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레이븐 - 에드가 앨런 포 단편집 현대문화센터 세계명작시리즈 40
에드거 앨런 포 지음, 심은경 옮김 / 현대문화센터 / 201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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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려서 읽었던 에드가 앨런 포의 검은 고양이는 어린 내게 섬뜩한 공포의 기억으로 남아 있었다.
고양이를 사랑했던 사람의 미친 광기로 동물에 대한 학대가 너무나 끔찍하게 자행되었단 생각이 듦과 동시에 결국 그가 살인을 저지르고, 이후에 저지른 만행은 꿈에 나올까 무서운 그런 한 컷이 되고 만 것이었다. 한동안 그 장면이 머릿속에 너무나 강하게 남아있어서 (그 이전의 스멀스멀 기어오르는 공포와 달리 맨 마지막 컷의 강렬한 씬은 마치 영화 속 한 장면과도 같이 머릿속에 새겨져있었달까.) 마치 영화로 본 것 같은 착각을 불러일으켰다. 한국 영화에서도 비슷한 장면이 있지 않았나? 아니 내 상상뿐이었을까? 하도 많은 생각을 하다보니 (또 오랜 시간이 흐르다보니) 꿈과 현실의 경계가 모호해지기도 하였다.

동명의 영화 < 더 레이븐> 개봉을 앞두고 에드가 앨런 포의 단편집 <더 레이븐>이 조명을 받기 시작해 영화를 보기 전 책을 먼저 읽어보게 되었는데 에드가 앨런 포의 공포, 추리, 환상으로 분류된 14편의 단편 소설이 담겨 있었다.

'공포'에 담긴 검은 고양이, 아몬틸라도 술통, 절름발이 개구리, 소용돌이 속으로 떨어지다 등은 단편소설이 주는 짧고도 강렬한 인상을 심어주는 그런 소설들이었다. 조금씩 조금씩 뭔가가 일어날 것 같은 상황 속으로 이끌고 들어가는 것, 그 불안한 공포와 스릴을 독자들이 만끽하게 만들어주었다.

그의 이름이 널리 알려진것은 알고 있었으나, 그의 추리소설의 효시가 될 작품인 <모르그가의 살인사건> 을 쓴 추리소설계의 선구자라는 것은 이번에 처음 알게 되었다. 추리소설계의 대부격이라고 알고 있었으나 그의 작품을 공포물인 검은 고양이 외에는 강하게 기억하지 못했던 고로 이번에 읽은 더 레이븐을 통해 1800년대에 쓰인 추리소설들을 접할 수 있었다.

1841년에 쓰인 모르그가의 살인사건은 '나'와 '뒤팽'이 처음 만나 해결한 사건이었다. 마치 셜록홈즈와 왓슨을 보는 듯한 이 설정을 에드가 앨런 포가 처음으로 썼던 것이었다. 그것도 추리소설로 분류할 장르를 처음으로 만들어내는 과정에서 말이다. 이후 거의 200여년 가까이 발전되어온 추리소설들을 생각해보면, 최초의 작품이라는 데 의의를 둘 뿐 재미는 없다거나 너무 진부하다 라고 평을 하는 사람들도 있겠지만, 트릭이 심하지 않아 쉽게 해결된다는 단점은 있어도 당시에 이런 상상을 해냈다는 것이 놀라울 따름이었다.

모르그가 살인사건에서는 보도 듣도 못한 잔인한 수법으로 살해당한 모녀의 시체, 딸의 시체를 굴뚝속에 처박혀있었고 엄마는 목이 떨어진 상태로 온몸이 난자되어 있었다. 게다가 비명소리에 뛰쳐올라온 사람들의 귀에 맹렬히 다투는 듯한 색다른 거친 소리가 들렸다는 것이다. (어느 나라 말로도 통역되지 않을, 외국인의 목소리로 말이다.) 이 소름끼치는 사건에 대해 언론과 경찰에서는 분분한 추리를 하고 의견을 내놓았지만, 뒤팽만이 이 사건을 해결할 수 있었다.
모르그가 살인사건의 후속편이라 할 마리 로제 수수께끼 편에서 뒤팽은 이런 이야기를 하였다.
만일 이성이란 것이 진실을 찾아 나서려면 상투적이고 진부한 것에서 한 걸음 떨어진 특별한 것을 근거로 해야한다고. 이번 사건도 진짜 문제는 '무슨 일이 일어났는가'가 아니라 오히려 '지금까지 일어난 적이 없는 무엇이 일어났는가'여야 하는 거지. 레스파네 부인 집을 수색했을 때도 G의 부하들은 눈에 보이는 그 비정상성을 놓쳐 버리고 어이없이 물러나지 않았나. 이번 향수 가게 아가씨의 경우도 눈에 보이는 것은 전부 평범한 것이라서 절망을 느꼈을지도 모르지. 하지만 경찰청 사람들은 그저 '좋았어. 문제없어'하고 있지 않나. 172.173P

