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의 카르테 1 신의 카르테 1
나쓰카와 소스케 지음, 채숙향 옮김 / 작품 / 2011년 2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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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신하고, 아기를 낳은 후 처음으로 퍼머를 한 날인줄 알았는데, 동생 왈, 언니 결혼하고 펌 한거 처음이잖아? 라고 알려주었다. 그랬구나. 거의 일년에 한두번씩 하나로 묶을 수 있을 정도로 커트하러 미용실 간거 말고는 미용실은 나와는 거리가 먼 그런 곳이었다. 며칠전 커트를 하고, 드라이를 했는데, 끄트머리만 살짝 고데기를 한 그 머리가 잘 어울린다는 반응들이어서, 펌이라도 하라고 등떠밀려서 미용실에 갔다. 혹시나 하고 책 한권 옆구리에 끼고 갔더니, 역시나.. 주말의 미용실은 특히나 번잡하고 바빴다. 게다가 오랜만에 가니 두피 케어까지 받으라고 해서 장장 네시간을 미용실에 묶여 있었다. 혼자라면 무척이나 지루해 못 견뎠을 그 시간동안 나는 "신의 카르테"라는 무척 재미난 소설을 다 읽었고, 그러고도 시간이 남아서 그동안 연락 못해 미안했던 친구들에게 문자로 꼼꼼히 연락을 했다.

 

제 10회 소학관 소설상 수상, 제 7회 서점대상 2위 등의 화려한 수상경력을 차치하고서라도, 아니, 그런 수상 경력은 다 빼고 책만 순수히 읽어도 정말 감동적이고 재미난 소설이었다. 미용실에서 혼자 키득키득 웃기도 하고, 갑자기 콧등이 시큰거려서 살짝 화장실에 갔다오기도 하고, 옆에서 누군가가 계속 지켜봤으면 웬 여자가 원맨쇼를 하는 구나 싶은 그런 모습을 연출하면서 나 혼자만의 세계로 흠뻑 빠져 있었다. 잡지 책, 만화책등에 빠져 있는게 아닌 나만의 소중한 책에 빠져 있음이 너무나 행복해지는 그런 시간이었다.

 

1년 365일, 그리고 하루 24시간 단 한시간도 쉬지 않고 풀가동중인 400병상 정도의 지방 병원. 의사 인력은 부족하면서 시간은 풀가동이니, 의사와 간호사에게 돌아가는 로딩은 어마어마할 수 밖에 없다.  괴짜 의사 선생님 구리하라 이치토는 하루하루, 거의 매일을 밤샘하며 결혼기념일도 놓치고, 잠깐의 커피 타임을 누릴 여유조차 없는 열악한 근무 조건을 견뎌내고 있는 중이다.

 

나쓰메 소세키님의 광팬이라, 그분 작품의 말투를 따라 하다보니, 저절로 괴짜 선생으로 통하게 된 이치토. 대학생때부터 그는 괴짜로 통했지만, 다른 사람과 다르다고 해도 그는 그 나름대로의 소신이 있는 사람이었다. 남들이 모두 대학병원 의국에 남을때, 혼자서 호젓할(?) 지방 병원으로 내려와 엄청나게 밀려드는 환자들을 밤에는 응급의사, 낮에는 내과 의사라는 명찰만 바꿔찬 상태로 열심히 맞아들고 있는 것이었다. 5년의 세월동안 그는 꽤나 많은 내공을 쌓았고, 그러는 동안 다시 대학병원 의국으로 돌아오라는 스카웃 제의를 받게 되었다. 최첨단 의료 시설을 갖추고, 적은 수의 환자를 많은 수의 의사가 여유롭게 보면서, 의사의 전문 지식을 더욱 쌓을 수 있다는 그곳으로 말이다.

 

"안다고,이치토. 그 귀여운 미즈나시 씨와 난 완전히 '미녀와 공룡'이야. 하지만...."

"지로, 일단 공룡에게 사과하게." 25p

 

혼조병원의 괴물같은 의사, 외과의사인 스나야마 지로는 그가 한마디로 괴물, 도깨비라 칭할 정도로 비호감의 외모를 지닌 사람이다. 놀라운 외과의 실력을 갖추고 있으나 여자앞에서는 초등학생보다 못한 감각을 갖춘 그. 진지하고 심각한 상황이 진행되는 가운데서도 어느 한군데쯤은 숨통을 트여줄 재미난 요소가 놓여 있어야 살맛나는 법이거늘, 이 소설 속에서는 그 유머러스한 장치의 역할을 바로 스나야마에 대한 이치토의 반응이 보여주는 듯 하다.

