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채기를 조심해! 그림책 보물창고 52
패트리샤 토머스 지음, 월리스 트립 그림, 신형건 옮김 / 보물창고 / 2011년 4월
절판


코끼리도 재채기를 할까요? 31개월 아기가 코끼리를 무척 좋아해 읽어주기 시작한 동화책이었는데, 생각해보니 코끼리가 재채기를 하면 어떨지 궁금해지더라구요. 인터넷을 찾아보니 코끼리 재채기 동영상이 있는 것으로 보아, 실제로 코끼리도 재채기를 하기는 하나 봅니다.

사실 코끼리가 아무리 덩치가 크다고 해도 지각변동이 일어날 만큼 큰 변화가 있는건 아니겠지요. 하지만, 동물들의 상상나라에서는 놀라운 대소동이 벌어진답니다.


그림책 속의 코끼리가 한번 재채기를 할 적마다 동물들에게는 불안하고 피해를 줄만한 일들이 많이 일어났어요.

그래서 재채기가 나올 것 같다고 경고하는 코끼리에게 물소, 원숭이, 새, 벌, 곰, 악어, 물고기, 하마, 얼룩말 등의 대부분의 동물 친구들이 부탁에 통사정을 합니다. 제발 좀 참아줄 수 없겠느냐구요.



친구의 재채기 한번에 너무 예민한거 아니냐 하시면 곤란합니다. 코끼리의 재채기는 말 그대로 강풍, 태풍 수준이거든요. 재채기가 일으킨 엄청난 바람에 원숭이들은 다음날까지 돌아오지도 못했고, 잉꼬들은 깃털이 모두 빠져 맨살이 다 드러나고, 고래들은 모두모두 공작의 꼬리를 갖게 되었고, 앵무새의 날개는 캥거루의 등에 박히고 말았거든요. 사실 모든 동물들의 고충은 이루 다 말할 수가 없었어요.



코끼리가 재채기를한다는 발상부터가 재미났지만, 재채기로 인한 태풍으로 동물들이 겪는 우여곡절들은 어찌나 웃음이 나던지요.

친구의 불행을 보고 재미있어 해서는 안되겠지만.. 그래도 큭큭큭 웃음이나는건 참기가 힘들었답니다.

가엾은 기린은 (쉿 웃으면 안돼) 거의 반으로 접히다시피했고..

작가도 우리가 웃을걸 짐작했나봐요.



좀더 큰 아이들이 읽었으면 우하하하하..하고 같이 웃었을 그런 책이었을텐데..

아직 어린 우리 아가는 코끼리가 누워있어. 코끼리가 쿵 쓰러졌어! 하면서 평소 못 보던 코끼리 모습과 자기가 아는 동물 숨은 그림 찾기에 여념이 없더라구요.

코끼리가 재채기를 했대~ 하면서 읽어주면 재미나게는 듣지만.. 그 엄청난 효과에 대해서는 아직 실감이 잘 나질 않나봐요.


그래도 플레이도로 갑자기 코끼리와 기린을 만들어주고 싶어서 만들어주다가.. 아무래도 덩치가 큰 코끼리보다 기린은 날씬하게 만들려니 세워지지도 않고 자꾸 쓰러지더라구요. 그래서 책 읽은 핑계를 대어주었지요. "봐봐, 이렇게 기린이 반으로 접혀버린거야." 하고서 쓰러진 기린을 보고서 아까 읽어준 이 책을 상기시켜 주었답니다.

갑자기 터져 나오는 재채기가 참기 힘들어질때가 있을 거예요. 비단 재채기 뿐 아니라 어떤 습관이라도 고치기 어려운 습관이 있어 친구들에게 피해가 된다 싶을때 아이들이 겪는 스트레스는 어마어마할 것 같아요. 코끼리도 친구들이 정말 통사정을 하면서 구구절절 늘어놓는 이야기를 들으면 재채기를 하고 싶을 리가 없겠지요. 참고 싶은데 참아지지 않는 무시무시한 재채기. 코끼리에게도 엄청난 스트레스인데, 어떻게 하면 코끼리의 이 고민이 해결될까요?



코끼리 뿐 아니라 모든 동물들의 고민거리인 코끼리의 재채기를 잠재워줄 현명한 친구가 책의 말미에 등장합니다. 그 친구의 도움으로 모두모두 행복한~ 결말을 맞았어요~~하고 말했으면 좋겠지만, 주책맞은 코끼리 덕에 또 한번 고생들을 한답니다.