환상 장르의 소설들 역시 공포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아름다운 환상이라기보다 비현실적인 일들이 공포와 맞물려 일어나게 된것, 마치 어릴적 봤던 환상특급의 한장면 같기도 하고, 혹은 얼마전 봤던 영화 블랙스완(에드가 앨런 포의 <윌리엄 윌슨>)의 충격을 되살려주기도 하였다. 그러니까, 난 거꾸로가 되어버렸다. 시간 순서면에서는 에드가 앨런포의 소설들이 더 먼저였으니 이후 작품과 영화들이 그의 작품에게서 영향을 받았으면 받았을텐데, 포의 소설을 뒤늦게 읽다보니 거꾸로 끼워맞추는 형식이 되어버리고 만 것이었다.

어셔가의 몰락은 그의 작품을 읽어보지 못한 내 귀에도 흔히 들리는 그런 제목이었다.
에드가 앨런 포를 검색하면 그의 주요 저서로 어셔가의 몰락이 적혀있을 정도였다.
이 작품도 어려서 읽었으면 아주 온몸에 신경이 곤두섰을 그런 작품이었다.
1839년에 발표되고 이듬해에 괴기담에 수록된 소설이었다는데 이번에 더 레이븐에서 한번에 만날 수 있었다.

사람들을 놀라게 할 뛰어난 작품들을 발표한 에드가 앨런 포의 생애는 짧지만 불운하고 가난했던 삶을 살았다. 그의 인생 이야기가 문학 전반에 담겨 이렇게 우울한 공포를 빚어내게 되었는지 모를 정도로 말이다. 이번에 그 모든 것을 처음으로 알게 되었다. 익숙한 이름의 작가에 대해, 제대로 단편집조차 끝까지 읽어보지 못했고 그의 생애에 대해서도 이렇게 늦게 알게 되었다는것이 미안한 마음이 들 정도로 말이다. (의외로 귀에 익은 작가들에 대해서 잘 모르고 있는 경우가 무척이나 많았다. 어릴적의 나는 그냥 닥치는 대로 책을 읽는 주의였고, 어른이 되고 나서는 작가를 보고 작품을 고르기 시작한 것이 얼마 되지 않아서, 이미 귀에 많이 익은 작가와 작품은 내가 이미 알고 있는 양 착각이 들어 읽기를 미루게 되었기 때문이었다. )

어려서 부모님을 일찍 잃고, 양부모의 손에서 자랐으나 대학 학비도 제대로 송금받지 못하고 가난하게 살아야했다. 약혼녀의 아버지의 거절로 결혼도 무산이 되었고, 나중에 14살밖에 안된 사촌여동생과 결혼하였으나 결국 페렴으로 앓다가 먼저 세상을 떠나보내야했다. 가난이라는 장벽 앞에 사랑하는 사람 하나 제대로 지켜주지 못한 그 마음이 얼마나 절절했을까.
에드가 앨런 포의 천재성을 생각해보자면 그의 불우한 생애가 참으로 안타깝게 느껴졌다.
첫 사랑이 미망인이 되었단 소식을 접하고 그녀와 뒤늦게 결혼식을 하기로 하고, 그는 과음으로 세상을 떠나고 말았다.
포의 생애가 좀더 길었더라면 더 멋진 작품들을 많이 만났을수 있었을텐데.. 남들이 미처 걷지 않은 장르 문학이라는 길을 열어준 포에게 안타까움과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싶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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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킹 요리킹 : 김치찌개 편 - ‘놀라운 대회 스타킹’이 찾아낸 세계인의 입맛을 사로잡을 김치찌개
SBS 놀라운 대회 스타킹 팀 엮음 / 토트 / 201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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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직장다니며 혼자 자취생활을 할 적에 텅 빈 집으로 퇴근하면서 다른 집에서 풍겨오는 김치찌개 냄새를 맡을때처럼 집이 그리운 적이 없었다. 어쩔땐 눈물까지도 찔끔 나게 하는 그런 냄새가 바로 김치찌개 냄새였다. 대학 4년과 직장생활 6년을 서울에서 생활하다보니 외식을 좋아하는 내가 드디어 집밥, 엄마표 김치찌개를 눈물나게 그리워하는 그런 날이 온 것이었다. 대학때도 김치찌개가 먹고 싶은 날은 사서라도 먹고 했지만 엄마가 해주시는 것만큼 맛있다 느낀 적은 별로 없었다.