똥의사, 된장의사로 불리우는 똥인지 된장인지도 모르는 경력이 짧은 수련의에 대한 묘사도 웃겼지만, 암튼 이치토, 괴짜로 불리지만, 정말 만만치 않은 그런 사람이기도 하다.

 

"선생님은 역시 멋져"라는 도요시나 씨

"피곤한 얼굴도 멋져"라는 아카시나 씨

"왠지 부끄러워"라는 구라시나 씨

나는 그녀들에게 매우 사랑받고 있다.

아니, 지레짐작하면 곤란하다. 그녀들의 평균 연령은 예순아홉살이다. 세명을 합치면 이백살이 넘는다. 32p

 

무심코 거기에 응수하여 "제가 그렇게 인기인입니까?" 라고 물으면, 어머 선생님 너무하시네. 젊은 남자라면 누구라도 상관없어요" 라고 대답한다.

과연 합쳐서 200년의 세월은 겉멋이 아니다.

카르테에 기재했다.

'조기퇴원' 33p

 

누군가 아는 이가 옆에 있었으면 이것 좀 봐~ 하면서 같이 웃었을 것을.. 혼자서만 키득키득 웃어야 하는게 못내 아쉬웠다.

인력의 이치토라 불리우는 의사. 밤샘을 해도 꼭 환자를 몰고 다니는 듯, 심각한 중환서부터 엄청난 수의 환자들까지.. 병원에서 일하다보면 모두 그런 사람들이 있나보다. 유난히 그 사람과함께 있으면 환자가 몰리는 그런 사람. 정말 그런 일을 겪어 본적이 나도 있기에.. 나도 일을 타는 편이었지만, 정말 대박 일을 탄다고 소문이 났던 k선생님의 경우에는 같이 당직을 한 이들이 모두 3시까지 점심을 먹지 못하는 일이 발생키도 했었다. 1년중 가장 바쁘게 느껴졌던 그때의 그 당직. 아직도 생생하다.

징크스라고 해야할까? 이치토는 그런 사람이었다. 그래서 자신과 함께 당직하기를 꺼리는 간호사들때문에 씁쓸해지기도 하는.. 하지만, 적어도 그는 아무리 바쁘고 열악해도 환자들에게 충실한 모습을 잃지 않는 그런 사람이었다.

 

초진 외래에서 갑자기, 그것도 하필이면 "반년 안에 죽을테니 지금은 하고 싶은 대로 하라," 라니...

가슴 속에 끓어오르는 분노를 쉽게 억누를 수가 없다.

..."저 , 여기로 돌아오면 안 될까요?"

"다시 저를 진찰해주실 수 없겠습니까, 선생님?"

그 말과 함께 아즈미 씨의 손끝에 눈물방울이 뚝 떨어졌다.

암선고를 받았을 때도 고통이 시작됐을 때도 결코 슬픔을 겉으로 드러내지 않고 차분했던 그 아즈미 씨가 울고 있었다. 108p

 

너무나 바쁘고 힘들지만, 이런 저런 일들이 유쾌하게 진행되는 터에 웃음짓기도 하고 시간가는 줄 모르고 읽고 있다가 나도 모르게 정말 울컥하고 말았다.

그래, 사실 우리나라 병원의 현실도 이렇지. 환자 본인에게 말하지 못해서 그렇지, 사실 보호자들에게 이렇게 말하는 경우는 거의 허다하지 않은가. 어찌할 수 없다라는 이유만으로 그렇게 생채기를 내고 있지 않았던가? 우리 엄마 교통사고 나셨을 때도, 만에 하나 있을 책임을 회피하기 위해, 다리길이가 짝짝이가 될 수도 있다는 등 하고 말을 하는 응급의사를 보고 나도 모르게 주먹을 불끈 쥐지 않았던가. 사실 그렇다.

 

거의 살인적인 밤샘을 지속하고서, 신의 카르테의 주인공 이치토처럼 인간적인 의사가 되기란 너무나 어렵고 힘든 현실일 수 있을 것이다.