"할 수 있어" 라는 말을 요즘 입에 달고 사는 우리 아들.뭔가를 어렵게 시도하면서 그 말을 줄곧 하곤 하는데, 코끼리처럼 우리 아가도 "할 수 있어" 라는 생각을 심어주는 좋은 책이었어요. 동물들의 생존권이 걸리다시피한 코끼리의재채기도 멈출수 있었으니 우리 친구들의 작은 고민거리쯤은 쉽게 개선할 수 있는 일이 아닐까요? 못고치는 습관은 없는 거다 하는 마음으로 "난 할 수 있어" 주문을 외워보자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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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정판 스케치 연습장 100선
야마다 마사오 지음, 오경화 옮김 / 이미지앤노블(코리아하우스콘텐츠) / 2011년 2월
절판


연필로 서걱서걱 그린 것같은 그런 느낌의 스케치인데도 너무 잘 그린 그림이라 그 자체가 디자인이 되는 경우를 많이 보았다.

책이나 카페 등에 그려진 예쁜 스케치들, 그 그림들을 보고 있노라면 나도 이렇게 그려보고 싶다는 작은 욕망이 생기곤 한다.



어릴적에는 제법 그림을 잘 그린다는 이야길 듣고 자랐는데, 그때는 그냥 그림을 그리는게 마냥 좋았다. 집에 종이와 펜만 있으면 정말 그리고 싶은 것을 무한정으로 그렸던 것 같다. 그 어린 시절이 지나고 어른이 되면서 낙서 비슷한 그림마저도 그리지 않게 되니 이제는 그림 잘 그린 적이 있다는 이야길 들었나 싶을 정도로 옛 기억이 되고 말았다. 아기 엄마가 되어, 아기가 자꾸 이것저것 그려달라고 하는데, 내가 그린 그림을 보면 나조차도 한숨이 나올 지경이었으니, 그리면서도 미안한 마음에 자꾸 망설이게 되는데 아기는 그것이라도 좋으니 자꾸 그려달라고 한다.


한참을 그려달라고 하더니 나중에는 제법 자기가 따라서 그림을 그리는 아기를 보면서 귀찮더라도 아기를 위해 그림을 그리는 것을 소홀히 하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아기가 한참 좋아하고 그려달라고 한 것은 주로 포크레인이었다. 한참을 포크레인만 그리다보니 나중에는 장난감 포크레인 같긴 해도 나름대로 특징을 잡아 그리게 되었는데, 그림이라는 것이 연습 없이 그냥 갑자기 하늘에서 뚝 떨어지는 것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 책은 그런 나의 고민을 조금이나마 줄여보고자 보기 시작한 책이었다.


그림을 잘 그리게 되는 3주일 집중 레슨.

갑자기 대단한 미술 공부를 하러 미술학원에 등록할 생각은 아니었고, 그렇다고 그냥 이대로 마구 그림을 그려주기도 미안했고 하는 마음으로 조금이라도 나은 그림을 그려주고픈 마음에 펼쳐든 책이었는데, 나와 있는 그림을 보니 내가 좋아하는 그림이 많다. 카페에서 본 것 같은 식빵 그림서부터 유럽의 가로등, 중후한 아치 다리 등. 연필이든 펜이든 그 스케치의 느낌이 참 좋아서, 아 내가 찾던 그림이구나 하는 생각으로 열심히 읽어보게 되었다.


사실 이 책은 읽기보다는 교본처럼 따라 하는게 중점인 책이다.

그래서 말보다는 실전, 그림이 주를 이룬다.쉬워보이는 선긋기부터 시작해서 (사실 선도 주로 자를 대고 그려왔기에 자 없이 그냥 긋는 프리핸드 선의 어려움을 직시하게 되었다. ) 대각선, 곡선, 구부러진 외형선 등 다양한 선들을 따라 그리게 된다. 선의 기본을 연습한 후에야 비로소 사각형에 도전하게 되고, 타원을 이용한 동그란 형태에 도전하게 된다. 친숙한 사물을 그리고 나서 분할을 이해한후 미묘하게 어려운듯 하면서도 더 자연스러운 사물 그림을 이해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끝으로 풍경에 도전하는 것으로 이 책은 우선 일단락된다.


