걷지 마 뛰지 마 날아오를 거야 - 행복을 유예한 우리 시대 청춘들에게
안주용 지음 / 컬처그라퍼 / 201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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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서울과학고 여자 기숙사생 세명이 수박 서리를 감행하였다. 그리고, 다시 사회 초년병으로 나선 여자 셋은 새로운 서리, 지구 서리에 도전한다. 세계 일주를 하고 돌아오는 것이었다. 포항공대에서 생물을 전공하고 극지연구소 바이오센터 연구원으로 일하던 저자는 직장도 모든 것도 훌훌 털어버리고, 찰스 다윈에 대한 오마주라는 동기로 갈라파고스 군도부터 인도의 라다크에 이르는 여행일정을 짜고 석달의 여행을 시작하였다.

 

그리고, 여행의 마지막 종착지였던 인도 라다크에서 운명과도 같은 사랑 믹을 만난다.

한국에는 그녀를 기다리는 남자친구도 있었고, 모범생으로 자란 그녀를 믿고 사랑한 가족들도 있었다. 편안한 집을 버리고 그녀는 현대 유목민의 삶을 선택하였다.

단순한 여행에세이 그 이상의 것, 재미있지만, 평범하지 않은 그 선택에 호기심 반 걱정 반의 마음으로 빠져들게 되었던 것은 여행 그 이상의 인생 에세이가 담긴 그녀의 독백이자, 자아성찰과 같은 책이었기 때문이었다. 자유를 갈망하는 여자라기 보다는 아이의 엄마로 현재의 삶에 안주하고, 오히려 틀이 없는 삶에 놓이게 됨을 두려워하는 보수적인 나와는 전혀 다른 삶을 선택한 그녀.

 

 책을 읽는 도중에 동생에게 몇몇 이야기를 전해주자, 동생이 "이제 언니는 엄마의 관점에서 보게 되는 구나"라는 말을 전해주었다. 사춘기 소녀, 그리고 성숙한 숙녀로써의 삶이 아닌 엄마를 이해하는 삶, 아직도 완벽한 엄마는 되지 못했지만, 타지에서 고생스러운 삶을 살것같은 딸을 걱정하는 그녀 엄마의 마음을 백분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아직 아기인 내 아이가 자라서 보도 듣도 못한 머나먼 곳에서 고생길 훤한 삶을 살겠다 한다면 나 역시 어떻게든 그 마음을 돌리려 애쓸 것이기에..

 

그저 담담히, 평범하지만, 깨기 힘들었던 그녀의 알 껍질. 지각 한번 하고서 대성통곡을 했던 전교 1등의 삶부터 3년 연애기간동안 고이 지켰던 순결에 대한 이야기까지.. 그리고 듣는 사람이 놀랄 정도로 솔직하게 그녀의 성에 대해 언급하는 부분들까지도..

정말 솔직한, 비밀 일기장에서 쓰였을 법한 이야기들은 이제는 당당하게 펼쳐내는 그녀 모습에 너무 놀라기도 하였다.

 

끝도 없이 펼쳐진 히말라야 산중 평원에 서너 평 남짓한 천막을 치고 사는 유목민 가족과 초고밀도 메가도시인 대한민국 서울 특별시 도심 한복판 100평짜리 헨트하우스에 사는 부부 중 과연 누가 더 넓은 곳에서 사는 것일까. 유목민이 되는 상상은 그렇게 시작되었다. 97p

나와 함께 걷고 있는 이사람, 이 척박하고 낯선 땅을 내게 꿈처럼 고향처럼 바꿔 놓은 이 사람과 함께라면 이 세상 어디라도 기꺼이 찾아갈 수 있을 것 같은 믿음이 내 가슴 속에는 그때 이미 자라고 있었던 것 같다. 98p

 

관광객들이 예수님 닮았다 말한 믹을, 그녀는 처음 본 순간 어린 왕자의 느낌으로, 그의 뒤에 비치는 후광까지 같이 발견하였다 한다. 그리고 그의 눈에도 그녀가 오롯이 자리하였고, 독일의 잘 나가던 직장인이었던 그가 15년 이상 여행객으로 살아가고 있던 그 삶에 그녀 또한 발을 딛게 된것이었다.

