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나게 될 거야 - 사진작가 고빈의 아름다운 시간으로의 초대
고빈 글.사진 / 담소 / 2012년 3월
절판


인도, 티벳, 히말라야 등의 여행기을 읽어본 적이 있는데, 이 책은 그 안에 동물들과의 만남과 헤어짐을 반복하는 독특한 이야기를 담고 있는 특징이 있었다. 사진 속에서도 동물과 그 지방의 어린 아이들의 모습을 많이 볼 수 있었다.

자연을, 그 중에서도 특히 동물을 유난히 사랑하는 사람이구나 싶었다.

인도, 네팔, 티벳 등지의 여행을 다니는 사람들을 보면, 먹고 마시며 즐기는 단순함을 즐긴다기보다 영혼을 채우는 여행을 즐기는 순례자들 같은 느낌을 받고 한다. 물론 여행기에 따라 다른 느낌이 주어지기도 하지만. 나처럼 긴 여행은 생각도 못해보고, 가더라도 편하게 쉬다가 오는, 내지는 뭔가를 즐길거리가 있는 곳으로 가보고 싶은 그런 여행을 꿈꾸는 사람과 달리 충분한 시간을 두고, 천천히 그 지역 사람들에게 동화되다 시피하면서 다소 불편하더라도 불편함을 견디고, 사람들 속 이야기를 담아내는 그런 여행기가 많았기 때문이었다.



특히나 이 책은 다른 여행자들이라면 아무리 여유를 부린다 해도 그 지역의 길거리 개들, 혹은 야생 소, 당나귀에까지 깊은 정을 나눠주기 힘들 법한데, 그 귀한 시간과 사랑을 동물들에게 아낌없이 흐르는 대로 나눠줌을 보면, 확실히 평범함 여행자가 아닌 그 무언가를 담고 있는 사람 같았다,



버스비를 미리 다 치뤘는데도 다른 승객들이 내리자 갑자기 혼자 남은 그를 버스 기사가 혼자 남겨둔채 시동을 꺼버렸다. 사설 버스 회사이기때문에 그 하나만 태우고 고개를 넘을 일은 하지 않겠다는 것이었다. 다른 차를 구하기도 어려웠던 그가 꼼짝없이 발이 묶였다가, 당나귀 한마리를 사게 되는 (빌리는 값인 줄 알았는데 사는 값이었다.) 이야기부터 시작이 되었다. 몽골 여행을 할때 말을 한마리 사서 여행을 하고 도로 팔고 오는 경우가 있다는 이야긴 들었지만, 파키스탄에서 당나귀를 사서 고개를 건넌 이야기는 저자의 이야기로 처음 만나게 되었다.

동물들을 무척 좋아한다는 그답게, 그는 학대받는 당나귀가 불쌍한 마음이 들었다. 값을 되받고 팔수도 있었으나 자유를 주기 위해 고개를 건넌후 당나귀를 풀어주었는데, 건너마을 양치기 소년에게 붙들려오고 만게 아닌가. 그는 그 또한 소년의 몫이다 싶어 자신이 주인이라는 말을 하지 않았다.

또 길거리 개들에 관한 이야기도 남다르다. 유난히 동물들이 잘 따르는 사람이 있기 마련인데, 낯선 여행지에서 길거리 개가 자신을 따른다고 해서 며칠 이상의 관심을 보이는 이가 얼마나 될까. 그는 자신을 따르는 개에게 이름까지 붙여가면서 친근하게 사귀었다. 때로는 개를 안고 차에 타기도 하고, 사원에 같이 들어가기도 한다. 여행을 쭉 같이 할 수는 없었기에 개가 정착할만한 마을에서 자유로이 다른 개들에게 동화되는 모습을 보며 안도하기도 하였다. 그렇게 그가 정을 주어 만나고 헤어진 개의 이야기가 두 건은 나온다. 그 중 한 건은 그 개를 데리고 영국에 돌아가고 싶었던 사람, 그러나 동물 반입이 쉽지 않은 규정상, 사람과의 정을 어느 정도 떼고, 자연스럽게 다른 개들처럼 지역의 삶에 동화되도록 만들어줘야함을 (동물을 사랑하기에 지나친 사랑만으로 그들의 삶을 옭아매는게 옳지 않음 또한 그는 알고 있었던 것, 베풀 수 있는 정도까지, 또 헤어짐의 순간을 겸허히 받아들이는 것 또한 그의 몫이었다.) 알고 있었기에 힘들어하는 그녀를 도와 저자는 서서히 이별하도록 도움을 주기도 하였다.

