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의 도시
오쿠다 히데오 지음, 양윤옥 옮김 / 은행나무 / 201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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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말하기에 앞서, 작가 오쿠다 히데오에 대해 언급할 필요가 있다.

이미 우리나라 독자들에게도 널리 알려진 작가 오쿠다 히데오.

많은 사람들이 그의 작품들을 읽어왔고, 신작에 열광하고 있었다. 뒤늦게 그 열풍에 합류한 나는 최초로 읽은 작품이 오쿠다 히데오의 올림픽이었는데, 아테네올림픽을 참관하는 에세이로 씌여진 작품이라 그의 다른 소설들의 인기를 실감하기에는 다소 아쉬운 책이었다. 하지만, 분명히 느낄 수 있는것은 감출 수 없는 그만의 재치있는 말발들. 소설에서 만나면 얼마나 재치있게 인생을 터치해낼까 기대감을 심어주었다.

 

그리고, 만나게 된 신작 꿈의 도시.

 

이것이야말로 오쿠다 히데오의 집대성~이라는 놀라운 타이틀이 걸려있었다.

사실 낚일 수도 있었지만, 안 그래도 오쿠다 히데오의 전작들도 찾아서 짬나는대로 틈틈이 읽어봐야지 했던 내게는 참으로 반가운 말이 아닐 수 없었다. 신간인데다가 최고의 집대성이라고? 그렇다면 반드시 읽어봐야지~ 하는 마음!

 

그렇게 읽어내려간 꿈의 도시.

한 사람이 주인공이 아니라 다섯 사람의 이야기를 다룬 군상극이다. 그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혀 지루하지 않게 이야기를 매끄럽게 잘 이끌어나간다. 그러기에 역시 프로는 다르다고 했던가?

 

세개의 작은 군이 합쳐져 하나의 신도시가 된 유메노.

그 안에 살아가는 다섯 사람의 이야기는 그다지 희망적이지 않다. 하지만, 각자 자신이 처한 삶에 따라 그럭저럭 살아가고 있었다.

신도시가 되면서 급증해버린 생활보호비 수급자를 줄여야하는 부서에 배치된 공무원 도모노리, 이혼한 처지에 매일같이 케이스들과 실랑이를 벌이다보니 삶이 다 짜증나고 지루한 판이다. 그리고, 상류생활로의 진입을 꿈꾸며 도쿄 대학 진학을 꿈꾸는 평범한 여고생 후미에, 전직 폭주족 출신이면서 같은 폭주족 출신들이 모인 회사에 들어가 노인들을 대상으로 사기 세일즈를 하는 젊은 남자 유야, 유일한 대형마트 드림 마트의 보안요원이면서 이혼하고 팍팍한 삶의 의미를 사이비 종교 사슈카이에서 얻은 중년 여인 다에코, 아버지부터 이어내려온 정치가 집안이자 엄청난 재력까지 등에 업고 있는 재력가 시의원 준이치.

 

이 다섯 사람의 이야기가 교대로 흘러가는데, 어쩌면 이리도 우울한 삶을 살고들 있을까 싶은데.. 그 모습이 낯설지 않은 것이 또 섬뜩하였다. 우리나라 , 우리 주변에서도 뉴스 등을 통해 가끔 들리는 그런 이야기들이었기에.. 어쩌면 이런 일들이 모두 모여 일어날까 싶게 일들이 꼬여만간다.  다섯 사람 각각의 이야기가 연관성이 전혀 없다가 조금씩 연결고리를 찾아 이어지는 듯 하더니, 급기야 마지막 클라이막스에서 빵~ 하고 터져버리는 듯 예상치 못한 결말로 치닫고 만다.

 

새도시를 만듦으로써 미래의 희망을 꿈꾸었으나 실상은 젊은이들은 대도시로 빠져나가버리고, 주부들은 매춘을 하고, 사람들은 생활보호비를 타내는데 혈안이 되어 버린 이상한 사회.

한 작은 시골 도시의 허상이라고 치부해버리기에는 어딘가 우리 곁에도 있는 그 모습들이기에 외면하고 눈감아버리기에 안타깝기 그지 없었던 그런 이야기들.