이 책은 정말 단순한 여행 기록이 아니다. 그녀의 삶의 기록, 그녀가 천생연분이라 믿는 믹을 만나 변화하게 된 이야기, 사랑이 사람을 어떻게 바꿔 놓을 수 있을지에 대한 마법같은 이야기라고 할 수있다. 가족에게는 또 그녀의 전 남자친구에게는 고통이 되었을 시간이었음에도 그녀는 오히려 그 삶이 더 행복하게 느껴지고 소중하게 느껴졌을.. 그런 순간이었으리라.

 

죽도록 일만하고 성냥갑같은 서울의 아파트에서 숨막히게 살아가는 평범한 삶이 별난 거라 말한 그녀. 먹고 살만큼 일하고 시간에 쫓기지 않고 사람을 만나고 자연을 만나면서 살고 싶다는 엄마와의 대화 속에서 그녀는 진정 자신이 원하는 삶을 살고 있다 믿고 싶었다.

 

나와 다른 삶, 가치관을 갖고 있다고 해도 가장 중요한 것은 본인이 느끼는 행복 지수겠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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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 아트 앤 더 시티 - 예술가들이 미치도록 사랑한 도시
양은희 지음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10년 12월
평점 :
절판


 

 

 

이 책은 '뉴욕의 문화'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을 위한 책이다. 그 중에서도 뉴욕이라는 도시가 길러낸 현대미술(그 난해하다는)과, 그것을 중심으로 다양하게 뻗어나간 뉴욕의 문화에 대해 호기심을 가진 사람들을 위한 것이다. 12p

 

여행을 좋아하지만, 막상 실제로 떠날 기회를 많이 찾지 못하는 나는 여행에 대한 갈증을 주로 여행 관련 서적을 통해 해결하곤 했다. 요즘에는 유난히 여행 서적들이 다양하게 나와서 그 곳에 가보지 않고도 정말 꼼꼼이 알아보고 도움받을 수 있는 다양한 가이드 서적서부터 각각의 관심사에 포인트를 맞춘 여행 에세이 및 서적들까지 범주도 넓어져서 고르는 사람을 더욱 행복하게 만들어 준다.

 

뉴욕 걷기 여행( 뉴욕을 느긋이 즐기며 산책하는 여행에서 참고하기 좋은 책 http://melaney.blog.me/50091270164

마이 스위트 뉴욕 (뉴욕의 다양한 맛집에 주안점을 둔 책  http://melaney.blog.me/50095116793 )

뉴욕에서 만난 175가지 행복이야기 (유학생활을 바탕으로 다양한 뉴욕 생활에 대한 팁과 정보를 소개한 책 http://melaney.blog.me/50100815472)

깐깐한 뉴욕쇼핑여행 ( 쇼퍼홀릭 박작가의 뉴욕 쇼핑을 샅샅이 파헤친 여성 쇼퍼들에게 좋을 그런 책 http://melaney.blog.me/50102018203 )

그리고, 지금 만난 이 책 뉴욕 , 아트 앤더 시티 . 이 책은 예술가들이 미치도록 사랑한 도시 뉴욕에서 우리가 예술 작품과 예술가들에 대해 좀더 해박한 지식을 갖고 바라볼 수 있도록 좀더 깊이있는 지식을 주는 그런 책이다. 뉴욕에서 미술사, 박물관학을 공부하고 뉴욕 시립대에서 미술사로 박사학위까지 받으며 11년간의 뉴욕 생활을 한 양은희님의 뉴욕 예술에 대한 깊은 지식이 빛을 발하는 책이랄까?