닐가이라는 동물은 야생동물이라 사람에게 잘 다가오지 않아요. 이런 신성한 동물이 당신을 따르는 것을 보니, 당신은 영적으로 특별한 기운을 가지고 있는 것 같군요. 200p

사막에서 그는 자신을 따라오는 파란소, 닐가이라는 야생동물을 만나게 된다. 동물은 저자가 준 음식때문일 수도 있겠지만,야생동물같지 않은 친근함으로 자연스럽게 저자를 따라 마을까지 들어왔고 소, 그중에서도 파란소는 특히나 더 숭배하는 마을 사람들 덕분에 이방인 성자같은 대접까지 받게 되었다.



나라면 꿈꾸기 힘들었을, 평범하게는 가기 힘든 여행지의 현지인 같은 삶, 아니 그보다 더 깊숙한 동물들과의 교감이 녹아들어있는 사진과 여행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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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아이들 시몬과 누라처럼 - 매일 신나는 모험처럼 살아가는 시몬과 누라 이야기
지은경 지음, 세바스티안 슈티제 사진 / 예담 / 201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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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로의 짧은 여행을 다녀오는 길에 이 책을 차 안에서 읽었다. 옆자리 카시트에서는 아이가 내 팔 한쪽에 기대어 불편한 자세로 잠이 들었고, (자꾸 목이 까닥까닥 앞으로 쏠리다가 아예 내 팔을 베고 옆으로 비스듬히 자는 쪽을 택한 듯, 팔은 좀 저려왔지만 아이가 선택한 자세이기에 한시간 넘게 그 자세로 왔다.) 한쪽 손만을 이용해 책장을 넘겨가며 벨기에의 아이들 삶 속으로 빠져들었다.

위 사진은 아이들이 어릴적에 찍은 사진이다.





아홉살 시몬과 여섯살 누라, 그런데 뒷장을 읽다보니 아이들이 초등학교 4학년과 1학년이란다. 여섯살이 벌써 학교를? 하고 놀라 다시 앞 에 나온 출생 연도를 보니 우리 나이로는 11살, 8살쯤 되는 나이, 벨기에에서도 미국 등의 나라차럼 만 나이를 적용해 약간의 문화적 혼선이 온 것 같았다. 어릴 적에는 만 나이에 대한 큰 거부감이 없었는데 아기를 키우다보니 아직 세돌도 되지 않았는데 나이는 다섯살을 먹어버리기도 하는 등 참 애매한 기준이다 싶을 때가 종종 있었다. 어린 아이들에게는 개월 차이가 무척 크게 느껴지기 때문이었다.



각설하고. 다시 벨기에의 삶으로 들어간다.

벨기에의 교육의 도시 겐트에 사는 시몬과 누라.

평범하다고 하지만, 아이들은 생물학 교수 아빠와 사회복지사 엄마를 둔 중산층 이상의 가정이라 할 수 있었다.

그들의 단짝 친구들은 알리스와 루이자 가정도 나오는데 아빠는 정형외과 의사, 엄마는 화가이다.

우선 그들의 집은 무척이나 자연친화적이었다.


아이들이 집을 가장 좋은 놀이공간으로 생각할 정도로 집안에는 아이들의 꿈과 희망을 자극할 모험같은 공간들이 마련되어 있었다. 집에서 외부 주방으로 이어지는 좁은 야외 공간에 꽃을 심는 것은 물론이고 사다리 타고 올라갈 작은 오두막까지 아빠가 직접 만들어서 아이들이 신나게 놀고 즐기는 공간을 마련해주었다. 알리스네 가정도 마찬가지였다. 알리스 아버지 행크는 집 바로 옆에 병원을 지어 운영중이었기때문에 가족과 함께 보내는 시간이 무척 많단다. 집을 만드는 것도 좋아해서, 집안에 복층 다락방을 아이들을 위한 공간으로 꾸며 친구네 아이들까지 네 아이 모두 사다리를 오르내리며 재미나게 놀 수 있었다.



