퀀텀 패밀리즈
아즈마 히로키 지음, 이영미 옮김 / 자음과모음(이룸) / 201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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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자식이 없는 한 남자에게 미래의 딸이 보낸 메일이 도착하고, 딸을 보기 위해 미국으로 떠난 이후에 전혀 새로운 삶을 살고 있는 또다른 자기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이 책의 중심이자 내 눈길을 확 이끌어버린 띠지의 문구였다. 쌍둥이가 아닌 또 다른 나에 대한 갈망, 게다가 지금 이 세계가 아닌 엇갈린 또 다른 평행 세계가 있다는 , 그래서 마치 시간 여행을 하듯 새로운 세계의 나나 가족과 조우하게 되는 놀라운 이야기. 이 책의 흥미로운 주제는 나를 책앞으로 바짝 끌어당겼고, 책을 읽기 전부터 나는 무라카미 하루키의 하드보일드 원더랜드를 떠올렸다. 처음 그 책을 읽을 당시에, 세상에 없을 또 다른 세상이 존재한다는 그 이야기가 무척이나 충격적이었고, 어려서부터 내가 막연하게 생각해온 공상과 어딘가 닮아있어 더욱 매료되었던 책이었다. 이 책은 무라카미 하루키의 그 책과 더불어 꽤나 많은 무라카미 하루키의 이름이 언급이 된다. 남주인공인 유키토가 이름붙인 35세이론부터 시작해서 말이다.

 

35세라.. 무라카미 하루키의 나이도, 그리고 소설 속 남자주인공의 나이도 모두 35세였다. 그때에 그 일이 시작되었다. 미래의 딸로부터의 편지. 있지도 않은 딸. 게다가 그녀의 나이는 29세였다. 자신의 정신분열 증세라 믿으면서도 너무나 놀라운 미래의 이야기들. 그리고 딸조차 몰랐던 또 다른 아들의 등장까지..양자 가족 (퀀텀 패밀리즈)의 이야기는 꼬리에 꼬리를 물고 우리를 미궁 속으로 빠트린다.

 

사실 좀 환상적인 이야기를 기대했던 터라, 초반부의 다소 난해한 과학 용어들의 총체적인 집합은 책으로의 몰입을 잠시 떨어뜨리기도 했다. 소설가인 주인공에 비해 아들과 딸은 과학자로, 게다가 무척이나 뛰어난 머리를 지니고, 놀라운 , 게다가 과감하기까지 한 평행세계의 아버지와의 교신을 시도할 정도의 무모함과 용기를 갖고 있었다. 그래서인지 초반부의 그 거침없는 설명들은 평범하게 살아 온 어느 주부 (바로 나)의 머릿속을 마구 헝클어 뜨린다.

 

슈뢰딩거의 방정식을 어떤 형태로 해석하면, 실제는 모두 확률적인 가상이며

이 세계 옆에는 저 세계가, 그리고 그 옆에는 또 다른 세계가 있다는 다세계구조야말로 우주의 본질이라는 결론에 다다릅니다.

54p

 

five star stories 라는 만화에서, 차근차근한 시간의 개념이 아닌, 과거와 미래가 마구 혼재되어있고, 주인공 역시 남자에서 여자로 혹은 중성인지 모르는 모습으로 변하기도 하는 등 놀라움이 마구 뿜어져 나오던 스토리에 사실 머리가 많이 아프기도 했지만, 그 특유의 기법에 읽으면 읽을수록 놓쳤던 부분을 새로 찾는 재미에 빠져들었던 기억이 있었다. 이 책 역시 읽을수록 놀라운 이야기가 전해지고, 그만큼 복잡해지는 구성에 나중에는 머리가 아플 지경이 되었다. 사실 이 책 하나만 붙잡고 있어도 그래, 이렇게된건가? 그래, 여기서 이렇게 꼬였고 말이야. 이러면서 나름 체계를 세웠을텐데.. 아기 재우다, 중간에 밥하다 이런 저런 이유로 중간에 맥이 끊기니, 복잡한 머릿속이 체계적으로 정리되기에 다소 어려움을 겪었다.

