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 엠 넘버 포 1 - 로리언에서 온 그와의 운명적 만남 로리언레거시 시리즈 1
피타커스 로어 지음, 이수영 옮김 / 세계사 / 2011년 1월
평점 :
품절


 

 



 

교실에 들어서자 모두의 시선이 나를 향한 다음 장갑으로 옮겨간다. 숨기려 해봤자 소용 없다.

 

나는 다른 행성에서 왔다.

엄청난 힘을 가졌다.

 그리고 이제 곧 지구인으로서는 상상도 못할 능력을 가지게 된다.

그런데도 바보같이 보인다. 62p

 


 

 

외계에서 왔으나 지구인과 똑같이 생긴 로리언 소년. 사춘기 지구인 소년처럼 똑같이 생각하고, 똑같은 감정을 지니고 있는 소년이다. 능력을 감추고 오히려 재능을 감추느라 바보처럼 보이는 상황에 직면해 난감해지기도 하는 소년의 딜레마가 드러난 소설. 

 

버스를 기다리고 타고 내리는 지루한 시간들. 그 시간에 나는 처음으로 이 책 아이엠 넘버포를 펼쳐들었다. 그리고 곧 놀랍고 신비한 외계의 이야기 속으로 빠져들었다. 가슴이 두근거려 달리는 버스 안에서 잠시 책을 내려놓고 진정한 후 다시 읽을 정도로 재미있는 책이었다.

 

책을 읽기 전 미리 신간 정보를 접하거나, 리뷰를 찾아보고 선택하는 편이기에 이 책이 외계인에 대한 이야기라는 생각은 했었기에 기대감이 듬과 동시에 혹시나 유치하진 않을까 하는 걱정도 들었다. 뭐 읽는 사람에 따라 그렇게 받아들일 수도 있겠지만, 적어도 내게는 무척 흥미롭고 재미나게 진행되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사건의 흐름이 진부하지 않고 꽤 속도감 있게 흘러간다.

 

이 책을 쓴 사람이 누구일까? 저자는 피타커스 로어. 그는 지구인이 아닌 로리언 최고의 원로로 등록되어 있다. 어디에 사는지, 자신을 드러내지 않고 소설에 신비함을 부여하기 위해 작가 스스로 소설 속으로 빠져들어갔다.

 

아이엠 넘버 포.

다소 식상해보였던 이름인 넘버 포. 그러나 그 의미를 알게 되면 가슴이 아파온다.

 

처음에 아홉 아이가 우주선을 타고 머나먼 행성 로리언으로부터 지구에 왔다.

모가도어인들이 로리언 행성을 전멸시키고, 마지막 희망인 아홉 아이들마저 죽이러 따라 왔다.

그들은 모가도어인들의 추격을 받고, 뿔뿔이 흩어져 도망다녀야 하는 신세.

하지만 그들이 자라 능력, 레거시를 수행하게 되면 어쩌면 그들은 로리언을 재건해내고, 모가도어인들의 지구 침략으로부터 지구까지도 구할 수 있는 유일한 슈퍼 영웅들이다. 그때가 될때까지 어린 아이들이 숨어 지내며 목숨을 연명해야했던 것.

 

로리언의 마법으로 모든 아이들을 아무렇게나 죽일 수는 없었다. 부여된 넘버에 따라 순차적으로 죽이는게 가능했다.

그들이 모이면 이 마법은 깨지게 되고 순서에 상관없이 아무 아이나 죽일 수 있게 된다.

아이 하나가 사라질때마다 다음 아이에게 표식이 나타나 자신의 차례를 알아채게 만들었다.

그리고, 세 아이가 죽었고, 그 다음 차례를 바로 넘버 포. 소설의 주인공이다.

 

너무 어릴적에 지구에 와서, 로리언에 대한 어렴풋한 기억밖에 남지 않은 넘버 포는 자신을 지켜주고 가르쳐주는 세판 헨리와 함께 한다.

로리언의 주민은 두 계급으로 나뉘는데 500명 중에 한명 꼴로 가드가 태어나고 레거시를 갖지 못하는 남은 주민이 바로 세판이다. 그리고 그 세판들이 하나씩 가드를 맡아 평생을 가르치는 역할을 담당하게 된다.

 

대도시 생활에 익숙한 모가도어인들을 피해 전세계 깊숙이 여기저기 뿔뿔이 흩어져 살고 있던 아이들.

그 중 넘버포와 헨리는 잠시라도 수상쩍은 일이 발생하면 또다시 다른 곳으로 이사를 가야해서, 언제나 다른 이름 다른 출생을 조작해 다녀야 하는 정착할 수 없는 슬픈 숙명을 갖고 살아왔다. 그리고 도착한 오하이오의 파라다이스라는 마을.

 

초능력과 같은 운동신경을 숨기고, 뛰어난 힘도 숨긴채 평범하게 살아야 했던 넘버 포는 바로 다음이 자신의 차례 임을 깨닫고 더욱 신중히 조심해야 할 처지인데, 처음으로 이 마을에서 너무나 예쁜 여학생 세라를 만나 마음을 빼앗겼다. 그리고 우주의 비밀에 관심이 많은 친구 샘과 깊은 우정을 나누게 된다. 또 걱정해 마지 않았던 레거시가 조금씩 발현되기 시작해, 그들의 암담했던 탈출 여정에 작은 빛이 보이기 시작했다.

 

서서히 숨통을 조여오는 모가도어인들의 추격과 괴수의 움직임.

그 안에서 어린 가드와 초능력이 없는 세판이 어떻게 맞서 싸울수 있을까.

두 손에 땀을 쥐게 하는 그들의 행보와 전쟁까지.. 책을 읽는 내내, 아 정말 영화로 제작되어도 멋질 내용이겠구나 싶었다.

 

하늘에서 뚝 떨어진 슈퍼 영웅임에는 분명한데, 평범한 학생으로 , 지구인으로 묻혀 살고 싶었던 (하지만, 절대 그럴 수 없는 )어린 소년의 갈등 구조를 보며 영웅이란게 내가 원치 않아도 받아들여야 하는 숙명이라면 정말 힘들고 괴로운 일이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영화 노잉의 마지막 장면이 생각나면서, 그 때 그 영화를 보며 전혀 예상치 못했던 결말에 깜짝 놀랐었는데, 이 소설이 영화로 만들어지면 제대로 소설의 내용을 살려낸다면 또 한편의 대작 sf 영화가 되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도 갖게 되었다.

 

끝나지 않은 영웅의 이야기.

전쟁은 시작되었으나 아직 끝나지 않았다. 남은 아이들. 그들의 만남과 앞으로 더 치열하게 치뤄질 전투가 승리로 이끌어지기만을 기다리며.. 다음 권을 기다리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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