정상적인 삶이라 할수 없는 (여고생은 정상적인  삶이었을까? 그나마? ) 일련의 삶들이 그들 나름으로는 최선을 다한듯 힘겹게 어그적 어그적 위태로운 길을 치닫던 주인공들. 결국 곪은 종기가 터지듯, 문제가 터져버렸을때 모든게 무너진 듯한 그 안에서 가느다란 희망을 발견하게 되는 묘한 클라이막스는 오쿠다 히데오가 들려주는 블랙 코미디로서의 작은 여운이었는지 모른다.

 

무척 두꺼운 책이었음에도 정말 읽히는 속도가 남다르고, 지루함 없이 연결되는 이야기들이 놀라울 정도였다. 아, 이 사람 작품 또 읽고 싶다라는 마음이 마구 드는 그런 책. 책을 다 읽고 아쉬운 마음에, 다음에 읽을 오쿠다 히데오의 책을 정해두었다. 마돈나. 몇해전 나온 책이긴 해도 아직 못 읽어본 오쿠다 히데오의 책들이기에 이제부터 그의 책을 조금씩 찾아서 차근차근 읽어볼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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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박물관 초록아이 자동차 시리즈
양승현 글, 김미정 그림, 김필수 감수 / 초록아이 / 2011년 1월
구판절판


28개월의 우리 아들, 이 책을 보자마자 당장 비닐을 뜯어달라며 성화였답니다. 자나깨나 붕붕이를 입에 달고 사는 아들인지라 자동차의 모든 것이 담겨 있는 이 책은 말 그대로 아기에게는 최고의 보물이 아니었나 싶어요.

선물로 들어있던 자동차 조립하기는 나중에 아빠더러 해달라고 해라 하고 치워놨다가..아이가 관심을 갖기에 겁없이 도전했다가.. 한참 끙끙대다가 중도 포기하고 말았네요. 아, 아이들 책이라 만만하게 봤더니 조립이 여간 어려운게 아니었어요.




아마도 초등학교 고학년이나 손재주 좋은 남자애들, 아니면 아빠들을 겨냥한 제품이 아니었나 싶을정도로 종이인데도 무척 정교하고 꼼꼼하더라구요. 그냥 아이책이려니 하고 만만히 덤볐다가 큰 코 다쳤답니다.


대부분의 아이들이 자동차를 좋아한다지만, 우리 아이는 아빠가 유난히 자동차를 사랑하는 터라 더욱 자동차를 좋아하는 것 같았어요.

연애할때도 좋아하는 차가 지나가면 눈이 번쩍 할 정도로 신랑이 자동차 매니아거든요. 엄마는 북까페에 아빠는 자동차 동호회에 가입해있을 정도로 기호가 나뉘어 힘들기도 하지만, 아이를 위해서 엄마도 기본적인 자동차 정보는 알고 있음 좋을 것 같았네요.


이 책에는 아이뿐 아니라 웬만한 어른도 상식으로 알아두면 좋을, 자동차의 모든 것이 담겨있답니다. 세계 최초의 자동차와, 자동차를 만든 사람들, 세계의 명차, 자동차 이름표인 엠블럼 등등, 게다가 자동차 생산과정과 구조까지 실려있구요. 미래의 자동차의 멋진 모습도 미리 볼 수 있고, 우리나라의 다양한 자동차들과 여러 종류의 공사차, 특수 차량들까지 아이들이 좋아할 그 모든 것들이 가득 담겨 있었어요.



특히나 공사차량 같은 특수 차량을 좋아하는 우리 아기는 그 페이지만 닳고 또 닳도록 보고 또 보더라구요.


또 아이들이 좋아하고 관심을 갖게끔, 중간 중간 들춰보기 기능과 펼쳐보기 기능이 섞여 있어서 지루하지 않게 재미있게 책을 보기 좋았네요.


28개월 아기에게는 좀 이를 수도 있는 글밥이 많은 책이었지만, 워낙에 자동차를 좋아하는 터라 사진만 봐도 보고 또 볼 정도로 너무너무 좋아하는 책이 되어 버려서..아침에 눈뜨자마자 찾고, 밤에 자기 전에 다시 한번 찾을 그런 책이 되었지요. 초등학생들이 보면 더 재미나게 직접 읽고 이해할 수 있어 좋겠더라구요.



주영이와 주은이가 놀이터에서 놀다가 날개달린 작은 노란 자동차를 발견하고 따라갑니다.