 

자기가 아닌 자기의 인생이 머릿속으로 들어온다. 기억이 혼란해서 내가 누구인지 어디에 사는지도 모른다. 302p

검색성 정체장애. 유리카의 뇌에는 이제 200개 이상의 서로 다른 삶들이 중첩되어 있었다. 306p

 

소설가이자 아내와의 권태기로 힘든 날을 보내고 있는 아시후네 유키토. 그의 아내 유리카, 그리고 둘 사이의 딸 후코와 아들 리키

그들 양자 가족은 놀랍게도 평행세계 어디에서든 부부관계를 유지했고, 또 어떤 식으로든 서로 연결이 되어 돌아가는 벗어날수 없는 드라마 같은 구조를 갖고 있었다. 티브이 드라마를 보면 한정된 탤런트와 환경 안에서 스토리를 꾸려가다보니, 서로가 얽히고 설켜서 모두가 관련있는 묘한 구조를 띠고 있다. 보면서 어쩔수없는 미디어의 한계지 하고 웃었었는데, 이 소설에서의 양자 가족들은 마치 전생의 연결고리인양, 한 세계에서 맺고 끊어지는 가족이 아닌 언제 어느 때고 서로가 가족으로 이어져있는 놀라운 모습을 보여주었다.

 

게다가 중간 중간 끼어들어 나를 혼란케 했던 또다른 이름 시오코라는 존재. 왜 자꾸 후코를 시오코라 부르는지 자꾸만 헷갈리고 그랬는데 중간 부분에서 명확해지는 시오코의 등장을 알게 된다. 그리고 놀라운 결말로 우리를 이끌어준다.

 

또다른 나, 또다른 내 가족에 대한 판타지. 하지만 이 책은 아이들의 꿈과 희망을 그린 동화가 아니기에 아름다운 상상에 그치지 않고, 만나서 안될 사람들의 연결과 개입이 어떤 혼란과 혼선을 초래하는지만을 명백히 보여주는 성인들의 복잡 다단한 심정을 대변해주는 소설이었다. 4월에 읽을 책 중 가장 흥미로운 주제를 갖고 있는 소설이었고, 이 책을 다 읽은 지금 흥미 위주의 다른 소설처럼 정말 신나게 흥분되었다라고 말하기는 어려워도 충분히 읽을 가치가 있는 뛰어난 책이라고는 말하고 싶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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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두 달 살림법 - 담양댁의
박지현 지음 / 수작걸다 / 201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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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생활의 멋스러움을 제대로 표현한 분으로 담양댁님을 꼽고 싶다. 책 소개글을 읽을적부터 무척이나 끌리는 책이었는데, 읽으면서도 그녀의 맛깔나는 살림솜씨, 요리 솜씨, 글 솜씨들에 흠뻑 빠져들게 되었다. 4계절을 두루두루 나는 여러 방법. 레시피 한가지에 치중하는 것이 아닌 시골 생활의 해당 월마다의 일과가 꼼꼼하게 적혀 있다. 봄이 오는지 여름이 오는지 대강대강 살고 있는 게으른 도시 주부인 내 삶과는 전혀 다른.. 마치 테트리스 터뜨리듯 연달아 청소를 하고, 집안일 힘들게 한다 여기지 않고 되도록 재미나게 느끼려 했던 그녀 담양댁의 이야기.
 

읽다보면 정말 빠져든다는 것이 무언지를 실감나게 해 준다.

알레르기 천식 등이 있어서 화장도 제대로 하기 힘들고 또 아토피가 있는 딸 덕분에라도 깨끗한 공기 마시고 좋은 먹거리를 먹을 수 있는 시골 생활을 추구하게 되었단다. 살면서 아이들이 느끼는 다양한 경험과 시골 삶의 묘미는 덤인 것처럼 참 맛깔나게 글을 쓰는 그녀의 본 직업은 바로 글 쓰는 직업. 작가다. 다큐멘터리 작가로도 꽤 오래 활동한 그녀는 글은 몰래 써도 밥상은 당당히 내놓는다 할 정도로 시골 살이를 하면서 살림에 더 관심이 많아지고, 가족들 앞에 더욱 사랑받는 주부가 되었다.

 

신혼때 한창 요리하는 재미에 푹 빠져서 각종 요리책을 섭렵하면서 밥상에 한가지라도 맛있는 메뉴를 올리려 했던 내가 입덧을 시작하면서 요리와 점점 멀어지더니 갈수록 게으름을 피우는 본성이 나타나기 시작한 것과는 사뭇 대조적이었다. 가족을 위한 건강 밥상. 나 또한 추구하는 바이지만, 나도 모르게 자꾸 책을 더 읽고 싶어하고, 살림을 소홀히하는 바람에 신랑 눈총도 여러번 받고, 아기가 내 책을 밀어버리는 일까지 생기지 않았던가. 작가의 가정을 생각하는 마음에 사실 내 자신이 너무나 부끄러워졌다. 그러면서도 닮고 싶었던 그녀의 바지런함과 깔끔한 솜씨들..