 

결혼 후 다른 요리들을 하려면 요리책부터 찾느라 바쁜데 그나마 요리책 없이 금새 만들어내는 것이 김치찌개였다. 멸치육수와 참치를 넣고 끓이는 김치찌개는 정말 뚝딱 끓이면서도 맛이 괜찮아 나도 좋아하는 메뉴였다. 아기는 아직 김치를 못 먹어서 두 식구 먹는 밥상인데다가 집에서 먹는 날이 많지 않아서 금새 김치가 시어버렸기에 신김치를 많이 소비할 김치찌개를 더 애용했던 까닭도 있었는데, 언젠가부터 위염이 생겨서 신 것을 먹기 싫어하는 신랑이 김치찌개도 피하게 되어서 요즘에는 김치찌개를 많이 못 하고 있다.

그래서 친정에 가면 엄마표 김치찌개 먹는것을 무척 좋아하는데 요즘에는 김치찌개 외에 다른 반찬을 더 자주 해주셔서 막상 김치찌개를 잘 먹지 못하고 지내는 요즘이다.

 

스타킹은 가끔 재미나게 보곤 했는데 요리킹이 진행된것은 미처 몰랐다.

책을 좋아하면서 티브이를 좀 멀리하게 되서이기도 했지만, 요리 경연대회라 재미났을 것 같았다. 예전에 이경규의 꼬꼬면이 나왔던 라면 경연대회 프로그램도 한참 재미나지 않았던가. 스타킹 요리킹은 연예인들보다 실제 숨은 고수, 혹은 요리 파워블로거 등이 다수 참여한 실전 요리대회여서 더욱 맛 면에서 보장하는 대회가 되지 않았을까 싶다.

 

얼마전 정범균이 티브이에서 인터뷰한 내용을 봤는데, 엄마가 요리대회에서 우수한 성적을 거뒀던 바로 그 등갈비 김치찌개는, 티브이 방송분에서 본인도 처음 본 메뉴였다 하였는데 그게 바로 이 내용이었구나 싶었다. 책에서는 아들이 집에서 늘 먹던 맛이라고 표현이 되어 있었는데 정작 본인은 처음 먹어보는 엄마표 신메뉴 개발이었던 것. 그 프로에 출연했던 다른 이들이 정말 맛있었다 강추하는 말을 들으니 등갈비 김치찌개 도대체 어떤 맛일지 꼭 만들어보고 싶어졌다.

 

 

김치명인 강순의님의 김치에 대한 책을 읽은 적이 있었는데, 종부이자 김치 명인인 그 분 또한 대회 본선에 올라 작품을 선보이셨다. 돼지고기와 고추씨를 넣은게 특징인 김치찌개였다.

 

 

1등은 어릴적 아버지가 먹고 남긴 김치찌개 맛을 잊지 못해 전국 김치찌개식당을 돌며 맛을 보고, 옛 어머니의 손맛을 되살리려 노력한 김기홍, 김정훈 부자의 김치찌개가 차지하였다. 양지육수와 콩나물육수, 그리고 밝히지 않은 비밀 육수를 넣어 만든다 하였는데 비밀 육수가 뭘지 궁금해졌다. 노력이 들어간 김치찌개는 어디에서건 빛을 발휘한다.

 

다양한 퓨전 김치찌개들도 실험작으로 많이 소개되었다.