 

1971년 이곳에 새로이 예술가를 위한 소박한 식당 '푸드'가 문을 여는데 바로 고든 마타 클락이 그 주인이었다. 발레리나이며 사진작가였던 캐롤라인 구든과 함께 예술가가 많이 거주하며 작업하는 소호에 저렴하면서도 종종 서로 교류할 수 있는 일종의 공동 모임 장소인 식당 '푸드'를 차리게 된다. ..후에 마타 클락은 이 식당의 내부를 헐고 새로이 고치는 도중에 시험삼아 톱으로 벽에 가로로 구멍을 내게 되는데 이것이 바로 그의 유명한 건축물 자르기 작업의 시발점이 되었고, 그 후 폐기처분될 여러 건물에 기하학적, 입체적 자르기 놀이를 하면서 유명해졌다. 103p

 

가난하지만 젊고 꿈많았던 예술가들의 삶들이 어우러져 만들어낸 뉴욕의 예술 문화, 그 안에는 예술가들이 찾는 그들만의 밥집 이야기도 있었고, (마치 우리나라의 예전 시인들이 자주 찾던 귀천이라는 카페나 학림다방의 느낌을 갖게 해주는 그런 소개글이었다.) 처음 듣지만, 분명 유명하고 작가의 설명을 한번 들음으로써, 눈여겨보지 못했을 많은 뉴욕예술작품들이 하나하나 의미를 부여해 살아나는 느낌이었다.

 

대량 생산되는 소비 제품의 속성에 맞게 대량으로 작품을 만들 수 있는 실크스크린 기법을 사용해 마치 공장에서 상품을 만들듯이 이미지를 찍어낸 미술품을 생산하기 시작했다. 워홀은 이런 생산 방식을 이용하는 자신의 작업실을 이스트 47가에 만들고 '공장'이라 불렀다. 그리고 사람들을 고용해서 대신 작품을 제작했다.

 

솔라나스는 왜 앤디 워홀을 죽이려고 했느냐는 질문에 '그가 내 인생을 너무 심하게 컨트롤했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상대에게 집착하는 사람은 그 대상에게서 관심을 얻는데 실패했을때 고통을 느끼고, 그 고통을 해결하기 위해 집착의 대상을 제거한다고 한다. 솔라나스가 총을 쏜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 아니었을까? 솔라나스는 워홀을 통해 성공을 꿈꾸었지만 아무것도 도와주지 않는 워홀 때문에 고통스러웠을 것이고 어떤 식으로든 자신의 절망을 해소하고 싶었을 것이다. 153.154p

 

팝 아트의 대가로 불리는 앤디 워홀. 그가 그린 캠벨 수프, 코카콜라 등의 그림은 우리 눈에 무척 익숙했는데, 공장이라는 시스템을 도입해 대량생산하는 독창적인 면모를 보여주기도 했다. 그리고 "나는 앤디워홀을 쐈다" 라는 영화 속에 나타난 앤디 워홀 저격 사건에 대한 후일담까지.. 백남준, 앤디 워홀 등의 나도 들어봤던 작가들의 숨겨진 이야기들도 전해듣게 되는 그런 책이었다.

 

뉴요커에게, 그리고 예술가에게 비극은 항상 영감의 원천이다.

많은 뉴요커들이 우울증을 호소하고, 실제로 맨해튼을 떠나는 사람들이 속출하던 시기에 등장한 '빛의 조의'라는 작업은 예술이 가진 능력의 발현이었다.

2002년 3월 12일부터 약 32일간, 매일 밤 뉴요커들은 해가 진 다음 하늘로 떠오른 두개의 빛 기둥을 볼 수 있었다.

이 프로젝트는 창의력과 시민정신, 그리고 행정 지원이 결합될 때 예술이 얼마나 큰 위력을 가질 수 있는가를 보여준 예였다. 174p

 

두개의 빛기둥의 찬란함은 9.11사태의 비극에서 헤어나오기 힘든 뉴요커들을 토닥여 주는 큰 위안이었을 것이다. 비극 속에 피어나는 그들의 예술혼.

그리고, 거리, 건물 곳곳에 그려지는 낙서 같은 그림, 그래피티도 작가의 혼을 부여받아 예술로 승화되는 도시, 뉴욕.