 

매 월령별로 계절에 맞는 살림살이 노하우들이 돋보인다. 깨끗이 집을 청소하고, 그릇을 끓는 물에 끓여 말리고 하는 등의 부차적인업무 추가 외에도 그녀는 무척이나 창의적인 요리 솜씨를 발휘하여 또 한번 나를 놀라게 했다. 갑자기 손님들이 왔는데, 냉장고는 텅 비고, 자질구레하게 남은 국물만 몇가지가 있더랜다. 그 세가지 국물로 죽을 만들고, 각각의 죽에 멋스럽게 나물을 얹어내니, 손님들이 너무나 좋아하더랜다. 냉동실이 꽉꽉 차 있어도 오늘 뭐해 먹을지 몰라 난감해하는 나와 너무도 다른 그녀의 요리 방식이었다. 들에서 잡초를 뜯어보고 직접 먹어 본후에, 아, 이걸로 샐러드를 만들면 좋겠다. 아이와 함께 먹어봐야겠다 하는 새로운 창작 요리를 선보이는 그녀의 요리는 요리책 범주를 벗어난것이었다.

 

시골 생활이라고 해서 마냥 부러워하기에만 끝이 나지 않는다. 도시에서 따라잡기라는 팁으로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이 소개되어 시골의 정취와 풍류를 즐기고 싶은 사람들의 소박한 소망을 채워줄 틈을 마련해주고 있다. 가끔 티브이에서 나오는 시골 생활 이야기들을 접하고는 했지만 (인간극장 등의 다큐 방송) 그녀의 이야기는 한층 더 재미나 보이고 부러워보이는 삶이었다.

 

옆집에서 얻어다 마신 포도주가 제대로 맛있어서, 직접 하우스와인을 담기도 하고, 친정에서 얻어먹는 것 외에 직접 담글줄 몰랐던 된장도 그녀는 직접 담가 1년치 먹거리를 준비한다. 아이가 그린 그림으로 아이방 커튼을 직접 만들어주는 것은 (마치 잡지 책 인테리어에 나오는 것보다 더 감각적이고 예뻤다.) 아이의 기까지 세워주는 인테리어였고, 화장실에 열권정도 꽂혀있는 책방은 엄마아빠 뿐 아니라 아이들 스스로도 원하는 책을 가져다 꽂아둔 자발적 책방이었다.

 

그녀의 책 속에는 요리, 인테리어, 리빙, 육아 모든 것들이 담겨 있다더니 아이엄마라 그런지 육아에 대한 팁들도 새록새록 눈에 들어왔다.

 



 

Tip 책좋아하는 아이로 키우는 길

 

 1. 책읽으라는 말을 하지 않는다.

 

2. 책이 많은 환경을 만들어준다.

 

3. 아이의 관심사에 맞는 책을 사준다.

 

4. 아이 책을 함께 읽는다. 

 


 

 

 

팍팍한 도시 생활에 싱그러움을 전해주는 그녀의 시골 참살이.

건강한 기운이 그대로 전해지는 그녀의 살림 노하우를 전해듣고 있노라니 받고만 있어 참 미안하단 기분이 들 정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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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건 안 되겠어요 - 올바른 의사표현을 도와주는 책 차일드 커뮤니케이션 Child Communication
이상희 글, 노인경 그림 / 상상스쿨 / 201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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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을때마다 망설여지는 것이 성폭력, 유괴 예방에 대한 책들이었다. 특히나 아이에게 보여 줄 그림책으로 어쩐지 너무 무서운 사회 세태를 반영하는 그림책들이 마음을 불편하게 했던게 사실이다. 하지만, 언제 어느때고 무슨일이 일어날지 모르는 요즘이기에, 내 귀를 틀어막고 산다고 해서 만사가 형통되는 것은 아니므로, 예방, 또 조심만이 최선인지라, 어린 아이에게도 일찍부터 교육을 시켜야겠다는 마음으로 되돌아서게 되었다.




그렇게 만나게 된 그림책이 바로 "그건 안되겠어요" 다.

