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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두 달 살림법 - 담양댁의
박지현 지음 / 수작걸다 / 2011년 3월
평점 :
절판
시골생활의 멋스러움을 제대로 표현한 분으로 담양댁님을 꼽고 싶다. 책 소개글을 읽을적부터 무척이나 끌리는 책이었는데, 읽으면서도 그녀의 맛깔나는 살림솜씨, 요리 솜씨, 글 솜씨들에 흠뻑 빠져들게 되었다. 4계절을 두루두루 나는 여러 방법. 레시피 한가지에 치중하는 것이 아닌 시골 생활의 해당 월마다의 일과가 꼼꼼하게 적혀 있다. 봄이 오는지 여름이 오는지 대강대강 살고 있는 게으른 도시 주부인 내 삶과는 전혀 다른.. 마치 테트리스 터뜨리듯 연달아 청소를 하고, 집안일 힘들게 한다 여기지 않고 되도록 재미나게 느끼려 했던 그녀 담양댁의 이야기.
읽다보면 정말 빠져든다는 것이 무언지를 실감나게 해 준다.
알레르기 천식 등이 있어서 화장도 제대로 하기 힘들고 또 아토피가 있는 딸 덕분에라도 깨끗한 공기 마시고 좋은 먹거리를 먹을 수 있는 시골 생활을 추구하게 되었단다. 살면서 아이들이 느끼는 다양한 경험과 시골 삶의 묘미는 덤인 것처럼 참 맛깔나게 글을 쓰는 그녀의 본 직업은 바로 글 쓰는 직업. 작가다. 다큐멘터리 작가로도 꽤 오래 활동한 그녀는 글은 몰래 써도 밥상은 당당히 내놓는다 할 정도로 시골 살이를 하면서 살림에 더 관심이 많아지고, 가족들 앞에 더욱 사랑받는 주부가 되었다.
신혼때 한창 요리하는 재미에 푹 빠져서 각종 요리책을 섭렵하면서 밥상에 한가지라도 맛있는 메뉴를 올리려 했던 내가 입덧을 시작하면서 요리와 점점 멀어지더니 갈수록 게으름을 피우는 본성이 나타나기 시작한 것과는 사뭇 대조적이었다. 가족을 위한 건강 밥상. 나 또한 추구하는 바이지만, 나도 모르게 자꾸 책을 더 읽고 싶어하고, 살림을 소홀히하는 바람에 신랑 눈총도 여러번 받고, 아기가 내 책을 밀어버리는 일까지 생기지 않았던가. 작가의 가정을 생각하는 마음에 사실 내 자신이 너무나 부끄러워졌다. 그러면서도 닮고 싶었던 그녀의 바지런함과 깔끔한 솜씨들..
매 월령별로 계절에 맞는 살림살이 노하우들이 돋보인다. 깨끗이 집을 청소하고, 그릇을 끓는 물에 끓여 말리고 하는 등의 부차적인업무 추가 외에도 그녀는 무척이나 창의적인 요리 솜씨를 발휘하여 또 한번 나를 놀라게 했다. 갑자기 손님들이 왔는데, 냉장고는 텅 비고, 자질구레하게 남은 국물만 몇가지가 있더랜다. 그 세가지 국물로 죽을 만들고, 각각의 죽에 멋스럽게 나물을 얹어내니, 손님들이 너무나 좋아하더랜다. 냉동실이 꽉꽉 차 있어도 오늘 뭐해 먹을지 몰라 난감해하는 나와 너무도 다른 그녀의 요리 방식이었다. 들에서 잡초를 뜯어보고 직접 먹어 본후에, 아, 이걸로 샐러드를 만들면 좋겠다. 아이와 함께 먹어봐야겠다 하는 새로운 창작 요리를 선보이는 그녀의 요리는 요리책 범주를 벗어난것이었다.
시골 생활이라고 해서 마냥 부러워하기에만 끝이 나지 않는다. 도시에서 따라잡기라는 팁으로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이 소개되어 시골의 정취와 풍류를 즐기고 싶은 사람들의 소박한 소망을 채워줄 틈을 마련해주고 있다. 가끔 티브이에서 나오는 시골 생활 이야기들을 접하고는 했지만 (인간극장 등의 다큐 방송) 그녀의 이야기는 한층 더 재미나 보이고 부러워보이는 삶이었다.
옆집에서 얻어다 마신 포도주가 제대로 맛있어서, 직접 하우스와인을 담기도 하고, 친정에서 얻어먹는 것 외에 직접 담글줄 몰랐던 된장도 그녀는 직접 담가 1년치 먹거리를 준비한다. 아이가 그린 그림으로 아이방 커튼을 직접 만들어주는 것은 (마치 잡지 책 인테리어에 나오는 것보다 더 감각적이고 예뻤다.) 아이의 기까지 세워주는 인테리어였고, 화장실에 열권정도 꽂혀있는 책방은 엄마아빠 뿐 아니라 아이들 스스로도 원하는 책을 가져다 꽂아둔 자발적 책방이었다.
그녀의 책 속에는 요리, 인테리어, 리빙, 육아 모든 것들이 담겨 있다더니 아이엄마라 그런지 육아에 대한 팁들도 새록새록 눈에 들어왔다.
Tip 책좋아하는 아이로 키우는 길
1. 책읽으라는 말을 하지 않는다.
2. 책이 많은 환경을 만들어준다.
3. 아이의 관심사에 맞는 책을 사준다.
4. 아이 책을 함께 읽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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팍팍한 도시 생활에 싱그러움을 전해주는 그녀의 시골 참살이.
건강한 기운이 그대로 전해지는 그녀의 살림 노하우를 전해듣고 있노라니 받고만 있어 참 미안하단 기분이 들 정도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