파리나 런던 등 오래된 고풍스러운 유럽 도시에서 만난 예술 작품과 또다른 대중과 친숙하면서도 현대 예술이라 난해하기도 한 다양한 예술 장르를 만날 수 있는 책이었다.

 

인디애나의 작업 중에서도 '사랑'은 전세계에서 사랑을 받아왔다. 원래 '사랑'은 1964년 뉴욕 근대미술관이 크리스마스 카드용으로 주문한 이미지인데 반응이 좋아지자 그림 뿐 아니라 크고 작은 규모의 조각 작품으로 변형해서 제작했다. 필라델피아와 뉴욕 이외에도 도쿄, 타이베이, 라스베이거스 등에 그의 '사랑'이 뿌리를 내렸다. 234p

 

코스트코 건물에서 봤던가? 티브이 광고에서도 봤었고, 우리 눈에도 아주 흔하게 익숙했지만, 무척이나 마음에 들었던 LOVE의 네 글자. 그 네글자를 이렇게 새로이 만들어내어 오랫동안 전세계인의 인기를 누리고 있는 그 이야기도 전해들을 수있었다. 보여줄 것이 넘쳐나는 뉴욕, 그 중에서도 뉴욕 현대 아트와 조금은 진하게 만날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해준 뉴욕, 아트 앤 더 시티.

 

내 생애 뉴욕에 가서 살게 되는 일은 없겠지만, 여행을 가보게 될일이 생겼을때 가보고 싶은 곳, 의미를 부여하고 싶은 곳등은 책을 읽고 나서 더욱 많아졌음은 확실하다. 뉴욕에 가서 예술작품을 만나기 위해 화랑, 박물관 등에만 찾아갈 것이 아니라, 거리의 조각, 건축물 등을 둘러보면서도 충분히 감동받을 수 있고, 여운을 느낄 수 있음을 깨닫게 되었다. 많은 이들이 가고 싶어하는 그 곳 뉴욕의 매력을 또 한 층 깨달은 시간이었기에 내겐 여행 우선순위가 밀렸던 뉴욕이 이제는 꽤나 높은 순위로 자꾸 올라감을 인정할 수 밖에 없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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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 따뜻해야 몸이산다
마츠이케 츠네오 지음, 박재현 옮김 / 한문화 / 201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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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부터 일본 의사들이 건강에 대해 쓴 여러 책들을 읽어보면, 서양의학에 국한되어 있지 않고, 한방까지 두루 섭렵하거나 혹은 한방에 더 많은 부분을 할애한 건강 지식들을 다루고 있는 경우가 흔하게 나타났다. 우리나라는 양한방이 엄격하게 구분되어, 서로의 경계를 넘나들지 않게 날카롭게 대립하고 있는 반면, 일본에는 양의만존재하고 한의가 따로 없어 양의가 한방까지 공부하고, 경계를 넘나드는 경우가 제법 있다고 들었다.

 

그래서일까? 대장질환전문의인 일본 마츠이케 츠네오 박사의 이 책에도 역시나 한방의 개념이 자연스럽게 녹아든 치료법이 권장되고 있다.

만성질환의 근본이 되기 쉬운 냉증을 치료하여 변비도 치료하고, 냉증과 변비가 일으킬 더 심각한 질환들을 예방하는데 주안점을 두고자 하는 것이다.

원인을 알기 힘든 냉증 치료, 몸을 자연스럽게 따뜻하게 만들어 치료하기 힘든 변비까지 해소시키고, 장을 편안하게 만들어주는 방법을 소개하는 책이다.

 

냉증과 변비, 많은 여성들이 몸살을 앓고 있는 이 질환에 대해 사실 부끄럽게 여기고 입밖에 내는 경우는 많지가 않다. 냉증은 그냥 불편함으로 여기고, 변비는 손쉽게 변비약을 구입해서 해결을 하려 한다. 하지만, 임시방편으로만 쓰여야할 변비약의 상용화가 장에 얼마나 안 좋은 영향을 주는지 이 책에서는 분명히 밝히고 있다.