초등학교는 더욱 판에 박힌 틀로 운영되는 우리나라지만, 유치원 또한 세분화가 되었다고 하나? 일반 유치원, 영어 유치원, 놀이학교 등 유치원에서부터 자기네가 내세우는 각종 교구, 교재 들로 아이들을 가르친다며 자랑하는 곳들을 많이 볼 수 있었다. 그런가하면 일부 엄마들은 유치원에서부터 아이들을 옭아매기보다 자연친화적인 환경에서 아이들을 키우고 싶다며 텃밭도 가꾸고 모래밭에서 뛰어놀수있는 일부 자연친화적 유치원을 선택하기도 한다. 내가 사는 지역에도 그런 유치원이 있는데 집에서 제법 멀어서 차를 타고 통원해야하는 곳이라 결정이 쉽지 않았을 뿐더러 무엇보다 엄청난 경쟁률에 줄설 엄두가 안나는 곳이기도 하였다. 다섯살인 올해(벨기에 나이로는 만 세살이겠지만) 부터 놀이학교부터 시작을 하려다가 사정이 있어 안보내게 되었는데, 초등학교를 대안학교로 다니면서 초등학교 시절마저 우리나라 유치원보다 더 재미나게 보내고 있는 시몬과 누라를 보니 부러운 마음이 들었다.

유아기때부터 일찍 한글과 영어까지 떼고, 초등학생들 못지않게 많은 학원을 거의 과목별로 다니며 어른들 자라온 어린 시절보다 훨씬 바쁜 삶을 살고 있는 한국의 아이들을 생각하니 학력 걱정보다는 지금 즐기고 느끼는 그 행복한 가치를 더욱 크게 염두에 두고 자연이 주는 즐거움을 있는 그대로 배우고 자라나는 시몬과 누라가 정말로 부럽게 느껴진 것이었다. 누라네 수업은 숲속 탐험에서 주워 온 나무 껍데기들을 붙여놓고 설명하면서 나무의 종류와 쓰임애세 대해 공부하고 토론하는 수업을 하고 있었다.한 과목이 끝나면 책상에 앉아 하는 복습대신 연극을 하기도 한다고 한다. 공부가 재미있는 놀이라는 사고방식을 어릴적부터 교육시키는 것은 학교의 주요 방침 중 하나이다. 64p



여름이 되면 아이들은 세달이나 되는 방학, 어른들은 5주이상의 휴가를 갖는다. (겨울에는 어른은 2주의 공식적인 휴가, 아이들에게도 2주의 방학치고는 짧은 방학이 주어진다.) 그래서 여름에 시몬과 누라의 가족은 알리스, 루이자의 가족과 함께 3주간의 캠핑 여행을 같이 즐기고, 거기에 추가로 시몬네 가족은 따로 1주의 여행을 즐기다 온다 하였다. 여행을 좋아하기에 길고 긴 그들의 휴가 (나라에서 법정 규정한 휴가 기간이란다.)가 무척이나 부럽게 느껴졌다. 워낙 자연친화적인 삶이다보니 어려서부터 강과 산, 바다 등을 가까이 하는 삶이 몸에 배었고, 커다란 카누를 차에 꽁꽁 묶어 텐트에서 잠을 자고, 카누로 여행을 하는 것이 그들 가족에게는 아주 당연한 일상이 되어버렸다.



우리나라완 달라도 너무 달라. 하면서 읽으면서도 정말 낯설기그지 없는 삶이었다.

아이들의 미소는 건강하고 행복해보였고, 미리부터 입시를 걱정하고 준비하는 것 따위는 아이들의 표정에서 살펴볼수조차 없었다. 지금은 까르르 밝게 웃어주는 우리 아기가 수년이 흐르고 나서 시몬과 누라처럼 나이를 먹고서도 이들처럼 해맑게 웃을수 있을지 생각해보면 다소 막막하기만 한 답답한 심정까지 들기도 하였다. 아이들 또한 시몬과 누라처럼 행복하게 즐기고 건강하게 자라나고 싶을텐데..



도시에 사는 아이들도 캠핑 여행을 떠나 야생으로 채취한 버섯으로 신선하고 맛있는 요리를 즐겨먹고, 어려서부터 몸에 배인 카누, 스노클링 등의 다양한 활동으로 안전하면서도 재미나게 즐기는 신체활동에 흠뻑 빠져들 수 있다. 친구네 아이를 서로 봐주고 재워주기가 몸에 배인 사람들이라 부부 모임 약속이 있으면 베이비 시터를 부르는 대신에 믿고 의지할수있는 친구 부부네 집에 아이들을 하루 재우며 마음놓고 다녀오기도 한다. 아이들은 그렇게 품앗이 육아 속에 더욱 돈독한 우정을 쌓으며 자라날 수 있었다.



