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난이 닥쳤을 때 필요한 단 한 권의 책 - 미국 최고 전문가가 알려주는 재난 생존 매뉴얼
코디 런딘 지음, 정지현 옮김 / 루비박스 / 2011년 4월
품절


지진이 워낙 많이 발생했던 일본은 국민들에게 지진 등의 재난에 대비하는 훈련이 나름 철저히 이루어진 곳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에 대규모의 지진 피해가 발생했을때 수많은 사람들이 엄청난 규모에 놀라 당황하는 모습을 뉴스 등으로 지켜보게 되었다. 사실 우리나라에서는 기초적인 몇가지 훈련이 있긴 하지만, 거의 형식적이고, 불이 났을때, 지진이나 해일 등이 일어났을때의 훈련은 거의 미미한 형편이다. 어린아이들은 물론 어른들인 우리조차 몰라서 급작스런 재난에 대피하거나, 어떻게 짐을 싸야할지에 대한 준비가 전혀 마련되어 있지 않나 싶었다. 그저 아주 막연히 불안심리로 마트에서 물과 라면 등을 구비하는 것 외에는 따로 떠오르는 것들이 없었다. 이번에 이웃나라의 큰일을 바라보면서, 스펀지 같은 티브이 프로그램에서 재난에 대비하는 전문가들의 조언 같은 특집 코너를 방영해준적이 있었다.



설거지하면서 가끔 들여다봐서 자세히 보지는 못했지만, 망치, 수건 등이 요긴하다고 나와 있어서, 재난으로 정신없는 와중에 망치를 챙기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하고 웃어넘겼었는데, 그 프로를 미처 못 보신 엄마께서는 학교 선생님들이 티브이 본 이야기를 해주시니, 받아적어오실 정도로 큰 관심을 보이셨다. 그래서, 이 책을 읽게 되었다.


재난이 닥쳤을때 필요한 단 한권의 책.

거실에 물이 반쯤 찼을때 이 책을 꺼내 읽으면 만사가 해결될 거라는 생각은 버려라. 이 책을 읽는 이유는 '앞으로' 닥칠지 모르는 비상사태에 대비하기 위해서다. 가라앉는 배에서 수영을 배운다고 무슨 소용일까. 제대로 된 준비가 생사를 좌우할 수도 있다. 8p



수많은 재난 영화들, 특히 블록버스터 급 재난 영화들을 보면, 다 남의 일이려니 하고 큰 신경을 쓰지 않고 영화의 스릴만을 즐기고 살았다.

하지만, 정말 한치앞을 모르는 현실에서 사는 만큼 조금이라도 알아둘 수 있는 정보가 있다면 유용하지 않을까 하는 마음에 책을 읽기 시작했다


이 책의 저자는 미국 최고의 생존 전문가 코디 런딘으로 스스로 '재난 후의 삶'을 살면서 그에 필요한 것과 대비해야 할 것을 빠짐없이 기술한 것이 바로 이 책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어떤 재난이 닥쳐도 재무 설계를 걱정하고 돈을 챙겨 나오기 일쑤라지만, 정말 생명을 좌우할 수 있는 물이나 식량,꼭 필요한 것들에 무심한 것을 작가는 걱정하고 있다. 진짜 큰 일이 발생하면 돈은 휴지 조각에 지나지 않는다면서 말이다. 전기없이 자급자족하며 사는 삶, 저자의 선조들의 삶에서 배운 여러 노하우를 응용하여 스스로 판단한 여러 방법들이 진솔하게 소개되었다.




사실 너무 놀란 까닭은 진솔하다 못해 정말 "무서운 재앙"이 일어난 후의 일을 실전 그대로 언급한 책이라 (지진, 쓰나미, 태풍, 홍수, 화산 폭발 등 생각할 수 있는 모든 재난 후의 생존 전략이랄 수 있다.) 수돗물이 아닌 빗물이나 화장실 변기 위의 물 등을 소독해 먹는 방법까지도 소개되어 있었고 비상으로 화장실을 만드는 방법, 쥐를 잡아 요리하는 것, 더 나아가 시체 처리하는 법까지 소개되어 어디에서고 볼 수 없는 극한상황에서의 대처법이 나왔다 할 수 있겠다.