 

변비의 주된 원인으로 냉증이 깊이 관련되어 있다. 손발이 차가워 흔히 냉증을 자각하는 사람 외에도 자신은 냉증이 전혀 아니라 믿었던 이들 중에도 냉증 환자가 제법 있음을 알아야한다.

추운 겨울날 자신은 열이 많아 오히려 얼굴이 후끈거린다고 말하는 사람이 있는데 이것은 전형적인 냉증에 의한 증상이다. 몸의 열이 말초신경까지 전해지지 못하고, 상반신으로 올라와 얼굴에는 열이 나는데 손발은 차갑다. 이 같은 경우 손발을 따뜻하게 해주면 얼굴로 올라오는 열기를 금방 내릴 수 있다. 45p

 그래서 냉증을 체크하는 간단한 리스트도 소개되어 있었다.

 

대장 내시경 검사를 해보면 연동운동이 거의 일어나지 않은 것처럼 보이는 사람이 있다. 장운동이 너무 둔해서 마치 정지된 것처럼 보이는 사람. 나는 이처럼 연동운동이 거의 일어나지 않는 것처럼 보이는 장을 '스트레스 장'이라고 부른다. 냉증 환자 중에 스트레스 장 환자가 많았고, 이들 대부분이 변비로 고생했으며 심한 경우에는 대장암까지 발병할 수 있었다. 그러기에 스트레스 장을 개선하여 장을 건강하게 회복하는 방법이 만병을 예방할 수 있는 대책이다. 

 

우리 몸의 체온을 조절하는 자율신경이 과감한 노출 패션이나 스트레스, 다이어트 등으로 그 기능이 무너져 일어나는 문제가 바로 냉증이다. 바로 이 냉증을 해결하기 위해 저자는 장내 리셋 식이요법설명하고, 1주일간 손쉽게 자기 치료를 하여 가벼운 변비환자는 장건강을 회복할 수 있고 변비나 변비약 과잉으로 피폐해진 장을 가진 사람은 완전히 새로운 장으로 리셋하기 위한 노력을 할 수 있다. 이 프로그램 진행후에도 장을 따뜻하게 하는 음식을 일상에서 꾸준히 섭취하면 차츰 냉증이 개선된다.  또한 보조 요법으로 아로마 테라피와 족욕법, 운동법 등을 소개해 식이요법과 더불어 장 따뜻하게 만드는 치료법을 더욱 강화해주고 있다.

 

몸을 따뜻하게 해주는 계피 생강차로 보해주고, 그리고 우리는 몰랐지만 카레 또한 장을 따뜻하게 해줄 건강 식단이었다. 우리가 잘못 알고 있던 상식으로는 변비에 좋다고 알았던 생야채 샐러드는 정작 변을 딱딱하게 만들어 오히려 변비를 악화시킬 수 있기에 주의해야한다고 하였다. 또 선풍적 인기를 끌고 있는 매크로비오틱 식단의 경우에도 장을 따뜻하게 해주는 음식과의 병용이 중요한 포인트가 되었다. 그렇지 않고 그냥 현미만 마냥 복용하다가 상행결장에 소화되지 않은 현미가 정체되어 있는 사람이 상당수 있었다고 하니 말이다.

 

차와 음식 등으로 장을 보하고, 변비를 치료할 수 있는 건강한 습관을 소개해주는 책, 약만이 능사가 아님을 알려주고, 속시원히 해결하지 못했던 만성 질환인 변비와 냉증을 잡아줄 고마운 치료법을 알게 되어 유익한 독서시간이었단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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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동물을 잘 그려요 엄마 아빠와 함께 신나게 그리기 1
레이 깁슨 지음, 신형건 옮김, 아만다 발로우 그림 / 보물창고 / 2011년 1월
절판


"언니는 그림을 잘 그리니까 직접 아이에게 그림 그려주면서 놀아주면 정말 좋을 것 같아."

