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어린고양이와 늙은개 2 내 어린고양이와 늙은개 2
초(정솔) 글.그림 / 북폴리오 / 2012년 6월
품절


1권을 읽고, 마치 아기와도 같은 낭낙이와 순대의 이야기를 읽고, 또 저자의 믿을수 없을만큼 따뜻한 사랑을 읽고, 나도 모르게 눈물을 줄줄 흘리고 말았었는데..어느덧 2권이 나왔다. 웹툰을 좋아해 즐겨 보다가 요즘은 단행본으로 한번에 보는 일이 늘고 있다. 이 책은 재미있게 읽기도 하지만 감동이 더 크고, 반려동물에 대한 생각을 한번 더 깊게 하게 만드는 어른스러운 웹툰의 느낌이다.

어른스럽다함은 나이를 먹었다고 해서 얻어지는 것이 아니다. 아마도 작가님보다 내가 더 나이를 먹었을텐데도 나는 작가님처럼 반려동물에 대한 사랑이 넘치지를 못한다. 아마 우리 신랑이라면 또 모를까.

어릴 적 기르던 강아지가 죽어서 엉엉 울면서 무덤을 만들어주고 했던 기억은 나나 신랑 모두 갖고 있었다.

그러나 지금까지도 신랑은 그 순수한 마음을 간직하고 있었다. 다섯살난 어린 아들이 물고기를 기르고 싶어해서, 할머니께 졸라 물고기를 선물받았다. 그리고 작은 어항에 둔지 하루만에 그 작은 열대어 다섯마리 중 세마리가 바로 죽었고, 불안해하던 신랑과 같이 마트에 가서 산소가 나오는 돌인가? 그런게 있단다. 그걸 사오고 작지만 더 깨끗한 어항도 사와서 염소를 날린 물을 넣고 키우니 두 마리는 며칠 더 살 수 있었다. 그래도 어머님댁에서 몇년을 살았다는 그 열대어와 달리 이 물고기들은 우리집에 온지 한달도 못되어 모두 다 죽고 말았다.

물고기란 물고기지 라는 생각으로 마음을 비웠던 나와 달리, 신랑은 무척이나 가슴 아파했다. 그리고 이럴거면 처음부터 키우지 말았어야했는데 하며 조바심내하였다. 선한 사람이다 라는 생각이 한가득 드는 사람이다.

반려동물인 진우도 엄청 사랑하는 우리 신랑, 본가인 시댁에 가면 진우도 신랑을 보며 어쩔줄 몰라하고 신랑도 조금이라도 꼭 놀아주며 시간을 보내준다.

1권이 상처받은 동물들의 이야기로 가슴을 더 아프게 했다면 2권에는 낭낙이와 순대 이야기가 좀더 행복하게 그려져있다. 다만 앞이 잘 안보이게 태어난 순대와 시력을 잃은 낭낙이의 이야기가 가슴이 아플뿐. 게다가, 저자가 처음 만화를 그리게 된 계기는 바로 낭낙이, 생애 최초의 동생인 낭낙이를 잊지 않기 위해 자신이 가장 잘하는 것을 기록으로 남기기 시작한 것이 바로 웹툰의 계기가 되었다 하였다. 낭낙이의 마지막, 곧 이별하게 될 것을 두려워하며 시작했던 글, 그 낭낙이가 다행히 1년여 넘게 살아주었고, 앞으로도 더욱 오래 건강하게 살아주기만을 간절하게 바라는 저자.



낭낙이와 순대, 늙은개와 어린 고양이(이젠 큰 고양이가 되었음에도)를 너무나 사랑해, 귀여워 어쩔줄 몰라하는 모습이 책에 오롯이 잡혀 있었다. 누군가를 이렇게 순수하게 좋아하는 사람이 과연 얼마나 될까. 게다가 아무리 귀여워도 시간이 지나면 그 사랑이 옅어지기 마련인데, 저자는 한없는 사랑을 주고서도 낭낙이에게 다 베풀었다는 생각을 차마 하지 못한다. 더 해주지 못해 미안하다는 그 마음, 그 말. 반려동물 뿐 아니라 우리 주위의 소중한 이들에게도 가져야하는 마음가짐이 아닐런지..

정말 신기한 것은 저자의 눈을 통해 이야기를 들여다보면 낭낙이와 순대의 마음까지도 정말 이대로 읽혀지는 그런 느낌이 든다.

아기처럼 말을 할 수 없는 동물들이지만 그들도 분명 생각을 하고 사랑을 하고 주인 아니 가족의 마음을 얻기 위해 얼마나 고민을 할터인가. 특히나 분가한 저자가 집에 돌아오는 날에는 잠 많은 낭낙이가 옆에서, 잠을 안 자고 깨어 있으려 한다는 이야기에 더욱 가슴 뭉클했다. 그 시간이 너무 소중한게지. 잠조차 잘 수 없을 정도로. 이런 마음은 정말 인간 세상에서도 너무너무 소중한 사람들 사이에서도 흔치 않은 일이 아니지 않은가. 낭낙과 작가, 그리고 순대 이 셋의 아름다운 이야기는 어느덧 책 두권으로 나왔고 많은 이들이 그들의 책을 읽고 눈시울을 붉히고 진정한 사랑이야기에 감동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한다.


저자만큼 사랑을 베풀고, 또 오랫동안 한결같은 마음으로 돌볼 자신이 없어 아직 반려동물들 식구로 들이지 못했지만, 마음이 중요하다는 생각이다. 마음이..

온전한 사랑을 베풀고도 모자라다 느낄 수 있는 그 바다와도 같은 아름다운 사랑 말이다.

감동의 만화, 못 본 사람이 있다면 꼭 한번 보라고 말해주고픈 그런 만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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