프로를 위한 책이라기 보다는 나같은 일반인을 대상으로 한 책이기에 선긋기의 기본서부터 배울 수 있는 책이고, 조심조심 따라서 그리다보면 어느 새 책에 나온 그림을 어느 정도 그려내는 경지에 이를지 모르겠다는 희망으로 책에 대한 기대감이 부풀어올랐다. 중간에 1~2가지, 마지막에 세가지 정도의 고난이도를 제외하고는 수월하게 따라할 수 있는 책이라 하니 21일간이라는 여유있는 기간 동안 천천히 따라하면서 나만의 실력 향상을 꿈꿔보기로 했다.

그림을 잘 그리고 싶은 사람이라면 누구라도 손쉬운 선긋기부터 시작해서 천천히 따라해보면 좋음직한 그런책이란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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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어바웃 브레드 - 기본부터 잡아주는 홈베이킹 교과서
이성실 지음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11년 1월
품절


"난 아무 것도 들어 있지 않은 그런 빵이 좋아."

"난 야채나 햄, 혹은 크림이 꼭 들어있어야 맛있던데?"

대학교 기숙사 생활 시절, 아침메뉴로 항상 빵이 나왔고, 여대라 그런지 학교 앞에는 유난히 맛있는 빵집이 여러 곳 있었다.

친구들과 함께 빵집에 갈 적마다 친한 몇 친구들이 아무것도 안 든 그냥 빵을 좋아한다길래, 처음에 나는 정말 그게 농담인줄로만 알았다. 난 빵이라면 무조건 뭔가가 가득 들어있어야 하고, 빵 자체도 달콤한것을 좋아했으니 말이다.



워낙 빵을 좋아했던 나였지만 모든 빵보다는 그렇게 참 한정된 빵만을 사랑했던 것 같다. 이 책 올 어바웃 브레드를 읽으며 "밥처럼 먹을 수 있는 달지않은 빵"에 대한 이야기를 접하니, 친구들이 말한 빵이 바로 이 빵이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대학때는 미처 맛볼 생각도 못했던 라우겐 롤도 친구 추천으로 맛보게 되었었는데, 달지 않은 그 빵에 쨈을 발라먹는 맛이 의외로 더 고소하고 맛있어서..뒤늦게야 그 진정한 빵맛에 빠졌던 아쉬웠던 기억도 났다.



작은 아들이 경미한 아토피가 있어서 유난떠는 엄마가 되었다는 유난 드자이너 리, 이성실님의 베이킹 노하우가 가득 담긴 책.

사실 빵이라는 것이 반죽기가 필요하고, 그게 없으면 손으로 엄청 치대는 반죽을 20분 이상 해도 잘 안되기도 한다고 해서 겁이 나 시도조차 못했던 소심한 나.

이 책에서는 나같은 왕보초들을 위한 말그대로 홈베이킹 교과서 같은 알짜 정보가 가득한 그런 책이었다. 빵을 잘 만들고 싶으면, 재료 탓, 남 탓을 하지 말고 하루라도 빨리 시작하라는 말, 따끔한 질책도 더욱 와닿는 그런 책이었다



블로그에 꼼꼼히 올렸던 자신의 노하우를 가득 담아, 마치 피아노 교본처럼 크고, 두꺼운 홈베이킹 교과서를 만들어낸 그녀. 사실 그녀의 직업은 한국 젠의 그릇 디자이너이다. 아들을 위해 재료부터 꼼꼼히 신중하게 선택한 그녀의 건강 빵에는 버터가 따로 들어가지 않는다. 버터 대신 포도씨유를 사용하고, 포스트 하비스트라는 수확후 농약 살포처리가 되는 수입밀이 아닌, 우리 밀을 사용해 남들보다 어렵지만 건강을 생각하는 엄마의 마음으로 정성껏 빵을 굽고, 그녀의 노하우를 친절하게 소개해주고 있었다.



같은 회사의 오븐이라도 똑같이 200도로 예열을 시켜도 20분 후에 온도를 재어보면 하나는 180도, 하나는 210도의 온도 편차가 나타났다는 이야기는 또 새로운 정보였다. 그래서, 빵 베이킹을 위해서는 온도계가 두개가 필요한데 하나는 반죽의 온도를 잴 수 있는 것, 또 하나는 오븐 안에 넣어서 오븐 안의 실제 온도를 측정해 빵을 구울때 덜 익는 것을 방지할 팁을 주는 것이었다. 초보자가 예사로 넘길 수 있는 실수들을 만회할 소중한 이야기들. 그녀가 10년간의 베이킹 생활끝에 얻어낸 살이 되고 피가 될 소중한 이야기들이 가득했다.