의국제도라는게 우리나라와 일본은 상당히 다른 것 같았지만, 어쨌거나 환자에게 상냥한 의사보다, 그렇지 않은 의사가 더 많은 느낌은 지울 수가 없었다.

그리고, 그렇게 눈물을 떨군 아즈미씨. 간호사와 의사 모두에게 오히려 고마운 마음을 갖게 하는 상냥한 환자 아즈미씨의 가슴 아프고 감동적인 이야기는 끝까지 이어진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우리의 주인공 이치토가 있었다.

 

이치토의 아내와의 사랑이야기서부터 시골 의사로써, 허름한 여관에서 하숙하며 같은 이웃들인 남작, 학사 등과의 우정을 교류하는 이야기들까지.. 병원에서 일어나는 크고 작은 이야기 외에도 이치토의 주변 이야기도 아주 살포시 뭍어나온다. 그러면서도 참 매끄럽게 흘러가는 모든 이야기들이 참 진한 감동으로 다가온다.

올해 영화로 개봉될 예정이라는 신의 카르테.

사실 난 이 영화보다도, 2권이 씌였다는 그 다음 소설이 더 궁금해졌다.

 

인술을 펼치는 의사, 이치토를 다시 또 만나고 싶기 때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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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고 싶었어!
국씨남매 글, 이경국 그림, 플레이송스 음악 / 바이시클 / 201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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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 30개월난 우리 아기, 요즘 이 책에 흠뻑 빠져 있습니다. 아이가 좋아하는 포크레인 장난감이 엄청 큰게 나오고, 소방관 아저씨도 나와서 아이가 좋아하겠다 싶긴 했지만, 내용도 좋고, 게다가 같이 들어 있는 cd의 음악 또한 책 내용과 바로 이어지고, 멜로디도 좋아서 아이가 더 좋아하는 것 같아요. 사실 책을 좋아하면서도 책 낯가림이 심한 편이라, 처음 보면서 바로 좋아하는 책이 드문데, 아이가좋아하는 장난감, 특히 포크레인에 대한 무한 애정을 갖고 있는 왕자님인지라, 이 책은 거의 첫눈에 반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겠네요.


바이시클에서 나온 책으로, "누굴 닮았나?"를 아이와 즐겁게 보고 노래도 활용했던 터라, 새로 나온 이 책은 아이가 얼마나 좋아할지 궁금했어요. 사실 30개월인지라 돌무렵에 더 좋아할 누굴 닮았나보다 더 폭발적인 반응을 보인게 바로 보고 싶었어랍니다. 원래는 엄마가 먼저 읽어보고 아이에게 읽어주곤 했는데, 이 책은 엄마와 아이가 처음부터 같이 읽게 된 책이었죠. 먼저 그림을 보여줬더니, 어떤 내용인지 궁금해서, 엄마 같이 봐~ (자꾸 존댓말로 시정해주려고 하는데, 우선은 짧게 말하네요. ㅋ) 하면서 조르더라구요. 그래서 같이 읽다보니, 엄마도 책 속 그림과 내용에 흠뻑 빠져들고 말았답니다.



요즘 낮잠을 자면, 밤에 아주 늦게 자고, 낮잠을 자지 않으면 초저녁부터 자곤 했는데, 며칠을 낮잠을 내리 자더니 밤마다 거의 아이와 잠자리 들기 씨름을 해야했지요. 안 자겠다는 아이, 놀아달라는 아이와 억지로 재우려는 엄마와의 갈등은 무척 힘겨운 편인데, 이 책을 같이 읽고 즐겼던 그 밤은 엄마도 아이도 무척 행복했던 밤이었어요. 아이도 좋았는지 그 다음날부터 아침에 눈뜨자마자 "엄마 포크레인 책 봐~" 하면서 조르더라구요.



자자~ 책 내용이 궁금하시다구요?~

책표지서부터 속 내지까지 하나하나의 그림을 허투로 사용하지 않는, 거의 반복되지 않고, 하나하나가 큰 내용을 담고 있는 소중한 이야기 속으로 같이 들어가보아요.

처음엔 소방관이 주인공 아이인줄 알았어요.

소방관도 장난감인형이고, 사실 주인공인 어린아이는 찰리라는 강아지네요.

누굴 닮았나? 에서도 아기와 가족들 얼굴 옆에 웬 강아지 한마리가 계속 등장했는데, 바로 그 때 그 강아지인것 같아요. 엄마 눈엔 잠깐 캥거루로 보이기도 했지만, 잘 보니 강아지 같네요.