초등학교 선생님인 여동생의 말에 나는 사실 좀 부끄러워졌다. 그림을 잘 그린다니, 그게 언젯적 이야기던가 싶었다. 초등학생 때는 말을 무척 좋아해 열심히도 그렸고, 다른 동물들도 많이 그렸지만, 그 때 이후로는 그림을 그릴 일도 별로 없었거니와 자연히 안 그리다 보니 피아노를 안 치면 손이 굳는 현상처럼 그림도 안 그리면 못 그리게 된다는 사실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아기엄마가 되어 아이가 그려달라는 동물들과 자동차 그림을 그리려다보니 강아지를 그렸는데 곰처럼 보인다거나, 다리 모양이 어색해 내 눈에도 마음에 들지 않는 그런 이상한 그림만 그려대게 되었다. 그래도 자꾸만 그림을 그려달라고 하고, 자신도 따라 그려보려 노력하는 세살바기 귀여운 아들.

뭔가를 보고 따라 그리는 것은 그나마 할 수 있겠는데, 머릿속에 생각한 그림과 실제 결과로 나온 그림이 너무 달라 난감할때가 많았다.

아들을 위해 그림을 그리기는 하되 내 마음에도 안드는 이상한 그림 탓에 괜스레 미안한 마음이 들었던 것이다.


나뿐 아니라, 아빠, 친정 식구들 모두에게도 그림을 그려달라 해서 다들 열심히 그려주면서도 서로 이게 무슨 그림이야? 하면서 웃는 일이 많았다.

우리의 고민을 한꺼번에 해결해준 책. 고마운 그림책 "난 동물을 잘 그려요"를 만났다.


아이를 위해 꺼내들었는데, 친정어머니 (사실 친정어머니도 초등학교 선생님이시라, 아이와 놀아주기에 나보다도 더 열심이시다.)께서 아이 손을 붙들고 사자 그림부터 천천히 따라 그려보기 시작하셨다. 정말 한눈에도 쉽고 아이 눈에도 예쁜 그런 그림들. 아이도 신이 나서..페이지를 넘겨 가며 돌고래 그려달라, 거북이 그려달라, 물고기 그려달라 신이 났다.


아이는 선명하고 짙은 펜을 좋아하지만, 손에 뭍으면 잘 지워지지 않아 평소에 색연필로 그리게 하곤 했는데, 책에 나온 것처럼 크레파스로 그리고 마커펜으로 칠하거나 물감으로 칠해도 예쁠 것 같았다. 누가 그려도 예쁘고 잘 그린 그림이 되는 "난 동물을 잘 그려요" . 동화책 못지 않게 아이들, 부모에게 모두 꼭 필요한 그런 책이 아닌가 싶다. 따라 그리는 방법도 무척 쉽게 잘 나와 있고, 완성된 그림은 누구 눈에나 예쁠 그런 그림이어서 동물을 잘 그리고 싶은 엄마들에게 정말 유익한 보물창고같은 책이라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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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뚝배기 하실래요? - 입맛 확~ 당기는 손맛 한 그릇
정경지.손유진 지음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10년 12월
품절


KBS, SBS, YTN을 넘나들고, 각종 유명 여성지에서 칼럼을 진행하고 있는 인기 칼럼니스트이자, 이 책의 저자인 더 디쉬. 어머니로부터 물려받은 손맛과 탁월한 디자인 감각을 지닌 두 디쉬(알고 보면 시누와 올케 사이)가 뭉쳐 더 디쉬라는 블로그를 만들고 마음껏 요리를 하며 뜻을 펼쳤다 한다. 한식을 돋보이게 하는 정통 조리법과 양념을 고수하면서도 요즘 트렌드를 놓치지 않는 감각적인 노하우로 차별화된 레시피는 더 디쉬가 만든 요리들의 가장 큰 매력.