인터넷에 떠도는 정보로 홈베이킹을 하거나 혼자서 책을 보고 하는 경우에 초반에는 돌빵을 만드는 경우, 혹은 과 발효로 먹기 어려운 빵을 만드는 경우 등의 실패작이 많이 발생한다고 한다. 발효를 위해 더운 물 등을 사용하다 보면 반죽기 등에 넣은 후에 온도가 너무 높아져 버려서 과발효가 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미처 세심하게 짚어주지 않으면 놓치고 말 그런 이야기들이 초보자의 실수를 줄여주려는 그녀의 기록으로 많이 보완이 될 것 같았다. 특히나 일반 밀가루와 버터가 아닌 그녀의 건강 식재료로 베이킹을 하자면 좀더 반죽이나 물의 양 등에 신경을 더 써야한다고 했다. 그녀가 알려주는 팁대로 열심히 따라 하다보면, 건강한 우리 밀로도 충분히 맛있는 빵을 만들 수 있다는 소중한 이야기들 말이다.



반죽이 겁이 나 베이킹을 하지 못하는 나같은 사람을 위해 머핀 등을 구울때는 반죽기가 따로 필요 없이 쉽게 도전할 수 있는 것도 배울 수 있었다.

사실 너무 아는게 없어서, 다른 빵에 관한 책들을 봤음에도 그저 레시피 위주의 책에 고개를 끄덕이며 시도해보면 되겠지 막연하게 생각했는데, 이 책에는 정말 레피시 + 가정 교사 급의 설명이 보완되어 있었다.

두 아들을 위한 즐거운 베이킹, 어린 우리 아기 또한 빵을 무척 좋아해서 즐겨 사주곤 했는데, 엄마된 노릇으로 몸에 안좋은 재료가 많이 들어간 시판 빵을 마구 사먹이는게 많이 미안하기는 하였다. 게을렀어도 조금 노력하면 얼마든지 아이의 건강을 고려한 빵을 만들어 줄 수 있는 것이었는데, 왜 이리 꼼지락거리길 싫어했는지.참 부끄럽기만 하다.





머핀부터 우선 도전을 해보고, 제빵에 재미가 더 붙으면 반죽기를 사달라고 졸라볼까 생각중이다.

신랑이 빵을 싫어해서,가족을 위한 빵을 사다주기는 하지만 굳이 만들어먹을 필요가 있냐고, 재료낭비, 시간 낭비 아니냐고 해서 그동안 시도도 못해봤는데, 이제는 아들이라는 지원군이 생겼다. 집에서 그저 전자렌지로 전락해버린 소중한 오븐을 다시 빵을 굽는 용도로 돌려놓고 싶다.



아이들이 너무나 좋아한다는 초컬릿 머핀서부터 각종 맛있는 간식들까지.. 엄마가 손수 만들어주고 싶어졌다.

저자도 소시지빵을 처음 만들었을때 아이들이 너무나 행복해하며 먹어서 그 뿌듯했던 기억이 아직도 남아 있다고 하였다.

나도 좋아하는 소시지 빵, 이 빵은 신랑도 좋아하니 가족을 위해 만들면 좋을 것 같고, 번으로 유명한 모카 쿠키 브레드도 뜨끈할때 먹어야 맛있으니 집에서 직접 만들어 비싼 가격을 내지 않고 즐길 수 있는 홈카페를 누려봐도 좋을 것 같다.



먹을 줄만 알았던 빵순이의 입이 도전하는빵순이가 되는 그날까지..나의 빵 사랑은 계속 진행될 것이다.

어른들이 먹는 빵을 사는데는 큰 고민이 없었는데, 내 아이 입에 들어갈 빵을 사려니 자꾸 이것저것 망설이고 따지는 것이 많아지게 되었다.

구름빵에 흠뻑 빠져있는 귀여운 우리 아기, 엄마는 구름을 재료로 빵을 만들수는 없기에 먹고서 하늘로 슝슝 날아가게는 못해주지만, 그래도 아이가 먹고 마음만은 하늘로 날아오를 수 있는 그런 빵을 만들고 싶어졌다.

