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손 안의 교양 미술
펑쯔카이 지음, 박지수 옮김 / 올댓북스 / 2020년 8월
평점 :
절판


 

 

코로나 시대 미술관을 가 본지가 언제인지. 가고 싶어도 주위 눈치도 보이고 해서 꼼짝없이 온라인이나 책으로 만족하고 있다. 매달 한 권의 미술 관련 서적을 읽고 있는데 이번에 읽은 책은 미술에 관한 기본 지식을 알려주는 책이다. 미술감상에 대한 저자의 생각과 회화에 관한 간단한 정보와 간략한 서양 미술사의 흐름이 실려 있어서 예술작품에 대해 아는 지식이 별로 없거나 아니면 흩어진 정보만 가지고 있는 사람들에게 좋은 책이다. 게다 청소년들에게 읽히기에 딱이다.

 

그림은 눈을 즐겁게도 하지만 마음을 움직이게도 한다. 간혹 그림에 그자도 모르던 사람이 어떤 특정 그림에 꽂혀 마음을 치유한다거나 평소 스치던 풍경이나 사물을 그림으로 만나서 일상의 위안을 얻기도 한다. 나아가 그림은 개인의 심리상태를 대변하기 때문에 치료 목적으로 활용되기도 한다. 그렇듯 우리의 일상 속에 그림이 주는 역할은 생각보다 그 이상이다. 그렇기에 그림이 우리의 일상 속으로 더 가까이 들어오면 삶이 유연해진다.

 

좋은 그림은 작가의 의도대로 감상자에게 전달되는 것이다. 작가의 의도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당시 예술사의 흐름을 알 필요가 있고 회화의 기법이나 작가의 삶까지 폭넓게 살펴보면 더 깊이 있는 감상이 가능하다. 작가는 순수 미술은 본능뿐 아니라 이성적인 부분이 반드시 함께 있어야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다며 덧붙인다.

 

저자는 화가이자 문학가이며 미술 및 음악 교육자이다. 그래서 그림 감상 포인트부터 서양회화의 특징(묘사, 소재, 배치), 문학을 다룬 회화, 순수 미술의 중요성도 언급하고 있다. 화가와 명화에 관한 이야기는 분량이 많지는 않지만 대중들이 들어보았을법한 작가들 위주로 언급하고 있어 낯설지 않다. 그런 부분들에 흥미를 느꼈다면 관련 서적을 찾아보면서 지식을 확장해가면 좋을 것이다. 역사를 좋아한다면 서양미술사(르네상스부터 다다이즘까지)에 대한 부분도 쉽게 흡수가 된다. 나도 역사 책을 읽다 미술사 관련 서적도 여러 권 읽게 되었고 이는 미술 전시를 관람할 때 여러모로 도움이 되었다.

 

 

 

 

태풍이 잦다 보니 유독 한 그림에 꽂힌다. 책에서도 감정이입에 관한 부분을 소개하기 위해 이 그림을 예로 들고 있었다. 폭풍에 관한 두려움보다 숭고한 아름다움을 전하기 위해 철학자 쇼펜하우어의 말까지 빌려온다. 우리의 의지로 만들어 낼 수 없는 경관이라면 순수하게 관조하는 태도를 취하라고. 그래야지만 미적 감흥을 얻을 수 있다고 말한다.

이것이 현실(태풍을 걱정하는)과 그림(격정의 미)을 바라보는 차이점일 테지만 저자의 조언을 따르고 보니 달리 보이기도 한다.

 

도처에 정보가 널려있고 각기 분야는 다른듯하지만 서로 연관돼 있는 경우가 많다. 예술이 수학, 과학, 의학, 문학 등 모든 분야와 연결돼 있는 것만 보아도 그렇지 않은가. 그러므로 예술에 대해 관심을 기울이면 내 삶이 더 풍족해진다. 예술적 안목을 기르기 위해서는 공부가 필요한 이유는 눈과 귀의 감각을 열기 위해 거들어 줄 수 있는 생각이 뒷받침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그림을 배우면 더 좋지만 꽝 손이라면 항상 자연과 사물에 대한 관찰력을 키우고 독서와 여행을 하면서 안목을 키우는 것도 방법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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