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앞이 보이지 않아. 항상 앞이 보이지 않았어. 버텼을 뿐이야. 잠시라도 애쓰고 있지 않으면 불안하니까, 그저 애써서 버텼을 뿐이야.
무엇을, 어떤 다른 방법을 찾아냈어야 했을까. 끈덕지고 뜨거운 그 질문들을 악물고 새벽까지 뒤척이리라는 것을
노르스름한 털, 부드러운 살의 윤곽을 분명히 알아볼 수 있었던 고양이는 이제 거의 부패했다. 며칠 더 지나면 부피감을 느낄 수 없을 만큼 문드러질 것이다.
이미 죽어 있던 고양이였다. 그것을 피했다면 왼쪽 차선의 경유 트럭과 충돌했을 것이다. 저녁빛을 받아 반짝이던 노란 털은 이미 피에 젖어 있었다. 그 털이 움직이는 것처럼 보였던 것은, 질주하던 그 거대한 트럭이 일으킨 바람 때문이었다.
앞 유리를 아슬아슬하게 스쳐 날아가는 까치를 향해 중얼거리기도 했다. 낮게 날지 마. 그러다 죽어.
내 죽음 속으로 그가 결코 들어올 수 없고, 내가 그의 생명 속으로 결코 들어갈 수 없는 시간.
그 모든 것이 더 이상 중요하지 않게 된 시간. 오직 삶을, 삶만을 달라고, 누구에게든, 무엇에게든 기어가 구걸하고 싶던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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