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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의 품격 - 과학의 의미를 묻는 시민들에게
강양구 지음 / 사이언스북스 / 2019년 12월
평점 :
좋은 책.
흔히 보는, 과학이론에 대해서 상세히 기술하는 그런 어려운 책은 아니다. 가볍지만 생각하면서 곱씹을 만한 과학에세이이다. 여기서 과학은 자연과학만을 대상으로 한정하지 않는다. 심리학 등 사회과학까지 포괄한다. 나아가 인문학, 경제학, 미디어까지도 부분부분 건드리고 있어 저자의 폭넓은 오지랖을 보여주고 있다.
저자가 말하는 '과학의 품격'이란 무엇일까, 라는게 책을 들었을 떄 첫 의문이었다. 일단 과학과 평범한 사람의 관계 맺기를 하여 따뜻한 온기와 인간의 숨결로 가득한 과학기술을 만들어 나아가는 것으로 보고 있다. 책을 읽어보니 그 말도 맞지만 나는 좀 다른 생각이 들었다. 과학은, 특히 자연과학은 가치중립적이라는 것이 오랜 통념이었다. 저자는 자신이 소개하는 자연현상에 우리의 삶과 연관지어 상당한 의미를 부여하고 우리가 나아가고자 할 제시하거나, 미지의 것이면 4차원적(?) 의문을 던진다. 과학은 가치를 지향하는 인간의 삶과 무관하지 않다는 것이다. 과학이 인류의 종말과 생명의 파파국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모두 함꼐 고민하자는 것, 바로 그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한편으로, 이 책은 '지식 큐레이터'라고 자신을 규정하는 저자 자신이 읽은 책들을 함께 소개하고 있어 책 큐레이팅의 성격도 지닌다. 대부분의 챕터가 자연-사회 현상을 설명하면서 그에 대한 분석을 담을 책을 함께 소개하는데, 모두 번역이 된 책들이다. 의도가 무엇인지 보이지 않은가. 그 중에는 (돈 없고 시간 없음에도) 읽어보고 싶어지는 게 꽤 있다.
현상에 대한 예리한 시선, 기발하게 던지는 질문들, 문득 웃음짓게 하는 유머로 편안하게 읽을 수 있다. 다 읽고 나니 마음이 좋다. 근래 읽은 책 중 가장 마음에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