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금 병아리 삼 형제는 어떻게 살았을까? 산하작은아이들 63
올가 데 디오스 지음, 남진희 옮김 / 산하 / 201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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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에 끝이 있을 수 있을까. 삶이 끊임없이 반복되고 이어지듯 이야기는 끝이라는 게 없다.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지는 이야기들. 그런 이야기가 없다면 우리의 삶은 얼마나 재미가 없을까.

 

'끝'은 또 다른 상상의 세계로 통하는 문을 열어주기도 해.

 

 

 

어린 시절 [황금 알을 낳는 암탉]에 관한 이야기를 읽고 뼈아픈 교훈을 배운 적 있을 것이다. 이야기에서 농장 주인의 욕심으로 그만 암탉은 죽는 것으로 끝이 난다. 아~~ 안돼! 했었던 마음뿐 아니라 농장 주인의 어리석음에 바보라고 흉도 보았었다. 아이들에게는 욕심이 과하면 화를 부르니 지나친 욕심은 부리지 말아야 한다며 말해주기도 했다.

 

하지만 작가는 끝나버린 이야기를 새롭게 되살린다. 그리고 아주 재미나게 풀어내고 있다. 농장 주인이 팔아버린 황금알에서 병아리가 태어났다면? 그렇다면 그 황금 병아리들은 어떻게 살았을까?

이야기는 단순하지만 작가는 그 단순함 속에 더 많은 이야기를 숨겨 놓았다. 아이들도 어른들과 함께 꾸준히 사회 문제점들에 관심을 가졌으면 하는 바람이 깃들어 있어 어른들이 독서지도를 하기에도 좋은 책이다.

 

 

 

 

첫째 엘리오는 조용한 마을에서 좋은 이웃들과 아름다운 자연을 벗 삼아 평화롭게 살고 있었다. 그 누구도 황금의 귀함을 말하지 않기에 특별할 것 없는 평범한 삶을 살 수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환경이 파괴되어 엘리오가 사는 곳은 폐허가 되었다. 결국 희망을 찾아 발걸음을 옮겨야 했지만 황금에 눈이 먼 사람들 때문에 계속 도망 다니는 신세가 되고 만다. 노란 돌덩이도 환경이 파괴되면 아무짝에도 쓸모없다는 것을 사람들은 왜 모를까. 당장 황금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풀 한 포기, 나무 한 그루를 되살리는 것이 더 중요한 것임을 깊이 깨달아야 한다.

 

 

 

 

둘째 마르틴은 뛰어난 예술가다. 그는 '황금 화가'라는 이름을 얻으며 더욱 승승장구한다. 하지만 사람들이 자신의 그림보다 이름에 집착하는 모습을 보고 의욕을 상실하고 만다. 우리는 어떠한 물건의 가치를 브랜드화하기도 한다. 브랜드화된 상품에 다시 집착하는 사람들은 그 본질을 잊고 껍데기에만 치중한다. 예술마저 상품화해서 가치를 따지는 사람들이 과연 진정한 예술을 이해하기나 할까. 브랜드에 빠지는 아이들에게 실속이라는 가치를 어떻게 잘 이해시킬 수 있을까. 이것은 정말 자본주의 사회에서 겪는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다.

 

 

 

 

막내 로케는 가장 큰 알에서 태어났고 황금으로 무엇이든 살 수 있는 곳에서 산다. 워낙 몸집이 커서 자신의 몸 일부를 떼어 팔아도 표가 나지 않았다. 하지만 멋진 옷, 멋진 차에 빠지기 시작하자 그의 몸은 거의 뼈만 남는다. 뼈만 남은 모습이 위태로워 보일 정도다. 볼품없고 초라해진 몸뚱이에서 마지막으로 팔 수 있는 것은 금니뿐이었다. 그러다 어느 날 책방 앞을 지나다 낡은 책 한 권과 바꾸게 되는데..

로케가 산 그 한 권의 책은 로케와 다른 형제들의 삶을 바꾸게 된다. 역시 제아무리 황금이 귀해도 우리의 삶을 변화시키는 것은 책! 임을 느낄 수 있다.

 

그렇다면 삼 형제는 그들의 삶을 어떻게 변화시켰을까.

삼 형제의 삶은 어느 하나 안타깝지 않은 인생이 없다. 황금 앞에서 인간들의 탐욕은 끝이 없으며 결국 그 끝은 파멸임을 느낄 수 있다. 그렇다면 더 나은 세상을 위해서 우리는 어떤 노력을 기울여야 할까. 혼자가 아닌 여럿이 힘을 모아 어떤 변화를 끌어낼 수 있을까.

 

이 책을 읽으며 더 다양한 생각을 펼쳐볼 수 있을 것이다.

그림이 정말 심플하면서 세련된 느낌이다. 삼형제 병아리를 각각 특징에 맞게 표현한 점도 눈여겨 볼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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