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대한 유산 1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212
찰스 디킨스 지음, 이인규 옮김 / 민음사 / 200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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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얘기부터 해보자.

'Great Expectations'라는 말뜻은, 역자가 작품해설에서도 밝힌 바 있지만

'위대한 유산'이라는 뜻은 아니다.

주변인물인 조, 웨믹, 프로비스(매그위치) 등의 헌신이 주인공 핍을

내적으로 성숙하게 된다는 면에서 위대한 유산이라는 해석을 했다지만,

역시 내 생각에는 역시 억지인 듯 싶다.

'많은 유산상속 예정자'라는 본문의 설명이 있음에도 위와 같은 작위적 해석은

원작자의 의도를 훼손하는 게 아닌가 싶다.

 

제목은 그렇다치고, 참 재미있는 작품이다.

흔히 유머와 위트하면 마크트웨인을 떠올리기 마련이지만,

찰스디킨스도 그에 못지않은 유머러스한 작가임을 이 작품을 통해 알게 되었다.

그렇기 때문에 9백페이지에 달하는 이 책을 시트콤을 보듯

즐거운 마음으로 읽었던 것이다.

 

더구나 이 작품은 반전에 반전을 거듭한다.

신분상승을 꿈꾸던 한 소년이 갑자기 큰 유산상속자가 되면서

인간적 욕망을 실현해 가지만

그것이 하나하나 무너져 가면서 모든 것을 잃어간다.

 

그러나 유산 상속의 기대가 사라졌음에도

그를 끔찍하게 생각하는 주변인물들, 특히 그의 매부 조는

마치 슈퍼맨(또는 예수)과도 같이 그의 곁에 함께하면서 그를 지켜줌으로써

그가 훌륭한 어른으로 성장하도록 한다.

이 텔레마코스의 멘토르는 그가 부끄러워하던 가까운 사람들인 것이다.

 

알폰소 쿠아론 감독의 동명영화가 꽤 오래되었기 때문에 잘 기억은 나지 않지만

원작과 상당히 동떨어진 듯 싶다.

특히 에스텔러의 비중이 영화와 달리 원작에서는 크지 않은 데 실망했는데,

최근 서울드라마어워드에서 수상한 BBC의 드라마는 어떨지...

 

2012년 찰스디킨스 탄생 200주년이 되는 해다.

한달 여 동안 두 도시 이야기를 읽었고, 황폐한 집을 읽었고 이 작품을 읽었다.

찰스디킨스와 함께 했던 9월 이 한달이 매우 즐거웠으며,

내 마음속에 변치 않는 소중한 선물로 남을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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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ide is not all of one kind. He may be too proud to let any one take him out of a place that he is competent to fill, and fills well and with respect.

 

Heaven knows we need never be ashamed of our tears, for they are rain upon the blinding dust of earth, overlying our hard hear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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