부럽고 또 부럽다. 이런 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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훔치고 싶은 그녀들의 주방 - 소문난 주방 38곳 셀프 스타일링
김하나 지음 / 수작걸다 / 201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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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얼마전에도 주방에 관한 책을 읽었는데, 요즘에 이런 책이 많이 신간으로 나오고 있나보다.

사실 나같은 주부들 못지않게 결혼적령기의 여동생 같은 미혼 여성들도 멋진 주방, 멋진 살림 살이 등에 대한 로망은 누구나 갖고 있지 않을까 싶다. 나도 참 게을러서 예쁘게 꾸미고 사는 것을 기대하기가 힘든 사람이지만, 그러면서도 카페처럼, 혹은 호텔처럼 멋지게 집을 꾸미고 사는 사람들을 보면 부럽다라는 탄성부터 절로 나온다.



얼마전 봤던 책과 자꾸 비교하게 되는데, 비슷한 듯 완전히 다른 느낌의 책이었다.

이 책은 정말 주부들이 혹할만한 예쁜 주방들이 많이 보인다. 인테리어 전문가들의 주방 뿐 아니라 주부 중에서도 인테리어에 관심 많은 사람들의 실제 시공 사례가 실려있는 책이다. 내츄럴, 스칸디나비아, 로맨틱 앤틱, 모던, 컨트리, 스페셜 등으로 구분해서 다양하고도 멋진 주방들을 모아놨다.

사진을 보면서 정말 눈이 혹 했지만, 그러면서도 배가 아픈 나, 이렇게 예쁘게만 꾸며놓으면 실제 수납은 어떻게 하는 걸까? 하면서 심통을 부렸다. 요즘 추세인건지 씽크대 상단을 없애버리고, 따뜻한 느낌의 원목으로 선반을 만들어 장식해놓은 주방이 맨 처음부터 등장해 나의 배를 아프게 했던 것이다. 동생에게 물어보니 요즘 그렇게 예쁘게 꾸미는 사람들이 많단다. 평범한 일반 싱크대를 갖고 있으면서도 수납할 공간 없다고 우는 소리 하는 나로써는 예쁜 것도 좋지만 실용성 면에서 어떻게하는걸까가 가장 궁금했다. 책에 나온 여러 주부들이 그 고민을 해결하기 위해 맞은 편에 수납 공간을 따로 둔다던지, 아일랜드 식탁 아래에 수납공간을 숨기는 식으로 멋과 실용성을 같이 잡으려 노력하였다.

또 여러집에서 공통적으로 식탁을 거실로 아예 빼버리는 것도 등장했다. 내게는 무척 파격적으로 느껴지는 공간 배치였는데, 틈틈이 인터넷 검색 등을 하며 예쁜 집 인테리어 등에 관심을 많이 갖고 있던 여동생은 이것도 이미 알고 있던 사실이라며, 자신은 나중에 결혼하게 되면 거실에 커다란 6인용 탁자를 맞춰서 들여놓고 식탁겸 공부할 책상 등으로 활용할 계획이라고 했다.



내가 아기엄마여서일까? 아기 키울때는 거실에서 아이 놀이방 매트 깔아놓고 부딪히는 공간 없이 편하게 놀게 해주어야 할텐데 하는게 가장 먼저 걱정이 되었지만 아이가 어느 정도 자라고 나서는 그런 구성도 괜찮을 것 같았다. 가족이 다 같이 나와서 책상에 마주 앉아 책도 읽고 공부도 하고.. 안 그래도 나중에 넓은 평수로 이사가게 되면 거실에 전체적으로 책장을 맞춰서 짜넣고 싶었던 나로서는 소파대신 식탁 겸 탁자가 중앙에 자리하는 것도 괜찮은 생각 같았다.



멋진 주방 이야기들은 그녀의 주방 베스트라고 해서, 각집의 특색있는 장점들을 사진과 함께 세세히 소객해주었고, 주부들의 고민인 핵심 수납법도 각 집의 이야기를 따로 수록하면서 그에 따른 쇼핑 품목들(수납장, 소품, 조명 등등) 구입처까지 소개해주었다. 비슷한 느낌으로 분류해 묶어놓은 한 파트가 끝날때마다 각각의 주방 시공에 따른 전문가의 조언이 따로 수록되었는데, 내츄럴 키친에 소개된 전문가 조언을 들으니, 작은 평수일 경우 주방을 넓게 사용하기 위해 거실에 원목 식탁 겸 테이블을 놓는 경우를 추천해준다고 하였다. 나만 모르고 있었구나.