혼수로 장만한 그릇 중에는 뚝배기는 딱 하나였다. 그 작은 뚝배기에 김치찌개며, 된장찌개를 보글보글 끓여내면, 다른 냄비에 끓일때보다 더 맛있게 느껴지고, 잔열이 남아 식탁 위에서도 보글보글 맛있게 끓고 있어, 밥을 다 먹을 때까지 따끈한 찌개를 먹을 수 있는 장점이 있었다. 뚝배기가 작아 자꾸 넘치길래 약간 큰 뚝배기를 하나 더 샀다고 했더니, 어머님께서 안 쓰고 모아둔 새 뚝배기가 있으시다고 몇개의 그릇을 더 챙겨주셨고, 모양이 각각 다른 뚝배기로 그때 그때 바꿔가며 요리하는 재미도 쏠쏠했다. 설렁탕집에서 쓰일 것 같은 뚝배기 그릇도 주셔서, 곰탕을 데워먹을 때 아주 요긴하게 사용하곤 했다.



닦을 때 일반 세제로 닦을 수 없고 (처음엔 몰라서 일반 세제로 닦았는데 숨을 쉬는 그릇이라 세제가 그릇 안으로 빨려 들어갔다가 가열하면 도로 세제가 흘러나와 음식에 섞인다고 하였다. ) 베이킹 소다나 밀가루 등으로 닦는 것이 권장된다는 것이 좀 귀찮은 관리법이긴 했지만, 건강을 위해서는 꼭 지켜야 할 방법이었다. 그것도 귀찮을땐 (베이킹 소다 덕용 포장을 사둬서, 리필을 해야하는데 귀찮을땐 ) 뜨거운 물로 헹궈서 세척하기도 하였다.

뚝배기 요리로 가득 채워진 레시피.

처음에는 한식 뚝배기 요리와 더불어, 언젠가 레스토랑에서 먹었던 뚝배기 파스타가 떠올랐다. 아니나 다를까 제법 많은 파스타와 면요리들이 뚝배기 레시피에 가득 담겨 있었다. 면요리, 특히 파스타를 좋아하는 나는 찌개 등의 한식보다도 뚝배기 파스타가 가장 기대가 되었다. 책을 받자마자 제일 먼저 펼쳐든 곳도 바로 파스타 파트.

? 우리집에서 쓰던 그 뚝배기가 아닌 후라이팬 혹은 항아리 뚜껑처럼 생긴 그런 뚝배기가 존재하였다. 그리고 내가 좋아하는 대부분의 볶음 요리, 파스타 요리들은 이런 팬 모양 뚝배기로 조리하는 것이었다. 그릇 욕심이 많긴 했지만, 사실 씽크대 빈자리도 마땅찮고 해서 자제하고 살아왔는데, 아직 마련 못한 그라탕기와 더불어 팬모양 뚝배기는 몹시나 사고 싶은 품목이 되어버렸다. 사실 뚝배기로도 그라탕기 대체가 된다고 하니 팬모양뚝배기 하나 제대로 장만하면 고민이 해결될것같기도 ...

생각해보니, 레스토랑의 뚝배기도 일반 뚝배기가 아닌 항아리 뚜껑처럼 넓적한 뚝배기였다. 그릇 먼저 장만해야겠구나.



뚝배기 사용법, 관리법 그리고 요리에 어울리는 뚝배기 고르기 , 기본 국물 만들기, 천연 조미료 만들기, 이탤리언 뚝배기를 위한 크림소스와 토마토 소스 만들기 , 그리고 생소한 식재료에 대한 구입 방법과 설명까지.. 조리에 들어가기전 알아둬야할 사항에 대해 꼼꼼하게 짚고 넘어가준다.




뚝배기로 할 수 있는 무한한 요리의 세상. 그 시작은 한식 뚝배기로 시작한다. 정말 손발 오그라들게 추운 이 겨울 뜨끈하게 넘길 수 있는 국물 요리서부터 반찬이 되는 일품요리와 영양 가득한 별미밥을 모두 뚝배기로 만들어낼 수 있다. 겨울만 되면, 따끈한 국물이 가장 필요하다는 신랑을 위해 (여름엔 뜨거운 국물이 또 싫다고 하고 ) 열심히 읽어봐야할 파트였다. 그저 우리가 알고 있는 메뉴를 뚝배기로 요리했다라는 차이만 있는 것이 아니라 레시피도 조금씩 독특하고, 따끈하게 먹으면 더 맛있을 그런 음식들이 많아서 뚝배기를 따로 씻을 번거로움따위 잊어버릴 수 있게 맛있는 음식의 세계가 눈 앞에 펼쳐졌다.


