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과 흑 - 상 열린책들 세계문학 68
스탕달 지음, 임미경 옮김 / 열린책들 / 200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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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탕달의 사실, 우리나라에 그다지 작품이 많이 번역된 작가는 아니다. 그러나 그는 '적과 흑' 단 한편만은 주요 고전 목록에 꼭 들어있다. 

 

민음사, 문학동네, 열린책들 중 열린책들의 번역본을 선택한 이유는 '번역이 좋다'는 평이 주류를 이루어서이다. 민음사 것을 조금 읽었지만 힘들었다. 역자가 우리나라 제일의 스탕달 권위자인 것 같긴 해도 '번역은 결국 우리말을 잘 해야 한다'는 상식에 비추어 봤을 때, 열린책들의 이 역본은 상당히 준수했다.

 

쥘리앵 소렐은 '나쁜 남자'이다. 나폴레옹의 혁명적 기운을 숭배하는 야심찬 젊은이다. 고귀한 신분의 여성들과 사랑을 나누면서 신분상승의 굳건한 의지를 보이지만 결국은 그 사랑 때문에 파멸의 길에 들면서, 자신을 가로막은 귀족과 귀족사회를 신랄하게 비판한다.

 

그와 사랑을 한 마틸드. 후작의 딸로서 굉장한 프라이드를 가졌지만 귀족청년들에게서는 느낄 수 없는 기운을 쥘리앵에게서 보고 그를 선택한다. 억센 성격으로 끝까지 쥘리앵을 끝까지 구명하려 하지만 실패하자 그의 목을 끌어안으며 마지막을 함께 한다.

 

소렐의 첫사랑 레날부인. 온순한 성격의 독실한 신도인 그녀는 그 때문에 진정한 사랑을 찾고 한편으로는 죄책감을 느끼기도 하지만 결국 그의 파멸의 길을 열어주는 사람이다.

 

이 소설의 특징이라 하면 극도로 섬세한 심리묘사이다. '사실주의의 효시'라고 하지만 그런 건 잘 모르겠고, 연애감정의 미묘한 싸움, 요샛말로 하는 '밀당'이 작품에서 중요한 부분을 차지한다. 모 연애강사가 자신의 저작을 이 작품보다 위에 두었을 정도로, 이 책은 연애심리의 고전인가보다.

 

이 책은 열린책들이 제공하는 아이패드 앱으로 읽었다. 무료인 '그리스인 조르바'에 이어 두번 째인데, 처음엔 주석이 활성화가 안 되었지만 여러번의 업데이트 끝에 잘 읽을 수 있었다. 시력감퇴의 문제만 없다면 상당히 뛰어난 앱이다. 그 서비스가 언제까지 제공될 지 알 수는 없지만 말이다.

 

2013.7.7 읽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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