이 강아지가 플레이 송스의 캐릭터라네요.


와..엄마까지 두근거려요. 열 셀 동안 못 숨으면 어떡하죠? 찰리가 쫓아올까봐 엄마도 가슴이 다 두근거려요.

찰리가 욕실부터 하나씩 찾기 시작합니다. 아무데나 헤집고 다니는게 아니라 정말 곰돌이와 헷갈릴만한 곰돌이모양 가운, 곰돌이 모양 샴푸 등을 찾다가 욕조의 소리를 듣고 곰돌이를 찾지요. 그리고 다시 곰돌이와 함께 부엌으로 갑니다. 거기서도 포클레인 그림이 그려진 과자를 오해하기도 하고, 삽으로 착각한 파스타 국자를 보여주기도 해요. 사실 방안, 부엌, 욕실 모두 다 굉장히 세밀하게 묘사되어 있어서 아이와 함께 사물이름대기, 사물 찾기 놀이를 해도 좋겠다 생각했는데.. 역시 모두 다 감안하고 하나하나의 사물도 소홀히 하지 않고 꼼꼼히 그려넣은 배경이더라구요.




나중에 cd를 들을 때보면, 스토리대로 이야기도 흘러나오고, 또 방안이나 부엌 등에서 뭐는 어디 있나? 하고서 찾는 것이 나와요. 이야기책에는 등장하지 않는 대사지만, 노래를 들으며 아이와 함께 그림책을 활용하는 또다른 재미가 되는 부분이지요. 그래서 더 유익했어요. 아이도 좋아했구요~ 노래의 가삿말까지 집중해서 듣게 되는 그런 프로. 영재를 키우는 음악 플레이 송스라더니, 듣기 좋은 음악 하나하나가 결국 아이의 두뇌 개발 프로그램과 연동이 되는 것 같았네요.



읽다보며 가슴 뭉클해지는 스토리.사실 엄마도 아이도 재미나게 읽다가, 찰리의 기절초풍하게 놀라는 장면처럼 깜짝 놀라는 그런 일이 발생한답니다.

앗차. 잊을게 따로 있지. 찰리 그러면 어떡하니~



뭘까요? 무슨 일이 일어난걸까요? 엄마가 재미나게 강조해서 읽어주었더니, 아이는 그 부분만 따로 짚어가면서 이야기를 또 만들더라구요. 전체를 읽고 이해해도 좋고, 그 부분만 따로 떼어서 읽어도 좋고~


또 찰리가 찾기 전에 아이가 먼저 로봇과 포클레인, 소방관을 찾기도 하구요.

식탁 밑에 있는 포클레인을 보더니, 자신의 포클레인 장난감을 부리나케 책상 밑으로 갖다 두더라구요. 책이랑 똑같다고 하면서요. 책에 나온대로 물건을 가져오거나 매칭하는 것을 좋아하기에 실제로 그렇게 놓았던 것이랍니다.



아이와 함께 같이 활용할 방안이 다양한 재미난 그림책, 그리고 읽다보면 엄마도 아이도 아이쿠~ 하면서 이를 어째 하고 무릎을 치게 만드는 그림책~ 플레이 송스의 재미난 "보고 싶었어" 랍니다.


참..숨바꼭질후 술래가 찾은 친구들을 보며 "찾았다. 이젠 네가 술래야." 하고 놀리는게 아니라, 보고 싶었다며 마구 끌어안고 반가워하는 장면이 너무나 따스했어요. 아, 이런 마음, 술래도 즐겁고 찾아진 이도 반가운 그런 숨바꼭질, 엄마도 해보고 싶어지더라구요.

이 책은 구석 구석 아이가 흥미로워하고, 반응할 장면이 많아 너무 좋았는데 그 중 또 한가지 에피소드를 이야기하자면, 찰리 친구들이 놀러온 장면을 보면서 아이가 싫어하는 장면이 있었어요. 곰돌이가 포클레인 위에 앉아있는데, 포클레인 힘들어한다면서 곰 내리라고 하라고 그러더라구요. 인형보다 포클레인을 워낙 좋아하는지라 너무 힘들어보였나봐요. 친구라서 괜찮아 , 포클레인도 웃고 있잖아 하면서, 곰 너무 미워하지 말라고 말해주었네요.