막걸리를 넣은 김치찌개, 단무지를 넣은 김치찌개, 심지어 인삼을 넣은 김치찌개도 있었다.  샤브샤브나 보쌈으로 즐기는 김치찌개가 있는가하면 라자냐 김치찌개, 김치비스큐 수프, 피자 김치찌개, 포도 김치찌개 등이 다양하게 선보였다.

 

임꺽정 김치찌개 대표가 만든 피자 김치찌개는 티브이에서 봤던 기억이 났다. 가게에서도 판매중이고, 자녀들에게도 인기가 많다는 피자 김치찌개, 요리에 치즈 들어가는 걸 질겁하는 우리 신랑은 안 좋아하겠지만 혼자서라도 꼭 해먹고 싶은 메뉴가 아닐 수 없었다.

 

기본 김치찌개서부터 다양한 김치찌개 응용편까지 숨은 고수들의 맛과 솜씨를 배울 수 있는 내용을 레시피로 배울 수 있어 정말 소중한 시간이라고 생각을 하였는데..

한가지 아쉬운 것은 레시피보다 사연이 주가 되고, 스타킹 내용에 많은 초점이 맞춰져 있다는 점이었다. 그런 부분은 요리책에 있어 흥미면으로 볼 수도 있겠지만 스타킹보다 김치찌개 레시피가 궁금했던 내게, (게다가 늘 초보라 자부하는 나이기에) 몇몇 레시피는 재료 분량도 기재되지 않고, 그냥 두루뭉술하게 재료만 나열되어 있어 아쉬움을 더해주었다. 또 많은 부분 비밀 육수라며 비법을 고수하는 레시피가 많아서, 과연 비밀 육수가 빠진 맛을 독자들이 흉내낼수 있을까 싶은 아쉬움이 있었다.

 

김치찌개를 이렇게도 응용해볼수있다 정도를 참고한다면 모를까, 처음부터 끝까지 따라만들 레시피를 찾는 사람들에게는 다소 아쉬운 책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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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받지 못한 여자 스토리콜렉터 10
넬레 노이하우스 지음, 김진아 옮김 / 북로드 / 201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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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리즈를 읽을때 늘 1권부터 읽기 시작해서 중간부터 읽게 되면 앞권을 읽을 때 살짝 힘이 빠지곤 했다. 결말은 늘 끝에 있는 것이라 믿었고 결말을 알고 이전의 이야기를 읽는 것은 좀 무의미하다고 편견을 가져왔기때문이었다. 작년에 우리나라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백설공주에게 죽음을이라는 작품이 거의 작년 한해 최고의 베스트셀러 반열에 든 작품이 아니었나 싶다. 그 작품이 그냥 단행본이 아니라, 타우누스 시리즈의 일부, 그것도 1권이 아닌 4권이었음을 뒤늦게 알고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우리나라에서는 독일에서 나온 순서대로 순차적으로 발행된 것이 아니라, 가장 인기를 끌었던 베스트셀러 먼저 발행을 하고, 이후의 작품들을 하나 둘 씩 출간하기 시작했던 것이었다.

 

