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필요하면 전화해
레이먼드 카버 지음, 최용준 옮김 / 문학동네 / 201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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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리 내어 웃으며 식탁과 나쁜 시절, 잘나가는 시절과 못 나가는 시절이 있었지."
주위에 앉은 다른 사람들 얼굴을 보았다.

빌과 조앤이 함께하던 결혼생활을 그가 깼고 그로 인해 자기네 네 명의 즐거운 모임도 끝장났다고 로버트 또는 캐럴이 여전히 그를 비난하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닉은 그들을 좋아했지만 왠지 마음 한편에서는 늘 이들과 어울리는 게 불편했다.

싫어하는 건 아니었다. 닉은 둘을 무척 좋아했다. 사실, 자신이만나본 조앤의 친구들 가운데 가장 마음에 들었다.

신랄한 유머 감각이 좋았고, 로버트가 이야기하는 방식, 실제보다 더 맛깔나게 말하는 방식이 마음에 들었다.

가끔씩 넷이 만나면 닉은 무언의 판결이 내려진 느낌이 들었다

닉은 왠지 데일리가 모두의 생각에서 결코 그리 멀리 떨어져 있지 않다는 느낌이 들었다. 닉은 데일리에게서 아내를 빼앗았으며 이제 데일리의 오랜 친구들은 닉의 집에서, 무정하고 경박한 짓을 저지른 자의 집에서, 자신들의 인생을 한동안 엉망으로 만든 자의 집에서 모이는 것이다.

로버트나 캐럴이 친구로 지내는 건 일종의 배반이 아닐까? 그 사람 집에서 함께 식사를 하고, 자신들이 사랑한 남자의 아내였던여자의 어깨에 그 사람이 다정하게 팔을 두르는 것을 보는 것은일종의 배반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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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풋내기들
레이먼드 카버 지음, 김우열 옮김 / 문학동네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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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는 불확실하다. 꼭 어린 시절에 얇은 막을 씌워둔 느낌이다. 나는 내게 일어났던 일이라고 기억하는일들이 정말로 일어났었는지 확신할 수 없다.

우리는 이미 이런저런 결정을 내렸고, 우리 삶은 그 결정에 따라 굴러갈 것이며 멈출 때까지 그렇게 계속될 것이다. 하지만 정말 그렇다면, 어떻게 되는 거지?

우리 주변도, 더 편안해지는 어려워지든, 이렇게 저렇게 달라질 테지만그 무엇도 정말로 달라지지는 않을 것이다.

생각하면서도 그 생각을 계속 덮어둔다면, 그러다가 어느 날 뭔가를 바꿀 만한 일이 일어나는데도 결국 아무것도 바뀌지 않을 것이라는점을 알게 된다면? 그러면 어떻게 되지?

주변 사람들은 계속 당신이 어제와 같은, 혹은 어젯밤과 같은,
혹은 오 분 전과 같은 사람인 양 말하고 행동하지만,
당신은 정말로 위기를 겪고 있고 상처받았다고 느낀다면……

상황은 변하지. 아이들은 자라고. 어떻게 된 건지나도 모르겠구나. 하지만 깨닫지 못해도, 원하지 않아도 상황은 변하게 마련이야. 그가 말한다.

그날 아침 이후 힘겨운 시간들이 기다리고 있었다.
그에게 다른 여자들이 생기고, 그녀에게 다른 남자가생기고. 하지만 그날 아침, 바로 그날 아침에, 그들은춤을 췄다. 둘은 춤을 췄고, 언제까지나 그런 아침이올 것처럼 서로를 품에 안았고, 나중에는 와플 이야기를 하며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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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풋내기들
레이먼드 카버 지음, 김우열 옮김 / 문학동네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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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지 않은 거잖아, 그치?" 제임스는 통증이 시작되어도 이디스가 말하지 않을까봐 걱정스러웠다. 이디스의 상태를 잘 보고 미리 물어봤어야 하는 거였다. 이디스는 집에 가야 했다. 제임스는 알고 있었다

그 무엇도이미 굴러가기 시작한 흐름을 멈출 수 없었다. 주인공과 보안관으로 변신한 주민들이 불굴의 의지와 용기를보여주었지만, 그것으로는 충분하지 않았다. 고작 미치광이 하나와 불씨 하나가 모든 것을 무너뜨린 것이다.

당신이 무너뜨린 건 신뢰야. 당신한테는 구닥다리처럼 들릴지도모르지. 상관없어. 지금 난 꼭, 뭐라고 해야 할지 모르겠네, 꼭 쓰레기가 된 거 같아. 그런 느낌이라구. 혼란스러워. 더이상 왜 사는지도 모르겠어. 당신이 내 삶의목적이었는데."