너무너무 마음에 들어서 친구네 아이에게도 선물해줘야지 마음 먹은 책이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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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y First Library: Eight Mini Classics to Treasure (Hardcover 8권)
Various 지음 / Andersen Press / 200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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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아기, 돌 전에 사줬던 Bear 시리즈 노부영 몇권과 whose baby am I ? , 그리고 Beautiful oops 또 얼마 전 사준, Go away, big green monster 등..실제 소장하고 있는 영어 책은 얼마 되지 않답니다. 이제 30개월이 되다 보니, 몇 권 안되는 영어 책 영어로 읽어주려고 하면, 한국어로 된 동화책을 읽어달라고 갖고 오더라구요. 한국어부터 확실히 가르치는게 좋겠다 마음 먹으면서도, 영어에 노출되는 시간이 너무 없다라는 생각에 조바심이 나기 시작했습니다.


그래서 부쩍 영어 단행본과 책 등에 관심을 갖고 바라봤어요. 이 책은 총 8권으로 된 미니북 세트예요. 우리 아기에게 글밥은 다소 많지만, 아예 처음 시작하는 영어로 보여주기보다 아이가 좋아할만한 알록달록한 그림, 특히나 코끼리와 캥거루 등이 돋보이는 책이라 선택했네요. 그림책의 내용을 먼저 이해하고, 나중에 영어로 혼자 읽기 시작해도 좋을 것 같아서요.


역시나 우리 아들, 그림책에 나오는 동물들을 보면서 즐거워합니다.

코끼리만 좋아할 줄 알았더니, 악어도 요즘 무척 좋아하는 지라, Two can toucan에 나오는 배꼽잡고 웃는 동물들 중에서 악어를 특히나 좋아하더라구요.

David mckee의 작품인 이 동화는 Toucan (큰 부리새) 의 이름이 투칸이 된 사연을 들려주는 재미난 동화책이었어요. 작가의 상상력에서 나온 동화려니 싶었네요.



내용은 이렇답니다.


이름도 없고, 매우 큰 부리와 눈을 제외하곤 온통 까만 몸을 가진 볼품없는 새가 있었어요. 이름이 있는 모든 동물들이 그 새를 비웃었고, 외로워진 자신의 운명을 찾아 그들을 떠나기로 결심하고, 먼길을 나섭니다.


그리고 많은 사람들 가운데서 바쁘게 일하다가, 한번에 큰 부리로 두개 이상씩의 페인트통을 나르며 " Two can"이라 불리며 인정을 받고, 그러다가 페인트를 다 뒤집어 쓰고 알록달록한 새가 되지요. 목욕을 해도 씻겨지지 않아서, 다시 고향으로 돌아오는데 아무 동물도 그를 알아보지 못했어요. 이름을 물어보자 two can이라고 대답해주었고, 동물들에게 자신이 원래 예전 그 새였다고 도시에서 겪은 모험담을 말하자 모두 배꼽을 잡고 웃는데, 투칸만 웃지를 않습니다. 투칸이 그들을 비웃을 차례였기 때문이죠. 라는 내용이었답니다.



익살스러운 그림도 재미있었고, 동음이의어를 통해 동물의 이름을 붙이게 된 사연도 재미있었어요. 친구를 함부로 놀리거나 상처를 주는게 좋은일이 아님을, 그 속의 진실한 내면을 바라보지 못하고, 겉 모습만으로 판단하는 현실을 비꼬는 재미난 내용이었답니다.


아이들이 좋아할 Monster의 이야기도 있었고, Elmer같은 경우는 패치워크로 알록달록한 특이하고 유머러스한 코끼리의 이야기가 두 권이나 책으로 들어 있었답니다.


투칸처럼 외로운 코끼리는 아니었지만, 엘머는 인기있는 코끼리라도 자신의 외모가 다른 코끼리와 다른 점을 깨닫고, 똑같아지려고 시도하기도 하는 그런 대목이 나와요.

타인과 다르다는 것에 대해서 진지하게 성찰하는 그런 그림책들인지라 단지 재미만 추구하는 그런 책이 아니라 좋았네요. 엘머의 경우 친구들과 서로 같아지기 위해 노력하는 장면들, 또 엘머의 친구들이 엘머와 같아지려고 노력하기도 하는 등, 배려하는 모습이 돋보여 좋았구요. 우리 아이들도 양보하는 것, 친구를 배려하는 등의 미덕을 배울 수 있게 되길 하는 마음으로 엄마가 먼저 읽어보았어요.