상상조차 할 수 없는 극한 상황, 영화 속에서 아주 우연히 생존의 기회를 유지하게 되는 주인공들처럼 살아남기 위해서는 아무것도 모른채 무방비로 있기 보다 조금이라도 머리를 짜내는 것이 좋을 것이다. 게다가 실제 편안한 도시의 삶을 떠나 재난 후의 삶을 영위하고 있는 저자의 살아있는 경험담을 읽고 있자면 아, 이런 것들까지 필요한 거구나 하고서 미처 겪어보지 않았던 상황을 미리 겪어보고 정말 필요한 것이 어떤 것인지 절실히 깨닫게 될 것이다.

비상시의 상황에 대처하는 법들을 배우다 보면 냄비 뚜껑을 닫고 물을 끓이기 등을 통해 증발하는 수분량도 줄이고, 일찍 불을 꺼서 잔열로 가열함으로써 연료소도도 줄이고 (비상시 물과 연료는 절대적으로 필요한 존재들이다.) 실생활에서도 에너지를 아끼는 기본 방도가 됨을 설명해준다. 재난 후의 방법이라는것이 사실 어떤 것들은 미리 알아두면 실생활에도 요긴하게 쓰이는 것들이 있을 수 있다.



절대 그런 일이 없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그러나 아무런 마음의 준비가 되어 있지 않기에 적어도 어떤 것들이 필요한지를 알아두기라도 하기 위해서 책을 펼쳐들었고 형식적인 책이 아니라 정말 "솔직하게" 모든 것이 담긴 책이라 놀라웠다. 극한상황에 이를리 없다 믿고 싶으면서도 몇가지 정보들은 기억해둘만한 것들이었다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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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해안 100배 즐기기 - 2011년 최신판 100배 즐기기
2012 여수세계박람회 조직위원회 엮음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1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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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에 살고 있다보니, 가까운 서해에 주로 놀러가게 되고, 남해와 동해에 놀러갈일은 극히 드물었다. 차로 장시간을 타고 가야하기에 쉽게 엄두가 안났던 까닭이다.
그러던 차에 유홍준의 문화유산 답사기 1권을 읽고 가족들과 함께 남도 답사여행을 다녀온적이 있었다. 음식도 맛있고, 전혀 새로운 고장들이라 여행의 즐거움이 배가 되었던 남도 여행의 추억, 또다시 남해가 나를 부르고 있다. 이제는 해외여행 가이드 못지않은 빵빵한 안내서인 남해안 100배 즐기기가 나의 여행욕구를 더욱 부추기고 있는 것이다.


2012년에 여수에서 세계 박람회가열린다는데 뉴스도 잘 안 보고 아기키우며 집에만 방콕하고 있었더니 여수 세계 박람회가 1993년에 대전에서 열렸던 엑스포가 다시 열리는 것임을 모르고 있었다. 아, 나만 모르는 사실이었는지도 모른다. 어쨌거나 대전에서 두시간 반 정도면 차로 도착한다는 여수 (각 주요 교통수단별, 접근 시간까지 상세히 소개되어 있다.), 2012년의 여수 세계 박람회 조직위원회가 직접 지은 남해안 100배 즐기기는 여수 엑스포를 방문하면서 동시에 남해안의 맛과 멋을 제대로 즐기고 올 수 있는 살아있는 100배 즐기기로 거듭나고 있다.



내륙이었던 대전과 달리 해양도시인 여수의 엑스포는 그야말로 바다가 전시장이 되고, 바다가 무대가 되며, 바다를 생생하게 체험하는 다양한 행사가 펼쳐지는 곳이다. 1993년의 엑스포 때 학생이었던 나는 소풍때도 엑스포로 소풍을 가고, 방학때 친척들이 놀러오면 반드시 가는 곳이 엑스포였다. 지금은 그 곳이 좀 방치가 되어 있어 아쉽긴 하지만, 어쨌거나 그때 당시에는 한 관 한관을 보기 위해 어마어마한 줄서기도 감수해야했고, 테크노피아관의 경우에는 처음 접하는 입체 영상물을 즐길 수 있는 탈거리로 인해 줄을 몇 시간 서도 못 탈 정도로 최고의 인기를 끄는 곳이었다. 그때의 추억을 되살리며 여수 엑스포는 과연 어떤 흥미로운 볼거리와 공연들로 세계의 눈과 귀를 집중시킬 것인지 너무나 궁금해졌다.


