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나 네트렙코가 드디어 벽을 넘었나보다. 최고의 라이벌을 만나서. 메조 소프라노 아니타 라흐벨리쉬빌리는 라 스칼라 판 '아이다'에서 암네리스 역을 맡아 아이다 역의 크리스틴 루이스를 깔아뭉개는 굉장한 포스를 보여줬는데, 여기 전의에 불타는 공작부인 역할에서는 더욱 격정적이다. 덩치가 산만한 두 여자가 뿜어내는 에너지에 치인 테너 베찰라가 쪼그라드는 느낌. '아드리나아 르쿠브뢰르'는 처음인데, 연극무대 뒷편에서 벌어지는 일에 대한 묘사, 19세기 귀족들의 은밀한 이중생활 고발, 액자식 구성 등이 매력적이다. 메트만의 대본에 충실하되 촌스럽지 않고, 화려하면서도 디테일을 모두 잡는 연출은 박수를 받을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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