사실 이렇게 말은 하고 있지만 그 유명한 백설공주에게 죽음을을 소장만 했을뿐 여태 못 읽어봤다. 내가 읽어본 타우누스 시리즈 작품은 바람을 뿌리는 자 한권이었다. 그 책이 5권이었기에 가장 마지막 권, 최신간을 읽었으니 이전의 백설공주를 읽는데 힘이 빠질 거라 착각했는데, 첫권이 오히려 더 늦게 출간되어 이번에 읽게 된것이 바로 사랑받지 못한 여자였다. 피아 형사와 보덴하우스의 활약을 읽게 되는 타우누스 시리즈의 첫권 말이다. 바람을 뿌리는 자에서는 이미 상처의 아픔을 갖고 있는 보덴슈타인 형사가 1권에서는 너무나 사랑하는 아내를 둔 형사로 소개되었다. 역으로 거슬러 올라가 이야기를 읽는 것도 나쁘지 않은 경험임을 처음 깨달았다. 아예 출간 순서가 뒤바뀌었으니 선택의 여지가 없었지만 말이다. 그런 까닭으로 남들 다 읽은 백설공주에게 죽음을(4권)과 너무 친한 친구들(2권)을 1권과 5권을 먼저 읽은 후지만, 이후에 읽어도 충분히 재미있겠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10대 후반의 남매를 둔 보덴슈타인 반장은 아내 코지마와 20년이 넘도록 행복한 연애감정을 유지한채 결혼생활을 하고 있었다. 육아와 직장생활로는 힘들었지만 아내 직업의 특성상 해외 출장이 잦아 떨어져 있는 시간이 많아서 그런지도 몰랐다. 또다른 주인공인 38세의 피아 형사는 16년간의 결혼생활을 접고, 혼자만의 자유로운 생활로 되돌아와 다시 형사로 복직을 한 상태였다. 그렇게 만나게 된 두 사람이 일요일에 청렴하기로 유명한 하르덴바흐 부장검사의 시체와 꽤 어여쁜 젊은 여인의 시체를 각각 발견하게 되었다. 부장검사의 사인은 자살로 짐작이 되어 다른 부서에서 맡게 되었고, 피아와 보덴슈타인이 담당하게 된 것은 신발 한짝을 잃어버린 젊은 여인의 시체였다.

 

젊은 여인의 이름은 이자벨 케르스트너로 상당히 아름다운 외모의 여성이었다. 그리고 그녀의 사인은 바비튜레이트에 의한 약물 투여가 주된 원인으로 밝혀졌다. 그녀의 주변인물 중 바비튜레이트를 쓸 수 있는 사람은 수의사 남편인 케르스트너와 약사 오빠인 헬프리히였다.

살해범을 밝히기 위해 주변을 계속 탐문하다 보니 이자벨의 평판은 가히 바닥 수준의 것이었다. 이미 남편과는 사실상 별거 상태였고, 사치가 너무나 심하고 외도 또한 도를 넘어설 정도라 주위의 평판이 나쁠 수 밖에 없었다. 그런 그녀의 죽음 앞에서 주변 사람들을 하나둘 밝혀내는 과정에 의심이 갈 만한 사람들이 많았으나 대부분 너무나 완벽한, 알리바이를 갖고 있었다.

 

순수하고 성실한 수의사를 파탄내 버리고 무시한 데 대한 단순한 보복이라 보기에는 사건이 걷잡을 수 없이 커져 나갔다.

이자벨이 기수로 일했던 승마장의 대부분의 남자들 또한 그녀와 관련이 있었다. 한때 벤처시장의 슈팅스타라 할 최고의 주식왕에 등극하기도 한 야고팜의 사장 야고다, 어마어마한 규모의 부를 자랑하는 되링통운의 대표 되링, 승마장의 교관 캄프만이 승마장을 통해 그녀와 관련을 맺게 된 사람들이었고, 그녀의 남편과 그 친구들 또한 남편을 철저히 망가뜨린 이자벨을 무척이나 싫어하여 용의선상에 놓여 있었다.

 

피아와 보덴슈타인은 도저히 풀어지지 않을 것 같았던 그 막힌 사건 조각들을 하나하나 맞춰 나갔다.

연결이 될 것 같지 않았던 사건들이 하나둘 관련 고리를 맺어가며 하나로 엮이는 과정은 넬레 노이하우스 만의 서사기법이 아닌가 싶었다.

자연스러움. 그리고 빠른 몰입.

제목과 표지 설명은 오히려 사건을 추론하는데 헷갈리게 만드는 요소가 되기도 한다. 왜? 누가? 하는 생각을 하려면 우선 제목에서부터 자유로워질 필요가 있지 않았나 싶다. (별개의 문제라는것이 아니라, 괜스레 엉뚱한 사람을 오해하게 만들수도 있기때문이다.)

 

재미나게 읽었던 사랑받지 못한 여자.