아이는 글은 아직 몰라도 역시나 아기이 좋아할 소재를 다루고 있는 그림책들이라 우선 그림에 관심을 보이더라구요. 앞으로 아이가 직접 읽게 될 그 날을 기대하면서, 짤막하게 영어로 들려주고, 한글로 풀어주고 그렇게 읽어주고 있답니다. 하나하나 영어로 길게 다 읽어주면, 다음 장을 얼른 넘기려고 해서, 눈치껏 읽어주고 있어요.



아기 손에 꼭 맞는 귀여운 사이즈로 가볍고 보기에도 편해 좋았어요~

수시로 들고 다니면서 자주자주 눈에 익혀주려고 생각중이네요~ 컴팩트한 사이즈라 가방에 여러권 넣어도 부담이 안돼 좋아, 요즘 주로 들고 다니는 책들이랍니다.

이미 다 알고 있는 내용들이 아니라, 처음 만나는 내용들이라 엄마도 읽는 재미가 있고, 아이에게도 재미난 그림, 새로운 동화라 관심을 갖기 좋은 것 같아요. 좀더 큰, 그래서 영어에 더 많이 노출된 아이들은 글밥 적은 책들부터 스스로 읽어나갈 수 있는 그런 그림책이 아닌가 싶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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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달콤한 오븐이 내게 왔다 - 해피 베이커 박지윤의 좌충우돌 홈베이킹 다이어리
박지윤 지음 / 웅진리빙하우스 / 2010년 12월
품절


결혼 전에는 나도 참 예쁜 꿈을 꾸던 시기가 있었다. 예쁘게 인테리어 한 집을 항상 깔끔히 치워놓고, 집안 가득 맛있는 빵 냄새를 풍기며 그렇게 알콩달콩 재미나게 살고 싶었다. 물론 지금도 재미나게는 살고 있지만, 직접 빵을 만들어본적도 없고, 집은 항상 어수선 그 자체다. 가끔 블로그를 통해 집을 카페처럼 꾸며놓고 맛있게 베이킹하시는 분들을 보면 정말 부러운 마음만 한가득이었다.


여기, 결혼 전부터 나같은 꿈을 꾸던, 그러나 나와 달리, 직접 실천하고, 독학으로 베이킹을 한후, 취미를 살려 자격증까지 딴 당찬 여인이 있다.

스타 골든벨의 히로인 아나운서 박지윤이 바로 그 주인공이다. 바쁜 방송 스케줄 와중에도 일주일에 7일, 하루도 거르지 않고 베이킹을 하였다니, 정말 열정이 보통이 아닌 강단있는 여성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책과 인터넷 레서피로 독학을 하였기에 시행착오를 많이 겪었다 한다. 나 또한 베이킹 아닌 일반 요리를 할 적에도 왜 맛이 없을까? 이상할까? 걱정이 되기도 하였는데, 책과 똑같이!! 하지 않고, 내 마음대로 변형했던 부분들이 문제가 되었다고 한다. 일반 요리책에 비해, 특히나 베이킹은 책에 나온 바로 그대로 해야한다는 것이 특별한 차이라면 차이인듯. 계란도 반드시 실온 상태라고 하면 냉장고에서 바로 꺼내 쓰면 안되고, 한번에 넣지 말고 하나씩 깨트려 넣으라고 하면 반드시 따라야 한다고 한다. 그렇지 않으면 반죽이 몽글몽글 덩어리가 지면서 분리된적이 있다고 하는 등의 베이킹이 뜻대로 되지 않는 불상사가 발생한다니, 어디에서고 얻을수 없는 시행착오를 통한 산경험을 그녀의 입을 통해 소중히 배우는 시간이었다.




얼굴 예쁜 여인들에 대한 질투가 있었는지, 참 예쁘게 생긴 그녀가 이렇게 아기자기 예쁜 케익까지 구워낸다고 하니, 나도 모르게 입이 좀 뾰루퉁해졌다. 아니, 다 잘 하면 어쩌란 말이냐. 하면서..질투심도 잠깐 들었다가, 곧~ 그만큼 열심히 노력한 그녀에게 박수를 보내고 싶었다. 야무지게 구워내고, 예쁘게 담아낸 케이크와 쿠키는 보는 것 만으로도 우와~ 하는 탄성이 절로 나왔다.