직접 지구의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하기에는 아이들에게 너무 공포감을 줄 수 있기에 초록별 지구가 아닌 보라별 친구들에게 일어나는 이야기로 우회적으로 돌려들려주고 있는게 특징적이다. 엄마 아빠짬짬이들이 일하러 가고, 아이 짬콩이들은 어린이집이나 유치원에 가는 것도 우리나라와 흡사하고, 어린 짬콩이들을 유괴해가는 나쁜 쫌쫌이들도 등장을 한다.




책을 읽으며 우선 놀랐던 점이 무서운 이야기라고 돌려가면서 이야기하는게 아니라 실제로 우리도 생각지 못했던 아주 구체적인 방법들이 소개가 되어, 주의점을 환기시켜준다는 것이다. 얼마전 tv에서 방영되기도 했던 내용을 어른들 책으로 만나보고 깜짝 놀랐던 내용이 많았는데, 아이 유괴에 대해 놀라운 그 이야기들이 아주 구체적으로 이 그림책에 잘 소개가 되어 있어서 엄마로써도 무척 놀라면서도 아이들에게는 반드시 중요한 이야기가 되겠다 싶었다.


내가 어릴적에는 이렇게 무서운 일들이 많지 않았지만 나조차도 어려서 이런 일을 겪었다면 "착한 아이들은 어려운 일을 당한 사람을 도와야해요.어른을 공경해야해요."등의 착한 아이 되기 주입식 교육에 젖어서 하마터면 나쁜 사람들에게 끌려갈 수도 있는 상황이었겠다 싶으니 너무나 아찔하였다. 애완동물들을 사랑하고 노인들에게 친절한 우리 아이들이 자라서 어떤 일을 겪을지..아니 지금 당장도 어리다고 방심할 새가 없다. 얼마전엔가 마트에서 어떤 엄마가 잠깐 정신없는 틈을 타서 자기 아이를 누군가가 안고 나가는 바람에 너무 놀라 마트 방송을 하니 그 아저씨가 놀라서 아기를 안고 가다 두고 도망갔다는 이야기까지 듣지 않았던가. 너무 무서운 세상이다.



쫌쫌이들이 아이들을 데려다가 얼마나 고생을 시키는지 책에서는 당나귀를 만들어버린다고 나와 있다. 안 그래도 겁이 많은 우리 아들이 보면 (요즘 특히나 겁이 더 심해진 터라 ) 더 무서워하겠지만 그래도 사람들 조심시켜야 하기에 어쩔 수 없이 보여주게 된다. 얼마전부터 나도 모르게 입버릇부터 강조한 것이 "엄마, 아빠 가족들이 아닌 다른 사람이 아무리 예쁘다고 해도 따라가면 안돼요."를 알려주었더니 아저씨만 보면 " 아저씨 따라가면 안돼요. "를 외쳐서 엄마를 민망케 하기도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기에게 잘 훈육시켰다 생각했는데 식당에 갔다가..식당 점원 아주머니께서 아기 예쁘다고 하시며 안아주려 하시길래 "낯을 많이 가려요 "하고 아기가 따라가지 않을 줄 알았더니 아주머니께서 "강아지 보러 가자" 하고 살살 꼬이시니 선뜻 손을 내밀어 안기는 아기를 보며 너무나 깜짝 놀랐다. 그 다음부터는 이책에 나온대로 강아지, 귀여운 동물을 보여준다해도 따라가면 안된다는 말까지 덧붙여야했다. 아직은 그 정도까지는 아니겠지 라고 생각해도 방심은 금물이다.


한시도 눈에서 떼고 싶지 않다 해도 유치원에 다니면서도 조심해야하고, 가장 중요한 것은 아이 스스로가 자신을 지킬줄 아는 것이다.

그건 안되겠어요 라고 말할 줄 아는것.

절대 보통 어른은 아이에게 도움을 청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부모들도 아이에게 다시한번 주지시켜야한다.