좀더 가볍게 여행하고픈 사람들을 위해 핸드북과 홀더 지도가 추가되었는데, 본권을 꼼꼼히 즐기고 여행 구상을 한후 실제 들고 다닐때는 지도와 핸드북만으로 가벼이 여행을 즐길 수 있도록 배려된 점이 무척 고마웠다.



여수에서 100km이내의 권역을 1권역, 200km이내의 권역을 2권역으로 구분해 여행지를 나눈 이 남해안 100배 즐기기는 여수 엑스포와 관련해서 참고할 수도 있고, 남해안만을 미리 즐길 사람들에게도 너무나 유용할 볼거리들이 가득했다. 사실 남해안 여행을 계획할 적에 최근에 여러 대한민국 관광 여행 책자들이 소개되고는 있지만 대부분 에세이거나 서술 형식이라 100배 즐기기처럼 일목요연하게 객관적인 정보가 가득한 자료가 아쉬웠는데, 남해안 여행을 위해 100배 즐기기가 발벗고 나서주니 이제는 여행 계획하는데 한짐을 덜 수 있어 고마운 기분이 들었다.



절대 놓칠 수 없는 여행의 백미, 남해안 베스트 먹을거리를 보면서 군침 한번 삼켜주고..

거제도의 멍게비빔밥, 통영의 충무김밥, 대흥사의 표고 해물 전골 등등..그곳에 가지 않고는 절대 맛보지 못할 진미들 앞에 살짝 무릎을 굽혀야했다. 그래, 이걸 먹어보기 위해서라도 꼭 내려가보고야 말리라.


남도에 살지 않는 사람들에게는 막연하게, 그리고 멀게만 느껴지는 명소 여행들을 코스 별로 상세히 소개해, 시간대별 관람지, 그리고 식사 시간 등까지 촘촘히 소개되어 있어서 말 그대로 답사 여행 코스처럼 상세함을 안겨주는 것이 지역별로 소개되어 있어서 무척 용이했다. 그냥 가보고 싶은 지역이 생기면 그 지역 코스 트래블만 참고해서 다녀와도 충분할 것 같았다.


남도 답사여행이라고는 해도 거의 수박 겉핥기식으로 훑고 다녀왔던 지난날의 여행이 다소 아쉬움이 남았는데, 그때 정말 스쳐 지나갔던 여수도 이 책에서의 소개글을 보니 꼭 다녀오고픈 곳이 되고 말았다. 거문도의 경우에는 여수에서 뱃길로 2시간 거리지만 이름만으로도 가슴 설레는 명소라 하였다. 이웃님 한분이 거문도로 이사를 가실 예정이라고 해서 귀에 익은 거문도가 어디에 있는 섬이었나 하고 찾아보니 다도해의 비경을 온몸으로 끌어안는 멋드러진 섬이라고 해서, 정말 멋진 곳으로 이사를 가시는구나 싶은 부러운 마음이 들었다.

볼거리도 풍성하지만, 맛집이 정말 많이 소개되어 있어서 구미에 맞는 곳을 선정하기가 어려울 정도였다. 그래도 충분한 정보가 제공되니 그 안에서 꼼꼼히 읽다보면 실패하지 않는 맛집 여행을 계획할 수 있으리라.


담양의 메타세콰이어길, 보성의 대한다원 등 너무나 아름다운 초록의 향연들을 그동안 티브이나 여행서에서만 주로 감상을 해왔는데, 이 책 속 설명을 보니, 왜 나는 그 곳에 못 가봤나 하는 회한까지 들었다. 아, 운전 좀 배워둘걸. 남의 차를 타야 하는 신세란 이래서 항상 걸림돌이 생기나보다. 신랑 차만 해도 너무 바쁜 일정이라 짬내기 어려우니 덕분에 나의 방랑벽은 주춤해질 수 밖에 없다.



