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나도 같이 놀고 싶단 말이야 ㅣ 국민서관 그림동화 123
로렌 차일드 글.그림, 문상수 옮김 / 국민서관 / 2011년 2월
절판
책을 읽고, 인터넷도 하다보니, 내가 어디선가 들어봄직한 귀에 익은 말들은 이미 엄청 히트를 친 이름이어서 귀에 익었던 일이 많았다. 찰리와 롤라 시리즈도 그렇다. 찰리와 롤라를 분명 나는 처음 만나는데, 만나기 전부터 무척이나 귀에 익었기에 찾아보니 아니나다를까 엄마들 사이에 엄청난 인기를 끌고 있는 (물론 아이들의 반응이 폭발적이라 그렇게 호응도가 좋았던 것) 책이었다. 우리 아이는 어렸기에 내가 미처 만나보지 못했던 것이었을뿐, 한권, 두권씩 읽은 아이들은 이미 단행본 전체를 사들였거나 새로운 찰리와 롤라에 목말라하는 경우가 많았다.
아직 외동인 우리 아들, 어린이집도 안 다니고, 친구라고는 가까이 사는 엄마친구 딸 하나뿐이어서, 친구와 같이 어울려 놀고 형제와 같이 어울려 노는 것에대한 개념이 분명하지가 않다. 앞으로 둘째를 낳을지 어떨지 모르고, 혹은 친구를 사귀어도 양보 잘하고 잘 어울려 노는 아이가 되려면 어려서부터 그림책도 골고루 잘 보고, 같이 논다는 것에 대한 개념이 서야 할 것 같아서 이 책을 읽어주게 되었는데..
나만 몰랐을뿐, 대대적인 호응도가 높은 책이었다니 더욱 궁금증이 일었다.
항상 오빠를 따라다니는 작은 여동생, 오빠는 귀찮겠지만 동생은 오빠와 노는게 가장 즐거울 것이다.
나또한 그랬으니까..
사실 한살 터울인 오빠가 있고, 세살 어린 여동생이 있는데, 어릴적에 오빠를 따라다닌 경험은 많지 않지만 동생이 나를 졸졸 따라다니고, 나 하는 것은 다 하겠다 했던 것은 기억이 난다. 언니 하는 건 다 좋아보인다며 뭐든 따라했던 동생. 심지어 내 친구들과 놀때도 따라 놀더니 어른이 되어서도 자기 또래보다 언니들과 더 친하게 지내게 되었다. 어릴적의 영향이 커서까지 이어지는 것인지..
어쩐지 롤라를 보면 어릴 적 내 여동생이 떠올라 더 사랑스럽게 느껴졌다.
나도 좀 더 잘해줄걸..그때는 귀찮은 면도 있었다.
동생은 아무래도 좀 느릴 수 밖에 없고 그랬으니까..
찰리는 친구인 마브랑 둘이서만 놀고 싶을때가 있다. 무한한 그들의 상상놀이가 그림책에 펼쳐질때면 정말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꼬마 아이들이 앉아서 입으로 중얼중얼 노는 것도 재미나겠지만 그들의 상상을 있는 그대로 종이에 재현해주니, 이 책을 읽는 친구들 또한 "아, 나도 이렇게 노는 거야." 하면서 마음이 들떠버릴 것 같았기 때문이었다. 이상하고 징글징글한 괴물을 찾아 나서며 모험을 즐기고 싶은 한창 나이의 두 소년과 우리의 소꿉놀이에 해당하는 듯한 차마시기 놀이를 하고 싶은 소녀 롤라.
작가를 보니 로렌차일드님은 영국출생이다. 영국의 차 문화는 무척이나 유명하니, 어릴 적부터도 소꿉 장난하듯 이렇게 아이들 차마시기 세트 같은게 있나보다.
롤라는 오빠들과 우리식으로 말하자면 소꿉 장난을 하고 싶은 거고, 남자아이들인 마브와 찰리는 소꿉장난은 재미가 없고, 우주를 탐험하고, 바다를 여행하는 모험이 더 신이 날 것이다.
아직 어린 우리 아기만 봐도 그렇다. 자동차를 좋아하고, 포크레인에 열광하는데, 친구네 집에 놀러가면 여자친구는 항상 소꿉장난이나 인형 놀이를 하자고 한다. 31개월, 36개월의 어린 나이라 그런지 대화로 의견을 절충하거나 하는 법 없이 우선은 따로 논다. 둘이서 좀 잘 놀았으면 좋겠는데 서로 만나면 반가워하면서도 놀때는 우선은 따로 논다.
동생도 친구를 사귀어서 같이 어울려 놀면 좋으련만, 롤라는 오빠들 노는데 꼭 끼고 싶다. 하지만 오빠들 놀이보다 차마시기 놀이를 하며 놀고 싶은데..오빠들은 오늘도 괴물 잡는데 여념이 없다.
우리의 귀여운 롤라는 어떻게 오빠들과 재미나게 놀 수가 있을까?
오빠들보다 한 수 위, 아니 어른들보다 한 수 위인것같은 귀여운 롤라.
그녀의 재치가 발현될때이다.
괴물들을 없애기 위해 오빠들이 만들었던 "없어져라 얍!"약을 롤라가 먹고, 그들에게 하는 말은 꽤나 충격적이었다. 그러면서도 재치있는 그 답변에 나 또한 아하~ 하고 무릎을 치게 되었다.
오빠들이 절대 잡을 수 없는 괴물을 롤라가 잡을 수 있다고 한 것. 물론 롤라가 하는 것은 아니고, 친구 소찰퐁이가 하는 것이긴 했지만..^^
그녀의 재치있는 답변을 따라가다보면..어느새 이게 아이들 책인지 어른 책인지 싶을 정도로 재미난 이야기에 쏘옥 빠져들고 만다.
사랑할 수 밖에 없는 캐릭터 찰리와 롤라.
특히나 이 책 속에서 나타난 롤라의 재치에 흠뻑 반해서, 다른 책에서는 롤라가 또 어떻게 등장할지 제법 궁금해졌다.
우리 아이 또한 이 책을 아주 사랑하게 될 것은 의심할 여지가 없고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