이 책은 그런 의미에서 모든 아이들에게 꼭 읽혔으면 하는 바램이 드는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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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세계 일주로 경제를 배웠다
코너 우드먼 지음, 홍선영 옮김 / 갤리온 / 201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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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에서 배운 지식으로 억대 연봉 수입을 올리던 애널리스트가 그 좋은 직장을 박차고 나와 다섯달 동안 세계를 돌며 직접 물건을 사고 팔아 체험한 생생한 이야기.
딱딱한 경제서적은 선뜻 손이 가지 않지만, 여행이야기를 즐기고, 특히나 흥미로운 소재로 (표지의 잘 생긴 주인공 얼굴이 한 몫 더한다. 외모 지상주의자가 아닌데도 자꾸 눈길이 가는 얼굴이다.) 눈길을 끄는 이 책은 한번쯤 읽어봄직한 가치가 있어보였다. 그렇게 읽기 시작하였는데, 아기 밥먹이는 짬짬까지도 식탁에 두고 읽을 정도로 빠져들게 되었다.


마음이 약해서 스스로 연봉 협상 할적에도 무척 난감했었고, 혼수 준비를 하거나 신랑 사업 문제로 물건을 사러다닐적에도 물건 값 깎는것이 여간 곤혹스러운 것이 아니었다. 작가의 말대로라면 일의 주도권을 쥐고 있는 것은 고객이라는데, 나같은 고객은 주로 판매자에게 휘둘리기 쉽상이다. 그렇게 물건을 구입하면 참으로 찜찜하고 속상한 적이 한 두번이 아니었다. 남들은 싸게 잘 산다던데 하면서 말이다. 작가는 스스로 구매자도 되었다가 판매자도 되었다가 한다. 아일랜드 출생의 그가 선진국들보다 되도록 개발 도상국을 돌면서 발전 가능성이 무한한 나라 중심으로 (일본도 끼어 있기는 했지만 예외적이었고 대부분은) 세계 일주 코스를 잡은 다음, 평범한 사람은 생각도 못한 기상 천외한 (하지만 각 나라에서는 꼭 필요한) 물건들을 사고 팔기 시작한다.

 

집까지 팔아서 손에 쥔 전재산 5000만원을 들고 여행을 떠나 돌아올적에는 1억원을 손에 들고 돌아오겠다는 꿈으로 출발하였다. 약간의 계획은 세웠지만, 그 이상의 계획은 아예 전무후무했고, 여행을 하면서 생긴 아이디어를 통해 새로운 사업을 구상하기 일쑤였다. 아, 나라면 이렇게 전재산을 걸고 휙 떠날 수 있을까? 절대 아니오다. 절대적으로 무사 안일주의를 택하는 나로써는 그의 이런 괴짜같은 행동이 참으로 놀랍게만 느껴졌는데, 그래서 더욱 재미나게 읽었는지도 모르겠다. 내가 갖고 있지 않은 용기와 패기를 갖고 있는 그가 부러운 마음에 그의 좌충우돌, 사업 성공기를 따라 같이 한숨도 내쉬었다가, 기뻐했다가 책을 한권 읽는 내내 즐거운 세계 여행을 하게 되었다. 물론 평범하고 안전한 세계여행을 꿈꾸는 지라 고생스러운 그의 여행은 책 속 상상에서만도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여행에 앞서 테스트 여행까지 거친 그. 그의 테스트 사업은 모로코의 카펫 판매로부터 시작된다. 말이 통하지 않아도 통역을 대동하고서 사업을 밀어부치는 그의 추진력이 참 대단하게 느껴졌다. 사실 가장 존경스러웠던 점은 선정하기 어려운 사업 아이템을 짧은 기간내에 파악해서 결정하고, 도움을 얻을 친구들을 물색해 좋은 정보를 빨리 얻어냈다는 점이다. 친구의 인맥을 이토록이나 적절히 사용할 수 있을까 싶게 그는 참 도움을 많이 얻었다. 인터넷 등에서는 누구나 얻을 수 있는 정보가 흔하지만, 인맥을 통한 고급 정보는 정말 피가 되고 살이 될 좋은 정보가 무궁무진하다.

 

평범하게, 아니 남보다 풍족하게 살 수 있는 그가 버라이어티 1박 2일보다 심해보이는 고생을 해가면서(가끔 1박 2일을 보면 나는 즐거우나, 고액 연봉의 저 출연진들은 참 힘들겠다는 생각이 들곤 했다. 그래도 인기와 연봉 덕에 그들은 힘을 내는 것이겠지만..) 여러 나라를 도는 것을 보면 아, 눈으로 보는 것만도 충분하다는 생각이 자꾸 들었다.

