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에 가면 진달래가 지천입니다. 수줍은듯 예쁘게 꽃을 피우는 진달래를 생각하며 지금이 봄임을 실감합니다.

진달래

겨울에 오셨다가
그 겨울에 가신 님이

봄이면 그리워라
봄이 오면 그리워라

눈 맞고 오르던 산에
진달래가 피었소 - P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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벚꽃이 내린다.
정말 예쁜 꽃비가 내린다.

만추

한 잎, 두 잎, 대여섯 잎
그러다 바람이 불면
앞이 아니 보이게 쏟아져

낙엽이 뺨에 부딪친다.
내 눈을 스치던 그 머리가락
기억은 헐벗은 나무 같다.

바바리 깃을 세우고
낙엽에 묻히는
십일 월 오후를 걷는다.
- P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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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라는 존재는 애초에 그런 사람이지 않았을까요. 
저는 지금껏 이소노 씨와 주고받은 편지에서 우연을 붙잡으며, 지금에몸을 맡기고, 의연하게 결단하려 한다고 말해왔습니다. 어떤 의미로는 착실한 미야노 마키코가 극적인 변화에 뛰어드는 이미를 그렸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변화란 그렇게 극적으로 벌어지않고, 훨씬 뭉근하게 나도 모르는 사이에 일어나는지도 모릅니다.
저라는 사람 역시 매사에 분명하지 않고 상대방과 관계 속에서시시때때로 변하며 그때마다 뒤늦게 깨닫는 훨씬 애매한 존재가 아닐까요.
- P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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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좋아하는 피천득 님의 시.

연정

따스한 차 한 잔에
토스트 한 조각만 못한 것

포근하고 아늑한
장갑 한 짝만 못한 것

잠깐 들렀던 도시와 같이
어쩌다 생각나는 것 - P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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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납과 납득의 차이가 중요하지.

이 대목에서 제가 염두에 두는 것은 용납 이라는 단어입니다. 납득‘과 ‘응답‘은 비슷한 듯하지만 전혀 다릅니다. 
어떤 일에 이치에 맞는 이유가 있거나 과거부터 현재까지 과정이 설명되어서 손쉽게 납득할 수 있을 때, 우리는 그 일을 힘들이지 않고, 자연스럽게 받아들입니다. 단순히 그 일과 관련한 정보를 아는 데에서 나아가 그 일이 포함된 상황 전체에 
아무런 위화감이 없어서 그야말로 ‘납득 하는 것이지요...
"용납할 때는 어딘가에 위화감이 남습니다. 납득이 어떤 인을 자연스레 소화하는 것이라면, ‘용납‘은 그러지 못해서 어떻게든소화하려 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내가 힘낸다고 소화가 되나요?
 먹어야 하니까 삼키기는 했는데, 위 근처에 불쾌함이 남습니다.
 소화 불량에 걸렸을 때 느껴지는 불편한 기분, 이소노씨가 도무지 용납할 수 없는 현상 이라고 적은 문장에서는 약 같은 것 없이는 해소되지 않는 떨떠름한 응어리가 느껴졌습니다.
우리 인생에는 납득할 수 없는 일(그래서 용납하기 어려운 일)이 종종 일어납니다.
 그 대표적 사례가 이유 없는 우연이지요.
우연에는 긍정적인 일(새로운 사람과 만남 등)이 있는가 하면 그저 놀라울 뿐 긍정적이지도, 부정적이지도 않은 일
(어쩌다 아는 사람과 마주침 등)도 있습니다. 
그리고 명백하게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일( 재해 또는 사고)도 있지요. - P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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