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니발 - 로마의 가장 위대한 적수
필립 프리먼 지음, 이종인 옮김 / 책과함께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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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린 매컬로의 『포르투나의 선택』2권까지 읽고 나서 집어든 책이다. 우연이었지만 탁월한 선택이었건 게, 그 2권이 바로 히스파니아에서 세르토리우스 전쟁을 다룬 터라 당시 히스파니아 지도가 어느 정도 눈에 익어 한니발 전쟁에서 히스파니아 내 이동경로와 전장을 쉽게 파악할 수 있었다. 『풀잎관』에서 이탈리아 동맹시 전쟁, 『포르투나의 선택』1, 2권에서 마리우스파와 술라의 내전을 다룸에 따라 익히게 된 이탈리아 반도 지도는 물론이고.


한니발의 전술은 현대 군사학교에서도 가르칠만큼 창의적이어서 굳이 언급할 필요는 없을 것 같다. 이와 더불어 그의 유산으로 행정력과 외교술을 꼽을 수 있을 것이다. 무려 15년 간 적국 이탈리아 반도에 주둔하면서, 끊임없이 동맹을 만들어내고 그의 병사들을 거의 홀로 다스리다시피 했을 것이다. 병사들에게 지급할 주화를 발행하기도 했다는 점이 놀라운데, 이  방면으로 이 책이 소개한 것이 거의 없어 (혹은 기록이 없거나) 다소 아쉽다.


반면, 한니발의 인간 심리에 대한 통찰력을 묘사한 점은 매우 돋보인다. 전쟁 심리학에 관한 책을 편찬할 정도로, 그는 인간 심리에 통달했다고 한다. 적장의 마음을 움직여 원하는 타이밍에 원하는 곳에서 전투를 치러 항상 승리를 이끌었다. 동맹군과 병사들의 마음을 사로잡는 매력은 물론이다. 한니발 전쟁에 대해 당대에 가장 믿을만한 기록을 남긴 것으로 평가 받는 폴리비오스는 다음과 같이 썼다. ‘군대를 지휘하는 자라면 누구든, 적장의 드러난 신체가 아니라 그 마음의 약점을 기필코 발견하고자 노력해야 한다.’


후대에 전쟁 영웅(혹은 전쟁광) 율리우스 카이사르와 나폴레옹 보나파르트 (그리고 히틀러) 역시 병사와 대중의 심리를 조종하는 데 달인들이었다. 이 역시 한니발의 유산일 것이다.


(여담. 책 표지의 코끼리 등을 탄 한니발 그림은 한니발이라는 인물을 지극히 축소한 것이다. 알프스를 넘고 롬바르드 평원에서 자리를 잡는 동안 아프리카의 전투용 코끼리는 단 한마리만 살아남았다. 저자는 코끼리는 단지 마스코트에 불과했다고 서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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