당장 내일 신랑 찌개로 무얼 해줄까 하고, 이 책을 들고 부엌에 들어서서 살펴보니, 뚝배기 명란젓찌개가 눈에 들어왔다. 무엇보다도 깊은 밤 쉽게 만들 수 있고, 재료도 두부를 제외하고 모두 집에 있는 재료였기에 선택한 메뉴였다. 보통은 멸치 육수나 명란젓 자체만으로 맛을 내곤 했는데, 뚝배기 명란젓 찌개는 쇠고기 육수를 쓴다는 것이 차별화된 점이었다. 다 만들고 나니 책처럼 깔끔하게 나오지는 못했지만 (얼었던 명란젓이 모두 터져서 골고루 국물에 스며들었달까?) 맛은 꽤 괜찮았다. 아침에 신랑이 뜨끈하게 맛있게 먹고 출근할 생각을 하니 기분까지 상큼해진다.


또 추운 겨울날 해물 어묵탕을 보글보글 끓여 술안주로 함께 해도 참 운치있고 좋을 것 같았다. 유명 음식점에서 먹었던 해물떡찜도 매콤하게 뚝배기로 만들어낼 수 있었고, 뚝배기로 담아낸 춘천 닭갈비도 새로움으로 다가왔다.

면요리와 퓨전 , 이탈리아 요리가 뚝배기로 이어지는데, 모두 다 내가 좋아하는 (한식도 좋아하지만 보다 더 특별한 별미를 맛보는 것 같아 더 기대가 되는 파트였다.) 음식들이라 눈을 더욱 반짝이며 살펴보았다. 추운 겨울이다보니 국수 전골, 낙지가 퐁당 빠진 김치칼국수등의 칼칼하고 따끈한 국물 요리도 맛있을 것 같고, 볶음 쫄면과 쫄순이 (서울 어느 여고 앞 분식집에서 유명했던 쫄면과 순두부의 만남) 등 차가운 쫄면이 싫어지는 겨울에 맛있게 먹을 수 있는 새로운 쫄면 레시피들도 인상적이었다.

메인 요리로 손님상에 내놓아도 손색없을 근사한 뚝배기 요리들, 퓨전 오리엔탈 뚝배기의 요리는 닭고기 베트남 쌀국수, 문어 마늘 볶음 밥, 뚝배기 찹스테이크 등 금방 레스토랑 메뉴판에서 뽑아온듯한 그런 메뉴들이었다.




팬 모양 뚝배기를 사고야 말겠단 의지를 불태우게 한 볶음 요리와 퓨전 이탤리언 요리들, 쇠고기 안심 스파게티부터 정신줄 놓고 먹는다는 뚝배기 문어 스튜, 그리고 책속으로 들어가 먹고 싶은 치킨 도리아와 크림소스 라자냐 등의 다양한 메뉴들까지.. 동서양의 요리와 그 중간의 퓨전 요리까지.. 또 평소 먹는 반찬과 별미로 먹을 새로운 메뉴까지 모두 아우르고 있는 훌륭한 요리책이어서 그에 걸맞는 다양한 뚝배기에 대한 욕심이 생겨나게 하는 책이었다. 어쩐지 후라이팬으로 볶아 접시에 담으면 너무 아쉬울 것 같은, 뚝배기에 담았기에 그 맛이 더욱 진하게 느껴지는 그런 요리들. 맛있고 멋있게 만들어, 입맛대로 즐기면서 올 겨울 따뜻하게 보내고 싶은 심정이다.


"한뚝배기 하실래요?"

"국물이 끝내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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