갑자기 노란 자동차가 자동차 마을이라는 곳으로 남매를 안내하지요. 말까지 하면서 말이예요. 무선조종 장난감처럼 작았던 나비내비가 일반 자동차처럼 커지더니 주영이와 주은이를 태우고 자동차 마을의 여러 곳을 소개해주기 시작했어요. 한편의 이야기가 되어서 재미나게 자동차의 모든것을 풀어낸답니다.


다양한 자동차를 만나보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눈요기가 되는 재미난 자동차 박물관. 우리나라 자동차들의 대부분이 잘 나와 있어서 아이와 함께 아빠 차, 할아버지 차를 찾아보는 재미까지 있어요. 여러번 보다 보니, 오늘은 외할아버지와 함께 페이지를 넘기며 좋아하는 자동차 찾기 놀이도 하고 있더라구요.

첫눈에 반해, 매일매일을 함께 하고 있는 자동차 박물관.

사실 책이 크고 무거워서 아기가 들고 다니기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사랑하는 책이니 꼭 안고 다니는 그런 책이랍니다.


자동차 홀릭인 아빠는 아직 바빠서 이 책을 못 봤는데, 주말에 보여주면 아이 못지않게 재미나게 볼 것 같아요.

엄마는 봐도 그저 자동차일세..이렇게 보이는데 아기랑 아빠 눈에는 한없이 하트가 그려지는 그런 책이었어요.


쿵~ 하는 소리와 커다란 집게가 인상적인 분리수거 차량이 오면 아이가 눈을 빛내고 보여달라고 해서, (사실 포크레인을 좋아했는데 공사장까지 가지 않고서는 포크레인을 볼 일이 없기에..) 매주 한번씩 오는 분리수거일을 손꼽아 기다리던 아가였는데, 그 차 이름을 엄마는 그저 쓰레기차, 내지는 분리수거 차량이라고 불렀었어요. 그리고 청소차량이라고 생각했었는데 이 책을 보니 너클 크레인이라고 해서 여러 종류의 공사차량에 분류되어 있더라구요. 아기가 엄마보다 더 낫단 생각이 들었답니다. 아기 덕분에 엄마도 포크레인과 불도저 등만 알았던 과거의 짧은 견문에서 벗어나 이제는 포크레인 외에도 로더, 롤러, 피니셔, 너클 크레인 등의 새로운 용어도 배우게 되었네요.



귀여운 왕자님들의 사랑을 듬뿍 받을 자동차 박물관, 우리집에서 이 책의 인기는 정말 한동안 식지 않을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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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른손 왼손
맥스 루케이도 글, 개비 핸슨 그림, 권기대 옮김 / 베가북스 / 2010년 11월
절판


아이가 태어나면, 가장 먼저 하는 일이 손가락 열개를 확인하는 일이라고 해요.



손가락 열개, 발가락 열개 두 손 두 발 건강히 태어난 아가. 확인을 하고서야 비로소 안심을 하게 되는 엄마.



힘들었던 산고를 잊을 만큼 아이가 부쩍부쩍 자라 요즘은 한참 예쁜 짓을 하네요.



펜과 종이를 찾아 그림을 그릴 줄도 알고, 책을 갖고 와 읽어달라고 내밀거나 엄마가 청소기 돌릴때 핸디 청소기 들고와 같이 청소한다고 나서는 모습들..



어른들을 흉내내는 그 모습들이 하나하나 다 사랑스럽기 그지 없어요.






오른손, 왼손.



이 책은 수채화풍의 참 예쁜 그림에 오른 손, 왼 손..건강한 두 손으로 우리가 할 수 있는 일, 특히 아이 눈높이에 맞추어 아이가 할 수 있는 일들이 얼마나 많은지 들려주는 경쾌한 동화랍니다.



사실 그 안에서는 나만을 위한 이기적인 생활이 아닌 다른 이를 위한 자연스러운 봉사의 기쁨이 녹아들어 있어요.



전 세계 아이들이 사랑하는 베스트셀러 동화작가 맥스 루케이도님의 작품인데, 기독교 작가로도 유명하신 분이라 억지스러운 설교가 아닌 은근한 신앙의 전파가 전해져오는 느낌이예요.





하루 종일 동물 친구들과 함께 즐거운 생활을 하고..타인을 배려하는 마음을 배우는 아이를 보면서, 아, 이렇게 알려줄 수도 있구나. 두 손의 쓰임새, 두 손의 고마움을 이렇게 살필 수도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네요.




