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노트> 무조건 좋게 결정지어서 맡겨놓기
날짜:2025년2월9일
오늘의정진: 優遊靜坐野僧家 우유정좌야승가 /한가히 노닐며 절 집에서 고요히 앉으니
- 100일 정진, 46일차
어제 증도가(證道歌) 마흔 다섯 번째 구절은
<入深山住蘭惹 입심산주란야 / 깊은 산에 들어가 고요한 곳에 머무르니
岑崟幽邃長松下 잠음유수장송하 / 봉우리 험준한 깊고 그윽한 낙락장송 아래로다.> 였다.
이제 영가선사는 조계를 다녀온 후 자신의 깨달음에 대한 믿음은 확고 해졌다.
본래 자신이 거처하던 산으로 돌아온 것이다.
이전에 함께 했던 산골짜기의 낙락장송은 더 이상 예전과 같을 순 없다.
하지만 산은 예전 그대로였고 낙락장송 또한 여전히 그대로 서있으며 그를 맞이하고 있었다.
오늘은 마흔 여섯번 째 구절
優遊靜坐野僧家 (넉넉할 우, 놀 유, 고요할 정, 앉을 좌, 들 야, 스님 승, 집 가 )
우유정좌야승가 /한가히 노닐며 절 집에서 고요히 앉으니
闃寂安居實瀟灑 (고요할 격, 고요할 적, 편안 안, 살 거, 열매 실, 맑을대쑥 소, 뿌릴 쇄 )
격적안거실소쇄 / 고요한 살림살이 참으로 기운이 맑고 깨끗하다.
이 구절은 증도가의 첫 구절, 절학무위휴도인(绝学无为休道人)이 바로 떠오르는 구절이다.
배움이 끊어진 한가한 도인의 함이 없는 일상이 그대로 그려진다.
깊은 산 골짜기에 있는 조그만 암자를 뒤에 두고 낙락장송 아래 바위 위에 참선을 하는 수행자의 모습이 보인다.
마음은 하늘처럼 맑고 굽어진 계곡에서 잔잔히 흐르는 물처럼 청명하다.
어디선가 불어오는 시원한 산들 바람에 잠시 멎었던 시간이 다시 흐르기 시작한다.
살며시 눈을 뜨고 일어나 유유자적(悠悠自适) 하게 암자로 돌아가는 수행자의 일상이 눈에 그려지지 않는가?
한가함이 넉넉한 대장부의 살림살이가 바로 이런 것이 아닐까?
<일일 소견>
함이 없이 하는 일상이 되는 날 까지... 오늘도 정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