보덴슈타인과 피아의 첫 등장에서부터 앞으로 등장할 사람들의 요소요소 배치됨을 재미나게 읽으며 어떻게 풀어나가질지 기대하게 되는 그런 소설이었다. 소설의 전개에도 커플의 꼬인 듯한 사랑의 전개가 영향을 미치지만, 앞으로의 소설 등에서 지금은 싱글인, 혹은 커플이더라도 변화가 있을 이들의 이야기가 색다르게 전개되기에 앞으로의 이야기를 더욱 기대하게 만드는 무언가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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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하나 만들기 놀이터 : 자동차 - 뜯어서 붙이면 입체 장난감 완성 하루하나 만들기 놀이터 시리즈
삼성출판사 편집부 엮음, 강은주 그림 / 삼성출판사 / 2012년 5월
품절


아이와 하루 종일 집에 있다보면 책 읽어주는 것 외에 다양한 활동을 하고 싶어집니다. 아이도 읽은 책도 좋아하지만, 직접 만들고 갖고 놀고 하는 활동 등을 당연히 즐기지요. 만들기 등의 활동은 미술, 과학 등의 활동과 연계되어 교구 등으로도 많이 판매되지만, 요즘에는 책과 같이 나온 만들기 교재등도 참 잘 나오는 것 같아요. 제가 특히 애용하는 곳은 삼성출판사의 각종 토이북, 입체북 시리즈랍니다.

책을 보다보면 좋아하는 선호 출판사가 생기기 마련인데 삼성은 유아 체험 활동, 만들기, 스티커 북 등의 다양한 활동이 담긴 책이 참 잘 나오는 것 같아요. 예전에도 약한 우드락처럼 생긴 재질로 된 만들기 시리즈가 무척 잘나와서 2탄까지 나온 것을 거의 모두 다 구입해서 아들과 만들고 갖고 놀았는데 이번에 나온 종이로 만드는 하루하나 만들기 놀이터는 자동차와 동물 편 두권이 나왔어요.

둘 다 아이들이 너무너무 좋아할 종류들이지만 자동차 사랑 몇년째인 우리 아들은 자동차를 보고 한눈에 반해버렸지요.

엄마표로 많이들 종이로 만들어주시는데 검색 시간도 솜씨도 부족한 엄마인지라 독후활동, 놀이 등을 따로 찾아 만들어주는데 늘 부족한 엄마라 이렇게 책으로 나온 것을 하나하나 같이 만들어가는 과정이 참 소중한 시간이 되었답니다.



말로는 하루 하나 만들기지만 어디 그게 되나요. 아들이 보고 갖고 싶은 것들을 뚝딱 만들어달라, 만들어보자 합니다.

사실 마음 같아서는 혼자 다 하고 싶겠지만 아직 힘든 부분은 엄마의 손을 빌리네요.

장난감이 45개나 되다보니 다 만들면 이렇게 한마을 정도의 차량들이 만들어지네요. 이것만 갖고 놀아도 한시간쯤 뚝딱 지나갈것같아요.

앞부분에는 만드는 설명서가 나와 있구요. 등장인물들,(아니 동물들인가)랑 표지판 등의 부수적인 악세서리 만들기는 34쪽부터 다시 모아서 소개되어 있어요.

그리고 37쪽부터 76쪽까지가 바로 만들기 도안이 들어있는 페이지랍니다. 만들기 도안들은 모두 칼과 가위가 필요없이 손으로 떼어낼 수 있게 되어 있어요. 그리고 같이 들어있던 바르네 풀까지 이용하면, 어디 이 책 한권만 들고 나가도 다른 준비물 없이 바로 그 자리에서 만들어낼수 있는 최고의 장점을 갖춘답니다. 여름 휴가기간에 놀러갈일 무척 많은데, 아이와 함께 만들기 교재, 종이접기 교재등을 갖고 가면, 물놀이 외에 차 안이나 숙소에서 편안히 쉬고 싶을때 심심한 아이와 놀아주기에 이보다 좋은 것이 없더라구요. 작년에 만들기 책과 스티커북 몇종을 들고 놀러갔다가 만들기 책을 위해 가위까지는 챙겨갔는데 미처 풀을 못 가져가서 밥풀로 붙인 적이 있었거든요. 참 너덜너덜한 자동차였지요. 이 책과 바르네 풀로는 어디서건 뚝딱 만들어집니다

바르네풀

참 바르네 풀, 이번에 처음 봤는데 수정테이프와 양면 테이프를 결합한 아이디어 히트 상품이라 할만하네요. 이거 리필 구해서 계속 쓰고 싶어요. 아이도 엄청 신기해하구요. 물풀은 워낙 잘 손에 뭍어서 요즘에는 딱풀만 쓰는 중이었는데 사실 아이는 더 그렇고, 딱풀도 쓰다보면 손이 지저분해지고, 바로바로 접착력이 좋지 않아서 붙이고 마를때까지 시간이 많이 걸렸거든요. 바르네 풀은 양면테입처럼 잘 붙으면서 수정 테입처럼 쉽게 붙이는 거라 정말 유용했어요. 풀 바르고 마를때까지의 시간이 초단축되었다 할까요? 아이도 바로 완성한 자동차 장난감을 바로 갖고 놀 수 있어 더욱 좋아했답니다.