사실은요. 동물 친구들, 커다란 곰, 토끼, 스컹크.. 이 친구들과 어떻게 하루 종일 놀 수 있냐면요.



책의 첫 장면과 마지막 장면에 나오듯이..사실은 여자아이의 인형 친구들이랍니다.



커다란 강아지만 실제 동물이구요. 아이의 상상으로 친구들과 재미나게 보내는 일상이 정말 행복하게 펼쳐집니다.



아, 아이는 이렇게 행복한 삶을 보내고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게다가 맨 끝으로 아이가 두손을 맞잡고 기도하는 장면에서는, 항상 뭔가를 바라는 기도만 했던(어른인) 내가 무색할 정도로 성숙한 아이의 모습에 부끄러운 반성마저 들었답니다.





내용도 좋았지만, 무엇보다도 그림이 너무너무 마음에 들었어요.



개비 핸슨님의 작품이었는데 하나하나의 그림이 다 그냥 넘기기 아쉬울 정도로 예뻐서 한참을 들여다보고만 있기도 했답니다.


아이도 엄마의 그런 마음을 잘 아는지.. 다른 책처럼 장을 마구 넘기지 않고, 차분차분 앉아서 이야기 듣고 그림 들여다보고 그러더라구요.



아이도 두 손의 존재, 행복한 그 쓰임새를 알고 배우게 되겠지요?



요즘 한참 뭐든 왼손으로만 잡고 있어서, 오른 손 오른손 하면서 시정해주려고 하는데 잘 바뀌지가 않네요. 아이에게는 오른손으로 억지로 바꾸는게 스트레스가 될 것 같아 걱정이예요.



이 책을 읽으면서 오른손 왼손 두 손 모두가 있어 얼마나 행복한지, 또 두 손으로 무얼 할 수 있는지 하나하나 배우며 소중한 나눔을 알아가게 되길 바라는 엄마의 마음을 아이도 알까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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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오감
용호성 지음 / 삼성출판사 / 2010년 8월
품절


은퇴하고 나서 정착하고픈 그 곳으로 뉴욕을 꼽은 저자, 저자의 뉴욕 사랑이 넘쳐나는 그 소중한 뉴욕 제대로 즐기기 책으로 빠져들어보았다.

미술, 공연, 음악, 쇼핑, 음식 그 다섯개의 테마로 꼼꼼이 분석한 뉴욕 제대로 즐기기. 사실 이 책에서는 뉴욕 가이드, 즉 뉴욕에 대한 기원부터 시작을 한다. 즉, 우리가 알고 있는 뉴욕이 맨해튼 하나 뿐이 아니라는 사실과 뉴욕에 얽힌 역사적 사실들까지 설명해줌으로써 배경 지식을 탄탄하게 쌓아주고 시작하는 것이다. 뉴욕 컬럼비아대학교 예술교육 연구센터의 객원 연구원으로 일하면서 1년 반동안 230여개의 공연과 더 많은 전시를 보며 행복한 시간을 보냈고, 같은 기간 뉴욕대학교 미술품 감정 과정을 수료하고, 브로드웨이리그에서 운영하는 뮤지컬 프로듀서 과정도 이수했다. 뉴욕 예술의 모든 것을 사랑한 남자, 용호성의 책, 그 신나는 뉴욕 사랑의 현장으로 고고고!




왕복 30시간의 비행시간을 감수하고, 뉴욕에 가서 베스트 스폿에서 그저 사진만 남기다 돌아가는 관광객들이 아쉬웠다는 그, 사실 뉴욕 체류시간만 좀 더 길어지더라도 사람들이 보는 시각은 좀더 달라지지 않을까 싶었다. 그리고 남들이 훑어보는 명소 뿐 아니라 진정한 뉴욕, 뉴욕에서만 볼 수 있는 그 예술의 진면목을 보지 못하고 간다면 뉴욕을 제대로 봤다 말할 수 없다는 그의 생각에 공감이 되었다. 얼바인에 있던 삼성 미국 지사에 근무하던 친구가 비행기를 타고, 뉴욕에 가서 뮤지컬 공연을 보고 돌아오곤 한다는 이야길 들으며 그 정도의 열성이 필요할까 싶었는데, 미국에 살면서 최고의 예술 공연을 누릴 수 있는 그혜택을 감히 거부할 필요는 없었던 것이다. 내가 모르고 있다고 해서 친구의 혜안을 등한시했던게 잘못이었을뿐. 그렇게 충분히 미국을 즐기고 한국에 돌아온 친구, 그녀에게 언제 미국 이야기를 제대로 들어보고 싶어졌다.


