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 픽처
더글라스 케네디 지음, 조동섭 옮김 / 밝은세상 / 2010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더글라스 케네디의 작품은 처음 만나봤지만 밝은 세상 출판사에서 나온 기욤 뮈소의 책을 무척 재미있게 읽는 중이고, 또한 프랑스가 열광하는 미국 작가의 글이라는 것도 묘한 호기심을 자극하게 되어 이 책을 읽어내려가기 시작했다.

 

쉽게 돈을 벌 수 있는 일이란 없겠지만 배고픈 예술가의 길과 현실적인 전문직 변호사 등의 직업 사이에서 방황하는 사람은 비단 주인공 벤만의 문제는 아닐 것이다. 사진을 전공하고, 업으로 삼고 싶었지만, 자식이 로스쿨을 마치고 잘나가는 변호사가 되길 바라는 아버지의 간절한 바램 탓에 (성공가도를 달리는 그 길이 아니면 생활비 조차 조달해주지 않았으므로 ) 여러번의 반항 끝에 결국은 아버지의 원조를 받아 공부를 하는 쪽으로 편안한 길을 선택하고 만 주인공, 돈을 벌어서 나중에 자기가 좋아하는 카메라도 사고 사진가의 길을 충분히 걸을 수 있을거라 믿었지만, 부유한 현실 생활과 달리 값비싼 카메라를 사들인다고 해도 실력은 크게 나아지지 않고 그저 그는 안정적인 삶을 영위하게 된 대신에 꿈과는 자꾸만 멀어져갔다. 그의 아름다운 아내 역시 소설가 지망생이었으나 현실은 잘 풀리지 않아 그저 부유한 변호사의 아내로 두 아이의 엄마로 적응해가야하는 현실에 좌절하게 되었다. 그녀 같은 경우엔 어머니가 잘 나가는 커리어 우먼에서 자신을 임신함으로써 중산층 주부로 전락(?)하게 된 현실을 비관하여 결국은 암이라는 병으로 세상을 뜨게 되었다는 그 전철을 다시 밟고 있다는 충격이 더 크게 작용하여 결혼 생활에 불만을 품게 되었던 것이다.

같은 여자의 입장임에도 가족보다는 자신을 소중히 여기는 그녀의 마음과 남편에게 대하는 입닥쳐라는 등의 말투에는 경악하게 되었다. 게다가 바람이라니.. 남편과 어긋나가는 현실에 좌절한다고 해도 아이들을 두고 그렇게까지 할 필요가 있었을까 싶었다.

 

가정의 평화를 위해 자신의 꿈은 저버렸던 벤은 결국 우발적으로 아내의 불륜남을 죽이게 되고 그의 이름, 게리라는 인물로 새 인생을 살게 된다. 그리고 이제는 변호사가 아닌 진정한 자기 꿈을 찾아 사진가로서 성공하게 되는 것이다.

진정한 꿈으로 성공까지 하게 되는 삶, 그것이 자신의 본래의 삶이었으면 좋았으련만.. 세상일이란게 참 힘들고 고달프게 진행되어 가는 듯 하다.

 

어려서 그림 그리기나 글 쓰기를 좋아했던 나였지만, 배고픈 직업이라는 말을 듣고 너무나 쉽게 꿈을 포기하였다. 그저 나중에 취미생활로 선택할 일이지 현실적인 직업을 선택해야한다는 조언에 그렇게 해야한다고 믿어왔다. 벤처럼 반항을 해보거나 일탈을 꿈꿀 생각은 해보지도 않았다. 그만큼 보수적인 나였던 지라 벤도 그렇지만, 벤보다 심하게 거부반응을 보이는 아내 베스의 반응과 바람을 이해할 수 없었나보다. 끝까지 이기적인 베스가 미워보였으니 말이다. 살인을 저질렀어도 벤에게는 어쩔 수 없었잖아? 하며 공감대가 형성되었다. 아마 그렇게 쓰여진 상황이었기 때문이겠지만..

꽤나 길고 긴 소설이었음에도 정말 쉴새 없이 몰입되어 읽을 수 있는 책이었다. 막판 반전이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기에, 책을 읽는 내내 여러 상황을 상상했는데, 내가 상상했던 그 이상의 또 다른 기막힌 반전이 일어났다. 그래서 더 놀라웠던 소설.. 그리고 벤을 생각하면 참 슬픈 생각이 들었다. 어쩌면 꿈을 이루거나 이루지 않거나.. 대부분 꿈을 이루지 못하고 살아가는 현대 소시민들의 이야기일 수도 있기에..

중산층이 아니라고 해도 각박하게 살아가야 하는 현대인들의 바쁜 이야기였기에..

책속이기에 가능한 살인과 도피가 그럴듯하게 느껴졌는지 모르겠다.

 

 

자신의 삶을 살고 싶었던 남자, 가족이라는 "덫"에 빠져들어 꿈을 버렸던 남자 벤의 이야기.

기막히게 재미난 소설 속으로 같이 빠져들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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샹해요 2010-07-03 00: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서평 잘 읽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