장난감 종류가 워낙 많다보니, 다른 책이나 자동차 장난감 등으로 만나기 어려운 차들까지 두루두루 접할 수 있어 특히 더 좋았어요.

흔히 보면서 아이들에게 인기도 많은 버스, 기차와 경찰차, 소방차, 구급차, 포크레인,텀프트럭은 물론이구요.

지게차, 싸파리차, 스낵카, 로드롤러, 스포츠카, 불도저, 택시까지 있어서 아이 눈을 휘둥그레지게 만들었지요.

당장 만들자 조르는 것을, 친정에 갈 일이 있어서 이 책 한권 들고 건너가서 아이와 신나게 만들어보았답니다. 집에와서도 찾을게 눈에 선연해서 바로 들고 건너왔구요. 아니나다를까 정말 좋아하더라구요 얼마나 집중하는지 몰랐답니다. 다섯살이다보니 요즘 들어 감정의 기복도 좀 심해지고, 예전엔 너무나 좋아했던 할머니, 할아버지도 싫다고 뗑깡 부리곤 하던 아이였는데 좋아하는 책과 장난감이 있으니 아이의 마음도 부드러워지는 것 같더라구요. 뭔가 불만족스러운게 있어서 그랬겠지만 아이의 마음이 여유로워지니 부모님 뵐 낯이 설 정도였어요. 넘 예뻐하셔서 자주 보고 싶어하시는데 아이가 계속 떼 쓰고 울면 넘 죄송하더라구요.

아이가 직접 떼어내고, 바르네 풀로 붙이고 이어 붙이기까지 완성할 수도 있겠지만, 못하는 부분들은 엄마가 중간중간 끼어들어 도와줬어요.

재미난 장난감들 만들고서도 신통한데, 워낙 많이 들어있어서 앞으로도 할 거리가 한참 남아있어 즐겁네요. 동물편에는 아이가 좋아하는 코끼리는 물론이고 문어, 고래, 거북이등이 참으로 다양하게 들어있던데 (역시 45개) 동물편도 들여줄까봐요. 아이가 정말 좋아하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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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어린고양이와 늙은개 2 내 어린고양이와 늙은개 2
초(정솔) 글.그림 / 북폴리오 / 2012년 6월
품절


1권을 읽고, 마치 아기와도 같은 낭낙이와 순대의 이야기를 읽고, 또 저자의 믿을수 없을만큼 따뜻한 사랑을 읽고, 나도 모르게 눈물을 줄줄 흘리고 말았었는데..어느덧 2권이 나왔다. 웹툰을 좋아해 즐겨 보다가 요즘은 단행본으로 한번에 보는 일이 늘고 있다. 이 책은 재미있게 읽기도 하지만 감동이 더 크고, 반려동물에 대한 생각을 한번 더 깊게 하게 만드는 어른스러운 웹툰의 느낌이다.

어른스럽다함은 나이를 먹었다고 해서 얻어지는 것이 아니다. 아마도 작가님보다 내가 더 나이를 먹었을텐데도 나는 작가님처럼 반려동물에 대한 사랑이 넘치지를 못한다. 아마 우리 신랑이라면 또 모를까.

어릴 적 기르던 강아지가 죽어서 엉엉 울면서 무덤을 만들어주고 했던 기억은 나나 신랑 모두 갖고 있었다.