주방에 전혀 관심이 없는 줄 알았던 신랑과 주방 관련 책들을 읽다 이야기를 나누다보니 신랑도 나름, 원하는 주방에 대한 안목이 있었다. 수납 공간만 마련된다면 싱크대 상단을 생략하는 구조도 마음에 든다고 하였고, 아일랜드 식탁이 있어서 간단히 야식을 먹거나 할때 활용했으면 좋겠다 하였다. 또 베란다에 티테이블 등을 꺼내 카페처럼 활용하고 싶다는 내 의견에도 신랑도 동의를 하였다. (베란다 카페 이야기는 사실 밖에 경치가 괜찮을때 실천 가능한 일이고, 지금은 맞은편 아파트가 휑하니 보이는 구조라 사실 실천하기 어려운 일이긴 하다.)

멋진 주방, 멋진 공간을 갖게 되는 것은 꿈이 아닐 수 있다는 생각이 조금씩 들기 시작했다.

물론 새로 이사를 가면서 이런 저런 인테리어를 하고, 바꾸는 가전, 가구들까지 생겨난다면 금액이 늘어나 당장 부담이 너무 커질 수도 있겠지만 많이 알아보고 실천한다면, 평범한 주방이 아닌 멋진 나만의 공간을 계획해본다는 것이 전혀 실천 불가능한 일은 아니겠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한 것이다.

아, 눈만 높아지고 있는 것일까?

그래도 부럽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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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윈의 동물원 - 국어 선생님의 논리로 읽고 상상으로 풀어 쓴 유쾌한 과학 지식의 놀이터 1
김보일 지음 / 북멘토(도서출판) / 201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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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이기 전에 한 명의 독서가인 그는 어떤 책을 쓸까보다는 어떤 책을 읽을까를 먼저 고심하는 사람입니다. 

몽테뉴와 밀란 쿤데라의 애독자이기도 한 그는 진화심리학의 열렬한 독자이기도 합니다. -띠지중에서

 

국어선생님이 풀어쓰는 과학 이야기라..

학창 시절 과학은 내가 그다지 좋아하는 과목이 아니었다. 국어나 사회 등 다른 과목에 비해 "이야기"가 부족하다는 생각에 재미없게 느껴졌었기 때문이었다. 그러던 내가 이과에 오고, 과학만 주구장창 공부해야하는 학과에 진학하게 될 줄이야.

어찌 됐건 과학에 대해 지루하지 않고 흥미롭게 이야기를 풀어주실 거란 기대감을 안고 책을 읽기 시작했다.

 

 

여기에 묶인 글들은 치열하고 엄정한 사색의 기록이라기보다는, 루소가 벌처럼 이 식물에서 저 식물로 옮겨 다니며 즐거움을 느꼈듯 이 책에서 저 책으로 옮겨다니며 과학적 사유가 주는 즐거움에 푹 빠졌던 놀이의 기록, 매혹의 기록입니다. -작가의말

 다독에 입각한 과학적 지식과 정보를 재미나게 풀어낸 이야기들, 혹은 김보일 선생님과 지인들이 페이스북에서 주고받은 이야기 등이 마치 대화창, 덧글 형식으로 이야기의 끝마다 붙어 있는데, 이를 읽어보는 것도 마치 인터넷 꼭지 하나씩 읽어보는 것마냥 재미난 경험이 되었다.

 

이미 김보일 선생님의 여러 책을 읽어본 이웃님들 중에는 역시나 실망시키지 않는 재미난 이야기라며 감탄하시는 분들도 계셨는데 나는 이 책으로 김보일 선생님을 처음 만나뵈었음에도 어쩐지 이름이 너무나 낯익었다. 어디서 뵈었더라? 하고 곰곰 생각하다가 떠올린 것이..

전혀 엉뚱한 아이 그림책에서였다. '멍멍 의사 선생님'에 나오는 검보일 가족이 있는데, 이름이 비슷해서, 내 귀에 그렇게 익숙했었나보다.

