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끼들의 반란
아리엘 도르프만 지음, 안경미 그림, 김목인 옮김 / 미디어창비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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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어른돼서 읽는 우화는 또 다른 재미가 있다.

어릴적엔 그냥 읽고 넘겼을지 몰라도 어른돼서는 그 속의 의미를.. (나름대로) 찾는다는게 다르지만 ㅎ

극한의 악함을 포착하는데 끊임없이 출현하는 토끼들.

지워질 수 없는 토끼들.

페이지 속 작은 토끼 일러스트들 보는 재미도 있었다. 너무 귀엽다.

새벽에 짧지만 동심으로 돌아갔던 순수한 시간이였다.


토끼들은 존재해요.

그들이 존재한다는 건 모두가 안다고요.

토끼들의 반란 P63

존재를 부정해야하는 상황에서도, 악으로 가득찬 두려운 세상에서도

당당하게 토끼가 있다고 말하는 소녀가 멋있었다.

늑대가 토끼를 다 없애려고 하는데도 그 속에서 당당하게

토끼의 존재를 기억하고 잊지않고 끝까지 믿고있는 덕에

토끼들이 계속 나타날 수 있지 않았을까.

동물들에게 토끼는 어떤 존재로 그들에게 무슨 힘을 줬는지 알 수 있었다.

나도 내 주변 사람에게 토끼같은 존재가 되고싶단 생각이 들었다.


우리의 세상에서도 결국엔 토끼들이 가득했음 좋겠다.

(개인적인 해석이지만,)

n번방이나 여러 부당한 일들, 좋지않은 사건들 속에서도

결국엔 선이 도래하는 세상이 되기를.

책읽는 종류를 넓혀야겠다.

우화, 어린이만 읽는 동화라고 생각했는데 생각을 바꿔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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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나영 2020-10-19 18: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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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년세세 - 황정은 연작소설
황정은 지음 / 창비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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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류의 새로운 느낌이 드는 소설은 오랜만에 읽어본다. 황정은 작가님의 다른 소설도 읽어보고싶다. 소설이라고하지만, 몇편의 인간극장을 보는 듯했다. 


차분하고 조용한 분위기 속에서 가족 간의 관계, 인물 각자의 속 이야기들을 들려준다. 현실적인 형편과 과거 시대의 아픔들이 함께 담겨있어 마음이 저릿하면서도 먹먹하지만 애틋했다. 


마치 내가 소설속 이순일의 자녀가 된 기분도 들었고 어딘가 살아있을 것만 같은 생생하고 입체적인 가족들 이야기. 하미영이 좋아하는 '다가오는 것들' 영화를 조만간 보아야겠다. 한세진이 본 브루클린의 '사우스풀', '노스풀'도 실제로 보고싶다.

진짜 어딘가 있을것같은 사람들. 그들을 만나 손을 잡아주고싶다.


깔끔한 문장과 묘사. 사람과 사람사이에서 느끼는 생각과 감정이 잘 표현되어있고 공감도 가서 아 나도 이런감정을 느꼈던적 있었나 내 삶과 사람관계도 돌아보게 된다.


'실망스럽고 두려운 순간도 더러 있었지만 한영진은 김원상에게 특별한 악의가 있다고 믿지는 않았다. 그는 그냥...... 그 사람은 그냥, 생각을 덜하는 것뿐이라고 한영진은 믿었다. 한영진이 생각하기에 생각이란 안간힘같은 것이었다.

어떤 생각이 든다고 그 생각을 말이나 행동으로 행하는 것이 아니고 버텨보는 것. 말하고 싶고 하고 싶다고 바로 말하거나 하지 않고 버텨보는 것. 그는 그것을 덜 할 뿐이었고 그게 평범한 사람들이 하는 일이었다. 평범한 사람들이 매일 하는 일.”

-P70


“어른이 되는 과정이란, 땅에 떨어진 것을 주워먹는 일인지도 모르겠다며 하미영은 말했다.

이미 떨어져 더러워진 것들 중에서 그래도 먹을 만한 걸 골라 오물을 털어내고 입에 넣는 일, 어쨌든 그것 가운데 그래도 각자가 보기에 좀 나아 보이는 것을 먹는 일, 그게 어른의 일인지도 모르겠어. 그건 말하자면, 잊는 것일까.”

