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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거란전쟁
길승수 지음 / 들녘 / 2023년 5월
평점 :
모 언론과의 인터뷰를 보면, 작가는 삼국지연의를 지양하고 시바 료타로식의 서술을 하고 싶어했음을 추측할 수 있다. 사실(史實)을 지향하면서도 누구나 쉽게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책. 책 기획은 훌륭하다. 웹툰 같은 일러스트가 우스꽝스럽긴 하지만 어릴 적부터 각종 민족기록화를 보며 자란 것을 생각하면, 그 일러스트들은 MZ적 민족기록화로 볼 수도 있겠다. 작가의 필력이 아쉬움이 없지는 않지만 흥미를 잃을 만큼은 아니었다.
이 책의 최고의 미덕은 지도인데, 비슷한 위치라 할지라도 반복해서 삽입했다. 덕분에 전황을 머릿속에 명확히 그리며 따라갈 수 있었다.
고려거란전쟁, 흔히 말하는 거란의 3차에 걸친 침입을 생생히 되살려 대중들에게 알렸다는 것은 이 책의 가장 큰 성과라 할 것이다. 서희의 외교술, 강감찬의 귀주대첩 정도로만 알고 있었으나, 다른 인물들의 활약도 두드러진다. 특히 2차 전쟁 때 양규와 김숙흥의 활약은 영화 '300'에 비견할 만하다. 이 전쟁이 무려 30년 가까이 있었으며, 특히 두 번의 전쟁을 이겨낸 현종의 리더십 덕분에 전쟁 종식 후 고려의 태평성대가 이어졌다는 사실도 잘 몰랐다. 작가와 드라마 제작진들에게 고마움을 표한다. 더불어, '박시백의 고려사'등 다른 역사를 다룬 책들과 비교하며 읽으면 좋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