 

낙타를 사고 팔겠다는 생각으로 상식과 계획이 절대로 통하지 않는 수단에서부터 좌절을 겪고, 아프리카에서 커피를 사고 팔고, 칠리소스를 사서 인도에서 팔겠다는 계획은 심지어 에스키모인에게 얼음을 팔겠다는 우스갯소리와 연관되기도 한다. 하지만, 좌절을 겪을 지언정 그는 질 좋은 커피를 좋은 값에 구입하고 여러 우여 곡절끝에 잘 팔아치우고, 칠리 소스 또한 스토리가 있는 코끼리 페퍼 소스는 구매에 실패하지만 재료가 출중하게 좋은 부시맨칠리 소스를 구매해 좋은 값에 판매하기에 이르른다.

 

사업을 하다보면 성공할때도 있고 실패할때도 있는데, 그의 여행일정은 한 나라당 지나치게 짧은 일정이어서 사업을 하기에 절대적으로 불리한 조건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그 핸디캡을 극복하고, 여러 경제 이론을 접목시켜가면서 협상의 달인처럼 성공하는 모습을 보인다. 가장 비싸게 말을 사서 가장 헐값에 말을 판매하는 우를 범하는 것은 또다른 경험을 그에게 안겨준다. 엄청난 시장을 자랑하는 중국에서 아프리카 와인 판매에 성공해 으쓱해지기도 한다. 타이완의 옥 거래에서 실패하고, 타이완에서 사 온 우롱차 역시 일본 판매에서 좌절을 겪고 나자 힘이 빠져버린다.  그는 48시간 동안 일본 어부와 함께 전갱이 잡이에 나서서..딸랑 150엔을 건졌음에도 흑자라며 드디어 다시 행운의 여신이 자기 편이라고 덩실덩실 춤을 춘다.

 

많은 사람들에게 역시나 꽤나 흥미로운 주제였는지 그의 TV 다큐멘터리 80일간의 거래일주 (80일간의 세계일주를 연상케하는)는 영국을 열광시키는 프로가 되었고, 책도 큰 인기를 끌고,  많은 곳에서 강연이 쇄도하여 애널리스트 때보다 더 많은 수입을 벌어들이고 있다 한다. 역시 용기가 있고 창의적인 사람이 돈과 명예를 손에 쥐는게 아닌가 싶다. 그처럼 큰 꿈을 벌이지는 못하더라도 지금의 내 삶이 보다 더 안정적이 되기 위해서는 조금 더 창의적인 생각을 하고 실행해야하는 것인가 잠깐 고민도 해보았다.

 

다양한 생각을 하고, 또 거래에 있어 (굳이 멀리 가지 않고 한국땅에서 하는 거래를 하더라도 ) 어떤 마인드로 상대를 대해야하는지.. 많은 것을 배울 수 있는 책이었다. 각 나라별 특산물과 특징, 그리고 재미난 나라별 일화등을 읽는 것은 덤으로 얻은 재미였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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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으로 상상력 키우기 마음껏 그려 보자 2
앤드루 파인더 지음, 신형건 옮김 / 보물창고 / 201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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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우리 아이는 연습장과 크레용 혹은 색연필만 있으면 언제 어디서든 재미난 시간을 보내고는 한다. 한가지 아쉬운 점은 아이가 좋아하는 너클크레인과 포크레인, 트럭만 그려대서아쉽다는 정도? 가끔 우주선도 그리기는 하지만, 언제 사람을 그리게 될까 궁금하기만 하다. 엄마 아빠더러는 거북이 아저씨 (거북이 아저씨가 무얼까? 무천대사 할아버지 같은 그림을 아빠가 그려주니, 거북이 아저씨라면서 아이가 무척이나 좋아했다.), 포크레인 운전수 아저씨, 소방관 아저씨 등을 그려달라고 한다. 물론 처음에는 한참 그려달라고만 하다가 나중에 보니 따라 그리기 시작하였지만 말이다. 아뭏든 얼른 사람도 그리고 동물도 그리고 했으면 좋겠다.

지난번에 그림으로 똑똑한 아이 키우기로 아이와 재미난 시간을 보냈는데, 이번에 또 보물창고에서 그림으로 상상력 키우기가 나왔다. 엄마들의 선풍적인 인기에 힘입어, 그림으로 키우기 시리즈가 나오고 있는 듯 하다. 매번 백지에 그림을 그리던 아이가 신기하게도 이 그림책을 보면 대충 그에 맞는 그림을 그려내놓고 (물론 내 생각에 그렇다는 말이지. 타인 눈에는 이게 뭘까? 하는 그림일 수 있다. 우리 아이가 32개월밖에 되지 않아 그림이 완전한 형태를 띤다고 보기 어렵기때문이다.) "엄마~엄마" 하면서 자기 그림 좀 봐달라 부르는게 여간 귀여운게 아니었다.



