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 개의 파랑 - 2019년 제4회 한국과학문학상 장편 대상
천선란 지음 / 허블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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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꽤 많은 SF소설을 읽었지만 이 책은 뭔가 다른 종류의 SF소설같다.

이전의 내가 읽은 SF소설은 먼 미래를 상상하며 '아 미래에 이렇게 될수도 있겠구나' 하며 흥미진진하게 읽었는데

가까운 미래의 아는 사람 이야기를 듣고있는 느낌처럼, <천 개의 파랑>을 읽는 내내 따뜻했다.

한 공간에 있지만 각기 다른 감정들이 한곳에 어우르는 느낌

여러 인물들의 시선에서 각각의 이야기들을 보니까 더 입체적이고 흥미진진했다.

최근 내 일상에 무력감을 느꼈는데 '콜리'에 이입한 후

세상을 좀 더 긍정적으로 볼 수 있게 해주었고, 콜리로 인해 주변 사람들이 조금씩 변화하고 의지하고 행복한 모습을 보며

나도 따스함을 느끼게 됐다. 인물들이 서로 좋아하는 것으로 시간보내는 것을 읽으며 답답함이 좀 뚫리는 자유로움을 느꼈고,

인물과 동물들의 이야기 속 그리움, 아픔, 행복함 등의 여러 감정들이 뚜렷하게 어떤 감정인지 이야기를 통해 나 스스로도 다시 느끼고 생각해보게 되었다.

행동, 표정에 드러나는 것으로 감정 그 자체를 묘사해서 더 근본적으로 내 감정이 무엇인지 생각하고 깨닫게 해주었다.

또 살면서 기억하고 싶은, 도움되고 공감되는 문장들이 많아 삶에 지친 나를 어루만져주었다.

🏷 우리에게 희망이 1%라도 있는 한 그것은 충분히 판을 뒤집을 수 있는 에너지가 될 것이라고. p83

🏷 어떤 일들은, 만연해질수록 법이 강화되는 것이 아니라 사회가 그 일에서 손을 놓아버리고는 했다. p94

결말로 시작하는 소설의 처음,

다 읽고나서 다시 읽은 첫부분은 뭔가 뭉클했다.

진짜 '일차원의 우리들에게 들려주는 삼차원의 언어들이 가득하다'는 이말이 너무너무 공감되는 책이다.

조급해하지말고 천천히, 일상을 하나하나 느껴야지

나를, 내 감정을 하나하나 들여다봐야지

'그리움'에 대한 감정을 다룬, 너무너무 좋았던 페이지

"문득문득 생각나지만 그때마다 절대로 다시 돌아갈 수 없다는 걸 인정하는 거야.

그래서 마음에 가지고 있는 덩어리를 하나씩 떼어내는 거지. 다 사라질 때까지."


지금 내가 처한 이 상황에서

이 소설을 읽게돼서 행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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