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멸세계
무라타 사야카 지음, 최고은 옮김 / 살림 / 201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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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에는 신선했다. 섹스가 없는 세상. 부부가 계약동거 형식으로 남매처럼 살고 각자 애인이 존재하는 사회. 나아가 모성이 소멸하고 모두가 모두의 자식이고 어머니인 곳. 옛날 영화 ‘데몰리션맨’이나 플라톤의 이상국가가 떠오르는 이 작품은 처음에는 수긍할 만 했다. 캐릭터와 섹스. 일본에서는 그런 오타쿠들이 실재하고, 지금은 리얼돌이라는 인간 대체 파트너도 나온 세상이지 않은가. 섹스가 귀찮아진 사람들을 위해 ‘클린룸’ 같은게 것도 조만간 눈앞이다. 다만 작가는 ‘모성’이라는 것을 너무 간과한 것 같다. 결혼하고 살아보니 모성은 사회가 억압한다고 쉽게 소멸되는 것이 아니다. 판타지라 하더라도 현실성이 전혀 없는, 인간의 본성을 거스른 내용에는 전혀 공감을 느끼지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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