남해안 일대에 유난히 아름다운 절들이 많이 모여 있었는데, 최근 읽은 문화유산 답사기 6권에서 거의 극찬을 하다시피한 선암사도 있었다. 못 가봤던 선암사, 꼭 가보고야 말리라 결심하게 만든 책이었는데 이 책 속에서도 "한굴 절의 옛 정취를 가장 잘 보여주는 1000년 고찰이자 우리나라에서 가장 아름다운 무지개 다리인 승선교를 보여주는 곳이라 설명이 되었다. 답사여행의 대가를 완전히 매료시킨 매력만점의 절, 선암사, 이 책이 선암사 여행에 큰 도움을 주게 될 것 같다.



한국의 명소들을 그동안 참 못 가보고 살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실 가본 곳이 매번 그곳이 그곳인지라, 어딜 여행가야 할지 몰라 막막할때도 많았는데 차로 멀지 않은 거리에 이렇게 멋진 곳들이 가득하다는 것이 새롭기만 했다.

사진이 풍성해 우선 눈부터 즐거웠고, 계획 짜기 좋도록 구체적인 설명이 잘 나와 있어서 고마웠다.

어느 숙소에 묵을 지 몰라 많은 고민이 될 독자들을 위해 펜션, 민박, 모텔서부터 호텔, 한옥, 농촌 체험장, 템플 스테이 등 정말 살아있는 다양한 숙소 정보들이 가득해서, 말로만 들었던 힐튼 남해 골프 & 스파 리조트서부터 화엄사 템플스테이까지 두루두루 입맛에 맞출 수 있는 정보들이 눈에 띄었다

남해안 여행, 이제 100배 즐기기가 있으면 남해를 100배 즐기고 여수 엑스포까지 꼼꼼히 즐기고 오는 것에 후회가 들지 않으리라.

시간이 짧다고, 갈 곳이 없다고 투덜거렸던 것은 과거로 묻혀버릴 추억이 되었다.

빼놓기가 아쉬울 정도로 가보고 싶은 곳들이 많아졌으니 말이다.



가족과 함께 멋지게 다녀올 남해안 여행이 기대되게 만드는 친구같은 여행 가이드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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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집을 발로 찬 소녀 1 밀레니엄 (뿔) 3
스티그 라르손 지음, 임호경 옮김 / 뿔(웅진) / 2011년 4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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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밤에 좀 늦게 잤던 터라 아침일찍 아기와 함께 일어나니 네시간밖에 자지 못한 셈이 되었다. 너무 피곤해서 오늘은 낮잠이라도 자서 보충해둬야지 했는데, 아침부터 읽기 시작한 밀레니엄 3부는 결국 눈이 벌겋게 되고, 다 읽을때까지 손에서 내려 놓을 수가 없었다. 500페이지가 넘는 방대한 분량을 정말 말 그대로단숨에 읽어내렸다. 아기가 낮잠자는 그 시간에도 오로지 책 속에 빠져있었단 뜻이다.

 

1부, 2부의 내용도 물론 재미있었으나 3부는 정말 말 그대로 클라이막스로 이끌어주는 흥미로운 이야기들이 풀려나온다.

2부 2권을 못 읽고 2부 1권에서 점프를 하다보니 중간 내용이 생략되었지만, 3부 첫 시작만 봐도 대충 짐작을 할 수 있었다.

병원으로 만신창이가 되어 실려온 앳된 소녀와 나이든 남자, 둘의 치명상은 무척이나 심각했고 특히나 소녀는 총상을 세군데 입었으며 가장 심각한 것은 머리에 박힌 총알이었다. 2부에서 이슈에 휘말리는 리스베트를 안타깝게 바라봤던지라, 혹시나 했는데, 역시나 그녀는 리스베트가 맞았다. 하마터면 목숨까지 잃을뻔했던 리스베트.

 

게다가 그녀가 끔찍이도 증오했던 모든 악에 대한 궁금증 역시 속시원하게 해결이 되었다. 다만 어쩌면 저런 사람이 있을수 있을까 싶은 두려움을 심어주었을뿐.