그러나 지금까지도 신랑은 그 순수한 마음을 간직하고 있었다. 다섯살난 어린 아들이 물고기를 기르고 싶어해서, 할머니께 졸라 물고기를 선물받았다. 그리고 작은 어항에 둔지 하루만에 그 작은 열대어 다섯마리 중 세마리가 바로 죽었고, 불안해하던 신랑과 같이 마트에 가서 산소가 나오는 돌인가? 그런게 있단다. 그걸 사오고 작지만 더 깨끗한 어항도 사와서 염소를 날린 물을 넣고 키우니 두 마리는 며칠 더 살 수 있었다. 그래도 어머님댁에서 몇년을 살았다는 그 열대어와 달리 이 물고기들은 우리집에 온지 한달도 못되어 모두 다 죽고 말았다.

물고기란 물고기지 라는 생각으로 마음을 비웠던 나와 달리, 신랑은 무척이나 가슴 아파했다. 그리고 이럴거면 처음부터 키우지 말았어야했는데 하며 조바심내하였다. 선한 사람이다 라는 생각이 한가득 드는 사람이다.

반려동물인 진우도 엄청 사랑하는 우리 신랑, 본가인 시댁에 가면 진우도 신랑을 보며 어쩔줄 몰라하고 신랑도 조금이라도 꼭 놀아주며 시간을 보내준다.

1권이 상처받은 동물들의 이야기로 가슴을 더 아프게 했다면 2권에는 낭낙이와 순대 이야기가 좀더 행복하게 그려져있다. 다만 앞이 잘 안보이게 태어난 순대와 시력을 잃은 낭낙이의 이야기가 가슴이 아플뿐. 게다가, 저자가 처음 만화를 그리게 된 계기는 바로 낭낙이, 생애 최초의 동생인 낭낙이를 잊지 않기 위해 자신이 가장 잘하는 것을 기록으로 남기기 시작한 것이 바로 웹툰의 계기가 되었다 하였다. 낭낙이의 마지막, 곧 이별하게 될 것을 두려워하며 시작했던 글, 그 낭낙이가 다행히 1년여 넘게 살아주었고, 앞으로도 더욱 오래 건강하게 살아주기만을 간절하게 바라는 저자.



낭낙이와 순대, 늙은개와 어린 고양이(이젠 큰 고양이가 되었음에도)를 너무나 사랑해, 귀여워 어쩔줄 몰라하는 모습이 책에 오롯이 잡혀 있었다. 누군가를 이렇게 순수하게 좋아하는 사람이 과연 얼마나 될까. 게다가 아무리 귀여워도 시간이 지나면 그 사랑이 옅어지기 마련인데, 저자는 한없는 사랑을 주고서도 낭낙이에게 다 베풀었다는 생각을 차마 하지 못한다. 더 해주지 못해 미안하다는 그 마음, 그 말. 반려동물 뿐 아니라 우리 주위의 소중한 이들에게도 가져야하는 마음가짐이 아닐런지..

정말 신기한 것은 저자의 눈을 통해 이야기를 들여다보면 낭낙이와 순대의 마음까지도 정말 이대로 읽혀지는 그런 느낌이 든다.

아기처럼 말을 할 수 없는 동물들이지만 그들도 분명 생각을 하고 사랑을 하고 주인 아니 가족의 마음을 얻기 위해 얼마나 고민을 할터인가. 특히나 분가한 저자가 집에 돌아오는 날에는 잠 많은 낭낙이가 옆에서, 잠을 안 자고 깨어 있으려 한다는 이야기에 더욱 가슴 뭉클했다. 그 시간이 너무 소중한게지. 잠조차 잘 수 없을 정도로. 이런 마음은 정말 인간 세상에서도 너무너무 소중한 사람들 사이에서도 흔치 않은 일이 아니지 않은가. 낭낙과 작가, 그리고 순대 이 셋의 아름다운 이야기는 어느덧 책 두권으로 나왔고 많은 이들이 그들의 책을 읽고 눈시울을 붉히고 진정한 사랑이야기에 감동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한다.


저자만큼 사랑을 베풀고, 또 오랫동안 한결같은 마음으로 돌볼 자신이 없어 아직 반려동물들 식구로 들이지 못했지만, 마음이 중요하다는 생각이다. 마음이..

온전한 사랑을 베풀고도 모자라다 느낄 수 있는 그 바다와도 같은 아름다운 사랑 말이다.

감동의 만화, 못 본 사람이 있다면 꼭 한번 보라고 말해주고픈 그런 만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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