-P146

"어른이 되는 과정이란, 땅에 떨어진 것을 주워먹는 일인지도 모르겠다며 하미영은 말했다.
이미 떨어져 더러워진 것들 중에서 그래도 먹을 만한 걸 골라 오물을 털어내고 입에 넣는 일, 어쨌든 그것 가운데 그래도 각자가 보기에 좀 나아 보이는 것을 먹는 일, 그게 어른의 일인지도 모르겠어. 그건 말하자면, 잊는 것일까." - P146

실망스럽고 두려운 순간도 더러 있었지만 한영진은 김원상에게 특별한 악의가 있다고 믿지는 않았다. 그는 그냥...... 그 사람은 그냥, 생각을 덜하는 것뿐이라고 한영진은 믿었다. 한영진이 생각하기에 생각이란 안간힘같은 것이었다.
어떤 생각이 든다고 그 생각을 말이나 행동으로 행하는 것이 아니고 버텨보는 것. 말하고 싶고 하고 싶다고 바로 말하거나 하지 않고 버텨보는 것. 그는 그것을 덜 할 뿐이었고 그게 평범한 사람들이 하는 일이었다. 평범한 사람들이 매일 하는 일. - P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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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나영 2020-10-19 18: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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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극이 부른다 - 해양과학자의 남극 해저 탐사기
박숭현 지음 / 동아시아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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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 내가 너무너무너무너무 좋아하는 바다. 그래서그런가 바다를 연구한다는 것에 흥미로웠다.
해양과학자, 나도 이 책에서 나온 것처럼 해양과학자는 무슨일 하는지 단순하게만 상상했었고 남극에 대해선 알 길이 없었는데 바다의 땅과 육지의 땅의 차이, 남극으로 가는 여정들, 그리고 책에서 많이 나온 ‘록 코어’로 지형별 시료 수집 하는 이야기 등 세세하게 해양과학자에 대해서 알 수 있었다.
거센 파도와 생각치도 못한 사람과의 컨택, 자연재해, 부족한 탐사시간, 더한 추위 등등 영화나 다큐멘터리에서 봤을때는 남극에 가서 세종기지에 연구하고 이런 일들이 힘들어보이긴했지만 한번도 이렇게 디테일하게 본적이없어 그냥 펭귄보고 추운곳에서 연구하고 그런 단순한 생각만 가지고있었다.
그런데 펭귄도 모든 곳에 있는 것도 아니고, 생각보다 남극은 매우매우 넓고, 남극은 춥기만 한게아니라 활화산도 여럿 존재한다는 등 모르는 이야기들을 속속히 들으니까 매우 흥미로웠다. 게다가 보통 과학이야기는 어렵게 되어있고 전문용어가 많았는데 이 책은 읽으면서 대부분 나도 이해가고 지식을 얻어가는 느낌이 드는 책이였다. 바다, 해저 그리고 남극 그 속의 지형, 생명체, 연구방법 등등을 알고 싶다면 이 책을 추천한다.
윌리스 브로커의 ‘바다의 추적자들’도 읽어봐야지.


 🏷 바다의 땅은 육지의 땅보다 훨씬 젊은 것이다. 지구과학자들은 이러한 현상이 나타나게 된 이유는 중앙 해령에서 바다의 땅이 태어나고 있기 때문이라 해석하고 있다. P147
🏷 뚜렷한 목적이 있었고 인간적 난관과 자연적 난관이 우발적으로 다가올 때마다 이를 헤쳐나가고자 하는 의지와 인내 그리고 행운이 있었을 따름이다.
🏷 나쁜 문제들이란 없다네나쁜 과학자들이 있을 뿐이지! P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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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 개의 파랑 - 2019년 제4회 한국과학문학상 장편 대상
천선란 지음 / 허블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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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꽤 많은 SF소설을 읽었지만 이 책은 뭔가 다른 종류의 SF소설같다.

이전의 내가 읽은 SF소설은 먼 미래를 상상하며 '아 미래에 이렇게 될수도 있겠구나' 하며 흥미진진하게 읽었는데

가까운 미래의 아는 사람 이야기를 듣고있는 느낌처럼, <천 개의 파랑>을 읽는 내내 따뜻했다.

