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봇 드림 Robot Dreams 세미콜론 그래픽노블
사라 바론 지음, 김진용 옮김 / 세미콜론 / 2010년 12월
절판


글이 없는 그림책, 만화책을 만났다.



로봇의 꿈, 로봇 드림.



8월부터 시작된 개와 로봇의 만남.


8월의 어느 날, 개 한마리가 로봇을 주문해 받고서 부푼 마음으로 조립을 한다. 그리고 로봇과 친구가 되어 행복한 삶을 즐긴다. 같이 영화도 보고, 8월이니 해변에 가 피서를 즐기기도 한다. 그들의 행복한 우정 앞에 잠시 두려움이 일었다. 어쩐지 곧 불행이 닥칠것만 같아서..



행복한 삶은 잠시만으로 끝이 나고 말았다.




물속에 들어가지 말았어야 하는 로봇과 신이 나게 물놀이를 하고 보니, 로봇이 고장이 나 움직일 수 없었던 것.



개는 로봇을 여기저기 만져보다가 혼자 집으로 돌아온다.



그리고 남겨진 로봇은 친구인 개가 돌아오기만을 기다리며, 그 자리에서 그대로 꿈만 꾸게 된다. 현실과 다른 꿈..





처음에는 그토록 좋아했던 로봇이 고장이 났다고 쉽게 포기하고 돌아온 개를 이해할 수가 없었다.



친구라면, 그렇게 쉽게 포기하지 말았어야했던 것인데..



사람이 애완동물을 키우고, 질리면 쉽게 포기하는 그 얄팍한 마음을 풍자했던 것일까?



돈으로 또 살 수 있는 로봇.



그래서 고장나면 버리고 오는게 당연하게 받아들여진 개의 모습에 처음에는 너무너무 화가 났다.



그렇게 시간이 흐르고..다시 개가 로봇이 생각이 나서 해변에 가보니..



여름철이 지나 해변은 출입금지 상태가 되어버렸다.



어렸을 적부터 유난히 해피엔딩만을 좋아했던 나는, 힘들여 고생하는 삶을 좋아하지 않았다.


그래서 로봇이 꾸는 꿈들.



다시 개와 만나게 된다는 행복한 그 스토리에..이 이야기가 사실이기만을 바랬으나..



현실은 가차없이 냉정하기만 하다.


로봇의 꿈은 갈수록 흐려져가고 존재의 의미까지 퇴색해져가는 그 순간, 개에게 다른 로봇이 생긴 꿈을 꾸고 로봇은 가슴아파한다.



그리고 개는 계절이 바뀌는 사이 다른 친구들을 사귄다.



겨울에는 눈사람을 만들어 신나게 놀지만, 겨울이 지나고 나니 남는건 옷 뿐이었다.



지낼때는 신나게 재미나게 즐긴 우정이었지만, 지나고 나면 남는 것은 없는 그 아쉬움.



다시 개는 로봇을 그리워한다.



다시 해변이 개장하자마자 로봇을 찾지만, 이미 떠나버린..누군가 파내어 버린 로봇은 흔적만을 남길 뿐이다.



너무 오랜 시간이 흘렀다.



쉽게 우정의 손을 놓지 않았더라면..



로봇이 영원히 개의 친구로 남아있을 수 있었을텐데..



결말은 나름 해피엔딩이기는 하나.. 애잔하기 그지 없다.


로봇의 흐르는 눈물..



그리고 그가 친구에게 마지막으로 들려주는 음악은 개의 입안에서 자기도 모르게 흥얼거리는 멜로디가 되어 흘러나온다.



그렇게 그들은 화해 아닌 화해를 하지만.. 여전히 마음은 아련하기만 하다.



개와 로봇의 우정.. 그들의 우정이 내게는 인간과 개의 우정으로 비춰지는 듯 했다.



사람이라면 그렇게 쉽게 끊어내지 못할 것을..가끔 사람들은 너무 쉽게 포기하고, 너무 쉽게 버리는 우를 범한다.



그래서는 안될 것을..



정말 사랑했고, 따스함으로 위로 받았던 상대라면..그렇게 손을 놓아서는 안될 일이다.



로봇 드림..



로봇판 어린왕자의 그 속으로 .. 글이 없어도 무한 감동을 느낄 수 있는 그림의 세계로..



다시 한번 조용히 빠져들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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