한 소녀를 아주 무참히 짓밟은 공권력의 실체가 드러나고 리스베트의 천재성이 아니었다면 그대로 정신병원에서 묻혀버렸을 그녀의 비운의 운명에 대해서도 비로소 그 원인을 밝혀내는 셈이다.

 

그동안은 리스베트의 활약에 밀려 블롬크비스트가 활약하는 비중이 너무 적다 생각이 되었는데, 병실에 누워서 회복중인 리스베트는 꼼짝없이 갇힌 상태이고, 이를 해결해주는게 블롬크비스트의 대대적인 활약이었다. 우리나라 같으면 이렇게 속시원히 언론이 재역할을 할 수 있을까? 참 아쉬움도 들었다.

아직까지는 언론이 자유롭지 못하다는 생각이 들기 때문이다. 한 소녀의 억울한 입장을 통쾌히 해결해줄 수 있는 밀레니엄의 대 특종은 정말 기대되는 일이었고, 그녀를 마녀사냥하듯 몰아가던 엑스트룀 검사나 사포라는 대형 공권력 앞에 강한 어뢰를 발사할 수 있는 수단이 있다는게 정말 놀라울 따름이었다.

 

언론이 터뜨리는 경영진의 부도덕한 이윤 창출 기사 하나로 유명한 일간지의 대표를 위태롭게 할 수도 있다는 것도 스웨덴이어서 가능한일이 아닐까 싶었다.

우리나라라면 터뜨리기 전에 유야무야되지 않을까 싶어서 말이다. 아, 이런 피해의식을 갖고 읽으면 안되는데.. 사회복지제도의 어두운 측면도 많이 발견되었지만, 그래도 스웨덴이라는 독특한 나라의 여러 사건들은 리스베트와 블롬이 활약할만한 충분한 근거가 되는 그런 사회구조여서 부러웠나보다. 물론 그들은 답답한 자신들의 나라보다 정계 인사도 법정에 세울 수 있는 미국을 더 개방적으로 보고 있긴 하지만 말이다.

 

너무 두꺼워서 나도 모르게 이게 마지막권이라는 착각으로 몰아붙이다가, 끝에 한권이 더 있음을 알고 당장 읽지 못해 안타까우면서도 동시에 안도가 되었다. 아, 아직 한권이 남았구나. 원래는 훨씬 길었을, 그러나 적어도 이번 사건의 대단원의 막을 장식할 그런 결말은 얻을 수 있어 진정 다행이다 라는 생각이 들었다.

스티그 라르손, 기자 출신이기에 더욱 치밀하게 사회 문제에 초점을 맞출 수 있었던 이야기들.

맨 처음 소설을 읽기 시작했을때는 블롬크비스트니 리스베트 살란데르니 하는 생소한 이름들이 입에 붙지 않아 자꾸만 거부감이 들었는데,1부 1권을 다 읽고 나자 언제 그랬냐는 듯 친밀한 이름들이 되고 말았다. 2부,3부까지 읽어내리고 나자 스웨덴 문학은 도대체 어떤 이야기들이 펼쳐지는 걸까?전반적으로 궁금해지기까지 했다.

 

완성되지 않은 소설의 슬픔, 그러나 그 백미를 장식할 밀레니엄은.. 소설을 사랑하는 이들이 읽어보지 않는다면 반드시 후회할 대작이라고 손꼽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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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가포르 100배 즐기기 - 싱가포르 10개 지역. 빈탄 섬. 바탐 섬 100배 즐기기
허유리 지음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1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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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한된 휴가로 다녀올 해외 여행지를 꼽다보면 주로 일본, 동남아, 홍콩 등으로 여행지가 좁혀진다. 신혼여행때 발리를 다녀오고, 이후 신랑이 너무 바빠서, 해외여행은 꿈도 못 꾸다가, 작년 10월에 아들까지 셋이서 코타키나발루에 다녀왔다. 그리고 올해 신랑이 너무 바쁜 관계로 내년쯤 해서 도쿄에 다녀올 계획을 세웠었는데, 지진과 원전 사태로 계획이 물건너가 버리자, 또다른 곳들로 눈길을 돌리게 된다. 가봤던 홍콩, 말레이시아, 태국 등지에 또 갈 것이냐. 아니면 새로운 싱가포르에 도전해볼 것이냐.




