지만, 책을 즐기고 누릴 수 있는 행복과 자유가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는 새삼 느끼게 해주는 그런 소설이었다. 누군가의 제약이나 간섭없이 읽고 싶은 종이책을 마음껏 읽을 수 있는 지금의 자유. 당연한 그것이 없어질 그 순간을 예상조차 하기 힘들었는데, 책 속에서 마치 스파이처럼 활약하는 반디를 보며 지금의 이 순간이 더욱 소중하게 느껴지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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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의 이유 - 지구를 탐하고 뜨거운 사람들에 중독된 150일간의 중남미 여행
조은희 지음 / 에코포인트 / 201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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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보지 않은 곳이 TV에 나오면 당장이라도 그 곳에 달려갈 것같은 역동적인 표정이 된다는 작가 조은희. 서른 다섯 살인 그녀는 지금도 "넌 커서 뭐가 될래?"라는 말을 자주 듣고 산다고 한다.

 

150일간 중남미를 여행하고 돌아온 조은희 님의 이야기, 여행의 이유.

하늘과 땅이 구분되지 않는 너무나 멋진 곳에 서 있는 표지를 보고 한눈에 사로잡히게 되었고 여행을 좋아하는 지라 어떤 내용일까 궁금한 마음에 펼쳐드니, 이건 좀처럼 책을 덮기가 어려워 유모차를 끌고 가는 길가에서도 짬짬이 읽고, 책을 덮으면 그 다음 내용이 궁금할 정도로 재미나게 쓰여진 읽을 거리가 풍성한 그런 책이었다.

 

 여행을 좋아하는 나지만, 중남미를 일생에 한번이라도 가게 될 거란 예상은 하기가 힘들 정도로 그저 보수적인 삶을 살고 있는 나이기도 하였다. 그래서, 세계 곳곳을 내집처럼 누비며, 그것도 홀로 배낭 하나 메고 자유로운 영혼으로 돌아다니는 그녀의 모습을 보는 것은 낯설기만 할 줄 알았는데 무척 재미나고 유쾌한 경험이었다.

 

비행기표가 너무 비싸 중남미여해을 사람들이 결정하기 힘들다면? 하고 그녀는 답을 내어준다.

유럽에 비해 항공권은 비싸지만, 하루에 드는 숙식 비용이 저렴해, 한달의 여정으로 계산해보면, 유럽과 남미 여행이 같은 비용이 나온다는 것.

그 이야기를 동생에게 해주자, 아, 정말 그렇겠네 하면서 무릎을 친다. 시간과 여유가 닿는다면, 중남미 여행이 그렇게 무리될 것도 없겠다는 생각마저 드니, 그녀에게 아주 단단히 세뇌가 되어가는 듯 하다.

 

너무 진지하게 살아온 나였기에 그녀의 뭐 이런건 어때? 식의 화통한 해결방식이 속 시원히 와닿았는지 모른다.

우리나라 항공사에서도 낯설어하고, 미국 직원조차도 "아니, 그 더럽고 위험한 나라는 왜가요?" 어리둥절해하는 그런 나라-콰테말라로 흔쾌히 떠나는 동양의 작은 여성, 중남미에서 영어보다 통용된다는 스페인어를 배우기 위해 (영어도 아닌 또다른 외국어를 여행 중에 배운다는 그 새로움이라니) 과테말라부터 첫 여행의 시작을 잡았다는 것도 놀라웠다. 그리고, 그녀. 또 에콰도르에서는 영어를 배우기 위해 아파트를 한달 세내어 과감히 눌러앉기도 한다. 

 



 

별거 아닌 것 같지만, 나는 그동안 여행을 다니면서 한번도 그래 본적이 없다.

늘 내가 짜놓은 루트대로, 크게 벗어나지 않고 그 길을 따라만 가고 있었던 것이다.

보고타로 다시 돌아오는 버스 안에서 나는 다이어리에 이렇게 써놓았다.

'여행이란게 그냥 하고 싶었던 것을 길에서 하면 되는 거였네.....' 89P

 


 

여자 혼자 하는 여행에 대한 여러 에세이를 읽어봤지만, 생각이 낙천적이신건지 운이 더 좋았던 건지 이 책에는 힘들었던 기억보다는 즐겁고 유쾌한 기억이 더 가득하다. 아직도 독재정권으로 자국민들의 해외여행이 법으로 금지되어 있는 쿠바 같은 딱딱한 나라서부터 치안이 걱정되는 여러 중남미 나라를 둘러보고 왔음에도 그녀는 한없이 유쾌하고, 길 위에서 따뜻한 사람, 정열적인 사람들을 만나 행복했노라 기술하고 있으니 말이다.

 

마치 여행을 다니면, 이런게 위험할거야. 하고 잔뜩 움츠려 있는 내게, 괜찮아~ 내가 조금 조심만 하면~ 하면서 어깨를 툭툭 쳐줄 것 같은 그런 말투.