데려가주었으면, 차에서 내리면 스코티가 자기를기다리다가 엄마 하고 외치며 자기 품에 안기는 곳으로 데려다주었으면 하고 바랐다.

그는 곧장 침대로 가서 다시 한번아이를 살펴보았다. "지금쯤이면 깨어났어야 하는데요. 이럴 만한 이유가 없거든요." 그가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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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필요하면 전화해
레이먼드 카버 지음, 최용준 옮김 / 문학동네 / 201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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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에 제발 조용히좀해요와 사랑을 말할때 우리가..그리고 대성당을 읽었을때와 40대에 다시금 읽어보는 카버의 글이 다른 느낌이다. 그땐 그저 샀기에 추천하기에 읽었고
지금은 아파하며 공감하며 읽는다.
꿈의 단편글은 자식을 잃은 그 슬픔이 공감되어 울며 읽혔다.
제발 조용히좀 해요 도 다시 읽어야겠다 대성당도..
책이 넘겨지면서 줄어드는 페이지가 아쉽게 느껴지다니..

내가 잠이 들 때까지 당신이 안아줬으면좋겠어. 그게 다야. 그냥 안아 줘. 오늘밤은 신디가 보고 싶어.
잘 있으면 좋겠어. 난 그 아이가 잘 지내길 기도해. 그 아이가 제대로 된 길을 찾을 수 있도록 하느님이 도와달라고. 그리고 우리를 도와달라고." 세라가 말했다. - P77

난 행복해. 내게는 밤마다 뭔가 꿈을 꾸는 아내가 있어. 내 옆에누워 잠이 들고, 밤마다 뭔가 신기한 꿈나라로 떠나는 아내가,
때때로 아내는 말과 날씨와 사람에 대한 꿈을 꾸었고, 어떤 때는꿈에서 성이 바뀌기까지 했다. 나는 꿈이 그립지 않았다. 꿈을꾸는 삶을 원한다면, 아내의 꿈에 대해 생각하면 되었다.

집안에 아이 두 명이 있습니다. 베이비시터까지 합치면 세 명이 있었어요. 그 여자아이는 나왔지만 아이들 둘은 나오지 못한듯합니다. 질식해서요."

아이들 앞에 서서 울부짖었다. 그랬다. 아무말 없이 그저 울부짖었다. 사람들은 뒤로 물러섰다가, 메리 라이스가 들것 옆 눈 위에 무릎을 꿇고 아이들 얼굴을 차례로 쓰다듬자 다시 앞으로 다가갔다.

이윽고 그 남자는 두 팔에 뭔가를안고 정문으로 나왔다. 아이들 개였다. 갑자기 나는 무시무시한느낌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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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ott 2022-12-03 12:0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도 요즘 카버 재독 하고 있습니다 전에는 못 느꼈던 각각의 인물들의 감정의 선이 느껴져서 재미 가득!^^서울은 새벽동안 눈이 내려서 아침에 온통 세상이 하얀! 냥이님 추운 주말 무조껀 따숩게 ^^

어쩌다냥장판 2022-12-04 12:33   좋아요 1 | URL
저도 요즘 카버의 재독에 빠져 있어요 예전엔 이렇게 읽히지 않았는데.. 지루하다 느꼈던적도 있었거든요 더디게 꾸역꾸역 읽었던 제발 조용히좀 해요부터 이리 좋다니요
그땐 추리물만 쉽게 읽히던것들만 좋아했던지라 그런가봐요
 
[eBook] 집구석들 창비세계문학 88
에밀 졸라 지음, 임희근 옮김 / 창비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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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여러분은 과학, 소위 그 생리학이란 것을 남용하고 있는 겁니다. 그런 것을 들고 나오기 시작하면 머지않아 선이고 악이고 없어질 것입니다. 퇴폐행위는 치유할 게 아니라 뿌리째뽑아버려야 하는 겁니다."

깡빠르동은 비행을 이해 못하겠다고 했고, 바슐라르 영감은 아동보호를 주장하였다. 떼오필은 조사를 요구하였고, 레옹은 매춘행위를국가와 관련지어 생각해봐야 한다고 했다. 한편 트뤼

필요로 하는 바로 그 이상에 맞는마음 넓은 여자라고 했다. 한마디로 쓸데없이 소동을피우지 않고도 그를 이용하고 그의 친구들과 동침도하면서 본처와도 탈 없이 지내게 해주는 바람직한 여자라는 것이었다.

떼오필은 조사를 요구하였고, 레옹은 매춘행위를국가와 관련지어 생각해봐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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