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 [블루레이][수입] 바그너 : 니벨룽의 반지 (4 for 3) - 라인의 황금 + 발퀴레 + 지그프리트 + 신들의 황혼
바그너 (Richard Wagner) 외 / C Major / 2010년 11월
평점 :
품절


나의 두번째 '반지'.

 

메트오페라 공연물을 DVD로 2014년 추석 즈음에 봤으니 거의 6년 만이다. 줄거리도 가물가물해져가고 그저 메트의 거대한 스케일에 매료되어 최고의 오페라라고 생각은 하지만 17시간에 이르는 공연시간 때문에 접근하기 쉽지 않다.그러던 중 오페라를 몰아서 볼 시간이 생겼고, 마침 절판이던 이게 '이 광활한 우주점'에 떡하니 등록됐으니 어찌 구입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2008년-2009년에 걸친 공연물 모음집이다. 바그너는 4일동안 공연하라고 만들었는데, 연출이 별볼일 없었을 옛날에는 그게 되었나보지만 스케일이 어마무시하게 커진 지금은 그게 안되나보다. 하긴 우리나라는 그 규모 때문에 아직 제대로 공연을 못 한 것 같으니...

 

결론적부터 말하면, 메트도 대단했지만 이것도 연출이 상당히 좋았다. 백스크린을 이용한 배경이나 회상씬은 몰입하기에 충분했다. 그리고 메트 이후 바그너 작품들 들은 게 누적되어서 그런지 음악이 더 귀에 잘 들어온다. 바그너의 관현악은 정말 대단하다. 내가 소싯적에 좋아하던 존윌리엄스를 비롯한 영화음악들. 그 뿌리가 바그너에 있음을 이번에야 비로소 피부로 느꼈다. '신들의 황혼'을 마치고 나서 그 감동을 되새김하려고 애플뮤직에서 하일라이트 앨범 두개를 찾아 돌렸는데, 이제 비로소 바그너의 진가를 조금이나마 알 것 같다.

 

단점이라면 두개를 꼽겠는데, 영어자막이 조금 어려웠다. 도치 표현이 많은데다 번역에 사용된 단어들이 익숙하지 않아서. 그냥 풍월당에서 나온 대본을 외우는 게 앞으로 접하게 될 수많은 한글 무자막 공연물을 보기 위해서라도 (정신건강에도) 좋으리라. 대신 날림 없이, 감탄사를 제외하고는 모든 대사가 다 번역된 점은 좋았다.

 

다른 하나는, '신들의 황혼'의 뜬금less한 연출이다. '지크프리트'까지는 중세적 판타지의 연출 전통을 따랐으나, 마지막에는 뭔가 다르다고 보여주고 싶었는지 일본식 괴기물로 둔갑해 버렸다. 지크프리트의 대변신이나 하겐의 복수,음모를 부각시키는 데는 괜찮은 장치이긴 하지만 다른 3편과 이질감이 너무 컸다. 제작노트를 읽어도 그 의도를 잘 모르겠다.

 

어쨌거나 큰 산을 또 한 번 넘었다. 앞으로 바렌보임의 바이로이트 공연과 라 스칼라 공연, 불레즈의 공연물 등이 기다리고 있지만 중고가 등록되를 기다리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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