시판 빵에 들어가는 어마어마하게 많이 들어가는 버터와 설탕의 양을 고려해서 직접 아이의 건강을 생각해 맛있는 빵을 만들 수 있는 레시피. 이 책의 레시피로 우리 아이의 행복한 빵을 직접 만들어주고픈 바램이 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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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같이 놀고 싶단 말이야 국민서관 그림동화 123
로렌 차일드 글.그림, 문상수 옮김 / 국민서관 / 2011년 2월
절판


책을 읽고, 인터넷도 하다보니, 내가 어디선가 들어봄직한 귀에 익은 말들은 이미 엄청 히트를 친 이름이어서 귀에 익었던 일이 많았다. 찰리와 롤라 시리즈도 그렇다. 찰리와 롤라를 분명 나는 처음 만나는데, 만나기 전부터 무척이나 귀에 익었기에 찾아보니 아니나다를까 엄마들 사이에 엄청난 인기를 끌고 있는 (물론 아이들의 반응이 폭발적이라 그렇게 호응도가 좋았던 것) 책이었다. 우리 아이는 어렸기에 내가 미처 만나보지 못했던 것이었을뿐, 한권, 두권씩 읽은 아이들은 이미 단행본 전체를 사들였거나 새로운 찰리와 롤라에 목말라하는 경우가 많았다.



아직 외동인 우리 아들, 어린이집도 안 다니고, 친구라고는 가까이 사는 엄마친구 딸 하나뿐이어서, 친구와 같이 어울려 놀고 형제와 같이 어울려 노는 것에대한 개념이 분명하지가 않다. 앞으로 둘째를 낳을지 어떨지 모르고, 혹은 친구를 사귀어도 양보 잘하고 잘 어울려 노는 아이가 되려면 어려서부터 그림책도 골고루 잘 보고, 같이 논다는 것에 대한 개념이 서야 할 것 같아서 이 책을 읽어주게 되었는데..



나만 몰랐을뿐, 대대적인 호응도가 높은 책이었다니 더욱 궁금증이 일었다.


항상 오빠를 따라다니는 작은 여동생, 오빠는 귀찮겠지만 동생은 오빠와 노는게 가장 즐거울 것이다.

나또한 그랬으니까..

사실 한살 터울인 오빠가 있고, 세살 어린 여동생이 있는데, 어릴적에 오빠를 따라다닌 경험은 많지 않지만 동생이 나를 졸졸 따라다니고, 나 하는 것은 다 하겠다 했던 것은 기억이 난다. 언니 하는 건 다 좋아보인다며 뭐든 따라했던 동생. 심지어 내 친구들과 놀때도 따라 놀더니 어른이 되어서도 자기 또래보다 언니들과 더 친하게 지내게 되었다. 어릴적의 영향이 커서까지 이어지는 것인지..



어쩐지 롤라를 보면 어릴 적 내 여동생이 떠올라 더 사랑스럽게 느껴졌다.

나도 좀 더 잘해줄걸..그때는 귀찮은 면도 있었다.

동생은 아무래도 좀 느릴 수 밖에 없고 그랬으니까..

찰리는 친구인 마브랑 둘이서만 놀고 싶을때가 있다. 무한한 그들의 상상놀이가 그림책에 펼쳐질때면 정말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꼬마 아이들이 앉아서 입으로 중얼중얼 노는 것도 재미나겠지만 그들의 상상을 있는 그대로 종이에 재현해주니, 이 책을 읽는 친구들 또한 "아, 나도 이렇게 노는 거야." 하면서 마음이 들떠버릴 것 같았기 때문이었다. 이상하고 징글징글한 괴물을 찾아 나서며 모험을 즐기고 싶은 한창 나이의 두 소년과 우리의 소꿉놀이에 해당하는 듯한 차마시기 놀이를 하고 싶은 소녀 롤라.



작가를 보니 로렌차일드님은 영국출생이다. 영국의 차 문화는 무척이나 유명하니, 어릴 적부터도 소꿉 장난하듯 이렇게 아이들 차마시기 세트 같은게 있나보다.

롤라는 오빠들과 우리식으로 말하자면 소꿉 장난을 하고 싶은 거고, 남자아이들인 마브와 찰리는 소꿉장난은 재미가 없고, 우주를 탐험하고, 바다를 여행하는 모험이 더 신이 날 것이다.