 

말벌이 애벌레 먹어치우기 전략은 읽으면서도 소름이 돋았다. 유충이나 다른 애벌레 몸 표면에 알을 낳아 붙여놓으면 말벌 유충이 깨어나 숙주의 몸 중 덜 중요한 부분부터 조금씩 먹어치우기 시작한다는 것이다. 완전히 다 큰 다음에는 중요 장기들까지도 모조리 먹어치우고..

너무 끔찍한 일이라 생각했지만 인간이 자연과 지구에 미치는 영향을 생각해보면 굳이 말벌만 잔인하다 탓할 문제가 아니었다.

 

진드기와 올름의 이야기 또한 처음 듣고서도 한동안 잊혀지지 않을 그런 이야기였다.

5천만년전에 유럽과 북아메리카가 분리되면서 북아메리카에서는 도롱뇽이 번성했지만 유럽에서는 모두 멸종되고 단 한 종만 살아남게 된다. 유럽에서 살아남은 단 한 종은 1744년에 바론 발바소르에 의해 발견된 올름, 올름은 슬로베니아 산맥의 거대한 동굴을 피신처로 삼아 살고 있다. 석회석 동굴 깊숙한 곳에서 100년 동안 살아가는 분홍빛 양서류. 42p

"작은 유리병에 담긴 채 섭씨 6도로 유지되는 냉장고에 12년동안 방치된 올름이 한마리 있었다. 나중에 꺼내보니 그것은 여전히 살아있었다. 해부를 해보니 소화계가 완전히 사라지고 말았다.

..중략.. 밤도 낮도 없는 영원한 어둠 속에서 살아가는 동물에게 100년, 즉 36500일이 어떤 의미가 있을까? 올름은 그저 멸종 대신 망각을 택한 것인지도 모르겠다. 43p (팀 플래너리의 경이로운 생명에서 저자가 발췌한 부분)

순간 소름이 돋았다. 그 막막한 공간에 올름 대신 내가 몇 초간 들어갔다 나온 듯, 무서운 느낌마저 들었다.

멸종마저 망각한채 100년이나 살아가는 삶이란 도대체 어떤 삶이란 말인가.

 

그런가 하면 진득하기의 대명사 진드기는 또 어떠한가. 그저 피를 빨고 괴롭히는 해충 정도로만 생각했는데 먹이가 나타날때까지 10년이고 20년이고 나뭇가지에 매달려 사냥감을 기다린다고 한다.

부팅이 더디다고 엔터키를 팍팍 두드려 대고, 엘리베이터의 닫힘 버튼을 팡팡 두들기는 인간들이여, 진드기의 진득함을 보시라, 65p

재미난 과학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주면서 우리가 반성해야할 부분까지 살짝 꼬집어주는 그런 이야기들이 한편 한편 흥미롭게 느껴졌다.

 

나의 다독은 주로 소설,여행서, 실용 서적 등에 치중되어 있었는데 과학, 인문 서적도 충분히 재미날 수 있음을 깨닫게 해주는 책이었다. 또한 '과학적 사유가 주는 즐거움'을 있는 그대로 느끼며 지인들과 이야기를 주고 받으며 책을 펼쳐낼 정도로 키워나갈 수 있다는 것 자체도 부러워졌다. 읽고 그치는게 아니라, 작가의 말 마따나 지식을 즐기고 상상하는데까지 이르는 것, 그것이야말로 진정으로 책을 누릴 수 있는 최고의 경지가 아닐까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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템페스트 폴라 데이 앤 나이트 Polar Day & Night
줄리 크로스 지음, 이은선 옮김 / 폴라북스(현대문학) / 2012년 2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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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웃님 블로그에서 <템페스트>라는 책이 세계문학전집에 들어가 있는 것을 보고 놀라워했던 기억이 있었다. 내가 알기론 판타지 로맨스 책인데, 세계 문학전집이라니.. 알고보니 셰익스피어의 마지막 작품이 템페스트라는 제목만 같고 다른 내용의 소설이었다고 한다. 처음부터 약간의 해프닝을 안겨준 소설 템페스트.

 

타임머신이라는 기계나 장치를 이용하지 않고, 마치 초능력처럼 개인의 신체적 능력에 의한 타임 점프를 하게 되는 것.

