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포 애거서 크리스티 미스터리 Agatha Christie Mystery 44
애거서 크리스티 지음, 유명우 옮김 / 해문출판사 / 199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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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적으로 이 작품을 스파이물로 분류하던데, 나는 막 저물어가는 아르센 뤼팽을 의식한 게 아닌가 하고 추측해본다(이 글을 쓰는 지금 나는 '결정판 아르센 뤼팽 전집'을 5권<1910년대 후반>까지 읽었다). "이 에르큘 포와로의 방법은 나만의 독특한 것이네. 순서와 방법, 그리고 '회색의 작은 뇌세포.' 안락의자에 편히 앉아서" 라고 말하면서 시작하지만, 정작 작품에서는 참 열심히도 뛰어다닌다. 변장을 하고, 위기에서 극적으로 탈출하고, 적에게 덫을 놓고, 말단 형사가 아니라 총리, 내무상 등과 대화하는 모습 등에서 아르센 뤼팽의 향기가 진하게 느껴진다.


상대는 세계정복을 꿈꾸면서, 레닌과 트로츠키를 배후에서 조종하고 중국을 세계로부터 고립시키는 등의 권력을 가진 거악(巨惡)으로(세계제패가 목적인 푸란치도 아니고...), 유치찬란한 설정이다. 솔직히 재미있지는 않았지만, 초기의 다양한 방법을 시도한 실험적 작품이라고 예쁘게 봐주면 되겠다. 세계를 배후에서 조종하는 자들이 벌이는 사건들을 쫓아다니며 해결하는, 느슨한 반(半) 단편집 형식이다. 푸아로의 특기인 '심리분석'은 거의 나오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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