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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하게 돈 공부 - 10년 뒤 미래를 바꾸는 유일한 방법
박소연 지음 / 메이븐 / 2026년 7월
평점 :
처음에 이 책을 집었을 때 중간부터 펼쳐 보았다.
부자들은 분산투자 안하고 무조건 집중한다고 한다. 금융업계에서 일하면서 분산 투자로 부자 되는 사람 없고, 대부분 부자가 자산을 지키기 위해서 하는 방법이라고. 대표적인 사람이 워런 버핏이라고 한다.
그동안 많은 돈을 잃었고 운좋게 상승장을 만나 그걸 벌충했다. 요즘 한창 자산배분 투자서를 읽고 그런 유투브를 보면서, 40대 후반을 향해가는 내가 할 수 있는 안전한 투자방법이라고 확신해서 연금저축펀드는 그렇게 붓고 있다. 한편으로, IRP나 다른 계좌로는 좀 더 수익을 늘릴 수 있는 공격적인 방법을 배우고자 하던 터였다. 이 책은 수익률을 극대화하는 '스킬'까지는 아니더라도 철학 정도는 알려주지 않을까 기대했던 참에 읽기 시작했다.
그런데 초반부터 뭔가 이상하다. '40대부터는 잃지 않는 투자가 중요하다'로 시작하니, 나를 두고 한 이야기이긴 했다. 그러면서 10억 모으기보다 현금 흐름이 중요하다고 하고, 자산배분 얘기가 나오고... 중반부의 내가 맨 처음에 읽었던 챕터를 끝까지 읽고 나니, 작가의 말은 역설적인 상황을 얘기한 거라는 걸 알았다.
투자를 해 본 사람들이 늘 얘기하는 것이 하나 있다. 부자들은 집중투자로 성공했지만 나머지 99%의 사람들은 모두 실패했고, 그로 인해 그동안 인생에서 쌓아 올린 모든 것을 잃어버렸다고. 그럼에도 당신이 아무런 공부도 없이 집중투자를 하겠다고 나서면 할 말은 없다. 그건 당신이 감당할 몫이니까 말이다. - 161쪽
그러니까, 집중투자를 해서 벌려면 워런 버핏처럼 투자하려는 기업은 물론 경쟁기업의 10년치 재무보고서 같은 텍스트들을 하나도 빠짐없이 읽을 정도로 공부해야 하는 것이고, 그게 안 될 거 같으면 자산배분이라도 잘 하라는게 저자의 핵심 메시지이다. 물론 자산배분을 하더라도 금융 공부를 게을리 하면 안 된다. 언제 무슨 일이 발생하여 그마저도 잃을 수가 있으니까, '비열한 시장'은 항상 당신을 환영하면서 당신의 돈을 노리고 있으니까.
저자의 글은 요즘 투자를 다시 시작하면서 내가 만들어 나가고 있는 포트폴리오를 지지하고 있는 듯한 느낌을 준다. 워낙 변동성이 심한 장이라, 우선은 밑부터 단단히 다지고자 안전자산을 모으고 있다. 국채는 물론 금, 은, 달러는 지금은 비록 똑 떨어져 있지만 위기의 순간에 큰 힘이 될 것이다. 또 쳐 올라가는 자산은 사지 않으려고 욕망을 억누르는 데 무진장 애를 먹고 있는데, 그것이 곧 떨어질 것이라고 암시를 주곤 한다. 그리고 그게 느리지만 조금씩 효과를 보고 있다고 느끼고 있다.
내가 비슷비슷해도 투자서들을 계속 읽는 이유는, 이 책이 말하는 '도마뱀의 뇌'를 다스리기 위해서라고 할 수 있다. 나도 QQQ에 무지성으로 10년만 투자하면 10억원을 벌 수 있다는 것을 안다. 그런데 인간의 뇌는 그렇게 할 수 없게 설계되어 있고, 하루에도 수십번씩 멘탈이 왔다갔다 하는 나는 더더욱 그렇다. '직관'이나 '감'이 아닌 '규칙'을 따르는 시스템화된 투자가 나에게 더욱 절실하고, 그것을 유지하기 위함이다.
다른 투자서들과 달리 역사학도로서 다양한 인문학적 감성을 담아 에세이적으로 풀어쓴 책을 내준 저자에게 감사하다. 투자서에 수많은 투자의 귀재들의 말이나 사례가 소개된다. 그러나 헤겔이나 사마천의 '화식열전'까지 다룬 책은 드물 것이다.
(내일도 폭락장이 오길 고대하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