사실 싱가포르를 염두에 두지 않았던 가장 큰 이유는 바다와 인접한 멋드러진 휴양 리조트가 있는 곳도 아니요, 홍콩이나 도쿄처럼 가까우면서 먹거리 등 다양한 관심사가 갖춰진 곳도 아니라 (아, 이게 결정적으로 틀렸다. 이 책을 보니, 싱가포르야 말로 미식의 천국이 될 수 있었고 쇼핑과 새로운 건축물 등의 볼거리가 풍성한 곳이었다.)해서 항상 빼놓았던 것이었다. 지금은 초등학생 학부형이 된 (졸업후 가장 먼저 결혼한 친구) 친구가 둘째를 임신하고서, 5개월차에 큰 아이와 친정 엄마와 함께 훌쩍 떠난 곳이 싱가포르였다. 친구들이 다들 놀라워하면서 임신하고서 어떻게 신랑도 없이 여행을 가? 했더니, (그때는 우리 모두 결혼 전) "뱃속에 있을때가 편하지, 나와 봐라 어린 아이 둘 데리고 여행이 가당키나 한가." 라는 답변을 들려주었다. 그리고 정말 신나게 놀다왔다고 했다.


싱가포르 하면 몇가지 떠오르는 것들이 있는데, 센토사 섬과 주롱새 공원, 멀라이언 상 등이 그것이었다. 그 외에 또 뭐가 있을라고.. 했는데 나의 100% 기우였다.

싱가포르에 대한 나의 선입견을 확 바꾸어준 책, 100배 즐기기로 다음 여행지로 싱가포르를 계획하게 되었으니 말이다. (신랑이 동의를 해주어야할텐데..)

떠나보지 않고는 그 진가를 모르는 곳, 이 책의 저자인 허유리님 역시 취재차 방문하기 전까지는 싱가포르 뭐 별게 있을까? 싶은 생각이 들었다는데 다녀오고 나서는 완전히 싱가포르에 빠져버렸다 한다. 나와 비슷한 반응을 보이긴 동생도 마찬가지였다. 가까운 여행지를 많이 찾고 있었던 터라, "정말 그렇게 가볼 만한 곳이래?" 하는 반응.


역사가 짧아 유서깊은 관광명소가 많은 곳은 아니지만, 초고층 현대식 빌딩 (특히나 한국의 기술력으로 건설된) 들서부터 중국과 말레이시아인들의 만남으로 더욱 발달한 식도락의 천국, 또한 자유무역항이자 면세국으로 한국보다 기본 20~30% 저렴하면서 더욱 빨리 신상을 만날 수 있는 곳이라 하니 쇼핑의 천국이 아닐 수 없었다.


뭣 모르고 100% 인터넷 검색에만 의존해 여행 정보를 찾아낼때는 시간이 너무너무 오래 걸려 힘들었던 경험이 있었다.(최초 해외여행인 홍콩 여행 준비시 자그마치 한달이 족히 걸렸다.) 하지만, 잘 만든 여행가이드북 한권이 있으면 엄청나게 시간을 단축할 수가 있다. 100배 즐기기 같은 경우는 어지간한 맛집과 관광명소가 풍성하게 수록되어 있고, 이번 싱가포르 100배 즐기기 같은 경우에는 <강추>라는 플래그까지 딸려 있어서 놓치기 아쉬운 맛집을 선정하기가 정말 수월했다. 나의 여행 목적의 80% 이상은 미식이 아닐까 싶다. 비행기 타고 멀리 여행을 가서 아무데서나 끼니를 떼우는 것은 정말 너무나 아쉬운 일이기 때문이다.