그런 이야기를 예전에 <점퍼>라는 소설을 통해 접해 본 기억이 있었다. 또 읽어보지는 못했지만 많은 사람들에게 회자되었던 소설 <시간여행자의 아내>에서도 그런 타임점프가 소개되었다고 한다. 이 책 속에서도 주인공 잭슨은 그런 재능을 지님을 알게 되었다. 처음에는 아주 사소한 시작이었다. 단 몇시간만으로의 과거 점프. 그 재능을 알고 난 이후부터 그저 부유한 CEO인 아버지를 둔 뉴욕대학 재학생이었던 소년이 더이상 평범할 수 없게 됨을 알게 되었다.

 

천재 괴짜 친구인 애덤에게 살짝 털어놓은 후 자신의 점프 실험을 같이 기록하고, 분석하게 되었는데, 혼자서 정신없이 돌아다니는 것보다 기록을 남기고 이해해주는 친구를 만나 설명을 들을 수있다는 것이 외로울 수 있는 그에게는 정말 큰 힘이 되어주었을 것이다. 영화 백투더 퓨처 또한 보는 이들을 혼란스럽게 할만큼 첫 시작과 달리 속편으로 이어질수록 과거의 나, 현재의 나, 미래의 나가 완전히 섞여버려 혼선을 겪게 되는 것처럼 점프 또한 하프와 풀로 나뉘어 다른 시간대의 나와 마주칠 수도 있고, 아예 과거의 흔적을 삭제해버린채 새로이 내가 돌아다닐 수도 있는 복잡한 상황이 진행되기도 하였다.

 

점프를 하고 언제나 홈베이스로 돌아왔다가 다시 새로운 곳으로 점프를 할 수 있었는데, 어느 날 그 룰이 깨져버리고 말았다.

2009년의 대학생이던 잭슨이 2년 전인 2007년에 갇혀버리고 만 것이었다. 그때부터 얼마든지 과거로의 시간여행이 가능했으나, 돌아가고싶은 현재의 나 자신으로는 되돌아갈 수가 없었다. 믿었던 아버지에 대한 놀라운 사실들을 알게 되고, 사랑하는 홀리에 대한 애틋한 마음으로 2007홀리와 다시금 사랑을 시작하게 되는데..

 

2편을 이어가게 할 이야기꺼리들이 너무나 많아서 궁금증으로 마지막 장을 덮기가 아쉬운 마음이었다.

뇌종양으로 죽은 쌍둥이 동생 커트니, 템페스트와 EOT 일원들 중 어느쪽을 믿어야 할지 모르게 헷갈리는 잭슨의 마음, 현재든 2년 전이든 만나면 사랑에 빠질 수 밖에 없는 홀리, 그리고 철저히 계산된 마음인 줄 알고 혼란스러워진 아버지에 대한 갈등, 아버지에 대한 사실은 그나마 잭슨이 좀 이해할 수 있는 과거의 한 장면을 보는 것으로 대신할 수 있었지만 커트니와 자세히 밝히기는 힘든 에밀리, 그리고 토머스 등의 등장인물들은 2권과 3권으로 이어질 후속편의 내용을 더욱 기대하게 만드는 갈등 요인들이 아닐 수 없었다.

 

도대체 어떻게 되는 걸까. 이렇게 끝나버리면 나는 어떡하라구.

ㄷ자로 꺾어진 표지 속 주인공처럼 나도 타임점프라도 해야하는건가?

타임 점프라는 것이 몹시 흥미로운 소재라 생각했는데, 알면 알수록 있어선 안되겠다란 생각이 자꾸만 든다.

미래를 알고 있는 사람들이 자꾸 과거를 조작하려 한다면 정상적인 세계가 유지될 수 없는게 당연할 것이기 때문이었다.

어려서는 어디선가 미래의 어느 시간여행자가 나를 지켜보고 있을지 모르고, 내가 모르고 있더라도 시간여행은 이미 충분히 이뤄지고 있지 않을까 싶었는데, 그렇다면 지금의 이런 시간 흐름, 생활 자체가 정상적으로 이뤄지기 힘들것이란 생각에 그럼 정말 시간 여행은 없는 것인가? 하는 원초적인 문제에 혼자 도달하고 말았다. 뭐 아니면 실제로 있는 듯 없는 듯 티를 안내며 돌아다니는 시간여행자들이 숨어서 활동할 수도 있겠지만 말이다. 깊은 밤 2부를 알 수 없는 템페스트를 앞에 놓아두고 혼자서 막연한 생각에 골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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