한 공간에 있지만 각기 다른 감정들이 한곳에 어우르는 느낌

여러 인물들의 시선에서 각각의 이야기들을 보니까 더 입체적이고 흥미진진했다.

최근 내 일상에 무력감을 느꼈는데 '콜리'에 이입한 후

세상을 좀 더 긍정적으로 볼 수 있게 해주었고, 콜리로 인해 주변 사람들이 조금씩 변화하고 의지하고 행복한 모습을 보며

나도 따스함을 느끼게 됐다. 인물들이 서로 좋아하는 것으로 시간보내는 것을 읽으며 답답함이 좀 뚫리는 자유로움을 느꼈고,

인물과 동물들의 이야기 속 그리움, 아픔, 행복함 등의 여러 감정들이 뚜렷하게 어떤 감정인지 이야기를 통해 나 스스로도 다시 느끼고 생각해보게 되었다.

행동, 표정에 드러나는 것으로 감정 그 자체를 묘사해서 더 근본적으로 내 감정이 무엇인지 생각하고 깨닫게 해주었다.

또 살면서 기억하고 싶은, 도움되고 공감되는 문장들이 많아 삶에 지친 나를 어루만져주었다.

🏷 우리에게 희망이 1%라도 있는 한 그것은 충분히 판을 뒤집을 수 있는 에너지가 될 것이라고. p83

🏷 어떤 일들은, 만연해질수록 법이 강화되는 것이 아니라 사회가 그 일에서 손을 놓아버리고는 했다. p94

결말로 시작하는 소설의 처음,

다 읽고나서 다시 읽은 첫부분은 뭔가 뭉클했다.

진짜 '일차원의 우리들에게 들려주는 삼차원의 언어들이 가득하다'는 이말이 너무너무 공감되는 책이다.

조급해하지말고 천천히, 일상을 하나하나 느껴야지

나를, 내 감정을 하나하나 들여다봐야지

'그리움'에 대한 감정을 다룬, 너무너무 좋았던 페이지

"문득문득 생각나지만 그때마다 절대로 다시 돌아갈 수 없다는 걸 인정하는 거야.

그래서 마음에 가지고 있는 덩어리를 하나씩 떼어내는 거지. 다 사라질 때까지."


지금 내가 처한 이 상황에서

이 소설을 읽게돼서 행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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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 생활 도구 - 좋은 물건을 위한 사려 깊은 안내서
김자영.이진주 지음 / 지콜론북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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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표지부터 내용 레이아웃, 그리고 그 속에 소개된 생활 도구들까지. 모두 감성적이고 감각적이며 내 마음에 쏙 들었던 책이다. 


아무 의식없이 좋아서, 내취향이여서 쓰던 물건들도 여기 담겨있었는데 그 역사와 이걸 만든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를 알 수 있었고 거기서 더 물건들이 소중해지는 가치있는 경험까지 하게 해주었다.


인상적이였던건 목차, 차례부분이다.

월별로 나누고, 또 그걸 감성적으로 풀어낸 말로 종류하나하나 설명해주는데 이것또한 이 책이 내맘에 아주 풍덩 들어온 이유 중 하나다. 레트로 적인 부분도있어 마음에 드는 ‘테트리스 게임기’도 좋고 또 이 책을 통해서 구입하고싶어진 ‘페이퍼 인센스’와 ‘책솔’. 그리고 이 책을 통해 정확한 명칭을 알게된 내가 너무너무너무 좋아하는 ‘아드벤츠 칼렌더’.

록시땅이나 킨더에서 이벤트식으로 하루하루 열어보는 달력이 나오는데 너무 신선하고 좋아서 예전부터 엄청 좋아하고 갖고싶었다. 드디어 제대로된 명칭을 알았다 ♡


디자인전공하면서 면도기나, 병따개, 화병 등 생활물건들을 디자인할 경우가 많다. 단순히 예쁘기만 한 물건보다는 이렇게 어떻게 만들어지게됐는지를 알고 무엇을 개선하고 편하게 하기위해 만들어졌는지 의도를 파악해서 그걸 충분히 충족시키며 만족감까지 주는 것이 디자인이라 생각한다.


영감과 아이디어, 그리고 생활물건의 소중함과 그것의 시초를 따라가본 재미가 동시에 담겨있는 <월간 생활 도구>

히히 너무 따스한 느낌의 안내서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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