저자가 들려주는 뉴욕의 이야기는 그렇다.

관광객들이 듣고 싶어하는 최고의 포토 스폿에 대한 소개도 잊지 않았고, 뉴요커가 되어 거리를 거닐다가 미키마우스를 절대 상상하면 안되는 끔찍한 쥐를 보고 놀라지 말것, 하늘에서 물 벼락을 맞아도 뉴욕이니 그러려니 할 것 등 주의점 또한 명쾌하다. 아, 그가 살면서 겪었던 모든 일, 모든 곳들에 대한 이야기니 그저 관광 가이드를 위한 책으로만 국한하면 서운할거라는 느낌이 전해진다.


한국에서도 대부분의 볼만한 공연들이 서울에서 펼쳐지듯이 미국의 뉴욕도 마찬가지인듯 하다. 세계적인 공연가들을 위한 꿈의 무대들, 클래식을 위한 링컨 센터와 카네기 홀이 있다면 재즈를 위해서는 블루 노트와 빌리지 뱅가드가 있다. 세계 록 뮤지션의 궁극의 공연장인 메디슨 스퀘어 가든도 있다. 이같은 공연장에서 그 이름만 들어도 가슴이 설레는 최고 아티스트들의 공연이 거의 매일 저녁 펼쳐진다.



제 2차 세계대전을 기점으로 현대 미술의 거대한 물줄기가 파리에서 뉴욕으로 이동했다. 현대 미술의 메카인 뉴욕에서 미술을 즐기는 방법은 세계적인 4대 미술관 뿐 아니라 세컨드 베스트 10미술관까지 있다고 한다. 또 첼시, 소호, 미드타운, 윌리엄스버그 등의 갤러리와 박물관까지도 우리의 눈을 즐겁게 해주는 명소들이라 하였다.


왜 그 동안 나는 뉴욕을 이토록 모르고 살아왔을까?

수많은 헐리웃 영화들을 보면서 뉴욕하면 막연히 설레고, 가슴 뛰는 도시라고 생각은 하였으되 서울의 느낌과 크게 다르지 않을 그런 대도시의 이미지만 자리하여, 굳이 미국이라는 나라에 특히 뉴욕이라는 곳에 일생에 꼭 한번 이상 가보고 싶은 생각을 하지 못했었다. 유럽의 파리, 로마 등을 가보고 싶어하는 마음과는 대조적으로 말이다. 그런데 뉴욕이라는 곳에 이토록 볼거리, 즐길거리가 다양하다면, 유럽 여행 못지 않은 만족감을 느낄 수 있었음을.. 게다가 여성들의 꿈과 같은 쇼핑과 맛집까지 챙기고 올 수 있는 명소가 바로 뉴욕임을 깨닫는다면 뉴욕이 얼마나 가봐야 할 곳인지 새삼 실감할 수 밖에 없었을텐데 말이다.


여행서적들을 즐겨 읽으면서, 여행지에 대한 기대감이 갈 수록 부풀어오르는 곳이 내게 있어서는 특히 뉴욕이었다.

기대치 0에서 이제는기대치 200%로..

멀고 먼 비행 시간이 염려는 되지만, 여건이 된다면 꼭 가고 싶은 그 곳으로 나는 이제 뉴욕을 꼽는다.

이왕이면 시간까지 넉넉하게 짜서, 공연, 미술 관람 등에도 큰 비중을 할애하고, 텅텅 비워간 트렁크에도 우리나라에서는 비싸서 구입하지 못한 쇼핑도 해보고, 그리고 끝으로 내가 너무 좋아하는 세계 맛집의 명소들을 한자리에서 만나보면서 뉴욕의 살아있는 생생함을 만끽하고 싶어졌다.

저자의 뉴욕 사랑을 느낄 수 있었던 책, 그래서 이 책이 이제는 내 안으로 깊숙이 들어오게 되었던 것 . 정성으로 쓰여진 책은 독자에게도 큰 감흥을 줌을 또다시 깨달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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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봇 드림 Robot Dreams 세미콜론 그래픽노블
사라 바론 지음, 김진용 옮김 / 세미콜론 / 2010년 12월
절판


글이 없는 그림책, 만화책을 만났다.