아직 어린 우리 아기만 봐도 그렇다. 자동차를 좋아하고, 포크레인에 열광하는데, 친구네 집에 놀러가면 여자친구는 항상 소꿉장난이나 인형 놀이를 하자고 한다. 31개월, 36개월의 어린 나이라 그런지 대화로 의견을 절충하거나 하는 법 없이 우선은 따로 논다. 둘이서 좀 잘 놀았으면 좋겠는데 서로 만나면 반가워하면서도 놀때는 우선은 따로 논다.


동생도 친구를 사귀어서 같이 어울려 놀면 좋으련만, 롤라는 오빠들 노는데 꼭 끼고 싶다. 하지만 오빠들 놀이보다 차마시기 놀이를 하며 놀고 싶은데..오빠들은 오늘도 괴물 잡는데 여념이 없다.

우리의 귀여운 롤라는 어떻게 오빠들과 재미나게 놀 수가 있을까?


오빠들보다 한 수 위, 아니 어른들보다 한 수 위인것같은 귀여운 롤라.

그녀의 재치가 발현될때이다.

괴물들을 없애기 위해 오빠들이 만들었던 "없어져라 얍!"약을 롤라가 먹고, 그들에게 하는 말은 꽤나 충격적이었다. 그러면서도 재치있는 그 답변에 나 또한 아하~ 하고 무릎을 치게 되었다.

오빠들이 절대 잡을 수 없는 괴물을 롤라가 잡을 수 있다고 한 것. 물론 롤라가 하는 것은 아니고, 친구 소찰퐁이가 하는 것이긴 했지만..^^



그녀의 재치있는 답변을 따라가다보면..어느새 이게 아이들 책인지 어른 책인지 싶을 정도로 재미난 이야기에 쏘옥 빠져들고 만다.



사랑할 수 밖에 없는 캐릭터 찰리와 롤라.

특히나 이 책 속에서 나타난 롤라의 재치에 흠뻑 반해서, 다른 책에서는 롤라가 또 어떻게 등장할지 제법 궁금해졌다.

우리 아이 또한 이 책을 아주 사랑하게 될 것은 의심할 여지가 없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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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화와 비밀의 부채
리사 시 지음, 양선아 옮김 / 밀리언하우스 / 2011년 2월
평점 :
절판


 

 

착한 성품과 여자의 도리를 배우는 소녀가 있다고 들었어. 너와 나는 같은 해, 같은 날에 태어났다지. 우리가 서로의 단짝이 될 수 없을까? 65P
 

운명과도 같은 인연. 라오통이 될 소녀 설화에게서 처음 온 부채의 글귀는 위와 같았다. 

학창시절에던가? 중국의 전족이라는 풍습에 대해 아주 짧게 기억한 적이 있었다. 남성의 소유물로 여겨지던 여성이 도망가지 못하도록, 아주 어릴적에 발을 동여매서, 작게 만드는 풍습이 있었다는 사실로 말이다. 그 전족에 대한 이야기가 바로 이 책에 아주 상세히 다뤄진다. 천년동안 이어진 신비의 문자 누슈와 함께, 전족이라는 생소한 문화는 이 책의 주요 사건이자 모티브가 되면서 우리에게 충격을 주고 또 전통 중국 사회로 우리를 되돌려주는 가교와도 같은 역할을 한다.

 

하지만 그때 누구도 말하지 않은 얘기가 있었다. 내가 죽을 수도 있다는 사실이었다. 용밍군 뿐만 아니라 중국을 통틀어 소녀 열 명 중 하나는 전족을 하다 죽는다는 이야기는 내가 시집을 간 후 시어머니에게서야 들을 수 있었다.

나는 전족이 내 결혼 생활을 좀 더 편하게 해주리라는 것과 여자의 인생에서 가장 큰 기쁨이자 행복인 아들 낳는 일을 좀더 쉽게해준다는 것을 알 뿐이었다. 내 목표는 작고, 좁고, 곧고, 뾰족하고, 휘고, 향기롭고, 부드러운 완벽한 발을 만드는 것이었다. 이러한 조건 중에서도 길이가 가장 중요했다. 대략 엄지 손가락 길이인 7센티미터가 이상적이었다. 완벽한 발의 모양은 연꽃 봉오리와 흡사했다. 39P

 

발이 더이상 자라지 않게 묶어놓는 것인줄만 알았지. 진실을 알고서, 충격적인 현실에 너무나 놀랐다. 여섯살 정도의 여자아이들의 네 발가락들을 모두 부러뜨려서 발을 기형으로 만드는 것이었다. 게다가 여자의 인생, 운명은 바로 그 발에 달려 있었다. 집안도 중요하겠지만, 당시 여자들에게 최고의 신분 상승을 꾀할 수 있는 좋은집안과의 결혼은 얼굴 뿐 아니라 최고의 금련, 즉 전족이 잘된 환상적인 발을 갖고 있어야 하는 것이었다. 전족을 하지 않은 일반 큰 발을 가진 여자는 모든 집안의 남자들과 잠을 자야하는 노리개로 전락할 수 있었으니, 전족은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될 수 밖에 없었던 것이다.

