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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나기 ㅣ 한빛문고 2
황순원 지음, 강우현 그림 / 다림 / 1999년 4월
평점 :
이 책은 여러 이야기를 한 권으로 엮은 옴니버스식 책이다. 이 중에서 가장 대표적인 '소나기'라는 이야기를 소개하도록 하겠다.
소나기 : 시골에 사는 한 소년이 있었다. 그런데 어느 날 이 소년이 다니는 학교에 한 도시 소녀가 전학을 왔다. 그런데 그 소녀는 학교 수업을 마치고 나서 하교 길에 있는 계곡에서 매일 머리를 감았다. 때마침 그 길은 소년의 집과도 같은 방향이었다. 그래서 자연스럽게 마주치다 보니 둘은 서로 어느정도 알게 되었고 그러던 어느날 소녀는 소년에게 놀러 가자고 권했고, 둘은 과일밭에도 가고 꽃도 따고 그러면서 시간가는 줄 모르고 놀았다. 그런데 갑자기 소나기가 왔다. 그래서 소년은 소녀를 빨리 집으로 데리고 갔다. 그런데 며칠 후 소녀가 강 가에서 이렇게 말했다. "내가 좀 앓았어. 그 소나기 때문에 말이야. 그리고 나 이사 간다... 집을 빼앗겼거든." 그 말을 들은 소년은 하늘이 무너지는 느낌이 들었다. 유일한 말동무이자 친구라고 생각한 이는 소녀뿐이었는데, 이사를 간다고 했기 때문이다. 소년이 며칠 동안 슬퍼하고 있을 때 정말로 믿기 어려운 소식이 들려 왔다. 소녀가 저번에 소나기를 맞아서 저 세상으로 갔다는 것이었다. 소녀는 죽을 때 "내가 죽게 되면 소나기를 맞았던 그 날 입었던 옷을 같이 묻어주세요." 라고 말했다고 한다. 소년이 그 소식을 듣고 슬퍼하는 것으로 이야기는 끝난다. 내가 이 책을 읽게 된 동기는 6학년 '듣기 말하기 쓰기' 1단원에 소나기라는 드라마가 소개되어 있기 때문이었다. 처음 부분을 읽을 때는 결말이 그다지 슬플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았는데, 너무 아쉬웠다. 그리고 고작 소나기 몇 방 맞았다고 저세상으로 가버린 소녀가 솔직히 무언가 좀 아쉽기도 했다. 그 소녀가 의학기술이 발달한 오늘날 태어났다면 그렇게 허무하게 죽지는 않았을 것 같다. 여하간 아쉬움도 컸지만, 왠지 모를 마음의 따뜻함은 지금도 계속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