나같은 왕초보 베이킹 입문자를 위한 상세한 베이킹 입문서 책을 내고 싶었다는 그녀.

그래서인지 그녀의 책 설명은 더욱 소중하게 느껴진다. 다른 베이킹 책에서는 생소하기 이를데없는 재료들이 나열되어 시작도 전에 주눅부터 드는데, 그녀는 되도록 구하기 쉬운 재료만 쓰려 노력했고, 달걀과 밀가루 냄새를 잡기 위해 사용하는 바닐라에 대한 상세한 소개도 처음 듣는 것이어서 더욱 와 닿았다.

상세 레시피에 들어가기 전에 제누아즈, 버터 크림 등 케이크의 기본이 되는 베이킹 레시피를 먼저 다루고 있는데, 그녀의 조언을 꼭 따라 해보면, 그대로 멋진 작품이 눈 앞에 나타날듯 생생한설명이었다.


아이엄마다 보니, 아이가 좋아하는 뽀로로 케이크도 눈에 들어왔고, (옆에서 동화책을 보던 아이가 자꾸만 뽀로로 케이크 더 보여달라고 떼를 쓰기도 했다. 미안하구나. 엄마가 베이킹 솜씨를 키우면 직접 만들어줄 날이 올거야.)


꼭 한번 만들어보고싶었던 , 블로그에서나 봤던 너무나 예쁜 돌 케이크도 직접 꼭 만들어보고 싶었다.


얼마전 발렌타인 데이를 특별히 해줄, 초컬릿 만들기 편도 눈여겨볼 만한 부분이었고, 우왓 소리 나게 예쁜 컵케이크 들은 정말 꼭 해보고 싶은 메뉴였다.


뉴욕 여행 책들을 재미나게 읽다보니, 예쁘고 탐스러워보이는 컵케이크 전문점들이 많이 소개되어, 한번도 못 먹어본 컵케이크에 대한 강한 열망이 생겼었는데, 이 근처에서 사먹을 데가 없다면 직접 만들어서라도 먹고픈 마음이었다.



빵을 굽고, 디저트를 만들면서, 차와 함께 디저트를 곁들이는 가벼운 파티를 즐기게 되었다는 그녀. 참, 내가 바라는 삶이 아닐 수 없었다.

우선 이렇게 맛있는 디저트들을 직접 해먹으면 살도 많이 찌겠지만, 어차피 사서 먹는 것보다 해서 먹는게 건강에는 더 좋겠지 하는 마음도 들고, 친구, 친지들에게 내가 구운 따끈한 디저트를 내놓으면 깜짝 놀라워 할 그 반응도 살펴보고 싶었다.



작은 마음을 나누는 것을 좋아하는 성격인지라 언젠가 두번쯤 만들어봤던 양갱을 포장해서 주위에 나눠줬던 그 기쁨이 잊혀지지 않는다.

쿠키나 빵을 제법 먹음직스럽게 만들어서 예쁜 스티커와 장식으로 꾸며서, 포장 선물을 하면 어떨까? 받는 이보다 주는 이가 더 행복해질 것 같았다.

그녀의 달콤하고 행복한 일상이 책 속에 그대로 스며 있었다.


만들어서 나눠주는 기쁨을 알게 해주는 레시피.

직접 해봐야 늘고, 또 알 수 있다는 진정한 베이킹의 세계의 참맛을 소개해준 고마운 책.

박지윤님의 레시피북에는 그녀만의 열정과 땀방울이 배어 있어서 읽는 재미가 남달랐다.

연예인으로서의 그녀가 아닌 달콤한 케이크를 사랑하는 그녀로서의 모습이 더욱 인간적으로 느껴져, 그녀가 이웃 블로거인듯 더 가까이 느껴지게 만드는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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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가 좋아지는 아이 밥상의 모든 것
이유명호 지음 / 웅진지식하우스 / 2010년 12월
품절


30개월난 우리 아기. 요즘 밥먹기 전에 뭐 먹고 싶냐고 물어보고 꼭 아기가 해달라는 걸 해줘야 밥을 먹곤 한다.

