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됐을까, 그 작은 뼈들은.

어디까지 왔나, 당당 멀었다

저녁부터 새벽까지 삐이삐이 울며 죽어가던 삐비를, 녀석을 지켜보며 밤새 울다 기진한 너를

더 견딜 수 없을 만큼 피로해지기 위해 걷는다.

잠을 이루지 못해 새벽까지 뜬눈으로 뒤척이지 않기 위해 걷는다. 그 생생한 새벽시간, 사금파리 같은 기억들을 끈덕지게 되불러 모으지 않기 위해 걷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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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앞이 보이지 않아. 항상 앞이 보이지 않았어. 버텼을 뿐이야. 잠시라도 애쓰고 있지 않으면 불안하니까, 그저 애써서 버텼을 뿐이야.

무엇을, 어떤 다른 방법을 찾아냈어야 했을까. 끈덕지고 뜨거운 그 질문들을 악물고 새벽까지 뒤척이리라는 것을

노르스름한 털, 부드러운 살의 윤곽을 분명히 알아볼 수 있었던 고양이는 이제 거의 부패했다. 며칠 더 지나면 부피감을 느낄 수 없을 만큼 문드러질 것이다.

이미 죽어 있던 고양이였다.
그것을 피했다면 왼쪽 차선의 경유 트럭과 충돌했을 것이다.
저녁빛을 받아 반짝이던 노란 털은 이미 피에 젖어 있었다.
그 털이 움직이는 것처럼 보였던 것은, 질주하던 그 거대한 트럭이 일으킨 바람 때문이었다.

앞 유리를 아슬아슬하게 스쳐 날아가는 까치를 향해 중얼거리기도 했다.
낮게 날지 마. 그러다 죽어.

내 죽음 속으로 그가 결코 들어올 수 없고, 내가 그의 생명 속으로 결코 들어갈 수 없는 시간.

그 모든 것이 더 이상 중요하지 않게 된 시간.
오직 삶을, 삶만을 달라고, 누구에게든, 무엇에게든 기어가 구걸하고 싶던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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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그저오늘이다. 동시에 빌어먹을 하루하루는 신문 맨 위에 새로운날짜로 박히는 새로운오늘이다.

우리가 아는 모든 것은 예전에 들었던 거예요. 위대한 존 로크는 각 사람의 정신이백지 상태의 마음이라고 믿었어요

우리가 아는 모든 것은 외부 세계로부터 지시된 것인데, 외부 세계는 겉모습만으로 알 수 없고 ‘우리 앞에 꿈속의 땅처럼 펼쳐져’ 있다고 했어요.

여정이 없으니 길이 없다. 지知가 없으니 오직 공空뿐이다. 하지만 공空도 없다.
지知가 없으니 붓다도 없다.

당신은 누구일까? 내가 아는 사람일까? 나를 아는 사람 같은데 이것은 어떤 의미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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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원한 천국
정유정 지음 / 은행나무 / 202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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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f 작가들의 단편에서 몇번이나 읽은 새롭지 않은 소재에 디테일하게 어떻게 어떤방식으로 육체를 벗어나 웹세계로 들어가는 것에대한 설명도 없이 (마취후 알아서 들어가졌다고 하면 끝이고...)
거기다 사막여우가 포도를먹고 갔다니..
개과나 고양이과에 차명적인 과일이 포도라고 알고있다.
그건 검색해본걸까..

완전한 행복에서도 고유정에 관해 인터뷰 시도라도 해보고 쓴걸까
인콜드 블러드의 작가 트루먼 카포티와 비교되어 읽혀 실망감이 없지 않아 있었는데
그래도 이번엔 기대했건만 ..
밀리에서 읽어 다행 구매했다면 돈아까웠을듯...

근무지에 오신 고객분이 kt면 쿠폰 있다고 선물로 매달 끊어주셔 감사.. 돈아까운 책들은 읽고 치울수 있어서..
냥이들 사료며 보조제 사고 얻은 네이버 적립금도 아깝지 않을 책에만 투자해 좋고

여튼 이젠 이작가의 책은 그만읽어도 될듯..
느끼는건 다 다르겠지만..갠적으론 그만 읽을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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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홀리 - HOLLY
스티븐 킹 지음, 이은선 옮김 / 황금가지 / 202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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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히 연쇄살인자라면 젊고 불우한 어린시절을 겪은 사이코패스 남성을 떠올리게 되는게 인지상정.
그러나 이책은 퇴직한 유명 교수부부가 아픈곳을 치료하고자 인육을 먹기위해 살해한다는 내용이다.

나이듬과 장애를 이용해 선한 사마리아인을 자처하는 이들을 주사를 이용해 쉽게 제압해 집 지하로 끌고간다.
살해 장면이 묘사되는 내용이 없음에도 인육을 찬양하는 노교수의 글에 소름이 돋았다.

마지막 글에선 실제로 인육관련 역사적 사실들을 찾아보고싶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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