상황을 대충 설명해줘도 되지만, 대강 아이가 페이지를 넘겨보고서는 공터에 어울릴, 자기만의 그림을 그리기 시작한다. 그리고 칭찬해달라고 엄마를 부른다.


우리 아이처럼 한창 그리기에 빠져있는 유아서부터, 상상력이 무한대로 발전하고 그리고 싶은게 무궁무진할,...더 큰 아이들 초등학생에 이르기까지 이 책은 참 다양한 연령대의 아이들에게 활용도가 높을 책이다. 사실은 엄마도 같이 그림을 그리고 싶었다. 하지만, 엄마가 그리기 시작하면, "엄마가 해줘요. 그려줘요." 하고 쉽게 내게 크레용을 넘기고 자기는 구경만 하려 하기때문에 웬만해서는 손을 대지 않고 아이가 그림을 그리도록 바라보고 곁에 있어 주었다. (잠깐 엄마가 딴짓을 해도 아이는 한참 책을 갖고 놀았다.)



그냥 아이에게 이 책으로 그리자 하고 꺼내준게 아니라 아이 책상에 살짝 얹어만 뒀는데도.. 표지를 보고 "기차가 있어요. 너클크레인이 있어요 "하면서 자기가 좋아하는 그림을 찾아 반가움을 표시하더니, 스스로 책장을 넘겨 엄마의 얼굴을 바라봤다. 이번 책은 글이 아닌 그림을..그것도 아이의 그림으로 채워져야할 책이었기에 엄마도 간단히, 이 공간에는 우주에 사는 강아지의 집을 그려줘볼까? 하면서 씌여있는 문구로 간단한 제시만 해주었을뿐이었다. 한참 재미나게 갖고 노는 모습이 신기하기만 해서 옆에서 마구 사진을 찍어댔다. 요즘에는 어지간해서는 사진 잘 못 찍게 하는데 한참 집중해있느라 엄마가 찍든 말든 신경도 쓰지 않는다.



사자가 무엇을 사냥하려는걸까?



다음 페이지에는 무엇이 사자들을 사냥하려는걸까? 하고 공백의 그림이 나온다.



무엇을 그려넣으면 좋을까?


아이가 너무너무 좋아하는 트럭그림 그리기도 있다. 바퀴 두개가 떡하니 그려져있고, 무지막지한 트럭을 그리는 것은 아이의 몫이다. 설레는지 "엄마가 해줘요." 하였지만 "와..우리 아기가 잘하는 거다~ 트럭이야 트럭~ 할 수 있어. 해봐요 한번" 하면서 뒤로 슬쩍 물러났다. 그랬더니 뭔가를 그려보기 시작한다.


오토바이가 공중을 날아오르며 뛰어넘는게 무얼까? 라는 장면에 아이는 뭔가를 그려넣었다. 이게 뭐냐니깐..로더란다.

침대 밑에 커다랗게 숨어 있는 건..포클레인이란다. 마침 우리 아파트 놀이터에 포크레인이 와서 공사중이었는데.. (추운데 아기가 베란다 나가자고 할까봐 말을 안했는데..)어디선가 우웅~하는 공사소리가 들리니 그림 그리던 아이 눈이 똥그래졌다.

우주에 사는 외계인의 강아지집은 어떻게 생겼을까? 아이는 아직 우주라는 개념은 명확치 않을텐데도 강아지집을 그려본다.

알록달록 여러 색으로도 그려보고..

우리 아이의 그림이 좀 한정적인게 아쉽긴 하지만 모든 트럭과 포크레인 등의 공사차량이 공사장 밖에서도 얼마든지 발견될 수 있다는 아이의 상상력에는 공감한다.



책에 참 다양한 주제, 다양한 소재가 등장해서 아이의 상상력 자극에 무척 도움이 많이 될 것 같았는데 활용을 많이 하지 않은게 좀 아쉬웠지만,

앞으로는 좀더 다양한 생각, 다양한 그림을 그려낼 수 있도록 아이의 생각의 폭을 넓혀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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