훔치고 싶은 그녀들의 주방 - 소문난 주방 38곳 셀프 스타일링
김하나 지음 / 수작걸다 / 201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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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얼마전에도 주방에 관한 책을 읽었는데, 요즘에 이런 책이 많이 신간으로 나오고 있나보다.

사실 나같은 주부들 못지않게 결혼적령기의 여동생 같은 미혼 여성들도 멋진 주방, 멋진 살림 살이 등에 대한 로망은 누구나 갖고 있지 않을까 싶다. 나도 참 게을러서 예쁘게 꾸미고 사는 것을 기대하기가 힘든 사람이지만, 그러면서도 카페처럼, 혹은 호텔처럼 멋지게 집을 꾸미고 사는 사람들을 보면 부럽다라는 탄성부터 절로 나온다.



얼마전 봤던 책과 자꾸 비교하게 되는데, 비슷한 듯 완전히 다른 느낌의 책이었다.

이 책은 정말 주부들이 혹할만한 예쁜 주방들이 많이 보인다. 인테리어 전문가들의 주방 뿐 아니라 주부 중에서도 인테리어에 관심 많은 사람들의 실제 시공 사례가 실려있는 책이다. 내츄럴, 스칸디나비아, 로맨틱 앤틱, 모던, 컨트리, 스페셜 등으로 구분해서 다양하고도 멋진 주방들을 모아놨다.

사진을 보면서 정말 눈이 혹 했지만, 그러면서도 배가 아픈 나, 이렇게 예쁘게만 꾸며놓으면 실제 수납은 어떻게 하는 걸까? 하면서 심통을 부렸다. 요즘 추세인건지 씽크대 상단을 없애버리고, 따뜻한 느낌의 원목으로 선반을 만들어 장식해놓은 주방이 맨 처음부터 등장해 나의 배를 아프게 했던 것이다. 동생에게 물어보니 요즘 그렇게 예쁘게 꾸미는 사람들이 많단다. 평범한 일반 싱크대를 갖고 있으면서도 수납할 공간 없다고 우는 소리 하는 나로써는 예쁜 것도 좋지만 실용성 면에서 어떻게하는걸까가 가장 궁금했다. 책에 나온 여러 주부들이 그 고민을 해결하기 위해 맞은 편에 수납 공간을 따로 둔다던지, 아일랜드 식탁 아래에 수납공간을 숨기는 식으로 멋과 실용성을 같이 잡으려 노력하였다.

또 여러집에서 공통적으로 식탁을 거실로 아예 빼버리는 것도 등장했다. 내게는 무척 파격적으로 느껴지는 공간 배치였는데, 틈틈이 인터넷 검색 등을 하며 예쁜 집 인테리어 등에 관심을 많이 갖고 있던 여동생은 이것도 이미 알고 있던 사실이라며, 자신은 나중에 결혼하게 되면 거실에 커다란 6인용 탁자를 맞춰서 들여놓고 식탁겸 공부할 책상 등으로 활용할 계획이라고 했다.



내가 아기엄마여서일까? 아기 키울때는 거실에서 아이 놀이방 매트 깔아놓고 부딪히는 공간 없이 편하게 놀게 해주어야 할텐데 하는게 가장 먼저 걱정이 되었지만 아이가 어느 정도 자라고 나서는 그런 구성도 괜찮을 것 같았다. 가족이 다 같이 나와서 책상에 마주 앉아 책도 읽고 공부도 하고.. 안 그래도 나중에 넓은 평수로 이사가게 되면 거실에 전체적으로 책장을 맞춰서 짜넣고 싶었던 나로서는 소파대신 식탁 겸 탁자가 중앙에 자리하는 것도 괜찮은 생각 같았다.



멋진 주방 이야기들은 그녀의 주방 베스트라고 해서, 각집의 특색있는 장점들을 사진과 함께 세세히 소객해주었고, 주부들의 고민인 핵심 수납법도 각 집의 이야기를 따로 수록하면서 그에 따른 쇼핑 품목들(수납장, 소품, 조명 등등) 구입처까지 소개해주었다. 비슷한 느낌으로 분류해 묶어놓은 한 파트가 끝날때마다 각각의 주방 시공에 따른 전문가의 조언이 따로 수록되었는데, 내츄럴 키친에 소개된 전문가 조언을 들으니, 작은 평수일 경우 주방을 넓게 사용하기 위해 거실에 원목 식탁 겸 테이블을 놓는 경우를 추천해준다고 하였다. 나만 모르고 있었구나.



주방에 전혀 관심이 없는 줄 알았던 신랑과 주방 관련 책들을 읽다 이야기를 나누다보니 신랑도 나름, 원하는 주방에 대한 안목이 있었다. 수납 공간만 마련된다면 싱크대 상단을 생략하는 구조도 마음에 든다고 하였고, 아일랜드 식탁이 있어서 간단히 야식을 먹거나 할때 활용했으면 좋겠다 하였다. 또 베란다에 티테이블 등을 꺼내 카페처럼 활용하고 싶다는 내 의견에도 신랑도 동의를 하였다. (베란다 카페 이야기는 사실 밖에 경치가 괜찮을때 실천 가능한 일이고, 지금은 맞은편 아파트가 휑하니 보이는 구조라 사실 실천하기 어려운 일이긴 하다.)

멋진 주방, 멋진 공간을 갖게 되는 것은 꿈이 아닐 수 있다는 생각이 조금씩 들기 시작했다.

물론 새로 이사를 가면서 이런 저런 인테리어를 하고, 바꾸는 가전, 가구들까지 생겨난다면 금액이 늘어나 당장 부담이 너무 커질 수도 있겠지만 많이 알아보고 실천한다면, 평범한 주방이 아닌 멋진 나만의 공간을 계획해본다는 것이 전혀 실천 불가능한 일은 아니겠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한 것이다.

아, 눈만 높아지고 있는 것일까?

그래도 부럽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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