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놈 할아버지와 쫄보 초딩의 무덤 사수 대작전 리틀씨앤톡 모두의 동화 10
최유정 지음, 임미란 그림 / 리틀씨앤톡 / 201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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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엄마와 딸의 갈등을 풀어내면서 자연스럽게 아시아 동북공정에 관해 함께 언급한 책을 읽으며 참으로 유익하다고 느꼈었는데 이 책도 그와 비슷하다. 할아버지와 손자 간의 세대차를 극복해나가는 과정에서 과거 우리 문화재가 일본에 수난을 당했던 시절을 언급하고 있어 아이들에게 좋은 공부가 될 것 같았다.

 

역사는 학교 과목 중 하나일 뿐이라고 인식하다 보면 자칫 역사는 외우기 힘든 과목이 되어버린다. 게다가 역사논술이라며 하기 싫은 글쓰기까지 억지로 써야 하다 보면 더욱 하기 싫어질 수밖에 없다.

 

이야기 속 역사탐방을 온 친구들처럼 부모 등쌀에 떠밀려온 친구들이나 부모가 역사에 관심이 있어서 함께 이야기를 나눌 시간이 있는 친구들이라면 좀 나은 경우이지만 대부분의 아이들은 역사 과목을 버거워한다. 그러니 책을 읽히면서 자연스럽게 접하게 하는 방법도 추천할만한 방법이다.

 

이 책은 매번 심각한 내용의 책만 권해주던 내게 이번엔 재밌는 책을 좀 달라는 딸아이의 요구 사항을 받아들여 선택한 책이다. 표지만 보면 웃긴 내용처럼 보이기 때문에 망설임 없이 골랐는데 잘 선택한듯하다.

 

세대공감은커녕 늘 일방통행인 할아버지와 초등 4학년 손자가 큰 사건을 계기로 친해지게 되는 내용이지만 우리 문화재를 잘 보존하고 지켜나가야 할 것임을 일깨워줘서 그 의미가 크다고 하겠다.

 

 

 

정우네 부모님은 해외여행을 가면서 정우를 할아버지 댁에 맡긴다. 할아버지는 할머니가 돌아가신 뒤 송산리 고분군을 관리하고 있다. 그런데 할아버지는 그닥 다정다감하신 분이 아니다. 정우의 표현에 따르면 세상에서 제일 불친절한 영감탱이다. 어쨌든 꼼짝없이 할아버지와 여름방학을 보내게 된 정우는 시작부터 할아버지와 삐걱거린다. 티비도 없는 데다 휴대폰까지 뺏기자 정우는 할아버지를 따라 무덤 주변에서 시간을 보내게 된다.

 

 

 

그런데 그곳에서 말투가 어눌하고 행동이 수상쩍은 일본인을 보게 된다. 때마침 정우는 역사탐방을 온 초등학생 무리에서 찬수라는 친구와 엮이어 수업을 같이 듣게 되고 왕릉의 비밀에 관한 이야기를 알게 된다. 그리고 그것과 자신이 본 일본인이 무언가 연관이 있는 인물임을 느끼게 된다.

 

선생님이 무덤에 관한 이야기를 들려주는 과정에서 일제에 의해 왜곡된 사실들이 많다는 점에 놀라게 되었다. 고려장 이야기가 도굴을 위해 지어낸 이야기였다니 그건 나도 몰랐던 사실이었다. 또한 아이들은 가루베라는 인물이 저지른 악행에 분노가 일었을 것이다. 그는 전형적인 악질 도굴꾼이며 유물 약탈자였다. 역사적으로 중요한 사실은 일본이 얼마나 많은 우리의 문화재를 약탈해 갔는지를 알아가는 것과 더불어 앞으로 빼앗긴 유산을 되찾는 일에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는 점도 느꼈을 것이다. 그러려면 무엇보다 우리의 역사를 알아야 하고, 문화재를 소중히 하는 마음을 키워야 한다.

 

정우는 할아버지가 얼마나 중요한 일을 하고 계신 분인지 알게 되었을 것이고 함께 유산을 지켜가는 과정을 통해 문화재의 소중함도 알게 되었을 것이다. 할아버지도 정우가 마냥 어리지만은 않다는 것을 알았으니 앞으로 괴팍한 심성을 내려놓지 않을까.ㅎ

 

이번 여름방학에는 역사 책이나 역사 박물관을 다녀온 후 감상문 쓰기 숙제가 있는데 딸아이는 이 책도 역사 책이라며 독후감을 써 가겠다고 한다. 역사 책이 아니라고도 할 수가 없는 책이다. 이 책을 통해 아이들과 가루베가 저지른 일들을 더 찾아보고 그런식으로 빼앗기거나 약탈당한 유산들을 더 알아보는것도 의미있는 시간이 될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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