싱가포르에 대해 전혀 알아보지 않았던 나라도 이 책 한권이 있으면 직접 스탠더드 티켓도 무인 발권기로 끊을 수 있고 (자세히 나와있음) 상세한 지도로 맛집, 관광지 등의 일정을 짜기가 용이할 듯 싶었다. 사실 지난 코타키나발루 여행때는 인터넷 정보도 없이 거의 99% 100배 즐기기에만 의존해서 다녀오기도 했다. 싱가포르 여행도 그게 가능할 것 같았다. 택시도 미터기가 확립이 잘 되어 있다는 것이 더욱 믿음을 주었고, 버스 노선 또한 목적지와 출발지까지 제대로 표기가 잘 되어 있어 초보 여행자들에게도 도움이 많이 된다 하였다. 가장 이용하기 편한 것은 역시 MTR, 전철이었다. 100배 즐기기로 꼼꼼한 여러 정보들을 찾고 보니, 가고 싶은 마음이 더욱 부풀어올랐다.


인도네시아의 빈탄 섬이 싱가포르에서 페리로 1시간 밖에 걸리지 않아, 싱가포르 여행을 갔다가 빈탄 섬까지 둘러보고 올 수도 있다기에 나라는 달라도 같이 정보가 실려 있어 도움을 주기도 했다.


싱가포르에 가면 누구나 한켤레씩 사오게 된다는 찰스 앤키스의 합리적인 가격의 구두에도 눈길이 가고, 칠리크랩으로 유명한 맛집들은 반드시 한 군데 이상 꼭 다녀올 곳으로 꼽아두었다.


싱가포르의 여러 유명 명소들을 살펴보면서 정말 자랑스러웠던 점이 한국의 건설회사가 빛을 발한 곳이라는 점이었다.

싱가포르의 명물인 래플스 호텔을 과거 모습 그대로 복원해낸 것도 쌍용건설이었고 싱가포르 역사상 가장 큰 공사였던 선텍 시티 시공도 쌍용건설과 현대건설이 맡았다고 하니, 그 웅장한 규모를 감상하면서도 한국인이라는 자부심이 살아날듯 싶었다.



분수를 좋아하는 아들이다 보니 선텍 시티의 지름 66m의 거대한 링 모양을 한 웅장한 분수는 꼭 보여줘야할 곳이 아닌가 싶었다.

주롱새 공원의 독창적인 면모도 좋았지만 센토사섬등의 리조트 월드 등 아이와 함께 즐길만한 곳도 제법 많고 멋드러진 바다의 휴양 리조트가 아니더라도, 고급스러운 싱가포르의 호텔에서 묶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휴식의 보상심리가 이뤄질 수 있을 것 같았다. 도쿄 여행에 비해 싱가포르 여행이 거리만 약간 더 걸릴뿐 즐길 거리, 볼거리는 더욱 풍성하고 많은 곳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관광 여행 상품등으로 리뷰했을 적에는 발견하지 못했던 싱가포르의 매력을 이 책 싱가포르 100배 즐기기로 확실히 깨닫게 되었다.

아, 아이와 함께 동남아 최고의 테마 카프인 리조트 월드 센토사를 즐기고, 입 안을 즐겁게 해줄 칠리크랩을 먹고, 멋지고 안락한 호텔을 골라 며칠 푹 쉬었다 왔으면 좋겠다.

또다른 친구 한명이 싱가포르에 나가 있어서 다른 친구가 친구 얼굴 볼겸 놀러갔다 왔다고 했는데, 나도 친구도 볼겸 겸사겸사 다녀올 일이 생기길 희망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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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뭐든지 잘 그려요 엄마 아빠와 함께 신나게 그리기 3
레이 깁슨 지음, 신형건 옮김, 아만다 발로우 그림 / 보물창고 / 2011년 6월
절판