로봇의 꿈, 로봇 드림.



8월부터 시작된 개와 로봇의 만남.


8월의 어느 날, 개 한마리가 로봇을 주문해 받고서 부푼 마음으로 조립을 한다. 그리고 로봇과 친구가 되어 행복한 삶을 즐긴다. 같이 영화도 보고, 8월이니 해변에 가 피서를 즐기기도 한다. 그들의 행복한 우정 앞에 잠시 두려움이 일었다. 어쩐지 곧 불행이 닥칠것만 같아서..



행복한 삶은 잠시만으로 끝이 나고 말았다.




물속에 들어가지 말았어야 하는 로봇과 신이 나게 물놀이를 하고 보니, 로봇이 고장이 나 움직일 수 없었던 것.



개는 로봇을 여기저기 만져보다가 혼자 집으로 돌아온다.



그리고 남겨진 로봇은 친구인 개가 돌아오기만을 기다리며, 그 자리에서 그대로 꿈만 꾸게 된다. 현실과 다른 꿈..





처음에는 그토록 좋아했던 로봇이 고장이 났다고 쉽게 포기하고 돌아온 개를 이해할 수가 없었다.



친구라면, 그렇게 쉽게 포기하지 말았어야했던 것인데..



사람이 애완동물을 키우고, 질리면 쉽게 포기하는 그 얄팍한 마음을 풍자했던 것일까?



돈으로 또 살 수 있는 로봇.



그래서 고장나면 버리고 오는게 당연하게 받아들여진 개의 모습에 처음에는 너무너무 화가 났다.



그렇게 시간이 흐르고..다시 개가 로봇이 생각이 나서 해변에 가보니..



여름철이 지나 해변은 출입금지 상태가 되어버렸다.



어렸을 적부터 유난히 해피엔딩만을 좋아했던 나는, 힘들여 고생하는 삶을 좋아하지 않았다.


그래서 로봇이 꾸는 꿈들.



다시 개와 만나게 된다는 행복한 그 스토리에..이 이야기가 사실이기만을 바랬으나..



현실은 가차없이 냉정하기만 하다.


로봇의 꿈은 갈수록 흐려져가고 존재의 의미까지 퇴색해져가는 그 순간, 개에게 다른 로봇이 생긴 꿈을 꾸고 로봇은 가슴아파한다.



그리고 개는 계절이 바뀌는 사이 다른 친구들을 사귄다.



겨울에는 눈사람을 만들어 신나게 놀지만, 겨울이 지나고 나니 남는건 옷 뿐이었다.



지낼때는 신나게 재미나게 즐긴 우정이었지만, 지나고 나면 남는 것은 없는 그 아쉬움.



다시 개는 로봇을 그리워한다.



다시 해변이 개장하자마자 로봇을 찾지만, 이미 떠나버린..누군가 파내어 버린 로봇은 흔적만을 남길 뿐이다.



너무 오랜 시간이 흘렀다.



쉽게 우정의 손을 놓지 않았더라면..



로봇이 영원히 개의 친구로 남아있을 수 있었을텐데..



결말은 나름 해피엔딩이기는 하나.. 애잔하기 그지 없다.


로봇의 흐르는 눈물..



그리고 그가 친구에게 마지막으로 들려주는 음악은 개의 입안에서 자기도 모르게 흥얼거리는 멜로디가 되어 흘러나온다.



그렇게 그들은 화해 아닌 화해를 하지만.. 여전히 마음은 아련하기만 하다.



개와 로봇의 우정.. 그들의 우정이 내게는 인간과 개의 우정으로 비춰지는 듯 했다.



사람이라면 그렇게 쉽게 끊어내지 못할 것을..가끔 사람들은 너무 쉽게 포기하고, 너무 쉽게 버리는 우를 범한다.



그래서는 안될 것을..



정말 사랑했고, 따스함으로 위로 받았던 상대라면..그렇게 손을 놓아서는 안될 일이다.



로봇 드림..



로봇판 어린왕자의 그 속으로 .. 글이 없어도 무한 감동을 느낄 수 있는 그림의 세계로..



다시 한번 조용히 빠져들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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