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다 보니 라 트라비아타를 하루에 두 개를 보았는데...(나의 열 번 째 라트라비아타)

 

유투브 검색 중 조선시대를 무대로 한 라 트라비아타가 있어 깜놀, 저장해 두었다가 (자체) 추석 특집으로 시청했다. 음악적으로는 아쉬운 부분이 많지만, 내용을 거의 생략하지 않고, 기교적으로 어려운 부분을 피하지도 않은 점은 높이 평가한다. 비올레타 역 손지혜의 음색이 독특한데, 다른 작품으로도 봤으면 좋겠다.

 

무대 연출은 생각보다 뛰어나다. 짧은 동영상을 보았을 떄에는 단순히 한복만 입힌거라 생각했지만, 각 막이나 장마다 바닥이나 백월에 세심하게 고민한 흔적들이 보인다. 비록 우리나라에서는 오페라가 비인기 장르이지만, 아카데미 작품상, 감독상, 각본상과 미국 빌보드 싱글차트 1위를 배출하였고, K-드라마가 전 세계에서 인정받고 있는 저력이 있는데다, 뮤지컬 같은 공연이 매우 수준 높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러한 무대연출이 그리 놀라운 것은 아닐 것이다.

 

재미있게 감상했고, 라 트라비아타라는 작품이 시공을 초월하여 변주될 수 있는 명작이라는 사실을 다시금 깨달았다. 사실, 조선시대보다는 1920~30년대 경성이 더 어울릴 법하지만, 그렇게 연출했다면 코번트가든 식 전통적 연출의 모방에 불과하게 보였을 것이고, 이처럼 신선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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