 



 

두 눈을 꼭 감고 있다가 떠 보니 '짠' 하고 나타난 것만 같은 이곳!

정말 비현실적이다.

 문득 쿠바 산타클라라에서 예쁜 곳으로 데려가 주겠다고.

그리고 거의 다 왔으니 우선 눈을 감아 보라고 했던 아주머니가 떠오른다.

 생각해보면 남미 전체, 이번 여행 자체가 나에게 그 아주머니, 이 오아시스 같다.

 아무것도 모르고 왔는데 계속 놀라운 것을 보여주고 있으니 말이다. 157P

 


 

여자 혼자 여행하다보니 늦은 밤에는 되도록 돌아다니지도 못하고, 아무래도 더 조심을 하게 되는데, 여행지에서 만나 사귄 건장한 남자 친구 둘과 함께 동행하며 밤의 축제도 즐기고, 또 그 중 한 친구의 지대한 관심을 받으며, 로맨스로 발전할 단계를 커트하는 아쉬움을 겪기도 한다. 한국에 두고 온 남자친구가 있다고 말을 해서라며.. 여행을 하는 설렘으로 여행자끼리 쉽게 마음도 트고, 우정도 교류할 수 있어 좋은 것 같기도 하지만, 내가 그러질 못하니 (쉽게 우정을 발전시키지 못하는 쑥맥인지라) 그저 그녀의 이런 행복한 여정길이 부럽기만 할 뿐이었다.

 

컬러학습대백과나 티브이 다큐멘터리에서나 본 듯한 마추픽추에서, 그녀는 어느 배낭족을 만나 놀라운 이야기를 전해듣기도 한다.

난 계속 여행해. 1년에 6주만 빼고. 179P

딱 6주만 영국의 시장에서 이하고 나머지는 남미, 아프리카, 아시아에 있는 물가 싼 나라들을 여행한다는 이야기였다.

저자 뿐 아니라 나까지 놀라서 입이 딱 벌어질 그런 이야기. 세상엔 정말 다양한 사람들이 다양한 방식으로 살아간단 그녀의 생각에 나도 크게 공감되었다.

 

여행지에서 처음 만난 이를 자신의 집으로 초대해 10일간도 머무르게 해주고 또 다른 도시 여행지였던 부에노스 아이레스의 삭막한 인정에 상처받았을무렵, 우루과이에서 온 여행자였던 친구가 선뜻 자신의 나라로 초대를 해서, 역시 3일을 편안히 친구 집에서 먹고 놀기만 하기도 한다. 그녀의 인복은 스스로도 이번 여행은 복터졌다! 할 정도로 부러움의 연속이었다. 떠나고, 사람을 믿고, 사귀지 않았으면 얻지 못했을 것들이기에..

 

여행을 떠나도 마음의 경계를 쉽게 풀지못하는 나로써는 평생 꿈꿀 수 없는 희망일 수도 있겠다.

 



 

한국에서 오랜만에 우연히 만난 그 동생과 맥주 한병씩을 놓고 이 일에 대해 한참을 수다 떨고 이야기를 나누었다.

그 애는 여행 이야기를 너무 많이 들어서 떠나고 싶어 미칠 지경이라고 중얼댔고, 나는 길에서 마주쳤던 우연들이 떠올라 다시 길 위에 서고 싶었다.

 

그랬다.

 

떠나고 싶은 이유는 역시........'사람'

230p

 


 

행복한 그녀의 이야기를 듣다보니, 어느덧 아쉬운 막바지에 이르른다. 그리고 잘 먹고 잘 웃고 유쾌한 그녀의 남자친구는 어떤 사람일지 궁금해진다.

어쩌면 독자들의 마음 속에 쏙 들어와있는건지..

짧은 휴가 기간 동안 그녀를 만나기 위해 삼만리가 걸리는 여정을 감수하고 온 남친. 30시간이 걸렸다 했던가?

행복한 그녀의 여정 끝에는 남친의 프로포즈까지 로맨틱하게 곁들여 있었다.

 

그렇게 장장 150일간의 중남미일주를 마무리하고, 한국으로 돌아가기 위해 뉴욕을 경유하게 되었는데..

여기서도 덜컥 그녀는 아파트를 얻어 반년을 그냥 그대로 머물다 돌아오게 된다.

아, 예정에 없던 일정이란 그녀 삶에도 없던 여행 방식이었으나 여행자들을 통해 배운 그 여행을 그대로 누리고 오게 된 것이다.

앞으로도 내게 그런 시간이란게 올까?

주부라는, 아기 엄마라는 타이틀을 달고 있는 내게는 아마 불가능한 일이 아닐까 싶다.

그래도 그녀를 통해, 행복한 여행을 다녀왔음을..

다행히 그녀가 소매치기 한번 겪지 않고, 좋은 친구들과 행복한 시간을 보내고 온 것이 그래서 이렇게 즐거운 에세이를 읽게 해준것이 정말 고마운 일임을 다시 한번 깨닫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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