 


한국 배우 전지현의 헐리웃 영화 진출작이라는 소식에 관심을 갖고, 영화 정보와 책 정보까지 접하게 되었다. 자연스레 설화를 읽으며, 전지현을 대입해 생각하게 되었고, 말띠 해에 태어난 자유로이 날아가고픈 영혼이었던 설화의 가혹한 운명에 대해 참담한 마음을 금치 못하게 되었다. 영화에서 그녀들의 동성애가 그려질 수 있다라는 식으로 자극적으로 쓰인 기사가 있었는데, 소설을 읽어보면 그 장면이 그런내용이 아님을 알게 된다. 오해의소지가 있을 부분은 있으나 설화와 나리의 우정은 사랑을 넘어선 것이었지, 육체적 관계로 지탱할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

설화에 너무 몰입되어 읽은 나머지, 나리를 더욱 이해하기 힘들었다.
비극적으로 운명이 바뀌어버린 두 여인에 대해, 또 그녀들의 삶에 대해 인생은 너무 가혹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 땅의 중국여인이 아닌, 지금 이 시대의 한국의 현대여성으로 태어남에 다시 한번 감사를 드려야할 정도였다.

의자매, 라오통, 우리에게는 생소했던 그 여인들의 우정 문화, 자유로이 친구를 사귈 수 있지도 않았고, 부모가 맺어준 인연에 의해서만 친구를 알 수 있었던 시기, 그리고 결혼 못지 않게 중매쟁이를 거쳐서 사귈 수 있었던 독특한 제도 라오통, 그 제도를 이해하지 않고서는 설화와 나리의 관계를 더욱 이해하기가 힘이 들어진다. 물론 이 책에서는 그 모든 것을 우리가 숙지할 수 있도록 차근차근 서술이 되어 있다.

설화는 라오통으로서 마님을 있는 그대로 사랑했어요 하지만 마님은 너무 남자처럼 생각했죠 오직 남자의 규칙에 서서 설화의 가치를 평가하고, 남자가 사랑하듯 설화를 사랑했어요. 361P

이름도 중국 이름같았던 리사 시, 읽으면서 더욱 믿을 수가 없었던 것은 리사 시가 중국 여인이 아니었다는 점이다. 그녀는 중국에 지대한 관심을 갖고 있었으나 펄벅처럼 중국에서 오랜동안 생활한 사람도 아니었고, 다만 누슈, 전족 등에 많은 관심을 갖고 있었던 파리태생, 미국 거주의 작가였다. 그녀가 이 작품을 위해 통코우 마을에 들어가 수많은 사람들을 만나고 아흔이 넘은 최고령 여인에게서 많은 이야기를 들었다고는 하나 그녀에게서 쏟아져 나온 이야기는 정말 그 시대를 살아보지 않은 사람의 이야기가 맞을까 싶을 정도로 생생하게 전달되었다. 물론 그녀의 말마따나 진실은 어긋나있을수도 있지만, 많은 부분 우리가 몰랐던 통코우의 옛 삶으로 우리를 보내주었을 것이라 굳게 믿음이 간다.

여자는 아들의 어머니일 수 밖에 없었던 과거의 삶, 사랑받고 싶었지만, 어머니에게서 항상 관심 밖의 인물이었던 둘째 딸 나리가 타고난 발 모양으로 인해 집안의 가장 중요한 인물로 관심을 받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끝까지 엄마의 사랑은 받을 수 없었던 그 이유로.그녀는 소중한 마음을 다치게 되고 그것이 그녀의 평생의 사랑이었던 라오통에게까지 영향을 미치게되었다. 아름다운 두 여인의 비극적인 우정 이야기를 전해준 여인들만의 문자 누슈. 그 신비의 문자를 따라가다 보면 어느 새 한권의 책에서 깊은 감동을 받은 우리의 모습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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