며칠전부터 반복된 이 패턴때문에 아이의 편식은 자꾸 심해지는 것 같았고, 아이가 안 먹는 다른 반찬들을 먹이려고 볶음밥, 김밥, 비빔밥 등에 섞어서 채소와 고기 등을 숨겨서 먹이는 등 대책을 강구하게 되었다. 이왕이면 나물도 잘 먹고 채소도 잘먹으면 좋으련만.. 자꾸 계란 후라이만 해달라고 하니, 반찬이 자꾸 획일화되어가는 것이 너무나 미안하였다.



그래서 읽기 시작한 책이 바로 이 책 머리가 좋아지는 아이밥상의 모든 것이다.

세살, 여섯살,열두살까지 아이의 두뇌가 폭발적으로 개발되는 시기라고 하니 아직 30개월의 우리 아기는 얼마나 잠재력이 풍부한 뇌를 갖고 있단 말인가?

타고난 두뇌 외에도 후천적으로 개발될 뇌를 생각하면 한의사이신 저자 말씀대로 뇌력을 키워주고, 뇌가 좋아할만한 음식들을 먹일 의무가 엄마에게는 있는 것이다.


처음에는 이 책이 전부 다 아이 밥상에 대한 설명만 있는 줄 알았다.

그런데 읽다보니, 뇌와 밥상에 대한 이야기도 있고, 전반적으로 아이 육아에 관한 관심갈만한 이야기들을 총체적으로 다루고 있다.

사실 그래서 더욱 요긴했다. 그저 비슷한 말들이 길게 나열된 것이 아니라, 입담 좋은 분이신듯 (사실 이 책으로 이분을 처음 만나게 되었다.) 재미난 말투로 눈앞의 환자를 대하듯, 혹은 말 안듣는 자녀들을 타이를때의 심정으로 조곤조곤 재미나게 이야기해주는 것이 귀에 쏙쏙 들어와 딱딱한 건강서적처럼 거부감이 들지 않았기 때문이다.


원조 부실엄마로써 자신의 경험담을 바탕으로 편식을 하던 자녀의 입맛 바꾸기서부터 잠버릇에서 시작된 어깨결림 푸는 법, 자세를 교정해 아이의 숨은 키를 찾아주기 등등 생활 속 궁금한 점들까지 자상하게 짚어주는 점이 좋았다.



좋은 신발은? 앞이 넓적해서 발가락이 놀 수 있어야 하고 바닥은 폭신해서 충격을 흡수해야한다. 발등을 많이 덮어서 신발과 발이 착착 붙는 제품을 고르라. 운동화 안쪽에 아치를 볼록하게 받쳐주는 쿠션이 있어야 한다. 운동화는 멋 내기보다 발의 입장에서 고르자. 105p




한방쪽으로 궁금한 건강 육아 상식 등을 찾아보면 좋을, 마음 편한 그런 책이랄까? 대략적인 느낌은 그렇게 잡혔다.

친구가 열심히 아이에게 먹이던 연근이 사실 꼭 먹여야할 좋은 음식임을 배웠기에 나 또한 우리 아이가 좋아할만한 요리방법으로 각종 뿌리 음식들을 해줘야겠단 생각도 들었다. 뇌가 좋아하는 것이 바로 식물의 머리인 뿌리라니 말이다.



밥 먹기 싫어하는 아이들, 밥 잘 먹게 하는 법도 여러가지가 있었는데 아기 밥 안먹는 것이 사실 많은 집의 문제인지라 엄마들이 관심을 갖고 읽어볼만한 정보들이 찾아보면 참 많이 있었다. 그 중 한가지가 빙과류, 음료로 냉복통 앓는 아이- 생강과 계피를 끓여 조청을 조금 넣어먹이면 배앓이에 효과가 있다.132p




1장과 2장에서 뇌력을 키우기 위한 식습관과 한의사의 조언이 있다고 한다면 3장에서는 엄마들이 궁금해할 건강 상담실이 진행되었다.

두통, 어지럼증, 불면증, 작은키, 멀미, 부은 얼굴, 술버릇,금연, 면역력, 혈당경계까지.. 자녀의 건강을 챙기고픈 엄마들의 궁금증과 큰 아들(신랑)의 건강도 챙겨줄 소중한 정보들이 가득 담겨 있어 읽는 보람이 더해졌다.



한가지를 얻고자 펼쳐들었다가 아이의 종합 건강까지 챙길 수 있어 선물을 받은 것 같은 느낌을 준 책, 머리가 좋아지는 아이밥상의 모든것과의 유쾌한 만남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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