33개월난 우리 아들, 요즘 그림 삼매경에 단단히 빠져있답니다. 짬만 나면 종이와 크레용, 종이와 색연필을 찾네요. 그리고 뭔가를 아주 열심히 그립니다. 주로 자기가 좋아하는 너클크레인, 소방차, 포크레인, 트럭 등을 그리지만 가끔은 다른 것들도 그리더라구요. 한참을 엄마 아빠에게 이런 저런 그림을 그려달라고 해서 귀찮아했었는데, 귀찮아 할일이 아니었어요. 은연 중에 엄마 아빠 그림을 보고 따라 그리게 되었으니 말입니다. 보물창고의 난 잘 그려요 시리즈로 아이와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었는데, 난 동물을 잘 그려요, 난 사람을 잘그려요에 이은 3탄, 난 뭐든지 잘 그려요가 나왔네요. 우선 기존 책들에 비해 상당히 큽니다. A4보다도 크니깐요. 1탄과 2탄에 비해 아주 약간 어려워보이기도 하지만, 아기가 금새 따라하는 것을 보니 그렇지만도 않은가 봅니다. 우선 앞선 두권과의 가장 큰 차이점은 따라 그린 그림들을 이용해 새로운 장면의 그림을 그릴 수 있도록 하는 응용편이라고 할 수 있다는 거죠.


아직은 (당연히) 아이가 책을 보고 따라 그리는 단계는 멀었다고 생각했답니다. 그래서 엄마가 책을 보고 그려주고 언젠가 아이도 따라 그릴 날이 오겠다 생각하고 있었는데 너무 깜짝 놀랐던게 첫 페이지의 돼지 그림을 간단히 설명해주고 따라 그려보라니깐.. 그림책을 보면서 따라 그리고 있더라구요.


동그란 얼굴에 세모 귀까지 두개 그리고, 눈 코입도 얼굴안에 그려넣으면 좋으련만.. 코는 밖에 나가 있네요. 그래도 엄마는 영 신통방통하기만 합니다.

그동안 얼굴 같은것 안 그리고 탈 것에 지나치게 빠져 있던 아가였는지라 책 보고 따라 그리려는 그 의지가 너무나 예쁘게 느껴진 게지요.

동그란 것들 그리기에서 사자모습이 나왔는데, 무서워하는 사자도 그림으로 보니 동글동글 따뜻하게 느껴졌나봅니다. 사자도 갈기까지 제대로 표현해내더라구요. 아, 좋은 그림들 보관을 해두어야 하는데, 그림들이 다 어디 갔는지 모르겠어요.


엄마가 그림 그려주지도 않고 옆에서 사진찍으며 지켜 보는 동안 아기는 한참을 책 보며 그림그리고 놀더라구요.

달팽이 편을 펼쳐주자, 암모나이트같은 달팽이를 그려놨어요.


일반 달팽이 무늬는 평소에도 자주 그렸었는데 오늘은 좀 독특하게 그려보네요. 암튼 그런 아들을 바라보는 도치맘 눈에는 마구 하트가 그려집니다

우주로켓을 보더니, 우주선이다~ 하면서 신이 나서 그리구요. 역시 남자아이라 이런게 좋은가봅니다. 아, 전 정말 어렸을적에 공주만 그리고 놀았었는데 우리 아들은 트럭만 그리고 노니, 차이가 실감이 납니다. 이런 저런 그림을 따라 그리게 하면서 엄마도 한참 재미가 올랐습니다.


책장을 넘기다가 성 그리기가 나와서, 이건 좀 어렵겠다 싶어하며 아들의 반응을 살피니..

"어? 불이 났네? 애앵애앵 소방차가 불끄러 와요." 하면서 책에 나와있지도 않은 소방차를 그리더라구요.


잘 보시면 트럭 위에 사다리도 있고,제법 형태를 갖춘 모습에 엄마는 감동했답니다. "아, 우리 아이는 훨씬 잘 그려요" 하시는 엄마들도많이 계시겠지만, 이것만도 너무나 만족스럽네요. 뭐든 처음의 순간은 참 행복한가봅니다. 그리고 한참을 불 난 성을 바라보면서 혼자서 소방차를 연구해 그리더라구요.

그동안 엄마 아빠가 그려줬던 소방차들을 떠올리면서 나중에는 트럭 위의 빨간 경고등까지도 그리고, 제법 잘 그려서 얼른 사진 찍어야지 했는데..

갑자기 검정 색으로 색칠을 해버리는 바람에 놓쳐서 너무 아쉽네요.


아이의 폭발적인 반응에 너무나 기분이 좋았던 <난 뭐든지 잘 그려요>, 엄마가 뽀뽀라도 해주고 싶은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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